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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아니면



두 번째 노래, Say yes_로꼬 & 펀치



난 달짝지끈한 술이 좋다. 초록색 싱그러운 병이 예쁘고 차가워 맺힌 물방울이 귀엽다. 들어갈 때는 막상 쓴데 국물요리부터 마른 안주까지 잘 어울리는 소주가 난 참 좋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화끈함에 반했다. 난 끊을 수 없고 욕심은 컸다. 자꾸 쌓여가는 술병들이 날 반기고 찡그린... 저 표정은 우리 재환...


"하여주."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




처음처럼, 한 방울도 아끼지마




"재환~”

"엉."

"나 오늘 신환회 있어."

"알아."


그럼 나 신입생 환영회 간다? 그랬더니 김재환은 내 옆에서 곧장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은 미대 신환회가 있는 날이다. 한 번 마시면 끝까지 그 자리가 끝이 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목이 쉴 때까지 놀고 부어라 마셔라하는 나에 비해 김재환은 조용히 친구들과 술 잔을 기울이고 노래를 부르며 시시콜콜한 얘기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재환이기에 나는 오늘 신환회 가는 나를 말릴 줄 알았다.


"왜 나 안 말려?"


말려야 하나? 라며 돌아오는 퉁명스럽기 짝이 없는 그의 대답에 나는 내심 서운했다. 사실 김재환도 내가 조금 삐졌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재환에 입장에서는 자신도 20살에 친구들이랑 놀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게 즐거웠는데 남자친구라는 이유만으로 하지말라고, 가지말라고 할 수 없었겠지. 그렇게 봄 내음 가득한 봄 바람이 코 끝을 간지럽히니 언제 삐졌나는 듯이 마음이 스륵 녹아내렸다.


우리학교는 특이하게 공대와 미대 건물이 조금은 부자연스럽게 붙어있다. 그러니까 내 말 뜻은 둘 다 계열도 배우는 과목도 겹치는 것이 하나 없지만 건물이 붙어있어 이동도 가깝고 공대생과 미대생이 친하게 지낼 수 있을만큼 수업 외에 부딪힐 일도 마주칠 일도 많았다. 그래서 김재환과 더 많이 마주치고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나는 좋다.


"재환 나는 이쪽."

"응, 얼른 올라가서 수업 들어."

"우리 예쁜 재환도."

"좀..."


우예재. 우리 예쁜 재환.


내가 이렇게 부르곤 하면 귀부터 볼까지 빨개지는 김재환이 너무 귀여워서 지구를 하루에 삼천만번씩 부시고 아파트를 한 손으로 뽑았다 심었다하며 좌심방 우심실이 쿵쾅쿵쾅 움직인다. 아직도. 3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김재환을 보면 떨리고 설렌다.`


나는 그런 예쁜 재환이 눈에 밟혀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서서 짧은 헤어짐이 아쉬워 손을 놓지 못하고 인사를 망설인다. 재환은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잡고 있는 손을 만지작, 또 만지작. 꾸욱 눌렀다가 또 살살 간지렵혔다가 그렇게 한참을 내 눈을 맞춰주며 아무 말 하지않고 날 쳐다봐주었다.


주야, 가야지. 작게 속삭이는 그의 말소리는 귓바퀴를 타고 심장 언저리까지 간질었다. 달달한 사탕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어린아이 마냥 굳게 멈춰있던 내 두 다리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움직이게 만들었다. 재환은 나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나를 간지럽히고 또 나를 감싸안는 그런 사람.




***




"오빠는 왜 졸업반이 되가지고 1학년이랑 수업 들어요?"

"나?"


지성오빠는 왜 졸업반이나 되가지고는 왜 아직도 1학년 수업을 들을까. 이 수업에 아는 사람이 나라도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던 오티 때 오빠의 모습이 생각나 작은 실소와 함께 고개를 가우뚱거렸다.


이 수업 학고라 재수강. ...엉? 되게 아무렇지도 않네? 너도 곧 아무렇지 않게 될 거야. 학고야 뭐 학기마다 받아보는 거지라고 무덤덤하게 말하는 지성오빠는 이따 신환회에서 보자는 말을 남기곤 떠났다.


아직 김재환 수업 끝나려면 시간 좀 남았는데...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뭐야. 깜짝이야."

"뭐긴 뭐야."

"넌 진짜 공대생이야, 미대생이야? 나 진짜 궁금해서 그래."


