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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 민윤기와 3년 연애의 끝 그리고 결혼 | 인스티즈 

 

 

 

 

 

 

 

"융기."  

 

 

 

 

 

 

 

늦은 시간까지 팀 내 회식으로 달리는 바람에 따사로운 햇살이 온몸을 감싸는 것도 몰랐다. 덕분에 내게 혀 짧은 소리를 내며 힘겹게 침대로 올라온 준 이에게 짧게 입을 맞췄다. 그런 내게 도리질을 하며 코를 막는 건 꼭 자기 엄마를 닮았네.  

 

 

 

 

 

 

 

 

"준아, 누가 그렇게 아빠 이름을 함부로 부르라고 했어요."  

 

 

"어마, 어마가 그랬어. 융기, 술꾸니야."  

 

 

 

 

 

 

 

 

곧이어 들려오는 준이의 말에 화가 나기보다는 그저 웃음이 먼저 나와버렸다. 그렇게 자주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닌데 아무래도 술을 싫어하는 아내가 보기에는 내가 술꾼으로 보였나 보다. 내가 없는 사이에 준 이한테 안 좋은 단어를 알려줬다. 일어나서 또 들려올 애정 섞인 잔소리를 듣기 전에 맛보기로 들은 준이의 잔소리를 뒤로하고, 준이를 손에 앉혀 거실로 나갔다. 준이랑 있다 보니깐 준이의 달콤한 보디로션 덕에 아내가 만든 콩나물국 냄새도 몰랐다. 신혼 때 선물로 준 분홍색 꽃무늬가 가득한 앞치마를 입고 아무 말 없이 아침밥을 차려주는 아내의 뒤에서 헛기침을 두 번 했으나 반응이 없었다.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준이를 소파에 앉혀놓고, 아내 옆으로 다가가 준이를 낳았음에도 몸매 유지가 탁월해 얇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준이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준이 지금 타요 보고 있어. 괜찮아. 조금만 이러고 있자, 우리."  

 

 

"싫은데요, 민 술꾼씨. 뭐가 예쁘다고 내가 콩나물국을 끓이나 몰라."  

 

 

"그래서 내가 여보를 좋아하잖아요. 맛있겠다."  

 

 

"어떤 거?"  

 

 

 

 

 

 

 

 

 

아침부터 도발적인 말투에 술이 덜 깬 상태라 차마 귀가 붉어지는 걸 막지 못했다. 그걸 캐치한 아내는 발을 살짝 들어 내게 입을 맞춰줬다. 달콤하게 녹아드는 아이스크림보다 더 달고, 탐스러운 복숭아보다 더욱 말랑한 입술 덕분에 귓가에 종소리가 울렸다.  

 

 

 

 

 

 

 

 

"윤기야, 이거 먹고 오늘은 일찍 들어와야 돼. 알았지?"  

 

 

"약속, 도장. 정시 퇴근할게, 여보."  

 

 

"아유 예뻐죽겠다, 우리 윤기." 3년을 만났고, 2년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 생활은 신혼으로 봐도 무방하지만 3년을 참아온 탓에 허니문 베이비로 준이가 태어났고, 그렇게 마음만은 신혼인 채로 살고 있다. 내가 뭐가 그렇게 좋다고 식탁에 마주 앉아 싱글벙글 웃어주는지 예뻐 죽겠다. 그런 아내를 따라 준이도 내게 꽃받침을 하고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아빠, 나드 약속."  

 

 

"준이랑도 약속했으니깐 아빠 지각하면 혼나야겠다. 일찍 들어올게."  

 

 

 

 

 

 

 

 

신을 믿지 않는다. 사후 세계도 믿지 않는다. 그저 지금 살고 있는 이 현생이 가장 중요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천국이 존재한다면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믿을 만큼 행복하게만 느껴진다. 이번 봄에는 비가 내려 벚꽃이 떨어지기 전에 꼭 가족여행을 가야겠다.
 

 

 

 

 

 

(2년 전, 윤기와 연애 종지부를 찍은 그날.) 

 

 

 

 

 

 

"미안해."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맞이하는 이별은 과연 얼마나 될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올라가는 그 시간에서도 이별이라는 게 존재했겠지. 다만 그 이별이 내 마음을 얼마나 찢어지게 만들었는지가 다를 테고. 화창한 봄날, 살결이 타들어갈 만큼 햇볕이 내리쬐는 어느 봄날에 이별을 했다. 3년을 만났고, 서로가 서로의 인생에 한 발자국 들어갔다고 생각했던 나와는 달리 내 남자친구였던 민윤기는 나를 한 발자국 밀어냈다.  

 

 

 

윤기와 자주 다니던 식당 아주머니는 나를 보고 자연스럽게 이 인분을 외치셨다. 그런 아주머니께 오늘은 일 인분만 달라고 하자 하회탈 같은 호탕한 미소를 지으며 일 인분을 다시 외치셨다. 분명 윤기랑 들었을 때, 저 웃음소리는 우울했던 기분을 밝게 만들었다. 윤기가 없는 지금은 저 웃음이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사실 아직도 윤기가 내 앞자리에 앉을 것만 같다. 화장실에 사람이 많아서 늦었다고, 미안하다면서 물기가 묻은 손을 털어내곤 내 머리를 쓰다듬어줄 것 같아 하염없이 창밖을 내다보았다. 조금만 지나면 윤기가 오겠지. 아까 했던 미안하다는 말은 실수였다고, 진심이 아니라고 해주겠지.  

