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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이동혁] 밥 혼자 먹어요? 01 | 인스티즈

 

 



 

 

 

 

 

 

 

 

 

 

 

 

 

 

 

 

 

 

 

 

 

 

 

 

 

 

 

 

 

3월 2일.  

작년 이 맘때쯤 원피스에 새로 산 코트, 잘 걷지도 못하면서 

굽높은 구두에 서툴지만 나름 되는대로 전부 바르고 칠한 화장. 

 

 

 

드라마에서 보던 넓고 깨끗한 강의실과, 엄격하시지만 유머러스하신 교수님들, 새롭고 짜릿한 외모와 자주 밥을 사주시는 젠틀한 선배들을 꿈꾸며 이 캠퍼스 안으로 희망찬 발걸음을 재촉했었지..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선생님들과 부모님이 심어주신 

크~나큰 착각이었음을 이제 난 안다.  

나도 어느새 헌내기가 되었기 때문. 

잠옷으로 입는 후드티에 학교돕바를 껴입고 파릇파릇한 아가들을 지나쳐간다.  

안녕 얘들아..? 내가 흉하니? 너희도 곧.. 

 

 

 

 

 

 

 

 

 

 

 

 

 

 

 

 

 

밥 혼자 먹어요? 

 

01 

 

 

 

 

 

 

 

 

 

 

 

 

 

 

 

 

 

 

 

 

 

 

 

 

 

 

이렇게 대학 생활의 모든 것을 마스터한 척하지만 아직 내가 해내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 관계. 하핳하하핫.. 

예비대학이고 오티고 엠티고 과생활을 전혀 안 했더니  

수업 시간에도 날 알아보는 사람 하나 없다.  

사실 알아보는 게 더 신기하지. 

 

 

 

어째저째 교양수업에서 친해진 친구들은 전부 다른 과에 전공수업도 정반대쪽 동에서 듣고. 그래, 나 아싸다!!! 

그래..난 천부적인 아싸의 재능을 지녔을지도? 

아싸의 덕목 중 기본 중의 기본. 나는 혼밥에 도가 텄다. 

 

 

 

학식은 기본이요 학교 앞 식당들, 뷔페, 고기집 모두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다. 혼자! 

혼밥의 장점은 그렇게 다양한 메뉴를 자유롭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남의 밥 먹는 속도를 신경쓰며 헛숟가락질하거나  

체할 일이 없다는 것 등등. 

내 식사의 질이 한 단계, 아니 두 단계는 더 업그레이드된다구.  

 

 

 

 

 

 

 

"여기까지 할게요. 다음주까지 다들 교재 사오고!" 

 

"네~!" 

 

 

 

 

 

 

 

아..개학 후 단 일주일 간 느낄 수 있는 50분 수업제도의 필요성! 

고딩때는 그렇게 길던 시간이 이렇게나 적당할 수가...! 

10시50분. 좀 애매한 시간이지만 브런치를 먹기에는 아주 좋은 시간대이다. 헿 

 

 

 

오늘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학교 앞 식당가를 거닐던 중 

신장개업이라는 글자가 내 눈에 들어와버렸다. 

여긴 또 언제 생겼대? 

 

 

 

해찬반점.. 

짜장면이 3000원..?? 

이 근방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 맛만 좋으면 대박은 따놓은 당상이로구나. 작정을 했네 작정을 했어. 

 

그치, 브런치는 중식이 괜찮지!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한 명이요." 

 

"편한대로 앉아요." 

 

 

 

 

 

 

 

인자한 미소의 아주머니. 아직까지는 별 다섯 개! 

 

역시 새로 열어서 그런지 트렌디하면서도 중국집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 있는 인테리어. 주방이랑 좀 더 트였으면 좋았을텐데, 약간 아쉬운 별 네 개 반! 

 

손님은 아직 나말고는.. 

엌!!!!깜짝아!!  

반대쪽 구석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날 째려보는 건가? 

아직 어린 것 같은데 눈빛이 아주 살아있네. 

