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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리고 오랜만에 싸가지 없는 대학 후배 전정국 특별편 쓸 생각중입니다, 아마 다음주 중으로 올라올 듯 합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당신의 짝사랑 전과는 몇범 입니까?
아침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싶어, 예의상 하던 화장도 포기하곤 뮤비 촬영이 있다는 폐공장에 들어섰다. 민윤기가 아니나 다를까 화장기가 없는 내 얼굴을 슬쩍 보더니,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다르냐며 고나리를 한바탕 퍼붓곤 구석에 있는 의자를 끌어다가 앉았다. 공장안의 냉한 기운 때문인지, 없던 열까지 살살 오르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새 입에선 열에 채인 뜨거운 입김이 숨을 쉴때마다 빠져 나가고 있었다. 허리를 숙여 민윤기의 립을 발라주다 잠깐 시선을 들어올리니 또, 묘한 현기증이 일어 눈을 지긋이 감았다 떴다. 뜨인 시선엔 어느새 열기가 얼굴까지 자욱이 올라 볼이 발긋해진 내 얼굴이 거울에 비쳤다.
"너 열있네,"
민윤기가 큰손을 내 얼굴에 덮고는 다른손으로 제 이마의 온도와 연신 비교하며 눈을 마주했다, 구석에서 신나게 폰게임을 하던 전정국도, 그런 민윤기의 태도에 흘긋 이쪽을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괜히 일하는데 제몸 하나 아픈게 뭐라고. 신경을 쓸 까 싶어 "뭐래," 하곤 분명 이마를 덮었지만, 내 시야까지 가려버린 그 큰 손을 얼굴에서 치워냈다. 떨어진 섀도 가루와 립 라인을 깔끔히 정리해주는 내 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는 민윤기의 모습이 커다란 흰 백구 같아서, 턱 아래를 살살 간질이며.
"백구야, 너 화장 다 끝났어요~"하자 민윤기가 입동굴을 깊게 만들며 내 머리를 살살 쓰담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괜히 몸이 아프니까, 별거 아닌 태도도 위로처럼 다가와서 자꾸만 몸이 축축 쳐졌다. 그래도 힘내야지! 직장인데. 나는 느적느적 걸어와 자리에 앉는 전정국의 앞머리를 핀컬핀으로 고정시키며 또다시 파운데이션 스폰지를 들어 올렸다.
카메라에 비춰진 녀석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누가 화장해줬는지 화면빨 하나는 죽이네. 혼자 만족스러워했다. 촬영이 길어질수록 식은땀은 자꾸만 흐르고 미미하던 현기증까지 도져오는 탓에 촬영을 시작 할 때만 해도 몇번이고 확인하던 카메라 앞을 떠나 구석에 있던 의자에 몸을 깊숙이 앉혔다, 촬영은 끝날 기미가 안보였고. 날씨를 감안하지 못해 챙겨온 얇은 잠바로 밀려오는 몸살기와 오한을 견디기엔 공장안이 너무나도 추웠다, "탄소씨! 메이크업 한번만 수정하고 갈게요!" 멀리서 관계자 분이 메이크업 수정을 요청하는 목소리에, 축 늘어진 몸을 다시 일으켜 천천히 화면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 좋겠네 이놈들, 카메라 컷! 할때마다 관계자들이 달려와 두꺼운 파카를 입혀주는 모습에 은근한 부러움이 눈에 서렸다. 역동적인 안무때문인지, 서늘한 공장 안의 공기완 달리 앞머리 사이사이 송골송골 맺힌 땀들이 보였다, 안그래도 추운데 땀이 말랐다 식었다 하면 감기에 걸릴까 싶어 하나하나 티슈로 땀을 훔쳐내 주었다.
