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대학 후배 전정국 X 시각장애 너탄 6
"김탄소 니가 발표해. 니 아이디어니까, 너만 살려낼 수 있어."
"어 나PPT 내용도 모르는데.."
"내가 알아서 해."
갑자기 닥친 일생일대의 위기에 식은땀이 비질비질, 이렇게 어릴때도 선생님들이 발표를 시킬때면 눈물부터 흘려대기 일쑤였던지라, 이런 기회가 와도 그저 우물쭈물거리기 바빴다.
그런 김탄소를 바라보는 정국의 표정이 또 일그러진다.
'진짜 답답한년 오늘로 조별과제도 끝이니까 오늘만 참자,전정국.'
제가 싫어하는 여자의 표본을 뽑자면 딱 김탄소 일거라 정국은 확신했다.
행동도 느려,목소리도 작고,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 습관도 있는듯 보이니 진짜, 군더더기없는 전정국이 싫어하는 표본.
결국 한참을 망설이던 탄소가 결심한듯 책상들을 더듬거려가며 앞으로 나선다.
제게 쏠리는 시선들이 여실히 느껴진다.
제모습이 지금 어떨까, 발발떠는 개처럼 느껴져 처량해 보이겠지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탄소야~ 끝나고 밥묵자 화이팅."
그나마, 김태형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안심이 된다.
그제서야 어색한 웃음을 띄며 입을 뗀다.
"제가 살고싶은집은, 아니, 제가 살 집은... "
무슨말을 뱉는지도, 아니 , 어떤말을 뱉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저 발표가 끝나자 쏟아지는 박수갈채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기분,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국이 피식 하고 웃는다.
"시키면 잘한단 말이야."
발표내내 김탄소가 언급하는내용을 바로바로 찾아내 창 위로 띄워주던 정국이 멘트가 끝나자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얼굴이 홍당무 처럼 빨개진 김탄소를 바라본다.
-
"우리탄소가 발표까지 완벽하게 했는데, 조별과제 뒷풀이라도 해야 되는거 아니냐?"
남선배가 은근히 정국과 친해졌다고 생각 되었는지 정국의 어깨를 탁 치며 말한다.
정국은 갈길이 바빳다, 잘되어가는 여자가 생겨 저녁약속까지 잡아놨는데,
눈치도없이 저를 잡아보채는 남선배가 짜증나 '조별과제 때문에 몇일 부대낀걸로 친해졌다 착각좀 마세요.' 라 일침을 가하려던 정국이었다.
근데 또 묘하게 기대하는 표정으로 멍하게 서있는 김탄소 꼬라지가 눈에 밟혀서 함부로 말도 뱉어내지 못하는 꼴이 웃겼다.
내가왜 이딴애 눈치를 보는지 모르겠네,
생각은 그리도 매정하게 하면서 벌써 카톡으로 여자에게 약속취소문자를 보내는 정국이었다.
어떻게 이런경우가 있냐며 있는짜증을 다 뱉어내는 여자와의 카톡방, 그대로 나가기 버튼을 누른채
오늘도 히스테리부리는 여자친구를 얻을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긍정적인 사고를 해대는 정국이었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혼자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오는 김탄소를 무심하게 슬쩍한번 쳐다보곤 남선배와 빠른걸음으로 고깃집에 들어선다.
재주껏 찾아 들어오라지, 하면서도 인상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 앞으로 나서는 정국이었다,
안봐도 비디오라고, 지금 마악 가게앞을 열심히 지나치던 거북이 한마리를 불러세운다.
"여기다."
그제서야 초점없는 눈으로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가게로 다가온다. 문턱에 걸려 넘어질까 확 당겨 들어서게 하니 얼굴이 또 빨개지는게 퍽이나 엽기적이다.
"여기 양고기 3인분이요,"
제멋대로 고기를 주문하는 남선배가 짜증이 나긴했지만 뭐, 이젠거의 그 막무가내에 적응이 될 정도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정국이 구워주는고기를 야금야금 잘도 주워먹는다.
그런 남선배의 오물거리는 입술을 스테이플러로 찍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그저 고기굽는데에 열중하고 있을 때 였다.
-따르릉
걸려오는 전화에 당황스런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들어오던 선배가,
"아.. 여자친구가 불러서 가봐야겠는데, 아쉽네 우리 조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밥먹는자리에"
전혀 아쉽지 않아보이는 표정으로, 아니 오히려 돈굳어서 신난단 표정으로 잘도 거짓말하네 생각하면서 대충 인사를 해 선배를 내보내면,
"어.. 선배 가셨어?"
