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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남자친구

잘 잤어?




비몽사몽 한 정신으로 울리는 폰을 바라보자 보이는 변백현의 톡에 저절로 정신이 멀쩡해졌다. 잘 잤냐고?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겨우 잠에 들었다. 자려고 눈을 감아도 자꾸 변백현과 입을 맞추던 모습이 아른거려서, 그래서 잠에 들지 못 했다. 어떡해. 내가 변백현하고 사귄다니! 뽀뽀도 했다니! 진도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아니야, 그래도 만난 시간이 몇 년인데... 그래도! 몇 번을 반복, 또 반복했다. 침대에서 발버둥을 치다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김에리 이 시간까지 안 자고 뭐 해!!!!!!!!!!"




엄마의 잔소리가 온 집안에 울렸다. 그래서 그제야 잠에 들었다. 한 두 시간 정도 잤나? 계속해서 내 귀를 괴롭히는 알람에 겨우 일어났는데, 아침부터 변백현이다. 하루의 시작을 변백현으로 안 해본 건 아니지만 기분이 이상했다. 왜 자꾸 심장이 간질거리는 것 같지. 몸이 왜 배배 꼬이는 거지. 아, 나 변백현 여자친구였지.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왜 그렇게 급하게 나와. 넘어지겠다."

"밖에 보니까 너 기다리고 있길래..."

"나 때문에 머리도 다 못 말리고 나온 거야?"




속상하게. 다음부터는 꼭 다 말리고 나와. 근데 너 지금 되게 귀여운 거 알아? 쿵쿵. 사람 설레게 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건지 설렘 폭탄을 던지는 변백현이다. 이런 멘트들은 다 어디에서 배워왔는지 몰라. 괜히 부끄러워져 나를 보고 웃는 변백현을 두고 먼저 당당하게 걸어나갔다. 에리야, 부끄러워? 그래서 그래? 뒤에서 웃으며 쫄쫄 따라오던 변백현은 결국 나에게 한 대 맞고서야 놀리는 걸 그만뒀다. 나를 보며 귀여워죽겠다는 표정의 변백현에 벌써부터 조짐이 보였다. 무슨 조짐? 에리 바보 조짐.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아이고 존나 고구마 100개는 처먹은 것처럼 굴더니 누구 덕에 연애까지 하시고 좋으시겠어요? 씨발. 입이 귀에 걸렸다?"

"어. 덕분에 누구 목에 목걸이 걸어줘서 존나 기분 좋거든."

"솔직히 내가 니네 연애 성사되는 일에 98퍼 정도 가담한 것 같은데 뭐 없냐?"




이 씨발. 김에리 목에 목걸이만 걸어주면 다냐고! 내 목에는 줄줄이 소세지 같은 거 안 걸어주냐고! 야! 아침부터 뭐가 그렇게 불만인 건지 박찬열이 시비를 걸어왔다. 저 새끼 왜 저래? 목걸이 준 건 어떻게 알아? 여전히 휴대폰만 보고 있던 김종인의 뒤통수를 툭 치고 묻자 인상을 팍 쓰며 나를 쳐다본다. 아 너 때문에 죽었잖아. 양심 없는 새끼야. 그리곤 내게 맞은 뒤통수를 만지작거리며 박찬열을 한심하게 쳐다보다 이내 웃는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변백현이 너 준다고 사놓은 목걸이 우리 중에 모르는 사람 아무도 없어, 병신아. 아, 저 새끼들 뭐 해. 존나 웃기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비야, 그 새끼 더 쳐!"

"? 아. 좀 대화에 집중을 해 봐, 새끼야. 뭐라고?"

"진짜 변백현은 이렇게 눈치 없는 새끼가 뭐가 좋다고 그렇게 따라다녔나 몰라... 2년 전에 변백현이 존나 마음을 먹고산 거라고, 그거. 졸업식 때 고백하면서 목걸이 걸어준다 그랬는데 그날 다른 새끼도 고백해가지고 못 한 거 아니야."




