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의 ‘ 한성랑 ’
그 마지막 이야기
할아버지, 저예요. 석한성.
제가 미처 하지 못하고 간 말이 있어서 드리고 가려구요. 그리고 할아버지 뿐만이 아니라, 우리 단세형… 그리고 내 벗이 되주었던 모든 화랑들에게 하고싶은 말도 있구요. 할아버지, 제가 석씨가문에 마지막 진골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됐을 까요 ? 그랬다면, 단세형은 저 대신 맞지않아도 되고 무술에는 관심이 없는 저는 그렇게도 싫어하던 칼을 뽑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 까요 ?
제가 많이 고민을 하고 결정을 내렸던 저의 반항의 대가가 너무 커서 힘이 들었어요. 하지만 약속해줬어요. 선우랑이. 같이 걸어준다고 했어요. 그래서 힘이 나는 거 있죠 ? 화랑도에 제가 없어도 눈물을 흘리지 말길바래요. 누군가한테 내 벌이 아픔이 된다면, 그건 제가 홀로받는 벌은 아니니까. 다른사람에게 짐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선우랑 ! 마지막에 선우랑을 보고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선우랑은 참 멋진 사람이에요. 자기보다는 남을, 다른모든 것보다 이 시국을 걱정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전 선우랑이 저를 잊기를 바래요. 마지막까지 선우랑에게 짐이 되기는 싫으니까. 만약 잊지 못한다면 석한성을 꿈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될까요 ? 그냥 스쳐지나가는 꿈같은 존재로. 하지만 그 꿈에서 전 누구보다 멋진사람으로 남고싶습니다. 깨고나면 슬프지않고, 싱긋 웃음이 나오는. 선우랑, 우리 형을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우리 형은 누구보다 저를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저한테는 하나밖에 없는 형이구요. 형이 그동안 저 대신 받은 그 모든것이 저에게 돌아왔다면, 이 벌로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선우랑, 우리형을 잘 부탁합니다.
우리 단세형 ! 너무 많이 울지는 마. 나 그동안 형한테 미안한게 너무 많았는 데, 두 손 잡고 웃으면서 얘기하고 싶었는 데. 이렇게 먼저 가버려서 미안해. 형은 정말 세상에서 쩨~일 멋있는 사람인거 알지 ? 사실 난 형이 부럽기도 했어. 검 실력도 뛰어나고, 음 … 그리고 남자답고 ! 하지만, 나는 형의 반의 반도 못하는 못난 동생이였잖아. 그래도 형이 내 손을 잡아줬을 때 나 너무 좋았어.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정말 내가 더 열심히하면 형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될 까 ? 희망을 가지기도 했어. 그래도 형 동생, 예전보다 많이 늠름해졌지 ? 형 ! 이제 석한성의 형이 아닌, 석씨가문의 석단세로 살아. 위에서 매일매일 지켜볼께 ! 그동안 못했던 말. 하고 갈께, 사랑해 형 . ♡
아로의원 ! 나에게 말 동무가 되어줘서 고마워 ! , 나 사실 아로의원보다 오라버니는 아냐 ^ㅁ^ ! 내가 혹시 어리광을 부렸다거나 그런건 아니지 ? 아로의원 화내는 거 볼만했는 데. 이제 못보니 아쉽군… 아로의원 ! 우리 화랑들 아프면 꼭 잘 치료해줘. 특히 우리 선우랑. 나 사실 다 알고있다. 아로의원이 선우랑 좋아하는 거 ~ 너무 티내는 거 아니야 ? 내가 아니라 다른 화랑들이 알아챘으면 어쩌려구 그래 ! 그런데 나도 선우랑 좋아하니까 눈 꽉 감아줄께. 우리 아로의원이랑 선우랑 둘 다 곤란해지는 건. 나도 싫으니까 ! 아로의원 먼저 가서 미안해. 아로의원 행복하라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한테 말해줄께. 아로의원보면 벚꽃잎도 뿌려주고 따뜻한 바람도 불어주라구. 그럼 아로의원, 별탈없이 잘 지내길 바라. 우리 따뜻해지면 다시 만나.