우리 과 실습실보다 공대 과방에 더 많이 출석하는 나는 너무 공대에서 유명인사인 걸. 실험과 공식이 판을 치는 칙칙함 사이에서 혼자 물감으로 그림 그리고 매일 같이 남친 찾아 과방에 죽치고 있는다고 그러던데?


넌 좀 제발 너희 과실가서 과제해. 어디가냐는 내 물음에 배그. 라고 답하는 배그에 미친 박우진을 뒤로하고 공대 과방 자리 한 편을 잡고는 손톱만 한 작은 크기의 스케치를 노트 위에 채워나갔다.


재환 수업이 이제 곧 끝나겠지 싶어 기지개를 펴니 언제 왔는지 조용히 내 옆에 앉아 책과 노트를 올리는 김재환을 볼 수 있었다.




***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그만 쳐다 봐."

"왜에? 부끄러워?"


새빨게 진 귀를 톡톡 건드며 부끄럽냐고 재차 확인하는 내가 미울 법도 할 텐데 재환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두어번 고개를 끄덕였다. 부끄러워. 그러니까 그만 봐. 라는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있겠냐 싶다만 예쁜 우리 재환은 아직 그 것을 잘 모른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야자대신 조금 먼 듯하면서도 가까운 이 곳을 와 조용히 책을 펴놓고 수능공부를 하고는 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공부하라고 극구 말리던 김재환도 두달이 좀 안되게 시간이 지나가니까. 늦은 시간까지 같이 공부하다가 집에 같이 가자는 말로 대신하곤 했다.


이제는 어엿하게 같은 학교 안에서 옆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니 감회가 색달라서 내 과제에서 손 놓고 재환을 뚫어져라 쳐다본 것이 재환을 부끄럽게 만들었나보다. 귀여워 죽겠네... 어쩜 우리 재환은 안경 쓴 것도 귀여워? 라는 내 말에 동그란 눈을 셀풋 접어서 째려보는 재환이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어디서부터 문제가 안 풀리는 건지 까딱까딱 제도샤프를 작게 흔든다. 그런 재환의 눈을 맞추며 안 풀리는 식 있어? 라고 물었더니 그 건 아니라며 어깨를 작게 들썩인다. 그럼 왜 자꾸 끙끙 거릴까... 우리 재환 걱정되게.


"주야, 신환회 가야지."

"어, 어. 가야지."

"..."

"하고 싶은 말 있지?"


볼 일 못 본 강아지처럼 아까부터 끙끙대더니 하고 싶은 말 입에 꾸욱 담아 놓고선 여태 참아왔나보다.


"뭔데?"


조금만, 술 조금만 먹어요. 작은 그의 떨림은 날 설레게 하기 충분했고 또 그 말 하려고 아까부터 기다리면서 고민했던 걸 생각하니 안쓰럽고 기특해 웃음이 나왔다.


"알았어. 조금만 먹을게"


잡고 있던 두 손을 놓지 않으려고 꾸욱 잡다가 엄지로 살금살금 손등을 긁어온다. 간지럽고 또 간지러워. 김재환 때문에 항상 머리부터 발 끝, 심장 언저리까지 간지러워.


집에 갈 때 연락하겠다며 말 하는 나에게 과제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답하는 너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냈다. 만남은 언제나 항상 새롭지만 헤어짐은 언제나 힘든가보다 재환은 그 새 또 동그란 광대를 내려 울상인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귀여워.




***




아, 마셔 마셔 먹고 뒤져.


술 병이 나뒹구는 소리, 수저를 떨구는 소리, 벨을 눌러 알바생을 부른 소리, 컵과 수저 그리고 늘어가는 소주 한 병, 두 병. 맥주 한 병, 두 병. 시끄러운 술게임, 왁자지껄 연애얘기, 추억을 쌓겠다며 카메라를 키는 움직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입장 샷부터 퇴장 샷까지 한 방울도 남김 없이 원 샷하는 이 곳은


바로 미대 신환회 장소다.


내 앞에 정신 못 차리는 윤지성과 사이다만 홀짝 홀짝 마시고 있는 황민현 그리고 거하게 신난 나.


"아, 윤지성 밑 잔 빼기 업써요옹~"

"... 봐 줘."

"아~ 업써용~"

"제발... 나 이 거 먹으면 뒤질 수도 있어..."

"아! 마셔 마셔! 먹고 뒤져! 누가 술을 마셔?"


깔끔하게 벌주 클리어하고 구석에 박혀서 새근새근 잠이 든 윤지성 킬 하고 다음은 누굴 노려볼까아...


아, 잠만 머리가 핑글핑글 도네. 그래도 괜찮아 아직. 버틸 만 해.