하여튼 똑같은 병신이야, 변백현도. 2년이나 지났는데 새로운 목걸이 선물할 것이지. 존나 소중한 거라고 꼭 이거 줘야 된다잖아. 답답한 것들이 꼭 끼리끼리 사귀는 것 같아. 나와 변백현을 번갈아가면서 쳐다본 김종인은 변백현과 박찬열이 장난치는 게 재밌어 보인다며 나도 끼워조! 하면서 달려가버렸다. 목에 예쁘게 자리 잡은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다 주머니에서 거울을 꺼내 빤히 쳐다봤다. 그러게. 김종인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은데. 왜 꼭 2년 전에 샀던 이 목걸이를 선물해야만 했을까. 무슨 의미라도 있는 걸까.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혹시 2년 전 목걸이라서 마음에 안 들고 그런 건가요, 김에리양?"

"? 뭔 지랄이야."

"특종 냄새를 맡고 온 존잘방송국 오세훈 기자입니다. 아? 목걸이가 마음에 안 드셔서 보고 있었다고요? 네. 그대로 기사로 내보내겠습니다. 아아. 그러시구나. 변백현군께서 목걸이가 아니라 반지를 선물하시기를 원한다고요? 아, 네네."




또 무슨 장난을 치려고 하는 건지 오세훈이 앞에서 깝친다. 단체로 약간 하이텐션인 게 진짜 이 새끼들 왜 이러지? 이런 생각만 머릿속을 가득하게 만들었다. 우리 백현이 생각만 하기도 모자란 내 머린데... ㅜ 오세훈이 하는 행동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자기 멋대로 지어낸 얘기를 공책에 적는가 싶더니 책상을 쿵쿵쿵 쳐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고릴라 놀이하냐? 할 거면 제대로 해. 책상 위에 올라가서 쿵쿵 치셈. 아무렇지 않게 넘기려는 김종인에 오세훈이 나를 쳐다보고 씨익 웃는다. 위험. 지금 오세훈은 굉장히 위험하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네! 존잘방송국 오세훈 기자입니다! 어제 변백현군과 연애를 시작한 김에리양의 인터뷰 내용이 이 종이에 담겨있는데요! 제가 차근차근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 병신이 뭐래."

"궁금한 사람?~!?~~? 아무도 없잖아 병신아. 내려와."

"김에리양이 아무 말도 없이 거울로 목걸이를 보고 있었던 이유가 뭐죠? 아, 목걸이가 굉장히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다고 합니다! 아, 변백현군의 선물이 마음에 안 들었군요! 이건 뭐, 조심스럽게 결별을 예상해보는데요!"




저 새끼가. 듣고만 있던 변백현이 웃으며 달려와 오세훈을 책상 밑으로 내려오게 하려고 애를 쓴다. 그에 아랑곳 안 하던 오세훈은 변백현군께서 당장이라도 목걸이가 아닌! 커플링을 선물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헤어진다고 합니다! 꿋꿋하게 기자 놀이를 하다 변백현의 발길질에 책상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저 새끼 아침부터 약 먹었냐. 돌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마침 등교한 건지 도경수가 교실문을 열며 들어와 웃었다. 시끌거리는 교실에 머리가 울리는 것 같아 한숨만 쉬고 있으면 언제부터 나를 쳐다보고 있었던 건지 변백현과 눈이 마주친다. 머리가 흐트러진 것도 잘생겼다. 아, 변백현 만세.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끝나고 커플링 맞추러 갈까.'




소리 없는 변백현의 물음. 주체할 수 없는 두근거림. 햇빛이 비추지 않아도 항상 빛이 나는 사람. 변백현은 또 내 마음에 설렘 폭탄을 던졌다. 거기에 남아나지 않는 건 당연하게도. 내 심장이었다. 쿵쿵. 기분 좋은 설렘이었다.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4. 선물의 의미

틀어주세요

백현 BAEKHYUN_두근거려 (From Drama 'EXO Next Door')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아, 존나 방과후 듣기 싫다."

