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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김용국] 젠틀한_김팀장_내_남자_만들기.txt - (나) | 인스티즈 

 

 

 

웃는 용꾸... 사랑해요 용꾸..
 

 

젠틀한_김팀장_내_남자_만들기.txt 

 

 

예상대로 연수내용이 썩 흥미롭지는 않았다. 사내 프로그램 다루는 법을 배우다 오전시간이 쭉 흘렀고,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넋을 놓고 연수에 집중하다보니 팀장님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열심히 눈을 굴려봤지만 그 모습을 찾아내긴 역부족이었다. 잠깐, 내가 왜 그 사람을 찾고 있지? 평소 누군가와 불편하게 지내는 것을 꺼리는 내 성격 탓이라고 생각했다. 점심을 먹을 때도 자연스레 조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밥 먹을 땐 말수가 줄어드는 편이라 재잘대는 지성씨와 성우씨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으며 입 속으로 들어간 꽤나 푸석한 쌀을 씹고 있을 때였다. 

 

"팀장님!" 

 

나만큼이나 조용히 밥을 먹고 있던 선호씨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가 향한 곳으로 조용히 눈을 돌리니 한 손엔 자신의 몫인 듯한 도시락을, 다른 손엔 조원들의 머릿 수에 맞는 물병을 비닐봉지에 싸들고 팀장님이 멀뚱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누가봐도 우릴 찾고 있던 기색이 역력한데도 김팀장님은 아닌 척 다가와 물병이 든 비닐봉지를 내려놓으며 체하지 않게 드세요. 따위의 의미 없는 말을 내뱉었다. 우리가 유치원생인가. 한 번 나쁘게 각인된 이미지는 쉽사리 좋아질 수가 없다는 걸 몸소 느끼게 해준다. 

 

 

 

"이따 멘토와의 시간이 있는데 전 급히 들어가봐야 해서 자리에 없을 것 같아요. 죄송해요." 

 

처음으로 제대로 듣는 목소리가 꽤나 곱상해서 얼굴과 잘 어울리는구나. 생각했던 것 같다. 팀장님은 그 말을 끝내고는 품에서 지갑을 꺼내 자신의 명함을 넉 장 꺼냈다. 사무적인 미소를 지은 그는 궁금하거나 어려운 일 있으시면 연락주시면 됩니다. 라고 말했다. 실수 한 번 했다가 묻는 말에 대답도 못 들었는데 연락까지 했다간 날 죽이는 거 아닌가. 목까지 차오르는 말을 억누르고 나도 적당히 웃어보였다. 저런 얼굴로 말하면 누가 감히 연락을 하나. 아, 그걸 노린건가. 혼자서 멍하니 생각을 하는 새에 다른 조원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걱정말고 조심히 들어가시라는 둥의 형식적인 인사를 건냈다. 거기에 나까지 보탤 필요는 없는 것 같아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그들의 말에 동의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다시 한 번 씩 웃은 팀장님은 본인의 도시락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가장 가까이 있던 지성씨의 어깨를 가볍게 툭치고는 자리를 떴다. 

 

 

 

그 뒤로도 연수는 지루하게 이어졌다. 가뜩이나 전 날 설레서 잠도 설쳤는데 식사를 마친 나른한 오후의 강의실은 딱 잠들기 좋은 환경이었다. 1박2일은 쉴틈없이 흘러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입사일이 되었다. 

애석하게도 나는 입사 당일까지 내가 어떤 부서에서 근무하게 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 어딜가든 기획조정실 싸가지-김용국 팀장-만 없으면 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로비에서 마주친 지성씨는 연수 때보다 훨씬 깔끔한 차림이었다. 같은 직렬이니 같은 부서로 갈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며 19층 인사팀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여기 앉아 계시면 각 팀 팀장이나 부서 과장님들께서 데려 가실 겁니다." 

 

 

인사팀 구석에 마련된 몇 개의 의자에 앉아 동기들과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다들 구면인데도 참 어색하단 말이지. 9시 20분쯤 되자 각 팀에서는 한 분씩 올라와 신입사원을 '모셔'갔다. 그리고 9시 43분. 본인을 회계경리팀의 팀장이라고 소개한 황민현이라는 분께서 내 마지막 남은 동기 지성씨를 데려가셨다. 각자의 일로 분주한 인사팀 사이에서 혼자 덩그러니 남은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치마 끝을 만지작 거리는 일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우리 팀이 어딘지는 몰라도 다들 시간개념이 없으시네•••. 그렇게 10여 분을 더 보내 9시 56분. 바닥 타일의 갯수를 세는 것도 지칠 무렵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ㅇㅇㅇ씨?" 