"한 잔 더...!"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한 잔 더는 무슨, 나와."

"에? 째니?"


나 별로 안 마셨는데... 라는 말에 앵두 같은 입술을 꾹 다문다. 시끄러운 술집에 아직도 적응하기가 힘든지 맑은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허공 한 번, 그리고 내 얼굴 한 번. 내 손에 깍지를 끼곤 또 다시 엄지로 손등을 살살 긁으며 나를 일으켜 세운다.


하여주, 가자. 가자는 재환이의 말에 자리에 남아있던 친구들과 가볍게 인사하고는 해맑게 웃다가 돌아서는 나를 보곤 못 말린다고 옷과 가방을 챙겨든다. 아직 표정이 굳어있는 재환을 보고는 난 아직 그가 화가 난 줄 알고 눈만 데굴데굴 굴렸다.


화 안 났어, 속 아플까봐. 내가 재환이 다음으로 제일 좋아하는 노란색 뚱뚱한 바나나우유에 작은 빨대까지 꽂아서 내 손에 들려준다. 빨대를 타고 단 맛이 입 끝에 닿으면 재환은 들고 있던 옷을 나에게 입혀 단추를 여미어준다. 그러곤 하나 남은 바나나우유에 빨대를 꽂고 자기도 쪽쪽 먹기 시작한다.


"짼아, 우리 짠하자."


작은 진동이 바나나우유를 타고 올라오면 짜릿한 그 느낌에 단 맛을 한 번 더 느낀다.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 마냥 멀기만 한 줄 알았더니 또 금새 도착할 거 같아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깍지 낀 손을 꼼지락꼼지락, 재환이랑 더 걷고 싶은데...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술 깨자고 핑계대며 동네 한 바퀴만 더 돌자는 재환이의 말에 신나 고개를 끄덕였다.


"주야."

"네~ 재환. 나 불렀어?"

"또 신났지."


어떻게 알았냐. 속 마음 훔쳐보는 거 아니야?


"집 들어가기 싫지?"

"응?"

"나랑 더 걷고 싶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어떻게 알았어?"


귀여워. 재환은 왜 핑계도 귀여워?


"그래서 내가 한 바퀴 더 돌자 했어."

"잘했어. 고마워."

"알면 잘하라고."


나 맨날 잘 하는데... 김재환은 관심도 없으면서...


술도 알딸딸하겠다. 평소 무뚝뚝하고 표현이 적어 남들이 보면 무심하다고 말할 정도 였으니... 낮부터 조금 상해있던 속은 술기운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내 작고 속삭이는 투덜거림에 재환은 말 없이 내 손을 꽉 잡았다.



"응?"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하여주."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




처음처럼, 한 방울도 아끼지마




"재환~”

"엉."

"나 오늘 신환회 있어."

"알아."


그럼 나 신입생 환영회 간다? 그랬더니 김재환은 내 옆에서 곧장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은 미대 신환회가 있는 날이다. 한 번 마시면 끝까지 그 자리가 끝이 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목이 쉴 때까지 놀고 부어라 마셔라하는 나에 비해 김재환은 조용히 친구들과 술 잔을 기울이고 노래를 부르며 시시콜콜한 얘기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재환이기에 나는 오늘 신환회 가는 나를 말릴 줄 알았다.


"왜 나 안 말려?"


말려야 하나? 라며 돌아오는 퉁명스럽기 짝이 없는 그의 대답에 나는 내심 서운했다. 사실 김재환도 내가 조금 삐졌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재환에 입장에서는 자신도 20살에 친구들이랑 놀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게 즐거웠는데 남자친구라는 이유만으로 하지말라고, 가지말라고 할 수 없었겠지. 그렇게 봄 내음 가득한 봄 바람이 코 끝을 간지럽히니 언제 삐졌나는 듯이 마음이 스륵 녹아내렸다.


우리학교는 특이하게 공대와 미대 건물이 조금은 부자연스럽게 붙어있다. 그러니까 내 말 뜻은 둘 다 계열도 배우는 과목도 겹치는 것이 하나 없지만 건물이 붙어있어 이동도 가깝고 공대생과 미대생이 친하게 지낼 수 있을만큼 수업 외에 부딪힐 일도 마주칠 일도 많았다. 그래서 김재환과 더 많이 마주치고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나는 좋다.


"재환 나는 이쪽."

"응, 얼른 올라가서 수업 들어."

"우리 예쁜 재환도."

"좀..."


우예재. 우리 예쁜 재환.