"카메라 테잎좀 갈고 가겠습니다." 감독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파카를 껴입은 멤버들이 하나둘씩 난로 앞으로 모여들었다, 긴 파카를 껴입은 모습이 마치 펭귄들이 몸을 맞대 체온을 유지하는 모습과 같아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는데, 새어나오는 웃음 사이로 몸속의 열기가 빠져나갔다. 남은 촬영동안 제정신으로 버틸 수나 있을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꿋꿋이 버텨 보자 싶어 현기증이 치미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참을 난로앞에 서있던 전정국이, 구석에서 그렇게 머리를 흔들어대는 나를 발견하곤 두꺼운 패딩에 몸을 감은 채 뒤뚱뒤뚱 걸어왔다. "왜이래 병든 닭마냥." 전정국이 검지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살짝 밀었다. 힘없이 밀려난 머리가 등받이에 닿이자, 노곤함이 한번에 밀려오는 듯한 기분에 눈을 감았다. 녀석이 검지손가락으로 느껴진 내 열기에 의아했는지, 커다란 손으로 내 이마를 짚었다, 아 내 이마가 동네 북인가 왜이렇게 짚어대고들 지랄이야, 나는 귀찮다는듯 녀석의 손을 치우려 손을 올렸다, 근데 또 남자라 이건지, 단단하게 고정된 손이 치워질 생각을 않했다."너 열나." 전정국이 고개를 숙이곤 얼굴을 맞대며 이야기했다, 아니 왜 갑자기 이렇게 훅들어와, 나는 전정국의 어깨를 두손으로 밀어내며 "응 그럴거 같더라." 남이야기 하듯 말했다. 묘하게 복숭아 향이 코끝에 맴돌았다, 원래 이런 향이 났던가? 괜히 전정국의 파카를 힘없이 늘어지는 손으로 단단히 여미면서 "복숭아 냄새나 너," 하곤 억지로 웃었다. 뭔가 전정국은 한테는 끙끙대는 모습을 보이는게 더 자존심이 상해서. 눈앞에 전정국의 표정이 더 나빠졌다, 여전히 지 얼굴은 내 얼굴에 훅, 들어온 채로.
갑자기 자리에서 날 일으키더니, 제 파카를 벗어 내 휘청이는 몸뚱이에 걸쳤다. 녀석이 입을땐 무릎부위를 웃돌던 길이가, 왜 내가 입으니 발목선까지 축 처지는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오한이 일어 잘게 떨리던 몸에 따듯한 온기가 느껴져 긴장이 탁, 풀렸다. 휘청이는 나의 허리춤을 단단히 고정시키더니, 내 양 쪽 겨드랑이에 손을 껴 넣어, 나를 들어올려, 멤버들이 속속들이 모여있던 난로앞 기다란 쇼파에 날 눕혔다, 아.. 왠지 아픈 애새끼가 된 것만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가만히 앉아 폰을 만지던 멤버들이 갑작스레 전정국의 두 팔에 안겨온 나의 모습에 의아함을 표하며 일어섰다."얘 열나. 좀 눕히자." 몇시간 촬영 끝에 간신히 쉬고 있는 멤버들의 자리를 뺐은게 마음에 걸려 일어나려 몸을 꼼질꼼질 거렸지만, 어깨를 꽉 누르곤 파카의 모자까지 씌워대는 전정국 때문에, 그 계획마저 무산되었다. 그 몇번 좀 꼼질거렸다고 또 현기증이 슬몃 올라와 눈을 잠시 감으니,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에 차라리 잠에 들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었지만, 어째 열이 점점 더 오르는것 같아 끙끙 대는 일 밖엔 할 수가 없었다.