우리 여울랑 ! 나 다 봤어 ! 여울랑 눈 퉁퉁 부운거. 그렇게 슬퍼하지마, 내가 그렇게 소중한 존재였던 거야 ? 너무 행복한데 ? (웃음) 여울랑한테 더 해주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싶은 것도 많고 그랬는 데. 내가 너무 빨리 떠나버리는 건가몰라 … 하지만 여울랑. 나 항상 옆에 있을꺼야. 약속해. 항상 우리 옆에 붙어있을 만큼 친했었는 데. 그렇다고 내 옆에 온다고 따라오면 절때절때 안돼. 멋진 할아버지되면 내가 마중나갈께. 우리 그 때 만나, 이제 여울랑의 능글거리는 말을 들을 수 없다고 하니 서운하지만 ! 멋진 사람될때 다시 만나. 그럼 안녕 !
삼백종이 왕이라는 소문을 들었어. 난 알아 삼백종이 나라를 위해서 엄~청 많이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난 사실 내가 세상에서 쩨~일 불쌍한줄알았거든. 그런데 삼백종을 보니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구나 생각을 했어. 삼백종에 비해 나는 너무 남자답지 못한 진골이랄까 ? 삼백종, 이 시국을 아름답게 살기좋게 만들어줬으면 좋겠어. 계급에 구애받지 않고 칼을 뽑아서 권력을 장악하지 않는 그런 나라. 나처럼 마지막이 되지않고, 우리 형처럼 반쪽이여서 무시받지않는 그런 나라. 그런 나라가 된다면 난 삼백종이 일구어냈다고 생각할께. 꼭 부탁해.
수호랑 ! 반류랑 ! 마지막의 나의 모습이 어땠어 ? 수호랑보다 멋있고 반류랑보다 늠름했나 ? 둘 ! 이제 그만 싸웠으면 좋겠어. 우리 멋진 나라를 만들어야 하잖아 ? 물론 나는 그렇지 못했지만 (웃음) , 나 사실 반류랑이 너무너무 싫었어. 맨날 우리 선우랑 괴롭히고, 반류랑 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를 못살게 했거든. 그런데 반류랑은 아니었다고 믿어. 우리를 누구보다 생각하는 거 맞지 ? 그게 아니더라도 난 그렇게 믿을 께, 왜냐면 난 화랑도의 막내 석한성랑이니까 ! 그리고 수호랑은 너무너무 멋져. 나도 수호랑처럼 됐으면 좋았을 껄. 하지만 난 석한성으로 마지막을 보내서 행복해. 그래도 우리 좋은 벗이였어. 그렇지 ? 이제 나는 갈꺼야. 잘지내들 !
한성을 사랑해주신 많은 화랑들,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
이제 화랑도의 막내 한성랑은 없지만,
당신들의 벗으로. 그리고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화랑들을 알게 되어서 제 인생의 마지막이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네요.
가끔 제가 문득 생각이 날땐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올려다봐줘요. 그리고는 안부 하나 물어주세요. 잘지내느냐고.
저는 이제 가볼께요.
우리 따뜻한 봄이 되면 만나요. 봄날이 오고 꽃이 피면 벚꽃을 따라 만나러 올께요.
그럼 안녕.
사랑하는 한성아.
[ 밤하늘에 가장 빛나는 별이 있다면 그게 네가 아닐까 ? 아직 피워보지도 못한 꽃망울을 우리가 대신 피워줄께, 그리고 많이 슬퍼하지도 않을 께. 눈물에 널 씻어버리지 않으려고. 계속 기억할께, 그리고 매일 올려다볼께. 우리 귀여운 막내 한성이 잘 지내는 지. 앞으로 우리가 좋은 나라 만들께, 네 말처럼 혼자가 되지않고, 반쪽이라고 천대받지 않는 그런 나라를. 그리고 그때 우리 만나자, 그래서 우리 같이 예전처럼 투닥거리면서 살자. 보고싶다, 그리고 사랑한다. 화랑의 귀여운 막내 한성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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