제가 정말 꺼리던 상황 앞에 대면해 있었다,
이 답답한 고구마같은년이랑 둘만 남다니 정국이 머리를 헝클이며 헛웃음을 짓는다.
익어가는 고기를 몇점 김탄소의 앞접시에 올려주곤 괜히 타는속에,
"이모 소주 한병이요!"
그냥 술이나 먹자 싶은 정국이었다.
-
아 어색해, 떨려..
고기냄새가 진동하는 가게 안에서 조차 오직 정국의 향기만 맡아지는 제 코를 의심하면서 떨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나였다.
"너도 한잔할래?"
-
술을 먹이는게 아니었지.. 정국이 이미 저질러 버린일을 죽어라 후회하면서 헤실헤실 웃어대는 김탄소를 바라본다.
빨갛게 달아오른 볼은 만져보지않아도 뜨듯한 열이 올랐겠지.
"즌증구가~ 근데 왜에.. 자꾸 반말해?
글쎄 그건 저도 모르게 그냥 불쑥 불쑥튀어나오는 거라 뭐라 설명할 방도가 없다 생각되어 그냥 무시하곤 술잔을 혼자 홀짝였다.
"어...어.. 내말 막 무시하구우..."
술먹으면 참.. 말이많네 이것도 마음에 안드는 요소 하나 추가.
정국이 매정하게 단정지으며 김탄소의 알코올에 젖은 입술을 조용히 하라는듯 툭툭 쳐댄다.
"누나라고 부르면 조용히 할래?"
"히히..응!"
"그래 누나, 이제 일어나요."
"아 자깐만... 정구가.. 나 얼굴한번만 만져봐도 되?"
문득 정국의 얼굴이 궁금해진 모양인지 술김에 대단한 용기를 내 얼굴을 만져보겠단다, 김탄소가얼
굴을 만져보고싶다, 그리 처음느낀게 정국이었다.
차가운 말투를 내뱉는 그 입술, 초라한 내모습을 내려다 볼 눈.
하나하나 내 손끝에 그 모습을 담고 싶었겠지.
그러면 또, 제몸에 손대는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전정국은 기겁을하면서 얼굴을 찌푸린다.
"싫어요 누나."
누나라고 부르랬다고 말끝마다 꼬박꼬박 누나를 붙이며 말하는 정국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제 제안을 거절했다는 사실도 잊고 그저 헤실헤실 영락없는 주정뱅이 꼴이다.
"정국아.. "
"왜 누나."
"니가... 자꾸 생각나, 집가도 생각나고, 수업 들을........"
"그만 말해요 기분 더러우니까, "
순식간에 가라앉은 분위기를 어찌 띄울 방법을 몰라 또 어색하게 웃어보이는 김탄소가 눈에 들어 찬다.
예상못했던 훨씬 기분이 더러운 전개에 저절로 기분이 상해 정국이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대로 향하면.
그렇게 처음으로 제 솔직한 마음을 세상에 꺼내어 본 그 여린것이 또 무너진다.
그렇게 마음을 닫자고 , 김탄소는 또 눈물을 삼켜내곤 다짐한다.
이건 술김이다.. 술김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셔본 술때문에 내가 미친거다.
그렇게 한참을 자리에 앉아있던 김탄소는 정국의 향기가 완전히 사라질 쯤 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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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김탄소의 말에 절로 짜증이 치민다.
정상도 아닌게, 몇일 조별과제때문에 좀 챙겨줬더니 주제를 모르곤 제마음을 씨부려 댄다.
제 얼굴을 만지고 싶다 할때부터 더 싸가지없이 굴어야 했던건데,
제 얼굴을 만지고 싶다, 제 생각이 자꾸만 난다 말하는 그 젖은 입술이 묘해서 그저 듣고만 있었더니, 들을수록 가관이었다.
그 밝은 달빛을 받으면서 정국은 이유모를 화가 홧홧차올라 걸음걸이가 점점 흐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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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같은 밝은 달빛아래 이유모를 슬픔이 자꾸만 차올라 김탄소의 걸음걸이 또한 점점 흐트러진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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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땡깡이에요
빨리빨리 댓글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드리고싶은데 정책상 비회원댓글은 바로바로 보여지지가 않아서 너무 속상해요 ㅎㅎ
답댓이 느리더라도 자주 접속해서 확인해 주세요!
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