전정국의 복숭아 향이 솔솔 새어나오는 파카에 둘러 쌓인채 눈만 내어놓고 도록도록 눈알을 굴렸다, 민윤기가 그꼴을 내려다 보더니, 내 옆에 쪼그려 앉아 시선을 마주한다."화장 안하니까, 중학교때 얼굴이 나오네." 이마에 힘줄이 서는게 느껴졌다. "알아 못생긴거," 괜히 열이오르는 입술을 짓씹으며 말하니깐, 또 괜히 멋쩍은 표정을 하면서,"누가 못생겼데? 그냥 옛날생각난다고," 중얼중얼 변명을 해대는 민윤기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촬영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스태프들이 입을 모아 소리치는 바람에 화들짝 놀래 눈을 뜨니까, 어느새 마무리 작업에 다다른 스튜디오가 보였다, 남아서 마무리 작업좀 돕고, 오늘은 몸이 좀 힘드니까 멀어도 택시를 잡아타야지 하며, 소품 박스가 쌓여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 진짜 왜이러지, 걸음걸음 마다 어지러운 현기증이 정신을 지배하고. 발걸음도 위태위태 가면서 공장의 기둥에 몇번이고 몸을 부딪히곤, 소품박스앞에 다다라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아 젠장할, 지지리 궁상이다... 점점 아늑해 지는 정신을 느끼며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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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깜박 깜박, 갑자기 밝아오는 시야에 눈을 찡그리면, "일어났냐," 옆에서 눈가가 붉어진 채 날 내려보던 전정국이 화들짝 놀라며 묻는다, 뭐냐.."울었냐?" "울긴 누가울어!" 전정국이 되려 화를내면서 소리친다, 그래 안울었다 치자."여기 어디야?" 내가 상체를 일으키면서 묻자 "응급실." 전정국이 괜히 폰을 만지작 대면서 이야기했다. 얘는 여기있다가 사진이라도 찍히면 어쩌려고 이러고 있는걸까. 아니 그리고 뭐하러 응급실까지 오면서 유난을 떨지, 나는 팔에있는 링거를 잡아 뜯으면서 주섬주섬 겉옷을 챙겨입었다, 밖에서 담배를 한대 피우고 온 듯한 매니저가 내 팔목즈음에서 흐르는 피를 보곤 기겁을 하면서 뛰어왔다, 그제서야 내 팔의 꼬라지를 발견한 전정국도 경악을 금치 못한 시선으로 날 내려다 봤다. "저, 저기 탄소씨.. 과로래요.. 그 좀 누워있다 가시는게.." 아 꼴에 몇일 연예인 스케쥴좀 맞춘다고 생활리듬이 깨졌더니만 금새 이렇게 티가 났다. 매일 춤추고 노래하는 애들은 멀쩡한데, 브러쉬들고 좀 설쳤다고 과로 씩이나 생긴 내 몸이 원망스럽고 쪽팔렸다. "에이 괜찮아요. 좀 누워있었더니 힘이 펄펄나네," 실제로 열도 내리고, 현기증도 좀 줄어든 것 같아 오버를 해가며 몸을 움직이자, 매니저가 몸둘바를 몰라했다. 전정국이 뭐가 마음에 안드는지 쪼끄만한 내가 까불거리는 꼴을 쳐다보더니 "으유 으유!!" 하면서 때리는 시늉을 해댔다. 저게.. 한살씩이나 많은 누나한테.. 흠씬 두들겨 줄까 하다가, 오늘은 봐준다! 혼자 중얼거리면서 매니저 오빠의 등 뒤로 숨었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나머지 멤버의 행방이 궁금해진 내가 매니저 오빠에게 질문을 던지면, "다 녹음실에 갔어요, 정국이는 걱정된다고, 와봐야겠다고 하길래 그냥 데려온거고.." 전정국이 그 대답에 '내가 언제 걱정된대? 억지로 끌고와놓곤!!'하면서 티나는 거짓말을 해댔다. 그래그래 그렇다 치자니깐. 20여분 쯤 달리자 집이 가까워 졌다. 내가 내릴 채비를 슬슬 해대니까 전정국이 제 백팩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이거 식후 30분 후에 먹는 약이래, 약먹으려면 밥 꼭 먹어야 되니까 잘챙겨 먹던지 말던지, 또 쓰러져서 응급실 갈 일 생기면 재미 없을 줄 알아." 하면서 으름장을 놓았다. 자꾸 까분다 어린게, 그래도 걱정되는 마음이 저렇게 까칠하게 표현되는걸 아니까 그냥 군말없이 받아들었다. "밤에 또 열오르면 연락해." 닫히는 문 사이로 전정국이 들릴듯 말듯하게 소리쳤다. 너한테 전화를 하느니 119에 전화를 하겠다. 늘어지는 몸뚱아리로 간신히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와 약을 입에 털어넣었다. 아 좀 살것같다. 몽롱하게 올라오는 약기운에 까무룩 잠에 들었다.
다음날 일어나 잠금화면을 살펴보니,
괜찮냐? -전정국 1:05 am
들어갔으면 오빠 탄소 집에 무사히 도착했더요~ 하고 연락을해야지 -전정국 1:12 am
자냐? -전정국 1:25 am
진짜 자냐? -전정국 1:28 am
아프지마라 -전정국 2:02 am
전정국의 아무말 대잔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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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쓰고싶던 소재...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