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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윤도운 엑소 이재욱
l조회 322l



10월에서 11월로 넘어가는 만큼, 날씨는 순식간에 추워졌다. 길가에 나뒹구는 나뭇잎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여러 색들로 물들어 바람에 조금씩 일렁였다. 그리고 도보를 빠르게 걷는 사람들의 발에 의해 몇 번이고 바스러지는 낙엽들을 보다 제 앞에 있는 사람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따뜻하게 나온 아메리카노는 이미 식어버린 지 한참이었다. 나는 오늘, 이 사람과 함께 끝을 보아야 한다.

 





"너 뭐 하는 짓이야?"

 

"내가 뭘."

 

"너 때문에 지금 난리잖아."

 





제 말에는 조금도 과언이 없었다. 제 물음에도 조금도 표정이 바뀌지 않고서 케이크만 먹고 있는 그의 모습이 점차 열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아, 이 씨발 새끼. 에리디봉으로 한 대 내려치고 싶다고 해야 하나. 이 순간만큼은 아메리카노가 담겨있는 유리잔이 불빛에 반짝이는 게 꼭 제 집에 곤히 자고 있을 에리디봉으로 보였다. 참자, 에리야. 그러나 이미 주먹을 쥐고 있는 손이 화기로 바들거렸다.

 





"내가 추이 이상하다고 했으면, 네 멋대로 표를 지우는 게 아니라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말해야 될 거 아냐."

 

"내가 굳이 왜 그래야 하는데?"

 

"씨발놈아. 너 때문에 제가 먹고 있는 욕이 한두 바가지가 아닙니다만?"

 

"귀찮아. 그리고 내부 사정이 있어서 안 돼."

 

"야. 우리가 하다 못해 부정투표 되게 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한 부문에서만 투표했을 거란 말도 나오는데.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냐?"

 

"그러니까 그게 내가 알 바냐고."

 





와, 이런 씹. 애써 머릿속에 엑소 얼굴을 떠올리며 웃어보려 해도 쉽게 되지 않았다. 그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되도록이면 꺼내지 않으려고 했던 비장의 무기를 꺼낼 때가 된 것 같았다. 들어와.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쪽으로 성큼성큼 온 여자가 들고 있던 얼음이 동동 띄워진 에이드를 앞에 있는 엠넷에게로 부어버렸다. 동시에, 저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식어버린 아메리카노를 엠넷의 얼굴에 부어버렸다. 왔다 장보리가 아니라 왔다 징탄이다, 씨발 새꺄.

 





"야!!!!!!!! 너 때문에 씨팔!!!!!!!!! 우리가!!!!!!!! 부정투표로 얼마나 지랄이 났는데!!!!!!!! 표를 깎을 거면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도 말해줘야 될 거 아냐!!!!!!"

 





나와 조금도 다를 것 없는 그녀의 마음에 저도 며칠 내내 겨우 참고 있던 화가 금방이라도 분출될 것 같아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카페 안이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지자 시끄럽다고 욕하는 게 아닌, 다른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도 한 명씩 오더니 자신들이 마시고 있던 음료를 하나씩 엠넷에게 부어버리기 시작했다.

 





"아까 부탁한 케이크 하나만 주세요."

 





카페 직원에게 말하자 또다른 에리였던 그녀가 비장한 표정으로 MAMA FUCKING이라고 적힌 케이크를 가져오기에 그걸 받아선 그대로 엠넷의 얼굴 위로 꾸욱 눌러버렸다. 발버둥치는 엠넷에 입꼬리를 스윽 올리며 케이크를 더 꾸욱 눌러버리자 주위에서 통쾌해하는 사람들이었다.

 





"우리 엑소 데뷔곡에 엑스자를 조온나 크게 친 것도 빡쳐 죽겠는데, 어? 일을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씨발. 무한 투표도 폐지해, 걍. 왜 니만 끝까지 하겠다고 지랄이야, 지랄이. 멜론도 본인인증 투표로 돌린 지가 언젠데. 왜 니만 끝까지 무한투표 주장이야, 씨발아!"

 





케이크 판을 테이블 위에 던지듯 내려 놓자 곧 온갖 음료들과 생크림 그리고 몇 개의 과일로 엉망이 된 엠넷이 눈도 제대로 못 뜨는 게 보여 콧방귀를 뀌곤 옆에 있던 탄의 손목을 잡고는 카페에서 나와 의기양양하게 도보 위로 걸어갔다. 사람들의 바쁜 발길에 채이는 것 같았던 낙엽들이, 지금은 꼭 다르게 보였다. 내년이면 다시 예쁜 초록빛으로 물들 나무들이었다.

 





"우린 싸우지 말자. 서로 너무 힘들었잖아."

 

"맞아. 이상한 어그로들 때문에 싸운 게 한두 번도 아니고."

 

"그나저나... 징탄인 거 알지?"

 

"뭔 소리야. 탄징이거든."

 

"아무리 그래도 징탄이야... 이미 정해진 거 아니었어?"

 

"탄징."

 

"징탄... ;ㅅ;"

 





한 해 동안 예쁘게 피워낸 나뭇잎들을 바닥으로 떨구어내곤 헐벗은 나무는, 겨울이 되면 눈으로 덮힐 것이고 봄이 오면 새로운 나뭇잎을 틔울 것이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앞을 기대하며.

 











모든 팬들을 응원합니다. 마마 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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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1.212
필력 ㅆㅅㅌㅊ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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