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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되어 ’

-전원우 단편












"왔어?"

"네. 안녕히 주무셨어요?"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고 있었다. 벌써 겨울인가, 오는 길 내내 코 끝이 시리고 볼이 따가웠다. 겨울이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나도 슬슬 마음의 준비를 해가고 있었다. 새 해를 맞이할 준비와... 널, 떠나보낼 준비라고 해두면 되겠다. 생각해보면 지난 일년동안 참 심장 졸이는 일들도 많았다. 이제 그렇게 놀라 당황할 일도 없겠지. 원우가 침대에 누워 말 없이 나를 쳐다봤고 나는 그의 시선을 무시하고 그에게 주사할 약물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가 이내 입을 열었다. '왜 나 안봐.' 하고... 보면 괜히 마음만 더 커질까봐 그랬다. 이기적인거 알지만 살 사람은 살아야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마저 약물을 모두 체크한 뒤 주사할 준비를 끝마친 후에야 그를 봤다. 처음 봤을 때 보다 훨씬 헬쓱해진 몰골, 초점을 잃어가는 눈빛, 정적을 깨우는 기침소리까지 내 마음을 더 쓰라리게 했다.



 

[세븐틴/전원우] 바람이 되어 | 인스티즈

"..."





내가 원우를 측은하게 쳐다보자, 원우 역시 나의 시선을 느끼곤 말 없이 씁쓸하게 웃어보였다. 이 집은 너무나도 크고 공허해서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싫다. 1년 전, 내가 원우의 담당 주치의로 이 집에 고용되었을 때 역시도 이렇게 쌀쌀했었는데.... 처음 이 곳에 온 그날의 기억이 잊혀지질 않는다. 원우는 확장성심근병증을 앓고있는 환자였다. 완치가 될 수 있는 병이지만 원우의 경우 면역력이 너무나 약했고 호흡곤란의 정도가 심해 길어봤자 1년정도 밖에 살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1년동안 약을 처방해주고 발작을 일으킬때 응급처치를 해주는 등의 업무를 하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았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있는 그의 집에 처음 들어섰을 때, 너무나도 적막해서 사람이 사는 집인가 의심을 할 정도였다. 그 넓은 방에서, 가픈 숨을 내쉬며 조용히 누워있는 원우의 모습이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안아줘."


"...주사 맞아야해요."

[세븐틴/전원우] 바람이 되어 | 인스티즈

"맞으면, 안아줄거야?"



원우는 언제나 나에게 장난섞인 말투와 웃음으로 말했다.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남자친구처럼 따뜻하게 대해주기도 하고... 5년전 그 때와 전원우는 다를바가 없이 여전했다. 오랜만에 봤어도 여전히 개구쟁이였고, 여전히 날 향한 눈빛이 따뜻했다. 그래 딱 5년전과 너는 다름이 없었다.



"왜 갑자기 헤어지자는 건데요?"


"이제 지겨워 너가, 그리고... 의대생이라 바빠서 나 만나는것도 시간낭비잖아."



그 때 나는 의대에 다니는 4학년 학생이었고, 원우는 군대를 막 전역한 백수였다. 늘 공부에 치이는 나는 마음으론 사랑했지만 그 사랑을 다 보여주기엔 시간적인 여유가 너무 없었고, 원우는 사랑을 보여줄 시간이 충분했지만 마음으론 사랑하지 않았다. 아니, 그런줄 알았다. 그 날 이후로 원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화번호도 바뀌었고, 이사도 가고... 그를 봤다는, 심지어는 소식을 들었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그와 내가 환자와 의사로 만나다니... 당신도 어이가 없었겠지. 내가 원우의 집에 처음 간 날, 누워있던 원우의 얼굴을 보고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을 때 인기척을 느낀 원우가 스르르 눈을 뜨며 나를 봤었다.



"김여주?"


"..."


"...여주야...보고싶었어......"



그게 나를 4년만에 보자마자 건넌 첫 마디였다. 그 날 너의 침대 옆에 주저앉아 한참을 울었다. 5년만에 내 앞에 나타난 너의 모습이 고작 이런 모습이라니. 나를 떠나 다른 사람을 만나고 좋은 직장에 취업도 하고, 꽤 괜찮은 인생을 살고있진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항상 나를 향해 밝게 웃어주던 너가 웃을 기운도 없이 말라가고 있었다니... 심장병을 앓고있는 너는 그 날 내가 느낀 아픔을 매일 겪고 있는걸까, 아니면 그보다 더 한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걸까. 툭-. 들고있던 주사기를 놓쳐버렸다. 그 날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니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것이 왈칵 올라왔다. 그 날 이후론 너의 앞에서 울고 싶지 않아 매일 너가 없는 곳에서 펑펑 울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참아냈다. 억지로 참아내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아픈사람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원우는 고개를 숙인 내 팔을 힘껏 잡아 끌곤 나를 자신의 품에 가뒀다.



"원우씨... 주사... 주사 맞아야해요... 놔줘요."


"나 소원이 있는데."


"..."


"원우씨 말고..."


"..."

[세븐틴/전원우] 바람이 되어 | 인스티즈

"오빠...라고 한 번만 불러주라."


"..."


"너..나 만났을 때도 항상 원우씨라고 했잖아. 오빠라고 한 번도 안 해줬잖아."