 

 

퍼뜩 고개를 들자 내 앞에는 피곤한듯한 표정의 기획조정실 싸가지-다시 한 번 말하지만 김용국 팀장-가 서 있었다. 나는-내적 쌍욕을 하며-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네, 제가 ㅇㅇㅇ입니다! 라고 했다. 손에 든 서류를 대충 훑던 팀장님은 살가운 구석이라고는 하나없이 갑시다. 한 마디만 던진 채 먼저 자리를 떠버렸다. 그래 내 눈이 틀리지 않았어, 저 싸가지. 

기획조정실은 11층이었다. 보통 본인소개, 아니 다 됐고 배정받은 부서 소개 정도는 해줘야하지 않나? 무미건조한 얼굴. 그 중에서도 저 입은 굳게 닫혀 열릴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서도 억울한 마음이 들어 괜히 한 마디 던져보았다. 

 

 

"팀장님, 저 기억 안 나십니까?" 

 

 

그의 얼굴만 보면 연수원에서 있었던 일은 모조리, 내가 그와 부딪친 것부터 그가 내 멘토였던 사실까지 다 잊은 것 같아 퍽이나 억울했던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눈물까지 핑- 하고 돌 것만 같았다. 팀장님의 입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던 그 때, 느릿하게 고개를 돌린 팀장님이 한 말은 

 

 

"납니다." 

 

 

세 글자가 전부였다. 그래, 그는 기획조정실 싸가지였다. 마침 1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내린 팀장님은 조용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기획조정실 팀원들을 불러 나를 소개시켰다. 팀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허리까지 꾸벅 숙여 인사를 하자 잔잔한 박수소리가 내 귀를 울렸다. 잘해보자, 잘해보자. 혼자만 들리는 다짐을 다시 되새겼다. 팀장님은 박우진 대리님을 불러 나에게 일을 가르치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안내된 나의 자리는 〈팀장 김용국>이라는 명패가 달린 책상의 바로 앞자리. 말이 많은 편은 아니니 잔소리가 심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이유 모를 한숨이 나도 몰래 새어 나왔다. 인사를 마친 후 할 일이 없어 책상에 멀뚱히 앉아 있을 때 박 대리님이 내게 다가오셨다. 

 

 

"사내 메신저 쓰는 법은 배우셨어요?" 

 

경상도 억양이 강하게 묻어나는 말투가 제법 잘 어울리는 목소리와 얼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물론 단언컨대 그 웃음이 비웃음은 아니었다.- 네 연수에서 배웠습니다! 하고 답변하자 아 그래요? 다행이네 내가 가르칠게 줄었어~ 라며 개구진 웃음을 보였다. 이런 호의를 가진 사람이 있었어 이 회사에는..! 저런 싸가지만 있는 게 아니야! 그런 생각이 들자 흘끗 쳐다본 팀장님은 인상을 쓰며 모니터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저러니 인상이 무섭지. 그 뒤로도 박 대리님에게 이것저것 배우며 시간을 보냈다. 

 

 

 

점심은 사내 식당에서 여자 팀원들과 함께 해결했다. 남초회사답게 팀에도 여자는 나를 제외 세 분 밖에 안 계셨고 그 세 분도 연차가 쌓인 분이셨다. 세 분은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셨고, 꽤 유익한 시간이었다. 오후엔 더 지루했다. 주어진 업무가 없으니 할 일이 없고, 놀게 되고, 그럼 괜히 눈치가 보였다. 탕비실에 가 커피라도 타볼까 싶었지만 점심 때 팀원들이 알려준 사실 중 하나는 '김용국 팀장은 괜한 짓-아부, 애교 등 업무 외 불필요한 요소-을 정말 싫어한다' 였다. 이 경우엔 아부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했기 때문에 나는 더 힘차게 회사의 조직도를 외울 수밖에 없었다. 4시 쯤 됐을 땐 다른 팀 신입사원들이 하나, 둘씩 인사를 왔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하게 쳐다보고 있으니 옆 자리 박 대리님이 조용히 나를 탕비실로 불러 상황을 설명해주셨다. 