내가 이렇게 부르곤 하면 귀부터 볼까지 빨개지는 김재환이 너무 귀여워서 지구를 하루에 삼천만번씩 부시고 아파트를 한 손으로 뽑았다 심었다하며 좌심방 우심실이 쿵쾅쿵쾅 움직인다. 아직도. 3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김재환을 보면 떨리고 설렌다.`


나는 그런 예쁜 재환이 눈에 밟혀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서서 짧은 헤어짐이 아쉬워 손을 놓지 못하고 인사를 망설인다. 재환은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잡고 있는 손을 만지작, 또 만지작. 꾸욱 눌렀다가 또 살살 간지렵혔다가 그렇게 한참을 내 눈을 맞춰주며 아무 말 하지않고 날 쳐다봐주었다.


주야, 가야지. 작게 속삭이는 그의 말소리는 귓바퀴를 타고 심장 언저리까지 간질었다. 달달한 사탕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어린아이 마냥 굳게 멈춰있던 내 두 다리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움직이게 만들었다. 재환은 나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나를 간지럽히고 또 나를 감싸안는 그런 사람.




***




"오빠는 왜 졸업반이 되가지고 1학년이랑 수업 들어요?"

"나?"


지성오빠는 왜 졸업반이나 되가지고는 왜 아직도 1학년 수업을 들을까. 이 수업에 아는 사람이 나라도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던 오티 때 오빠의 모습이 생각나 작은 실소와 함께 고개를 가우뚱거렸다.


이 수업 학고라 재수강. ...엉? 되게 아무렇지도 않네? 너도 곧 아무렇지 않게 될 거야. 학고야 뭐 학기마다 받아보는 거지라고 무덤덤하게 말하는 지성오빠는 이따 신환회에서 보자는 말을 남기곤 떠났다.


아직 김재환 수업 끝나려면 시간 좀 남았는데...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뭐야. 깜짝이야."

"뭐긴 뭐야."

"넌 진짜 공대생이야, 미대생이야? 나 진짜 궁금해서 그래."


우리 과 실습실보다 공대 과방에 더 많이 출석하는 나는 너무 공대에서 유명인사인 걸. 실험과 공식이 판을 치는 칙칙함 사이에서 혼자 물감으로 그림 그리고 매일 같이 남친 찾아 과방에 죽치고 있는다고 그러던데?


넌 좀 제발 너희 과실가서 과제해. 어디가냐는 내 물음에 배그. 라고 답하는 배그에 미친 박우진을 뒤로하고 공대 과방 자리 한 편을 잡고는 손톱만 한 작은 크기의 스케치를 노트 위에 채워나갔다.


재환 수업이 이제 곧 끝나겠지 싶어 기지개를 펴니 언제 왔는지 조용히 내 옆에 앉아 책과 노트를 올리는 김재환을 볼 수 있었다.




***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그만 쳐다 봐."

"왜에? 부끄러워?"


새빨게 진 귀를 톡톡 건드며 부끄럽냐고 재차 확인하는 내가 미울 법도 할 텐데 재환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두어번 고개를 끄덕였다. 부끄러워. 그러니까 그만 봐. 라는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있겠냐 싶다만 예쁜 우리 재환은 아직 그 것을 잘 모른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야자대신 조금 먼 듯하면서도 가까운 이 곳을 와 조용히 책을 펴놓고 수능공부를 하고는 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공부하라고 극구 말리던 김재환도 두달이 좀 안되게 시간이 지나가니까. 늦은 시간까지 같이 공부하다가 집에 같이 가자는 말로 대신하곤 했다.


이제는 어엿하게 같은 학교 안에서 옆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니 감회가 색달라서 내 과제에서 손 놓고 재환을 뚫어져라 쳐다본 것이 재환을 부끄럽게 만들었나보다. 귀여워 죽겠네... 어쩜 우리 재환은 안경 쓴 것도 귀여워? 라는 내 말에 동그란 눈을 셀풋 접어서 째려보는 재환이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어디서부터 문제가 안 풀리는 건지 까딱까딱 제도샤프를 작게 흔든다. 그런 재환의 눈을 맞추며 안 풀리는 식 있어? 라고 물었더니 그 건 아니라며 어깨를 작게 들썩인다. 그럼 왜 자꾸 끙끙 거릴까... 우리 재환 걱정되게.


"주야, 신환회 가야지."

"어, 어. 가야지."

"..."

"하고 싶은 말 있지?"


볼 일 못 본 강아지처럼 아까부터 끙끙대더니 하고 싶은 말 입에 꾸욱 담아 놓고선 여태 참아왔나보다.


