김태형은 전정국 옆에 있는 박지민을 싫어했음. 그 이유는 자신도 잘 모르지만 아무튼 박지민이 좋게만 보이지가 않았지.
가끔 급식실에서 밥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으면 저쪽에서 먼저 밥 받아서 먹는 전정국이 보이고 그 앞에는 박지민이 앉아있고.
김태형은 자꾸 거슬리는데 이게 그냥 단순히 내가 전정국을 싫어해서 그래. 이렇게만 생각하고.
또 웃긴 건 주변인들은 그런 김태형을 이상하게 쳐다봄.
예전에는 전정국을 죽일 듯이 쳐다봤는데, 이제는 박지민이네. 박지민이 뭘 잘못했지?
훈련 쉬는 시간에 쇼트부 애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꼭 한 마디 하겠지.
"야, 너 요즘 전정국이랑 정분났냐? 미운 정이라도 들었나 보지?"
"요즘 전정국 보는 네 눈빛이 이상해. 둘이 사귀냐?"
그럼 김태형은 아니라고 소리치고, 애들 툭툭 치고 한 번만 더 그러면 절교다. 이러고.
근데 쇼트부 애들만 그러는 게 아니라 수영부 애들도 그런다는 점.
"야 정국아. 김태형이 너 보는 시선이 예사롭지가 않아. 특히 너랑 박지민같이 있을 때."
전정국은 그러려니 하면서 걔들 말 무시하는데 뭔가 자신도 느끼는 게 있겠지. 그리고 좀 더 신경 쓰이고.
"전정국 팔자 폈다? 경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이렇게 연애 할 시간도 있고."
"잘 있는데 왜 갑자기 와서 시비 걸지."
"꼴 보기 싫어서. 에이스면 에이스답게 잘 해야지, 안 그래? 먼저 모범도 보이고. 아, 연애하는 걸 모범으로 보여주나?"
"네가 나한테 신경 안 써도 알아서 잘 해."
"끼리끼리 노네. 똑같은 거 끼리. 짜증나게."
"왜, 내가 박지민이랑 있는 거 보니깐 짜증 나? 너, 나 좋아하냐? 아님, 박지민 좋아해?"
"미친' 새끼."
아, 나는 전정국 좋아하는 구나.
그때 김태형이 느꼈으면.
+)
'정국이 내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