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일 해요? "
" 작가에요 "
" 나도 작가에요. "
" 알아요 "
윤기와 이름이 처음 만났을 때, 그러니까 초면인 상태에서 윤기는 정류장에서 이름을 붙잡고 말했었다.
' 애인 있어요? '
그리고 윤기는 자신의 명함을 이름이에게 건내주었다. 꼭 연락줘요. 명함엔 ' 사진작가 민윤기 ' 와 전화번호, 주소만이 윤기를 대변하듯 반듯하게 적혀있었다.
이름이는 명함만을 남겨주고 붙잡을 틈 없이 버스를 타고 간 윤기를 기억하고 이름이는 명함을 자신의 지갑에 넣었다.
" 나 작가인거 어떻게 알았어요? "
" 명함봤죠 "
이름이는 자신의 턱을 문지르고 카메라의 앵글을 만지는 윤기를 쳐다봤다.
" 손이 예뻐요 "
" 그래요? 잠시만 옆에 좀 볼래요? "
윤기는 앵글에 눈을 대고 입꼬리만 웃었다.
' 진짜에요. ' 라고 이름이 말하면 윤기는 웃기만 했다. 이렇게 정적이 유지되었다. 가끔씩 빛이 터지는 소리와 셔터소리를 제외하곤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름이는 윤기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기도 했고, 가끔 윤기의 시선이 깊게 느껴지면 윤기의 손을 쳐다보았다.
" 그만 찍을게요 "
윤기가 앉아있는 모니터 앞엔 이름이의 사진이 놓여있었다. 윤기를 바라보는 사진으로 가득했다. 몸을 옆으로 틀어도 이름이의 시선은 윤기를 향했다.
사진 속 자신의 시선이 이름이는 부끄러웠다.
이런 사진들을 윤기는 마우스를 움직이며 바라보았다.
사진 속 이지만 이름과 윤기는 서로를 마주하고 있었고 윤기의 손은 마우스의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 애인있어요? "
이름이의 물음에 윤기가 이름이의 쪽으로 의자를 돌렸다.
" 몇 살 이지? "
" 명함은 왜 줬어요? "
" 넌 애인있으면서 왜 애인있냐고 물어봐? "
" 내가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아요? "
눈치싸움이였다. 윤기는 당당했고 이름이는 당황했다. 또 다시 정적이였다. 그 정적 속 에서 윤기는 이름이의 손가락을 가리켰다.
그 손 짓에 이름이는 손가락을 접었고 윤기를 바라보았다.
이름이의 시선에 윤기가 말했다. ' 아직 어리네 '
둘 사이의 정적을 또 다시 윤기가 깼다. ' 몇 살 이야? '
" 나랑 만날래? "
" 저 애인 있어요 "
" 나도 있어 "
윤기에게 애인은 사랑스러웠고 미소가 예쁜 사람이고, 이름이에게 애인도 사랑스러웠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다.
이름이의 눈빛이 또 다시 윤기를 향했고 윤기도 이름을 쳐다보았다.
이름이는 생각했다. 사람은 자신을 닮은 사람이 끌리는게 진짜라고.
이름이에게 윤기가 눈빛으로 말 했다. 때로는 위험한게 끌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