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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BGM : Fromm - 꿈 속을 헤메다
(좋은 뮤직에서 찾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음악 파일은 스밍문제로 넣지 않았습니다. 스밍은 소중하니까요.) 


[방탄소년단/김석진] 밤소년 04 | 인스티즈





자리가 바뀌었다. 내 옆에 앉아있던 김석진은 내 앞자리에 앉아있었고 나는 그의 뒤에 앉아있었다. 그는 종종 문득 가정통신문 같은 것을 뒤로 건네주려 뒤를 돌아봐 눈이 마주칠 때면 먼저 시선을 피해버리기 일쑤였다.

아쉽다.

이런 감정이 왜 드는 것인지 알 것도 같지만 나는 이 감정을 부정이라도 하는 듯 언제나 아쉽지 않은 척을 하고 관심이 없는 척을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렇게 휘날리던 학교의 먼지가 제자리에 멈추어 주변의 공기가 공허해짐을 느꼈다. 시침이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을 알았을 때 천천히 고개를 들자 필통의 지퍼를 닫고선 자리에서 일어나는 네가 보였다.




"매점 갈 건데. 너도 뭐 필요해?"




생각해보면 이 녀석도 모범적인 반장은 아닌 듯했다. 시간을 멈추고선 매점을 갔다 온다거나 화장실을 갔다 오는 것을 보면. 오죽하면 반 아이들이 반장 방광을 걱정하는 상황이 생길까. 처음이야 저 반장 녀석은 도대체 뭔가 싶은 마음이 분명했지만 대략 한 달 동안 저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미 나조차 동기화된 것 같다.




"나나콘."




반장은 하루에 두세 번 정도 시간을 묶었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나의 감각은 반경 2km 정도였고 그가 나에게서 그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면 나 또한 그저 시간에 멈춘 사람일뿐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 그는 아마도 동네 공원에 잠시 나와 심심풀이 책 한 권을 가지고 나와 일시적으로 시간을 멈추는 듯했다. 그것들은 모두 나에 대한 호감의 표시일까 나에 대한 배려일까. 그 둘 중에 선택을 하라면 나는 후자에 한 표를 던지고 싶었다.




"같이 가던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따랐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고 걷던 반장은 무언인가 생각이 난 것일까 뒤를 돌아 나를 한 번 쳐다보곤 다시 자기 갈 길을 걸어가고 만다. 또 한 번, 다시 한 번. 그는 매점을 도착하는 그때까지 동일하지 않은 타이밍으로 뒤를 돌아보며 거닐었다. 머릿속에는 온통 물음표로 가득했지만 왜 돌아보냐고 물어볼 자신감은 부족했다.

매점 문을 연 반장은 자신이 먹을 간식을 주섬주섬 챙겨가고 있었고 나는 손에 나나콘 하나와 음료 하나를 쥐고선 가만히 멈춘 아주머니의 옆으로 다가갔다. 반장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어 공중에 살짝 띄어놓고선 검지로 아주 천천히 누르며 돈 통에 돈을 담았다. 생각보다 작은 균열이 시간을 깨뜨리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반장은 남은 돈을 욱여넣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저 멀리 걸어오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경비 아저씨를 보고선 화들짝 놀랐다. 가슴을 쓸어내리던 반장은 왠지 모르게 여기저기 눈치를 보며 나를 데리고 매점을 나왔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조심해."
"내가 지금 되게 조심스러워서."




뭐가 그리 민망한지 코를 한 번 훌쩍이다 이내 반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반장이었다. 그의 뒤를 따라서 반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으려는 찰나.




"너는 왜 엉거주춤하게 서 있니?"




과자와 음료수를 주머니에 욱여넣은게 참으로 다행이었다. 웬일인지 재빠르게 행동한다 했더니 자리에 먼저 앉아서 나를 뻔뻔하게 바라보고 있는 저 반장 놈이 있었다. 엉거주춤하게 자리에 앉은 것도 앉지 않은 것도 아닌 와중에 나는 두 눈은 급하게 이 상황을 벗어날 궁리를 하고 있었다.




"지우개, 지우개가 떨어져 있어서요."
"빨리 줍고 앉아."
"네."