"뭔데?"


조금만, 술 조금만 먹어요. 작은 그의 떨림은 날 설레게 하기 충분했고 또 그 말 하려고 아까부터 기다리면서 고민했던 걸 생각하니 안쓰럽고 기특해 웃음이 나왔다.


"알았어. 조금만 먹을게"


잡고 있던 두 손을 놓지 않으려고 꾸욱 잡다가 엄지로 살금살금 손등을 긁어온다. 간지럽고 또 간지러워. 김재환 때문에 항상 머리부터 발 끝, 심장 언저리까지 간지러워.


집에 갈 때 연락하겠다며 말 하는 나에게 과제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답하는 너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냈다. 만남은 언제나 항상 새롭지만 헤어짐은 언제나 힘든가보다 재환은 그 새 또 동그란 광대를 내려 울상인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귀여워.




***




아, 마셔 마셔 먹고 뒤져.


술 병이 나뒹구는 소리, 수저를 떨구는 소리, 벨을 눌러 알바생을 부른 소리, 컵과 수저 그리고 늘어가는 소주 한 병, 두 병. 맥주 한 병, 두 병. 시끄러운 술게임, 왁자지껄 연애얘기, 추억을 쌓겠다며 카메라를 키는 움직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입장 샷부터 퇴장 샷까지 한 방울도 남김 없이 원 샷하는 이 곳은


바로 미대 신환회 장소다.


내 앞에 정신 못 차리는 윤지성과 사이다만 홀짝 홀짝 마시고 있는 황민현 그리고 거하게 신난 나.


"아, 윤지성 밑 잔 빼기 업써요옹~"

"... 봐 줘."

"아~ 업써용~"

"제발... 나 이 거 먹으면 뒤질 수도 있어..."

"아! 마셔 마셔! 먹고 뒤져! 누가 술을 마셔?"


깔끔하게 벌주 클리어하고 구석에 박혀서 새근새근 잠이 든 윤지성 킬 하고 다음은 누굴 노려볼까아...


아, 잠만 머리가 핑글핑글 도네. 그래도 괜찮아 아직. 버틸 만 해.


"한 잔 더...!"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한 잔 더는 무슨, 나와."

"에? 째니?"


나 별로 안 마셨는데... 라는 말에 앵두 같은 입술을 꾹 다문다. 시끄러운 술집에 아직도 적응하기가 힘든지 맑은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허공 한 번, 그리고 내 얼굴 한 번. 내 손에 깍지를 끼곤 또 다시 엄지로 손등을 살살 긁으며 나를 일으켜 세운다.


하여주, 가자. 가자는 재환이의 말에 자리에 남아있던 친구들과 가볍게 인사하고는 해맑게 웃다가 돌아서는 나를 보곤 못 말린다고 옷과 가방을 챙겨든다. 아직 표정이 굳어있는 재환을 보고는 난 아직 그가 화가 난 줄 알고 눈만 데굴데굴 굴렸다.


화 안 났어, 속 아플까봐. 내가 재환이 다음으로 제일 좋아하는 노란색 뚱뚱한 바나나우유에 작은 빨대까지 꽂아서 내 손에 들려준다. 빨대를 타고 단 맛이 입 끝에 닿으면 재환은 들고 있던 옷을 나에게 입혀 단추를 여미어준다. 그러곤 하나 남은 바나나우유에 빨대를 꽂고 자기도 쪽쪽 먹기 시작한다.


"짼아, 우리 짠하자."


작은 진동이 바나나우유를 타고 올라오면 짜릿한 그 느낌에 단 맛을 한 번 더 느낀다.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 마냥 멀기만 한 줄 알았더니 또 금새 도착할 거 같아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깍지 낀 손을 꼼지락꼼지락, 재환이랑 더 걷고 싶은데...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술 깨자고 핑계대며 동네 한 바퀴만 더 돌자는 재환이의 말에 신나 고개를 끄덕였다.


"주야."

"네~ 재환. 나 불렀어?"

"또 신났지."


어떻게 알았냐. 속 마음 훔쳐보는 거 아니야?


"집 들어가기 싫지?"

"응?"

"나랑 더 걷고 싶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어떻게 알았어?"


귀여워. 재환은 왜 핑계도 귀여워?


"그래서 내가 한 바퀴 더 돌자 했어."

"잘했어. 고마워."

"알면 잘하라고."


나 맨날 잘 하는데... 김재환은 관심도 없으면서...