 

 

"이게 우리 회사 전통이에요. 팀별로 다른 팀가서 인사하는 거." 

"아 정말요? 저는 언제 가요?" 

"안 가요." 

"네? 왜요?" 

"팀장님이 싫어하시거든." 

 

 

또 그였다. 박 대리님 피셜 김 팀장님은 허례허식도 참 싫어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김 팀장님의 팀으로 들어온 이상 쓸데없는 일은 안 하는 걸로 알면 된다고 말씀하시며 어깨를 으쓱하셨다. 그럼 다른 팀에 안 찍혀요..? 내 물음에 박 대리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을 잘하거든. 팀장님 나이를 봐요. 남들 대리하고 있을 나이에 팀장하잖아. 생각해보니 그랬다. 꽤나 잘생기고 어린 얼굴에 팀장이라는 직책은 낯설었다. 아무튼 그래요! 하고 말한 박 대리님은 먼저 자리로 돌아가셨고 난 괜히 탕비실을 정리하는 척하다 자리로 돌아갔다.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퇴근시간은 의외로 칼같았다. 6시가 되기 5분 전 팀장님은 불쑥 퇴근준비 합시다. 하는 목소리를 내셨다. 일순 나와 눈이 마주친 팀장님은 아, 그리고 하며 말을 이어갔다. 

 

 

"신입사원 환영 회식은 금요일에 합시다. 주중 회식은 피곤해요." 

 

 

아까 점심 때 회식 얘기도 얼핏 들었다. 팀장님은 회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회식 땐 카드만 던지고 홀연히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아무튼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로 팀원들은 하나 둘씩 퇴근하겠습니다~ 하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나는 그 때마다 고개를 꾸벅이며 인사를 했다. 간간히 ㅇㅇ씨도 조심히 들어가, ㅇㅇ씨 고생했어요. 등의 말을 들으며 하는 일 없이 듣는 격려는 오히려 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새 사무실엔 나와 팀장님만 남았다. 데스크톱의 전원을 오프시킨 팀장님은 가방을 집으며 내게 말을 걸어왔다. 

 

 

"집은 어디에요?" 

"마포입니다..!" 

"머네." 

 

의도를 전혀 파악할 수 없는 물음에 나는 그저 팩트를 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나한테 처음 말거는 거 아닌가? 올ㅋ. 괜히 생글생글 웃음이 나와 웃고 있던 중 팀장님의 한 마디에 난 굳을 수밖에 없었다. 

 

[춘/김용국] 젠틀한_김팀장_내_남자_만들기.txt - (나) | 인스티즈 

 

"태워다 줄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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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쨤
바보같이 암호닉을 잊었네요..!
[콜국]님! 감사합니다:)❤

6년 전
삭제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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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고쨤
좋아해주시니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2
데려다...하.....녜...........후하후하
6년 전
고쨤
후하후하! 용국이는 참 귀엽습니다..❤
6년 전
독자3
흐엉어아어 [콜국]이예영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용구기 너무 멋진거아닙니꽈 작가님???????? 팀장 용국이 만세 ㅠㅠㅠㅠㅠ 여주는 부릅다 용구기가 태워다준대 엉엉엉 작가님 넘나 설레구요 넘나 재밌구요 넘나 사랑함다흐헣ㅎ헣 용구기 체고...!
6년 전
고쨤
콜국님 안냐세요❤❤❤
용국이는 항상 최곱니다ㅠㅠㅠㅠㅠ 김팀장님 싸랑해여ㅠㅠㅠ❤❤❤❤❤이런 글을 재밌게 봐주시다니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4
끄아 1편보고 바로 2편으로 달려왔습니다!!!!! 너무 재밌어요ㅠㅠ 잘보고갑니다♡
6년 전
독자5
허윽 저도 암호닉 신청할래요 ㅠㅠ [샘봄]으루 신청이요 아 벌써 용국이 너무 좋아요 흐릴 퓨ㅠㅠ픂ㅍ 작가님 알랍ㅍ 사랑해요 ,,
6년 전
독자6
이번 화도 정말 재밌어요 ㅠㅠ 좋은 글 감사합니다~!
6년 전
비회원158.85
작가님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용국아ㅠㅠㅠㅠㅠ [스댐]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ㅠㅠ!
6년 전
비회원107.190
용국씨 너무 멋져ㅠㅠㅠ작가님 사랑합니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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