대충 지우개를 줍는 척을 하고선 자리에 앉으니 나를 보고선 얄밉게 웃는 반장이 보였다. 이를 꽉 다문 채로 반장의 뒤통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이러려고 그렇게 조심스러웠는지, 일부로 시간을 멈춘 것인지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_




시곗바늘은 오늘도 잘 흐르고 있었고 어제는 비가 내려 오늘의 날씨도 훨씬 맑아진 느낌이었다. 바람의 촉감은 곧 가을이라도 올 것 같이 차가움을 담고 있었지만 아직은 태양의 힘에 몸을 웅크린 채 차가움을 시원함으로 포장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사라진 손끝 바람은 더 큰 바람을 몰고 돌아온다.




'재깍'



유독 1시의 시계 소리가 크게 울렸다. 마치 기타를 연주하다 줄이 끊어질 때처럼 둔탁하게 끊기는 소리가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교실에 열어둔 창문을 통해 큰 바람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고 그를 또 한 번 스쳐 지나갔다. 그가 나를 어렴풋이 바라보았고 나는 눈을 감은 채로 가만히 시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재깍, 재깍, 재깍'




시계 소리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잠시 기계의 이상이었을까 생각하자 이내 마음이 한결 편해져왔다. 천천히 눈을 뜨자 그가 나를 의문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에 나는 그저 어깨를 들썩였다. 그저 내가 요즘 예민할 뿐이라고.

삼일전부터 잠자리가 꽤 불편했다. 분명 주변은 조용했고 침대 매트리스가 불편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뒤척이는 시간이 늘어났고 자다 일어나는 일이 더욱 많아졌다. 자다 깨어나 시계를 바라보면 어쩜 시간은 이렇게 잘 흐르는지 학교를 갈 시간이 찾아오고 만다.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최근에 부쩍 그러던데."
"그냥 잠자리가 불편한가봐."
"멈춰줄게. 잠시 눈 좀 붙여."




천천히 눈을 감는 반장의 손을 잡아내었다. 두 눈을 놀란 듯 동그랗게 뜬 반장은 내가 잡고 있는 자신의 손을 쳐다보다가 나를 번갈아보았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의 손을 놓았고 그는 뭔가 책상 밑으로 손을 숨겨버렸다. 자신의 두 손을 매만지며.

원래 수업에 집중을 크게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수업시간에 졸지는 않는 편인데 잠을 못 잔 것이 너무도 큰 타격이었던 것 같다. 미간을 잔뜩 찌푸려 깨려 해도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게 눈꺼풀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는지 두 눈은 이미 감긴 뒤였다.

졸던 나의 귀를 간지럽히던 누군가의 목소리와 누군가의 손짓이 나를 다시 깨우기 시작했다. 살짝 떴던 시야 사이로 반장의 얼굴이 보였고 나를 살피던 반장은 내 손을 잡고선 나를 일으켰다. 잠결에 사라진 소리에 이미 눈치는 챘다. 멈춰진 바람의 부동에 이미 알고 있었다. 그가 나를 위해 시간을 멈추었다는 것을.




"가서 좀 자. 이러다가 쓰러지겠네, 이 친구."




졸음 때문인지 이 모든 게 꿈인 것만 같았다. 걷는 걸음걸음마다 구름을 걷는 듯 가벼웠고 정신이 몽롱해 내가 지금 환상 같은 것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다 정말 이게 모두 꿈이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해 깊은 생각을 시작했다. 하지만 곧 그럴 리 없다며 고개를 느릿하게 내저었다.

3층, 2층, 1층까지 반장의 손에 의지해 걸어내려갔다. 그렇게 지하 1층 계단을 내려가던 나는 맞닿은 손을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반장과 내가 있는 그 자리가 점차 어두워지고 있음을 보았고 지나온 자리가 어두워짐을 알았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지하 1층의 복도를 거닐었던 나에게,




'재깍.'




시간은 잔인했다.

잠에 취한 나는 더 이상 없었다. 반장과 잡고 있던 손이 풀렸고 저 멀리 걸어가던 반장은 뒤돌아 손을 놓친 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며 반장이 지나가 남겨놓았던 어두운 자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은 빛을 내고 있었다. 반장과 내가 지나온 자리가 밝아졌으며 반장이 서 있던 자리만이 어두워져 있었다.

시간을 멈춘 그 자리에서 나는 시계의 초침 소리를 들었으며 그 소리는 곧 시간이 흘렀다는 소리와 같았으며 나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멈춰있을 수 밖에 없었다. 놀란 마음에 그를 바라보니 그는 듣지 못한 듯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의 균열이 시작된 첫 초침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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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 시간을 멈추면서 문제가 생긴건가요??? 시간의 균열이라니... 안 좋은 예감이드네요
다음 화가 궁금하네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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