"난 니가 그렇게 처먹으면서 얘기하는 거 존나 듣기 싫으니까 먹던가 얘기하던가 하나만 해줄래."

"시비 애지네. 존나 싸가지 없어. 같이 방과후 째쉴?"




말투도 존나 극혐이야. 안 째, 양아치 새끼야. 나 공부할 거라고. 며칠째 공부한다면서 나랑 같이 놀아주지도 않고 교과서에 얼굴을 박는다. 중3된 기념으로 고등학교 좋은데 갈 거라면서 공부하는거라나 뭐라나. 그런 박찬열을 보고 혀를 한 번 차줬다. 마음만 같아서는 의자를 까버리고 싶었는데 참은 것만으로도 박찬열은 나한테 고마워해야할 거다. 박찬열 말고는 딱히 생각해 본 사람이 없었다. 물론 시내 가자고 꼬시면 너도나도 간다고 하겠지만 여자애들은 쫑알쫑알 거리는 게 듣기 싫었고, 남자애들은 그냥 싫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한 사람밖에 더 있나. 쫑알쫑알 거려도 예쁜 에리밖에 없지.




"에리야, 오늘 너무 방과후 하기 싫은 날이다. 그치."

"같이 째달라는 말이 하고 싶은 것 같은데. 맞지?"

"역시 우리 에리. 백현이랑 같이 방과후 째쉴~?"




말투는 또 어디서 배워왔어. 그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박찬열이 극딜하던 말투는 에리 마음에 들었는지 웃는 게 너무 귀여웠다. 역시, 박찬열 새끼 취향이 이상한 거였어. 괜히 혼자 뿌듯해하고 있는 와중에 에리가 책상 위에 올려둔 책을 덮어버린다. 뭐 하나 싶어서 멀뚱멀뚱 그냥 에리만 쳐다보고 있으면,




"방과후 째자고 먼저 꼬신 건 너니까 걸리면 백현이 탓."

"..."

"뭐 해. 얼른 가방 챙겨!"




해맑게 웃는 에리다. 역시 행동대장 김에리. 어쩜 가방을 챙기는 모습도 귀여운 건지 유치원생 꼬마가 유치원 간다고 가방을 챙기는 모습 같았다. 마냥 아이같은 모습에 귀여워서 빤히 쳐다보고 있자 가방을 챙기던 에리가 인상을 찡그리며 나를 본다.




"가서 가방 챙기라니까. 뭘 그렇게 빤히 쳐다봐."

"어?"

"나 예뻐서 쳐다보냐?"




순간 나도 모르게 응, 이라고 대답할 뻔 했던 걸 간신히 참았던 것 같다.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여자들은 시내 오면 뭐 해?"

"카페도 가고 노래방도 가고? 피씨방은 안 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말 안 해도 안 갈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페 먼저 갈까?"




나는 딸기 스무디밖에 안 먹는다, 현아. 앞장 서라! 세상에 귀여운 사람들은 왜 다 자기 같은 것만 먹을까. 딸기 스무디밖에 안 먹는다고 말하는 입술이 딸기마냥 빨갰다. 그럼, 에리가 딸기 스무디만 먹으면 당연 딸기 스무디 먹으러 가야지. 웃으면서 에리를 쳐다보며 얘기하면 내 웃음에 답변하듯 웃어오는 에리다. 손 잡는 건 에리도 부담스러워 할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가기에는 왠지 에리가 내게서 떨어져버릴 것만 같았다. 에리는 분명 애기가 아닌데, 꼬마가 아닌데. 자꾸만 그렇게 보게 되는 건, 아마도 에리가 너무 귀여워서 그런 것 같다. 아주 예쁘고, 귀엽고 혼자 다 해. 김에리.




"자주 가는 카페 있어? 거기로 갈까? 사실 나는 카페를 자주 안... 김에리?"

"... 아, 어."

"그렇게 한눈팔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납치해 가요, 이 아가씨야. 뭘 그렇게 보는데. 목걸이?"

