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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 여름 비망록 | 인스티즈 

 

 


 

 

 

 


 


 


 


 

지겹던 수업이 끝나고 탄소는 대학 정문을 나섰다. 어제까지 하루종일 피아노만 쳐서 그런지 손가락이 너무 아프기도 했고, 오늘은 제 동생의 생일이라 집에 빨리 가는 날이었다. 평소 지방에 살다가 누나를 보러오겠다고 서울에 올라온 동생의 문자를 보며 탄소는 작게 웃음지었다. 아, 애 한창 먹을 나이인데 내 지갑 털리겠네. 기분좋은 푸념이었다. 탄소는 원룸 앞에 다다르기 전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두세번을 걸어도 받지 않는 전화에 결국 문자를 보냈다. 아 마중나오라고 하려 했드만, 왜 전화를 안받아. 결국 먼저 집에 들어가는데 예상과 달리 집이 어두워 기분이 이상했다. 적막이 맴도는 집에서 괜시리 웃으며 놀래키지 말라며, 이러려고 전화 안받았던거냐며 불을 켰는데. 

내 하나 뿐인 동생은 죽어있었다. 칼에 찔린 채로, 한 손에는 핸드폰을 쥔 채로, 내 부재중 전화를 바라보고 있는 채로.  

그 날 이후 내 모든 인생은 바뀌었다. 범인은 단순 살인강도범이었지만 왜 동생이 죽어야 했는지 이유는 알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은 너를 목표로 두던게 아니었냐고 물었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내가 살고 동생이 죽는게 아니라, 내가 죽고 동생이 살았으면. 꿈도 많고 하고 싶던 것도 많던 내 동생이 살았으면. 탄소는 밤마다 기도했다.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서 그 시간을 바꾸게 해달라고. 차라리 내가 죽게 해달라고. 매일 밤마다 기도하며 잠들었다. 


 


 


 

 

[방탄소년단/민윤기] 여름 비망록 | 인스티즈 

 

"죽으려고 하지마. 네 동생, 너 미워하지 않으니까." 


 


 

꿈을 꿨다. 매일 밤마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내게 하고 싶은 말인 듯, 동생은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며 한 남자는 꿈에서 웃어보였다. 그 남자가 더 미웠다. 차라리 내 동생이 나와서 내게 왜 집에 오라했냐며, 왜 그 때 나를 그 집에 있게 했냐며 온통 욕을 했으면 싶었다. 그렇게 하면 내가 덜 미안할까, 덜 네가 억울해할까 싶어서. 더 끔찍한건 동생이 죽어도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였다. 난 수업을 가야했고, 밥도 먹었으며, 과제도 했다. 내 소중한 사람이 죽었는데도 마땅히 일을 하는 스스로가 너무 비참했고 끔찍했다. 


 


 

 

[방탄소년단/민윤기] 여름 비망록 | 인스티즈 

 

"포기하면 안돼. 네 탓 아니야. 조금만 더 기다려" 


 


 

자주는 아니었지만 가끔 그 남자가 나오는 꿈을 꿨다. 유독 죄책이 심한 밤마다였다. 내가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까봐 걱정하는 투로 나오는데 나는 그 남자를 볼 때마다 더욱더 힘들어졌다. 네가 뭘 아는데 내 동생 말을 전해주는거야, 네가 내 동생 어딨는지 알아? 아니면 네가 범인이야? 나는 꿈을 꿀 때마다 그 남자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았는데, 꿈 속에선 그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입도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그 대신 계속해서 울기만 했다. 그럼 그 남자는 다 안다는 눈빛으로 눈물만 닦아주고 떠났다.
 

하루하루를 그저 살았다. 행복하지도 않았고 이젠 죽을듯이 슬프지도 않았다. 내가 웃어도 되는지, 내가 감히 슬퍼해도 되는지도 몰랐다.
 


 


 

"이번 연주회 주제는 자유야. 평소 자신있는 곡으로 치라고 교수님이 말씀하셨어" 


 


 

'나 그럼 그거 쳐줘. 누나가 제일 잘하는 곡 있잖아.' 