술도 알딸딸하겠다. 평소 무뚝뚝하고 표현이 적어 남들이 보면 무심하다고 말할 정도 였으니... 낮부터 조금 상해있던 속은 술기운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내 작고 속삭이는 투덜거림에 재환은 말 없이 내 손을 꽉 잡았다.



"응?"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하여주."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




처음처럼, 한 방울도 아끼지마




"재환~”

"엉."

"나 오늘 신환회 있어."

"알아."


그럼 나 신입생 환영회 간다? 그랬더니 김재환은 내 옆에서 곧장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은 미대 신환회가 있는 날이다. 한 번 마시면 끝까지 그 자리가 끝이 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목이 쉴 때까지 놀고 부어라 마셔라하는 나에 비해 김재환은 조용히 친구들과 술 잔을 기울이고 노래를 부르며 시시콜콜한 얘기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재환이기에 나는 오늘 신환회 가는 나를 말릴 줄 알았다.


"왜 나 안 말려?"


말려야 하나? 라며 돌아오는 퉁명스럽기 짝이 없는 그의 대답에 나는 내심 서운했다. 사실 김재환도 내가 조금 삐졌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재환에 입장에서는 자신도 20살에 친구들이랑 놀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게 즐거웠는데 남자친구라는 이유만으로 하지말라고, 가지말라고 할 수 없었겠지. 그렇게 봄 내음 가득한 봄 바람이 코 끝을 간지럽히니 언제 삐졌나는 듯이 마음이 스륵 녹아내렸다.


우리학교는 특이하게 공대와 미대 건물이 조금은 부자연스럽게 붙어있다. 그러니까 내 말 뜻은 둘 다 계열도 배우는 과목도 겹치는 것이 하나 없지만 건물이 붙어있어 이동도 가깝고 공대생과 미대생이 친하게 지낼 수 있을만큼 수업 외에 부딪힐 일도 마주칠 일도 많았다. 그래서 김재환과 더 많이 마주치고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나는 좋다.


"재환 나는 이쪽."

"응, 얼른 올라가서 수업 들어."

"우리 예쁜 재환도."

"좀..."


우예재. 우리 예쁜 재환.


내가 이렇게 부르곤 하면 귀부터 볼까지 빨개지는 김재환이 너무 귀여워서 지구를 하루에 삼천만번씩 부시고 아파트를 한 손으로 뽑았다 심었다하며 좌심방 우심실이 쿵쾅쿵쾅 움직인다. 아직도. 3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김재환을 보면 떨리고 설렌다.`


나는 그런 예쁜 재환이 눈에 밟혀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서서 짧은 헤어짐이 아쉬워 손을 놓지 못하고 인사를 망설인다. 재환은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잡고 있는 손을 만지작, 또 만지작. 꾸욱 눌렀다가 또 살살 간지렵혔다가 그렇게 한참을 내 눈을 맞춰주며 아무 말 하지않고 날 쳐다봐주었다.


주야, 가야지. 작게 속삭이는 그의 말소리는 귓바퀴를 타고 심장 언저리까지 간질었다. 달달한 사탕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어린아이 마냥 굳게 멈춰있던 내 두 다리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움직이게 만들었다. 재환은 나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나를 간지럽히고 또 나를 감싸안는 그런 사람.




***




"오빠는 왜 졸업반이 되가지고 1학년이랑 수업 들어요?"

"나?"


지성오빠는 왜 졸업반이나 되가지고는 왜 아직도 1학년 수업을 들을까. 이 수업에 아는 사람이 나라도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던 오티 때 오빠의 모습이 생각나 작은 실소와 함께 고개를 가우뚱거렸다.


이 수업 학고라 재수강. ...엉? 되게 아무렇지도 않네? 너도 곧 아무렇지 않게 될 거야. 학고야 뭐 학기마다 받아보는 거지라고 무덤덤하게 말하는 지성오빠는 이따 신환회에서 보자는 말을 남기곤 떠났다.


아직 김재환 수업 끝나려면 시간 좀 남았는데...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뭐야. 깜짝이야."

"뭐긴 뭐야."

"넌 진짜 공대생이야, 미대생이야? 나 진짜 궁금해서 그래."


우리 과 실습실보다 공대 과방에 더 많이 출석하는 나는 너무 공대에서 유명인사인 걸. 실험과 공식이 판을 치는 칙칙함 사이에서 혼자 물감으로 그림 그리고 매일 같이 남친 찾아 과방에 죽치고 있는다고 그러던데?