"진짜 예쁘지 않아? 사실 몇 달째 찜꽁해두고 있는데 아직 용돈 모으는 중이라 못 샀어. 진짜 예쁘지..."




언니가 꼭 너 사러 올게... 창 건너편에 있는 목걸이가 마치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련하게 말을 마친 김에리는 결국 나를 따라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걸었다. 그게 그렇게도 사고 싶었던 건지 계속해서 대화에 집중을 못 하는 모습이 눈에 자꾸 밟혔다. 목걸이 주제에 에리를 시무룩해지게 한다는 게 미웠다. 다른 길로 돌아서 올 걸. 조금 후회도 되는 것 같았다.




"이 길이 지름길이니까... 여기서 쫌만 더 가면 될 걸?"

"자주 가는 카페?"

"응. 이름이 달다구리다? 귀엽지. 안에도 완전 귀여워. 엄청 아기자기하고..."




안에 인형도 엄청 많아! 분위기는 핑크핑크하고, 꽃도 있고 그런다? 한참 시무룩해져 있다가도 다시 옆에서 쫑알거린다. 카페가 귀엽고 예쁘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 같은데 하나도 귀에 안 들어왔다. 귀여운 카페를 가면 뭐 해. 핑크핑크한 분위기면 뭐 해. 귀여운 네가 있는데. 너와 함께면 어디든 내게는 핑크핑크한 분위기인데. 김에리는 절대 알지 못 할 내 마음을 그렇게 또 꾹꾹 눌러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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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미친놈아. 집중하라고. 니 때문에 게임 졌잖아. 아, 존나."

"... 야."

"뭐 씨발, 뭐. 안 그래도 짜증나죽겠는데 뚫린 입이라고 말은 하고 싶어? 씨발, 뭐. 존나 쓸데없는 소리면 존나 처맞을줄 알아."

"목걸이 주면서 고백하면 너무 부담스러우려나."




뭔 뚱딴지 같은 소리야. 존나 빡치게. 내 질문에 빡치는 건지 나한테 질색한 표정을 짓고는 박찬열은 다른 게임을 시작했다. 사실 게임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며칠 전에 김에리와 방과후를 째고 놀러 나갔다가 본 목걸이에 자꾸만 신경이 쓰여서. 그 목걸이를 보던 김에리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서. 남몰래 인터넷에 검색도 해봤다. 용돈을 모으고 있다던 말이 저절로 나오는 금액에 목걸이었다. 진짜 마음에 안 들었다. 마음에 들리가 없었다. 조그만 게 여자애 하나를 시무룩하게 했다가 용돈도 모으게 했다가 하는 게. 아, 덕분에 그 여자애를 좋아하는 남자애도 돈을 모으게 만들었다. 그 조그만 거 하나 때문에.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목걸이 걸어주면서 고백하려고 계획까지 세웠냐. 뭐, 씨발 존나 비싼 목걸이네?"

"얼만데? 와, 씨발 육만원? 그 돈이면 차라리 피씨방을 육십시간 조진다. 병신아. 그냥 고백만 해."

"그러려고 했는데 김에리가 그 목걸이 존나 사고 싶다고 그랬다잖아. 병신아. 뭘 말고 말을 해."




아, 존나 미안! 김종대의 시비에 짜증을 내는 김종인에도 웃음이 안 나왔다. 주변에 다 물어봐도, 하다못해 여자애들한테 조언을 구해도 사서 해라, 사지 말고 그냥 해라 하는 두 개의 의견히 팽팽하게 붙어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이 나이에 육만원이라는 돈이 적은 금액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안 사기에는 자꾸 마음에 걸렸다. 줄 타이밍은 고백하면서 주면 딱인데. 계획을 짜면서 머리를 쥐여짜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김에리의 모습이 보였다. 손승완과 딱 붙어서 휴대폰을 보는 게 뭘 보고 있는지 절로 궁금해졌다.




"진짜 예쁘지 않냐, 승완아. 근데 나 그냥 포기했어."