'그건 정식 악보도 없고, 연주회에서 하기엔 좀 간단해. 좀 더 어려운거 골라봐' 

'그래도 그 곡이 제일 듣기 좋아' 


 


 


 

요즘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싶었다. 주제가 자유라고 하니 동생이 더 떠올랐다. 동생이 좋아하던 곡의 악보를 꺼내 피아노 앞에 앉은 탄소는 한참을 건반 위에 손가락만 올릴 뿐 건반을 치지는 못했다. 정말로 이 곡을 치면 내 동생이 좋아해줄까, 내가 이 곡을 쳐도 되는걸까. 그렇게 천천히 손을 움직였고, 곡의 마지막쯤에 눈을 감은 채로 건반에서 손을 떼었다. 그 후에도 탄소는 한참을 눈을 감고 있었다. 
 


 


 


 

 

 

[방탄소년단/민윤기] 여름 비망록 | 인스티즈 

 

"잘 친다. 네 동생이 좋아할만 하네" 

"...." 

"그만 울라니까. 네 탓 아니야" 


 


 

많이 들어본 것 같은, 그러나 처음 들어보는, 낮고 고요한 목소리가 귀를 채웠다. 내 생각이 맞다면 이 목소리는, 그 남자였다. 내 꿈에 나와서 내게 울지 말라고 하던, 내가 가장 미워하던 남자. 


 


 

"왜..." 

"궁금하겠네. 근데 이유는 말해줄 수 없고, 너 보고싶어서 와봤어" 

"...." 

"표정이 왜 그래?" 


 


 

애초에 모르는 사람이 꿈에 나왔고, 이제는 그 사람이 내 눈 앞에 있다. 꿈이 아니다. 꿈이 아닌 현실에서 내 피아노 옆에 앉아 내게 말을 건네고 있다.
 


 


 

"꿈에 나와서, 제 동생에 대해 말하셨죠. 제 탓 아니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맞을걸." 

"왜 그랬어요?" 

"왜?" 

"왜 제 탓이 아니었어요? 왜 동생이 절 안미워해요?" 


 


 

궁금했다. 왜 저 남자는 내 탓이 아니라고 하는걸까, 누가봐도 내 탓인데, 내 동생은 나 때문에 죽었는데, 조금이라도 내가 미울텐데. 왜 저 남자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남일 말하듯이 웃는건지. 어쩌면 저 남자가 내 동생의 죽음에 대한 뭐라도 알고 있을까 했는데 그것과 관련된 말은 하나도 하지 않았었다. 


 


 

"제 동생 알고 계신거에요? 아님 저를 알고 있어요? 그럼 범인은요?" 

"너무 많네, 질문이." 

"그럼 당신은 누구에요. 왜 제 꿈에 나타나서 그런 말 하고 간거에요? 왜?" 

"...." 

"당신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데, 당신이 나타나서 내 동생 이야기 할 때마다 너무 미안해서, 너무 염치 없어서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래놓고 제 탓 아니라구요? 괜찮다구요? 당신이 제 마음을 알아요? 나 때문에 죽은 동생을 두고 제가 어떻게 괜찮아요? 제가 어떻게 제 탓을 안해요?" 


 

 

[방탄소년단/민윤기] 여름 비망록 | 인스티즈 

 

"내가 말은 못하지만, 단 하나 말할 수 있는 건." 

"...." 

"난 네가 부른거야." 

"...." 

"네가 날 불렀어" 


 


 


 

그렇게 그 남자는 사라졌다. 눈 감았다 뜨니 사라지고 없었다. 아직 묻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제대로 듣지 못한 말이 많은데. 탄소는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은 채 허공에 대고 계속 물었다. 어디 갔어요, 듣고 있으면 대답 해줘요, 제 동생이랑 같이 있어요? 그리고 제가 어떻게, 어떻게 당신을 부른거에요. 대답은 해주고 가야죠. 울음때문에 망가진 발음으로 탄소는 계속해서 물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그 남자는 꿈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연주회는 그럭저럭 마쳤다. 애초에 공연 목표가 울지 않고 공연 하기 였으니, 울음을 참느라 숨까지 헐떡이던 탄소는 며칠 전 보았던 남자를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그 남자는 어디서 나타난걸까. 실제로 있는 사람이겠지. 아니면 귀신인걸까. 이젠 내가 귀신까지 보는걸까.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헤집었다. 만약 그 남자가 다시 나타나면 난 무슨 질문을 해야할까, 그리고 내가 그 남자를 불렀다는 말, 불렀다면 어떻게 부른건지. 다시 부를 수 있는건지. 탄소는 그렇게 집으로 가는 길을 한참을 걸었다. 집은 이사했다. 도저히 그 집에 다시 살 수 있을 수 없었다. 집에 가는 과정, 그 대문, 집 문 까지도 아직 생생하게 떠올랐다.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웃던 내 얼굴까지도. 