넌 좀 제발 너희 과실가서 과제해. 어디가냐는 내 물음에 배그. 라고 답하는 배그에 미친 박우진을 뒤로하고 공대 과방 자리 한 편을 잡고는 손톱만 한 작은 크기의 스케치를 노트 위에 채워나갔다.


재환 수업이 이제 곧 끝나겠지 싶어 기지개를 펴니 언제 왔는지 조용히 내 옆에 앉아 책과 노트를 올리는 김재환을 볼 수 있었다.




***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그만 쳐다 봐."

"왜에? 부끄러워?"


새빨게 진 귀를 톡톡 건드며 부끄럽냐고 재차 확인하는 내가 미울 법도 할 텐데 재환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두어번 고개를 끄덕였다. 부끄러워. 그러니까 그만 봐. 라는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있겠냐 싶다만 예쁜 우리 재환은 아직 그 것을 잘 모른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야자대신 조금 먼 듯하면서도 가까운 이 곳을 와 조용히 책을 펴놓고 수능공부를 하고는 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공부하라고 극구 말리던 김재환도 두달이 좀 안되게 시간이 지나가니까. 늦은 시간까지 같이 공부하다가 집에 같이 가자는 말로 대신하곤 했다.


이제는 어엿하게 같은 학교 안에서 옆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니 감회가 색달라서 내 과제에서 손 놓고 재환을 뚫어져라 쳐다본 것이 재환을 부끄럽게 만들었나보다. 귀여워 죽겠네... 어쩜 우리 재환은 안경 쓴 것도 귀여워? 라는 내 말에 동그란 눈을 셀풋 접어서 째려보는 재환이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어디서부터 문제가 안 풀리는 건지 까딱까딱 제도샤프를 작게 흔든다. 그런 재환의 눈을 맞추며 안 풀리는 식 있어? 라고 물었더니 그 건 아니라며 어깨를 작게 들썩인다. 그럼 왜 자꾸 끙끙 거릴까... 우리 재환 걱정되게.


"주야, 신환회 가야지."

"어, 어. 가야지."

"..."

"하고 싶은 말 있지?"


볼 일 못 본 강아지처럼 아까부터 끙끙대더니 하고 싶은 말 입에 꾸욱 담아 놓고선 여태 참아왔나보다.


"뭔데?"


조금만, 술 조금만 먹어요. 작은 그의 떨림은 날 설레게 하기 충분했고 또 그 말 하려고 아까부터 기다리면서 고민했던 걸 생각하니 안쓰럽고 기특해 웃음이 나왔다.


"알았어. 조금만 먹을게"


잡고 있던 두 손을 놓지 않으려고 꾸욱 잡다가 엄지로 살금살금 손등을 긁어온다. 간지럽고 또 간지러워. 김재환 때문에 항상 머리부터 발 끝, 심장 언저리까지 간지러워.


집에 갈 때 연락하겠다며 말 하는 나에게 과제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답하는 너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냈다. 만남은 언제나 항상 새롭지만 헤어짐은 언제나 힘든가보다 재환은 그 새 또 동그란 광대를 내려 울상인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귀여워.




***




아, 마셔 마셔 먹고 뒤져.


술 병이 나뒹구는 소리, 수저를 떨구는 소리, 벨을 눌러 알바생을 부른 소리, 컵과 수저 그리고 늘어가는 소주 한 병, 두 병. 맥주 한 병, 두 병. 시끄러운 술게임, 왁자지껄 연애얘기, 추억을 쌓겠다며 카메라를 키는 움직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입장 샷부터 퇴장 샷까지 한 방울도 남김 없이 원 샷하는 이 곳은


바로 미대 신환회 장소다.


내 앞에 정신 못 차리는 윤지성과 사이다만 홀짝 홀짝 마시고 있는 황민현 그리고 거하게 신난 나.


"아, 윤지성 밑 잔 빼기 업써요옹~"

"... 봐 줘."

"아~ 업써용~"

"제발... 나 이 거 먹으면 뒤질 수도 있어..."

"아! 마셔 마셔! 먹고 뒤져! 누가 술을 마셔?"


깔끔하게 벌주 클리어하고 구석에 박혀서 새근새근 잠이 든 윤지성 킬 하고 다음은 누굴 노려볼까아...


아, 잠만 머리가 핑글핑글 도네. 그래도 괜찮아 아직. 버틸 만 해.


"한 잔 더...!"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한 잔 더는 무슨, 나와."

"에? 째니?"