"응? 뭘?"

"이거 사는 거... 사실 사려고 마음 먹었는데 너무 비싼 거 있지. 그래서 그냥 다른 목걸이 사려고."




진짜 예쁘던데, 그거. 옆에서 자기가 더 속상하다는 듯 표정을 짓는 손승완에 어쩔 수 없지 뭐! 나 새로 본 목걸이 볼래? 이것도 예뻐. 하고 아무렇지 않게 웃는 김에리다. 포기했다 이거지. 그럼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잡다한 생각들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산다. 예쁜 목걸이를 예쁜 목에 걸어주고 꼭 고백한다. 꼭.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가자, 에리야."

"어? 아, 어."

"전에 악세사리 가게 갔는데 커플링 예쁜 거 많더라."




아무래도 심플한 게 좋겠지? 예쁘겠다. 학교가 끝나자 자연스럽게 내 옆으로 온 변백현은 웃으며 말했다. 하루 종일 생각하던 커플링에 대해서 변백현이 언급하니까 너무 심장이 쿵쿵거려서 죽을 것 같았다. 커플링.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건데, 커플이라면 누구나 다 하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설레는지 모를 일이었다. 멍하니 가방을 챙기고 변백현을 쳐다보자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아온다. 맞잡은 손에서 하트가 뿅뿅 튀어나오는 것 같았다. 변백현의 사랑에 온통 하트로 세상이 물들었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야 커플링 일찍하면 일찍 깨진데~~!!!!~ 사귄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벌써 커플링 하러 가냐~"

"사귄 것만 이틀이지 저 새끼들 서로 삽질한 것만 몇 년이냐? 충분히 하고도 남아, 병신아."

"존나 시비야. 짜증나는 새끼."




인정? 존나 예쁜 거 안 맞춰오면 사망각.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는 오세훈에 변백현은 맞잡은 손을 들어 흔들어보였다. 오, 미친!!~!~!~!~! 변백현 남자다!!!~!~!~~! 애들의 격한 환호를 받으면서 교실을 나서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지는 것 같다. 남 연애에 관심은 많아요. 연애도 못 하는 것들이. 아까 애들을 생각하니까 자꾸 웃음이 나오는 건지 변백현은 고갤 돌려 작게 웃었다. 순간 지는 노을빛과, 웃는 변백현의 얼굴이 예쁘게 내 눈에 담겼다. 뭘 해도 예뻐 보였다. 연애하는 기분이 이런 기분이구나. 금방이라도, 변백현 손을 놓으면 날아갈 것만 같은 그런 기분.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마음에 드는 거 골랐어? 난 이거."

"학생들 서로 부담 안 가지는 선에서 요즘은 이런 거 잘 나가요. 심플하고 예뻐서. 남자분 보는 눈이 좋으시네요."

"어! 아까부터 보고 있던 건데!"

"그랬어? 통했나보다. 이거 사이즈에 맞게 주실 수 있으세요?"




서로 마음에 드는 거 하나씩 고르자면서 유심히 커플링들을 살피던 변백현은 고민 많은 나보다 먼저 커플링을 골라냈다. 사실 두 개 중에서 뭘 할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결정을 내리자마자 그게 백현이가 고른 커플링과 똑같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어쩜 이런 것도 맞는 건지, 새삼 신기한 기분에 웃었다. 그럼 익숙하게 변백현도 나를 따라 웃는다. 서로 마주보고 계속 웃고 있으면 매장 직원 언니가 우리 손에 딱 만는 반지 두 개를 들고 온다. 변백현 손에 올려진 반지 두 개는 곧 하나는 내 손에, 하나는 변백현의 약지에 끼워진다. 딱 맞게 들어가는 반지에 웃음이 났다. 서로의 손에 빛나는 반지가 예뻤다.




"되게 잘 어울려요. 너무 튀지도 않고요. 어쩌시겠어요. 이걸로 하시겠어요?"

"이거 할래, 에리야?"

"나는 좋아. 이걸로 할게요."