 


 


 

 

[방탄소년단/민윤기] 여름 비망록 | 인스티즈 

 

"일찍 왔네. 아직 20분 밖에 안지났는데." 

"...." 

"왜 이리 놀랐어. 오늘도 네가 불러서 왔는데" 


 


 

그러니까, 내 집에 그 남자가 와있었다. 그래놓곤 내가 불렀다고 하는데 대체,  


 


 

"네가 나 불렀잖아. 근데 이번엔 여기더라. 오니까 여기였어." 

"...." 

"오늘은 답해줄게, 단 10분만. 그 이상은 나도 안돼." 

"여기 대체 어떻게..." 


 


 


 

동생에 관한 질문을 한다는 걸 너무 급해 여기를 어떻게 왔냐는 질문이 먼저 나왔다. 여기를 어떻게 왔냐고? 남자는 앉아있던 소파에 몸을 떼어 탄소에게 다가왔다. 


 


 

"네가 친 곡. 그게 날 불렀어. 그 곡 내가 만든거야." 

"그렇다고..." 

"그 곡 이 세상에 아는 사람 너 밖에 없어. 너 그 곡 외우고 있지? 악보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그걸 어떻게.." 

"내가 만들었어. 내가 죽기 전에 만든 노래고, 그걸 보고, 듣고, 외운 사람은 너 밖에 없어. 네 동생도 그 때 네 옆에 있었잖아. 그 때 그리고 네가 나한테 이 곡을 배웠지. 타고났는지 그 후로 연습을 했는지는 몰라도 이 곡 잘 치더라. 위에서 꽤 감동했어" 

"...." 

"평소엔 이 곡을 쳐도 상관이 없었는데, 네 동생이 죽은 이후로 네가 이 곡을 치거나 생각할 때마다 나한테 네 동생이 와." 

"....." 

"우리 누나 좀, 그만 아프게 해달라고. 자신이 꿈에 가고 싶은데 그러면 정말 안될 것 같대. 나보고 가달래. 그래서 그랬어." 

"....." 

 

[방탄소년단/민윤기] 여름 비망록 | 인스티즈 

 

"내 마지막 곡 주인공인 너도 보고싶었고." 


 


 

남자는 그 말을 후로 다시 소파에 앉아 땅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치면 지금 이 남자도.. 죽은거구나.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동생을 불러달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한참을 가만히 서있었다. 


 


 

"동생이 못오겠다는 이유가 왜겠어. 누나가 이러고 있으면 올 수 있겠어?" 

"....." 

"그러니까, 다시는 여기 오지마." 

"....." 

"돌아가서 죄책감 가지지 말고, 그렇게 살아." 

 

[방탄소년단/민윤기] 여름 비망록 | 인스티즈 

 


 


 


 


 


 


 


 


 


 


 


 


 


 

"환자 분 정신이 드세요?" 

"...." 

"심정지가 왔다가 며칠 만에 다시 겨우 살아나셨어요.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길거리에 그렇게 뛰어드시면 어떡해요" 

"...." 

"제 말 들리세요?" 


 


 

그리고 그 옆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곡의 악보가 있었다.  


 


 


 


 


 


 


 


 

1. 동생이 죽은 후 자살시도 

2. 동생이 꿈에 못오는 이유는 - 혼수상태 때 찾아오면 그대로 같이 죽음으로 갈까봐 


 

이 두개만 아셔도 글의 흐름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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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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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8.200
우와 첫댓이에요. 뭔가 글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설움이 있는 거 같아요.
슬프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묘한 분위기에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분위기:) 혹시 암호닉 받으신다면 [슙슙이]로 신청해도 괜찮을끼요?

7년 전
독자1
비비빅이에요! 동생 죽었다는 부분에서 저도 놀라서 한참 멈춰 있었어요ㅠㅜㅠㅜ여주가 사고 당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마음이 아프네요ㅠㅜㅜㅜㅜ윤기가 나타난 것도 슬프기도 한데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ㅠㅜㅜ오늘도 잘 보고 가요!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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