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육아

 

 

언제 와요 

아직 끝나려면 

멀었어요? 

나 진짜 이제 

힘든데 

 

갑자기 덜컥 생긴 아이 때문에, 철 없고 어린 나는 자꾸 날이 갈 수록 더 힘들어지는 육아에 너한테 더 보채고 기대게 돼요. 오늘은 유난히 더 우는 아이 때문에 자기도 울고 싶을 만큼 힘들어 너에게 톡을 보낸 상황. 

쓰니 수. 늦댓, 퓨전 받아요.

[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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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

조금 더
걸릴 거 같은데
왜
밥은 먹었고?
조금만 더 참아봐

[글쓴이]

밥은
그냥 대충 먹었는데
잠 투정 부리는지
자꾸 아빠만 찾네
많이 늦어요?

[독자1]

조금 걸려
한 삼십 분 정도
눕혀놓도 토닥토닥해줘
얼른 끝낼게

[글쓴이]

알았어요
얼른 와요
올 때 조심하고

[독자2]

응
너무 힘들면
같이 좀 자
편하게 있고
금방 갈 테니까

[글쓴이]

2에게
그럼
봄영이 자면
나도 좀만 잘테니까
오면 깨워요
꼭

[독자3]

글쓴이에게
응
좀 쉬어

(일이 전부 끝나자 네게 끝났다며 문자를 보내고는 차를 끌고 집으로 향하는)

[글쓴이]

3에게
(아이를 재우고 겨우 잠에 들었다가 현관문 소리에 저도 모르게 잠이 깼다가 뻐근한 몸에 그냥 누워있는)

[독자4]

글쓴이에게
(집에 도착한 후 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와 너의 모습에 네게 다가가 네 머리를 쓰다듬는)

[글쓴이]

4에게
(제 머리에 닿는 네 손길에 작게 눈을 뜨고 잠긴 목소리로 웅얼대며 대답하는) 왔어요? 미리 나가려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독자5]

글쓴이에게
(여전히 피곤한지 웅얼거리는 너에 이불을 꼼꼼하게 덮어주는) 괜찮아, 더 자. 많이 피곤했나 보네.

[글쓴이]

5에게
(눈을 감은 채로 이불을 덮어주는 네 손을 꼭 잡고 말하는) 봄영이는, 나보다 아빠가 더 좋나봐요. 왜 맨날 아빠만 찾지?

[독자6]

글쓴이에게
(제 손을 꼭 잡고 말하는 너에 바닥에 앉아 너를 올려다보는) 봄영이가 나를 더 좋아하는 거 같아? 내가 일 가있으니까 안 보여서 그런 거겠지.

[글쓴이]

6에게
(네 시선이 느껴져 눈을 뜨자 너와 눈이 마주쳐 살짝 웃는) 그런가. 그래도 봄영이가 아빠 닮아서 일 나가셔도 같이 있는 것 같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