자연스럽게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으로 시선을 옮긴다. 

나쁜 사람은 아니..겠지만 나는 쫄보이므로.  

 

 

 

일단 오늘은 짜장면을 먹어야지. 

그래도 한 번 뭐가 있는지 스캔을 해볼까? 

짬뽕 

우동 

울면 

볶음밥 

잡탕밥 

꿔바로우 

깐풍기 

...잠깐!! 

꿔바로우? 꿔바로우라고? 

북경식 찹!쌀! 탕수육으로,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게 매력이라 매번 찍먹 부먹 대란을 일으키는 한국식 탕수육과는 달리 

달콤한 소스를 부어서 찹쌀 옷을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하게 만들어 즐길 수 있는 바로 그 꿔바로우? 

 

 

 

꿔바로우 하는 집이 잘 없는데.. 

이건 여기에 뼈를 묻으라는 짜장신의 계시다! 

이건 먹어야 한다. 내 혀와 침샘과 심장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꿔바로우 소짜가...13000원.. 

 

 

...... 

아..먹고 싶은데..한 끼에 8000원 이상은 정말 사치라고 내 스스로 정해놓았는데.. 

짜장면을 먹는데 탕수육이 빠지면 섭하구, 

탕수육을 먹는데 짜장면이 빠지면 더더욱 섭한데.. 

 

 

 

 

 

 

 

"주문 하시겠어요?"  

 

아주머니..잠시만여..아직 마음의 결정이.. 

"아 네! 음..어...일단 짜장면 하나랑~음...아 혹시 꿔바로우 소짜보다 더 작은 건 없을까요?" 

 

"아유, 어쩌죠? 그게 제일 작은건데. 미안해요~" 

 

"아 그래요? 하하! 그럼..아.." 

 

 

 

 

 

 

 

메뉴결정에서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다니. 

나 자신에게 실망이다 증말 

그 때 아까 그 남자애랑 다시 눈이 마주쳤다. 

왜..왜 쳐다보시죠? 

귀엽게 생겨서는 어떻게 저런 눈빛이.. 

혼자서 아주 이 가게 전체를 압도하네.. 

 

 

 

어? 

아..!  

오랜만에 나의 또라이력이 살아난 건지.  

정말 너무 꿔바로우가 먹고 싶어서 정신이 나간 건지. 

 

 

 

나는 아주머니께 다시 좀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리고 

성큼성큼 남자애에게로 다가갔다. 

다가간다기보다 돌진한 것에 가깝지만. 

이 남자애도 당황한 것 같았다. 

눈이 땡그래지고 눈동자가 마구 회전한다. 

그렇게나 지금 내가 흉측한가? 

가까이에 당당히 서자 방황하던 눈동자가 나를 초롱초롱하게 

올려다본다. 

 

 

 

 

 

 

 

"큼..어 저기요. 밥 혼자 먹는거에요?" 

 

"어...네!" 

 

"뭐 드세요?" 

 

"아 저는 짬뽕이여." 

 

 

 

 

 

 

 

짬뽕 좋지.짬뽕을 좋아하는 당신..혹시  

 

 

 

 

 

 

 

"저랑 꿔바로우 드실래요?" 

 

"...넼??" 

 

 

 

 

 

 

 

와..쪽팔린다.  

최근들어 가장 부끄럽다. 

얼굴이 벌써 후덥지근하고. 

저 표정은 뭐지? 날 비웃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님 그냥 집으로 돌아가 버릴까? 

 

 

 

 

 

 

 

"흫흐흐흫흥흐흐흐" 

 

"?" 

 

"그래여. 같이 먹어요!흐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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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재밌게 보고 가요♡♡
7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 흐흫 너무 귀여운거 아니에여????ㅜㅜㅜㅜㅜㅜㅜㅜ 컼하면서 뭥가 약간 당황했을 해챠니의 모습이 상상이 가네요!!!
7년 전
독자3
핰핱 다음편이 궁금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4
ㅋㅋㅋㅋㅋㅋ다음편 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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