"두 개 합해서 구만 팔천원 입니다."




가격을 듣고는 가방에서 지갑을 찾으려는데 여기요, 하고 카드를 내미는 변백현에 나만 놀란 듯 싶었다. 그런 내 표정에 뭘 그렇게 놀라냐는 듯 웃던 변백현이 예쁘게 반지가 끼워진 손으로 내 손을 꼭 잡아온다. 계산을 끝마친 직원 언니가 다시 백현이에게 카드를 돌려주면, 백현이는 안녕히계세요. 바르게 인사를 하고 나와 같이 가게를 나선다. 여전히 아무런 말없이 백현이만 쳐다보고 있으면 웃으면서 입을 연다.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왜 그렇게 뚱한 표정이야. 길에서 뽀뽀하고 싶게?"

"아니, 나 계산하려고 그랬는데 왜 한 번에 그냥 해버렸어. 적은 돈도 아닌데. 미안하잖아."

"뭐가 미안해. 직원 누나 앞에서 내 기 살려준 거라고 생각하면 되지."




그게 아니잖아. 괜히 속상한 마음에 입술이 저절로 쭉 나오자 그런 내 입술에 쪽, 하고 입술이 닿았다 떨어진다. 뚱한 표정도 귀여워서 참을 수가 없게 만드네. 선물이야, 그거. 이럴 때 쓰려고 돈 모아둔 거 쓴 거야. 미안하면 그거 빼지 말고 매일 끼고 다녀. 뽀뽀도 백만번쯤 해주면 더 좋고. 능청스럽게 넘어가려는 변백현은 카페라도 가려는 지 익숙하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뽀뽀 백만번쯤. 못 할 거 없었다. 뭔가 보답을 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눈치를 주면 안 해줄 수가 없잖아. 변백현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쪽."




변백현에게 입을 맞추는 상상을 실행에 옮겼다. 항상 먼저 내게 다가와준 변백현이고, 달려와준 변백현이고, 입을 맞춰준 변백현에게 처음으로 내가 먼저 했다는 거다. 그리고 그 반응은,




[EXO/변백현] 친구 말고 애인하면 안 돼? 04 | 인스티즈

"아, 진짜 미치겠다. 방금 먼저 뽀뽀한 거야? 에리야, 먼저 뽀뽀해준 거야?"

"아, 좀... 부끄러우니까 얼른 가. 빨리, 빨리."

"존나 귀여워. 아, 어떡해. 에리야, 또 해주면 안 돼? 한 번만 더. 여기서 부끄러우면 우리 얼른 카페갈까? 아니, 사람 없는 곳으로 가야하나. 우리 집이라도 갈래, 에리야?!"




굉장히 엄청났다. 내 뒤를 따라 졸졸 쫓아오면서 또 해달라고 조르는 변백현에 난감해졌다. 해주는 게 아니었는데, 괜히 했어. 후회하면서 열심히 카페를 향해서 걸어가는데 어느샌가 나를 따라잡은 변백현이 뒤에서 내 팔을 잡아 끌어당겼다. 휘청거리던 몸은 변백현의 품 안에 안착했고, 그렇게 나는 변백현의 품 안에 갇혔다. 변백현의 심장이 쿵쿵, 뛰고 있는 게 다 들렸다. 그에 따라 내 심장도 쿵쿵, 같이 뛰고 있었다.




"미치겠네, 진짜."

"... 뭐가."

"왜 이렇게 예쁜짓만 해서 사람 자제 못 하게 만들어."

"..."

"너무 사랑스러워서 미치겠다. 너무 사랑스러워. 진짜 사랑스러워. 너무 좋다, 진짜. 출구도 없게 너무 좋아. 사랑해, 에리야."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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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꺅.... 설레미쳐벌여...그흡 ㅠㅠㅠㅠㅠ하 너무 좋아
6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정주행하고와써요ㅠㅠㅠㅠㅠ아 너무 설레 미쳐버리기,,,,잘보고갑니다 작가님❤️
6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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