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부모님의 이혼은, 예상외로 빠르게 무뎌졌다.
애초에 잡혀있던 일을 빼고 미룬뒤 겨우겨우 낸 시간으로 날아온 미국이라서 엄마와 아빠는 하루가 지난 후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겨우 이틀밖에 함께 있을 수가 없는데 계속 내 눈치만 보고 있는게 답답하고 낯설어서 나는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으로, 두 분의 손을 잡고 말을 꺼냈다.
"제가 말씀 드렸잖아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고. 이제와서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
"..."
"지난 19년 동안, 솔직히 거의 남처럼 지냈잖아요 우리. 미안해 하실거면, 그 19년에 대해서 미안해 하세요. 저도 이혼은 그냥 받아들일게요."
"...미안하다. 우리 둘 다 일에 더 신경을 썼었지. 우리가 너에게 많은 관심을 쏟지 않았던건, 우리가 바빠서도 있지만 너는 너 혼자서도 너무 잘 했기 때문이었어."
"...여주 네가 어렸을 때.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우리가 조금만 도와주려고 해도 자기가 알아서 할 거라고 어찌나 매몰차게 손을 뿌리치던지. 엄마는, 아마 그때부터 마음 속으로 너에게 기대를 많이 했는지 몰라. 너는 어렸을 때 부터 야무졌으니까."
신기하지.
끝을 정하니 이제서야 그 동안 그렇게나 바래왔던 그림이 그려진다.
이렇게 셋이 앉아 정겹게 까진 아니더라도 이야기를 나누는거.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내 어릴 때의 이야기를 꺼내며 슬핏 웃는 부모님이 익숙하지 않아서 나는 괜시리 볼을 긁적였다.
두 분이 한국으로 돌아가던 날, 나는 아주 오랜만에 두 분을 껴안았다.
이제 엄마나 아빠를 쉽게 다시 볼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이 어렴풋이 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두 분은 어색하게 내 어깨를 도닥이시곤 조금은 편해진 얼굴로 게이트 안으로 사라졌다.
이모는 웃으며 내 손을 잡고 공항을 걸어 나갔다.
안녕. 잘 지내요.
속으로 두분의 안녕을 간절히 빌며 JFK 공항을 벗어났다.
복잡할 줄 알았던 감정에 후련함이라는 감정이 슬쩍, 발을 끼워넣었다.
내 인생에 있어서 큰 일이라면 큰 일이 지나갔다.
하지만 예상했듯,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동혁이는 여전히 나와 붙어 다녔으며(이젠 내가 학교에 완전히 익숙해졌는데도) 재민이와는 여전히 몰래 달달한 연애를 즐기는 중이었고 학교도 별 탈 없이 잘 다니고 있었다.
그래.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너네 걔 봤어? 홍콩에서 왔다는 전학생?"
"아, 봤어. 엄청 부잣집 아들이라던데?"
"나는 걔 모델이라고 들었는데?"
"아니야, 걔네 엄마가 엄청 유명한 배우래."
그 평범하던 일상에 자그마한 파동이 인것은 홍콩에서 전학생이 왔을 때 였다.
우리가 다니는 세인트 폴 사립학교는 뉴욕에서 꽤 알아주는 사립 학교였고, 그 때문인지 동양인의 비율이 비교적 적었다.
한국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한국 사람은 나와 이동혁, 나재민이 전부였고 존과 마크는 한국계 미국인이었기에 몇마디 알아듣는게 고작이었고 그 외는 중국계 미국인, 혹은 중국이나 대만에서 유학온 학생들이었다.
그 사이에서 새로운 페이스는 신선한 이야기 거리였다. 그 애가 잘생겼다니 더더욱.
전혀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입에서 입을 통해 전해지면서 몸집을 점점 부풀렸고, 학생들은 그것의 딱 반 만 믿으면서 그 모든 것은 어느 정도는 신빙성을 더해주는 그 애의 얼굴 때문이라고 애들은 입을 모아 말 했다.
대체 어느 정도길래?
궁금했지만 도통 만날 기회가 없어서 조금 허탈해하던 차에 과학 클래스로 들어오는 낯선 얼굴을 발견했다.
나는 그 애를 그 날 처음으로 조금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처음 보자마자 든 생각은 와, 진짜 잘생겼다. 였다.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있었고 콧대도 엄청 높아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한국의 모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떠오르는 얼굴에 나도 모르게 친인척은 아닐까 하고 뜷어지게 그 애를 보게 됐다.
전학 왔다며 선생님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전학생은 큰 눈을 찬찬히 깜빡이며 선생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짓궂은 과학 선생인 닥터 하비 때문에 앞으로 나가 자기 소개를 하게 된 전학생은 떨리지도 않는지 약간 짝다리를 짚고 서서 웃었다.
"Hey, I'm Lucas, and I am from HongKong. I hope to get along with you guys. Thanks." (안녕, 난 루카스고, 홍콩에서 왔어. 잘 지내보자.)
자신을 루카스라고 소개한 전학생은 멀리서 봐도 키가 무척이나 컸다.
나재민도 작은 키가 아닌데 그보다 훌쩍 커서 약간 위압감이 들 정도였다.
싱글싱글 웃는 얼굴이 시원시원한 미남이라서 여자애들이 모두 친구와 모종의 눈치를 주고 받았다.
교실을 짧게 흝던 루카스의 시선과 내 눈이 마주쳤다.
소 같이 크고 예쁜 눈이 웃으며 둥글게 휘어졌다.
...위험했다.
나도 모르게 심쿵해서, 괜한 죄책감에 마음 속으로 재민이의 얼굴을 한번 덧그렸다.
자리로 돌아가 앉은 루카스가 다른 학생들과 도란도란 떠드는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이렇게나 잘생긴 얼굴에 약했던가- 생각하며 몰래 재민이에게 문자를 날렸다.
사랑한다, 나재민.
영문 모르는 재민이의 나도 사랑한다는 문자는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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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꽃길만 걸어요 여러분!!! 힘든 시간은 지났답니다!
이렇게 조금씩 모두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요...저는 가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답니다...이미 나이는 성인이지만요.
어른이라는게, 많이 힘들잖아요.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많고 경험이 많다는건, 아픔 또한 많다는 뜻이라고 생각 하거든요.
독자님들은 현명하게 잘 어른이 되실 거라고 생각 해욥ㅎㅎㅎ
루카스의 등장입니다! 9편에 재민아 님께서 신청해주셨습니다!
질투하는 재민이와 질투나게 하는 황욱희가 보고 싶다고 하셔서ㅎㅎ(크으으으으bbb)
예전 여주 질투 때 처럼 가볍게 지나가는게 아니라 좀 딥(?) 하게 들어가보고 싶었어요ㅋㅋㅋㅋ 질투심에 불타오르는 나잼...히야...좋다....
저는 조금 걱정도 했었는데,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ㅠㅠㅠ
사랑합니다ㅠㅠㅠ건강과 재력 얻으세요ㅠㅠㅠㅠㅠ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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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은 가장 최근 글에 신청 해주시면 감사합니다.*
댓글의 가장 처음에 [] 이렇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ㅠ 제가 가끔 못보고 지나쳤다가 다시 읽으면서 발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ㅠㅠ
[뫄뫄솨솨랄라] 엔시티 짱!!! 엔시티 짱!!! 야!!!너네가 짱이야!!!!!
이런 식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