 

 

 

 

 

 

 

"자기야, 소나기."  

 

 

 

 

 

 

 

멍하니 수저를 들고 입에 음식을 넣고 있는데 경쾌한 방울 소리와 동시에 한 커플이 들어왔다. 그렇게 화창하던 봄날이었는데 소나기라니. 아무것도 모르고 윤기와 데이트를 하려고 나갔다가 헤어지자는 소리를 들은 내 마음을 대변하듯 창밖은 소나기로 얼룩져있었다. 그렇게 반 이상이나 남은 음식을 뒤로하고 음식점을 나섰다. 우산이 없는 내게 매장에서 쓰는 우산이라도 줄까, 하고 물어보시는 아주머니께 괜찮다고 했다. 아니. 괜찮지가 않다. 3년을 만나고, 눈빛만 마주쳐도 모든 감정을 알던 사람과의 이별인데 과연 괜찮을까.  

 

 

그렇게 빗속으로 내 눈물을 숨긴 채 하염없이 떠돌았다. 옷이 젖어도 상관없었다. 그냥 이렇게 정처 없이 떠돌면 윤기가 와줄 것만 같았다. 바보같이 왜 비를 맞고 다니냐고, 자기 걱정시키는데 1등이라면서 잔소리해주는 윤기가 그리울 뿐이다.  

 

 

 

 

 

 

"저기요."  

 

 

누군가의 낮은 목소리와 함께 어깨 위로 떨어지는 빗줄기가 멈췄다.  

 

 

"이거 쓰고 가세요. 거절은 거절이에요. 저도 우산이 하나 더 있거든요."  

 

 

 

 

 

 

 

내 대답이 시작되기도 전에 내게 우산을 건네주고는 작은 우산을 펼친 채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뛰어가는 남자를 한참 바라보았다. 저 사람도 윤기처럼 우산을 두 개 들고 다니나 보다. 사실 연인은 우산을 하나만 가지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3년이나 연애를 했으면서 왜 남들 이야기를 하듯 말하냐면 우리는 그런 걸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깐.  

 

 

 

항상 윤기는 우산을 두 개 준비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내게 큰 우산을 주고, 자기는 가방 속에서 작은 자동 우산을 꺼내 쓰곤 했다. 하루는 투정을 부리듯 윤기가 건넨 우산을 접고 작은 우산으로 들어갔다. 왜 나랑 우산을 따로 쓰냐고, 우리 연애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네 쪽으로 우산 기울이면 내 어깨 젖는다고 잔소리하잖아. 그렇다고 내 쪽을 기울이면 너 젖고. 난 우리가 그런 사소한 걸로 다투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네가 안 젖었으면 좋겠어. 비에 젖은 사람이 얼마나 감성을 자극하는데." 

 

 

 

 

 

 

 

윤기의 감성을 자극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결국 내 손에 들린 우산을 접고, 그냥 걸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윤기의 집 앞이었고 혹시나 마주칠까 두려워 벽에 기대서 앉았다. 헤어지자고 했는데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찾아오는 거 윤기는 안 좋아하니깐. 삼분을 앉아있었을까 비가 그쳤다. 이 상태로 돌아다니면 만나지도 못할 윤기의 감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만 같아 급히 일어났다.  

 

 

 

한 발자국을 떼어내기도 전에 내 귓가를 울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렸다.  

 

 

 

 

 

 

"우산 쓰고 가라니깐 왜 안 쓰고 다녀. 말 진짜 안 듣는다."  

 

 

"....."  

 

 

"그 옷차림으로 그렇게 집 앞에 있으면 내 감성을 건드려요, 안 건드려요. 진짜 혼나야겠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세 발자국. 윤기다. 비에 젖어서 축축해진 나를 그대로 안아주는 윤기였다. 뒤를 돌아 돌 시간도 없이 눈가가 촉촉해졌고, 뒤에서 안아주는 윤기의 손등으로 눈물이 쉴 새 없이 떨어졌다.  

 

 

 

"아까 했던 미안하다는 말은 진짜 미안해. 그렇게 널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불안했나 봐, 나도. 나만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미안해. 그렇게 너 가고 나서 뒤따라갔는데 한 번을 안 돌아보길래 포기하려고 했어. 진짜 네 인생에 나는 없구나 하고. 근데 그렇게 네가 없으니깐 알겠더라. 우산 두 개 가지고 다니면서 서로의 어깨가 조금이라도 덜 젖기를 바라는 마음보다 하나를 나눠쓰면서 붙어있는 그 시간이 사랑이라는 걸 알겠더라. 사랑해. 결혼하자."
 