소원이 고작 그거라는 사실에 마음이 더 미어졌다. 결국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내려 원우의 옷을 적셨다.



"흑...흐으윽....오...빠...."



원우는 나를 더 끌어안았다. 소원이 어떻게 고작 그거야... 차라리 살려달라고 소리치지, 의사면서 왜 주사를 놔주고 약을 먹여주는 것 밖에 못하냐고 왜 못살리냐고 원망이라도 하지. 왜 내 앞에서 단 한번도 아픈 티를 내질 않는지, 왜 한 번도.... 울지 않는지. '사랑해요.' 그런 소박한 너에게 전해줄 말은 이것밖엔 없었다. 의사라면서 너를 살릴 수 있는 능력조차 없었고, 그저 너가 저물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내가 원망스러워 눈물만 흘렸다. 원우의 입에서 '나도.' 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왜 말도 없이 사라졌었어요. 내가 4년동안 얼마나 힘들었는데.."


"미안."



원우는 그저 기침을 동반한 가픈 숨을 쉬며 겨우겨우 몇마디씩 내뱉었다. 내가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고... 시들시들 말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툭, 툭. 원우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그거 알아요 원우씨? 원우씨 내 앞에서 우는거... 오늘이... 처음이에요. 나는 모든 것을 다 잃은 것 마냥 울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울다가 지쳐 원우의 품에 잠이 들었다. 해가 저물고, 달도 저물었다. 그리고.... 그 날 밤 예뻤던 달과 함께, 그렇게 너도 저물었다. 숨이 멎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나를 품에서 놓치지 않았던 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





그 날 이후로 나는 의사일을 그만두었다. 사랑했었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그 사람을 눈 앞에서 놓쳐버리니까 누군가를 살릴 자신이 없었다. 여전히 바람은 차가웠고, 그 바람이 내 뺨을 스쳤다. 찬 바람이 내 볼을 스칠 때 마다 나는 눈을 꼭 감는다. 그리곤 생각했다.



[세븐틴/전원우] 바람이 되어 | 인스티즈

"일어나요. 약 먹어야지."


"으으음.. 싫어. 더 잘거야."


*


[세븐틴/전원우] 바람이 되어 | 인스티즈

"사이다. 먹으면 안될까?"


"미쳤어요? 당연히 안되죠. 가져와요."


"칫."


*


[세븐틴/전원우] 바람이 되어 | 인스티즈

"여주, 오늘 왜이렇게 이뻐?"


"왜이래요 징그럽게;;"


*


[세븐틴/전원우] 바람이 되어 | 인스티즈

"여주야,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


"저리가요! 아픈사람 맞아?"


"ㅋㅋㅋㅋㅋㅋ아 재밌어. 역시 김여주는 이 맛에 놀리지. 얼굴 빨개진 것 봐."


"아 하지마요!!"



이렇게 문뜩 문뜩, 당신과의 추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웃음짓곤 해요. 거긴 어때요. 나 없이 살만 한가요? 항상 내 곁에 있기로 했는데 당신은 무엇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나는 잘 살거에요. 당신 옆에 있어주는 대가로 꽤 큰 돈을 벌어서 혼자서 먹고 살 정도는 되었어요. 근데... 당신 없이 사는건 무척 힘든 일이네요. 당신이 나를 떠났던 그 4년동안은 어딘가에서 잘 살고있겠지, 이 생각 하나로 버텼는데요. 1년동안 당신과 함께하고 난 뒤 이젠 두번 다신 당신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사는게 사는 것 같지 않아요. 이래서... 당신은 5년전에 나를 떠났던걸텐데... 그래서 저 이제는 시간에 맡겨보려고요. 무뎌지다 보면 언젠간 괜찮아지겠죠. 그래도... 잊지는 않을게요. 전원우 당신을.




2017년 그 겨울, 너는 나의 곁에 머무는 바람이 되었다.




[세븐틴/전원우] 바람이 되어 | 인스티즈

"잘 있어. 여주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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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글 감사해요♡ 

혹시 비지엠 아이폰 유저들도 이용할 수 있게 첨부할 수 있는 방법 아시는 분 계시나요 ㅠㅠ 우럭우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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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렇게 좋은 작품이 단편인게 아쉬워요ㅠㅠㅠ 원우와 여주가 모두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6년 전
천량
저도 단편인게 아쉽지만 더 좋은 작품으로 많이많이 찾아뵐게용 •v•
6년 전
천량
아이폰은 모바일로 보실 때 비지엠과 함께 듣기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ㅠ 나중에 한번 고쳐보도록 할게요 .. 비지엠은 ‘나의 소녀시대 OST - 작은행운’입니다!
6년 전
독자2
작가님잘읽고갑니다!!♡자기전에이렇게슬픈글을..ㅠ진짜눈물날뻔했는데참았어요!!!ㅠㅠ재밌는글써주셔서감사합니다♡♡!!ㅠㅠ
6년 전
천량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해요! 안녕히 주무세요 ~ ❤️
6년 전
독자3
작가님 왜 이제서야 작가님을 찾게 됐을까요 진짜ㅠㅠㅠㅠ 이렇게 집중 잘 되는 글 너무 오랜만에 읽어서 눈물만 엄청 흘렸어요ㅠㅠ 작가님 글 더 보고 싶은데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여ㅠㅠ??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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