 

 

 

 

////// 

 

 

 

너~~~~무 늦었죠? ㅠㅠ 

미안해요 우리 독자님들...(반성) (손들기) 

 

사실 윤기의 육아일기로 글을 꽤 길게 적었어요. 

근데 분명히 초록글 기념으로 조각글 짧게 온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길어져서 다른 내용으로 왔어요! 

길게 쓴 윤기의 육아일기는 약간 내용이 다운되는 기분이라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수정해서 올게요. 

그렇다고 짧게만 쓰면 우리 독자님들 포인트 아까우니깐!! 

여주 시점으로도 적었어요! 물론 연애 시절이지만. ㅎㅎ 

 

 

 

조각글은 제목이 참 어려워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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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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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자까님 ㅜㅜㅜㅜ 슈링이에요 ㅠㅠㅠ 보고싶었어요
조각글이 언제 올라오나 기다렸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너무 좋아요
윤기랑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이런 달콤한...! 일등으로 추천누르고 가요 ㅎ.ㅎ

7년 전
아띠랑스
추천 너무 감사해요!
6년 전
독자2
드리밍이에요ㅠㅠㅠ 브금부터 심금을 울리네요ㅠㅠ 작가님 필력은 예전부터 감탄했죠 ❤❤ 오늘도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 최고에영!!!!
7년 전
아띠랑스
크 우리 드리밍님! 과찬 정말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3
찡긋이에요 매우감덩ㅠㅜㅠㅠㅠㅠㅜ
7년 전
아띠랑스
찡긋님에게 감동을 드렸다니 저야말로 감덩~~
6년 전
독자4
쿠크바사삭이예요 ㅠㅠㅠㅠ 아 이렇게 다숩따숩한 글 최고시다........ 브금도 완벽하시다...
7년 전
아띠랑스
쿠크바사삭님! 댓글이 더 감사해요 ㅠㅠ 흑 제게 힘이 되는 댓글!
6년 전
독자5
ㅠㅠㅠ감성적이면서 달달해서 너무좋아요 ㅠㅠㅠ
7년 전
아띠랑스
헉 감사해요 :)
6년 전
독자6
오빠아니자나여
ㅠㅠㅠㅠㅠ달달하면서도 감성적인 글인 것 같아요. 우산... 달달해요

7년 전
아띠랑스
오빠아니자나여님! 저도 비 오는 날 우산을 놓고 나가보는...? ㅎㅎㅎ
6년 전
독자7
아 헐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만보여에요 오늘완전 달콤 쌉사름해요ㅠㅠㅠㅠ 결혼하기전에 저 갈등을 계기로 돈독한 사이가됐네요ㅜㅠㅠㅠㅠㅠㅠ 저땐 마음이 많이 아팠겠지만 지금은 결혼해수 잘살고있으니까 다행이에여!!!
7년 전
아띠랑스
너만보여님! 그쵸그쵸 약간 오래된 감정에 무뎌진 윤기의 변화는 사랑이죠?
6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듀에요! 아너무설레,, 따듯한글 잘읽고가요 엉엉ㅇ
7년 전
아띠랑스
아듀님 감사해요 ㅎㅎㅎ
6년 전
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으어... 일기장 글 끝난 줄 알고 깜놀했어요... 윤기와 탄소 정말 행복한 결혼생활하는거같아오ㅠㅠ 앞으로도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브금과 같이 읽으니까 감성적?이고 좋은거같아요!ㅠㅠ
7년 전
아띠랑스
땅위님! 윤기가 또 등장해서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고 땅위님 댓글을 보고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늦은 답글이지만 또 다시 읽으니 더 감동감동!
6년 전
독자9
가끔은 감성적이여야지ㅠㅠㅠ 감성적으로 살면 힘든 이런 각박한 세상속에ㅜㅠㅠ 자런 감성이라도ㅠㅠㅠ 둘이 너무 귀엽당...연애하는거같앙
7년 전
아띠랑스
그쵸그쵸 때로는 머리가 아닌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도 참 좋은 선택이죠 :)
6년 전
독자10
어우ㅠ둘이잘되서다행이네요ㅠ저시점으로 더위 돈독해지고ㅠ
7년 전
아띠랑스
권태기는 윤기와 여주를 결혼으로...!
6년 전
독자11
너만볼래♡예요!
와... 정말..ㅠㅠ 그래ㅠㅠ 융기야ㅠㅠ 진심이 아니야야지 우산 두개 둘고다니느거 쉽지않은데 정말 여친을 생각하고 사소한거에 다투지않았르면 좋겠다.. 진짜 좋아여 저도 연예하면 정말 사소한걸로 다투고싶지않아요 사랑할 시간도 아까운데말이죠 물론 아직 그런 사랑은...ㅎㅎㅎㅎ 언젠가 오겠죠? 여튼 진짜 감정자극해여ㅠㅠ 봄이여서 그런가ㅜㅜ

7년 전
아띠랑스
너만볼래님! 그쳐~~ 사랑은 언제든 훅하고 우리 너만볼래님께 찾아올거랍니다 ㅎㅎ 항상 응원할게여!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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