나 별로 안 마셨는데... 라는 말에 앵두 같은 입술을 꾹 다문다. 시끄러운 술집에 아직도 적응하기가 힘든지 맑은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허공 한 번, 그리고 내 얼굴 한 번. 내 손에 깍지를 끼곤 또 다시 엄지로 손등을 살살 긁으며 나를 일으켜 세운다.


하여주, 가자. 가자는 재환이의 말에 자리에 남아있던 친구들과 가볍게 인사하고는 해맑게 웃다가 돌아서는 나를 보곤 못 말린다고 옷과 가방을 챙겨든다. 아직 표정이 굳어있는 재환을 보고는 난 아직 그가 화가 난 줄 알고 눈만 데굴데굴 굴렸다.


화 안 났어, 속 아플까봐. 내가 재환이 다음으로 제일 좋아하는 노란색 뚱뚱한 바나나우유에 작은 빨대까지 꽂아서 내 손에 들려준다. 빨대를 타고 단 맛이 입 끝에 닿으면 재환은 들고 있던 옷을 나에게 입혀 단추를 여미어준다. 그러곤 하나 남은 바나나우유에 빨대를 꽂고 자기도 쪽쪽 먹기 시작한다.


"짼아, 우리 짠하자."


작은 진동이 바나나우유를 타고 올라오면 짜릿한 그 느낌에 단 맛을 한 번 더 느낀다.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 마냥 멀기만 한 줄 알았더니 또 금새 도착할 거 같아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깍지 낀 손을 꼼지락꼼지락, 재환이랑 더 걷고 싶은데...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술 깨자고 핑계대며 동네 한 바퀴만 더 돌자는 재환이의 말에 신나 고개를 끄덕였다.


"주야."

"네~ 재환. 나 불렀어?"

"또 신났지."


어떻게 알았냐. 속 마음 훔쳐보는 거 아니야?


"집 들어가기 싫지?"

"응?"

"나랑 더 걷고 싶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맞아. 어떻게 알았어?"


귀여워. 재환은 왜 핑계도 귀여워?


"그래서 내가 한 바퀴 더 돌자 했어."

"잘했어. 고마워."

"알면 잘하라고."


나 맨날 잘 하는데... 김재환은 관심도 없으면서...


술도 알딸딸하겠다. 평소 무뚝뚝하고 표현이 적어 남들이 보면 무심하다고 말할 정도 였으니... 낮부터 조금 상해있던 속은 술기운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내 작고 속삭이는 투덜거림에 재환은 말 없이 내 손을 꽉 잡았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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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 왜 저러냐."


야, 불안하면 찾아가든가. 여기서 정신 사납게 어지럽히지말고. 차례로 다니엘, 성우가 짜증을 내고 초초해 하는 내 모습을 의아해했다. 나도 그게 의문이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하여주 신나서 술 먹는게 자꾸 눈에 밟히는 걸 어떡해.


근데 민현이 형한테는 연락하기 싫은데...


전화를 걸었다. 하여주때문에 내 인생 최대의 라이벌 하여주 덕질상대 황민현한테까지...


"형, 여주는요...?"

- 어, 재환아. 여기 XX포차야! 여주야! 가만히 좀 있어라. 윤지서엉! 넌 제발 쟤 좀 말려. 그러다 하성운한테 또 욕먹지.

"... 형, 저 금방갈게요."

- 그래, 얼른 와. 내가 최대한 잡고 있을게.


전화를 끊고는 벙쩌있는 옹녤한테 짧게 인사하고 과방을 나왔다.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려 노오란 바나나우유도 잊지 않고 말이다.


하여주는 나를 보며 조금 놀란 듯 했다. 귀여워. 여주는 알까. 너가 나를 귀여워하는 만큼 내가 널 귀여워하고 있다는 걸.


[워너원/김재환] 나랑 아니면 B | 인스티즈

"하여주."


널 나즈막히 부르고는 주체할 수 없이 올라가는 입꼬리를 숨기기 위해 조금은 부끄러워서, 아직은 쑥스러워서 고개를 돌린 것이 너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갔나보다. 아직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 하는 내가 너의 눈을 제대로 보고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쯤이면 많이 늦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따뜻한 바람, 그리고 이 봄을 나는 너와 함께 느끼고 싶다.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그리고 내가 너의 눈을 제대로 마주치고 너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그 순간까지.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널 사랑한다 표현 할 수 있을 때.


내 욕심이지만 그 때까지 너가 날 귀여워해줬으면 좋겠다.






나랑 아니면, 두 번째 이야기 'Say yes'


fin.






/ 반갑습니다. 작가 'Would U' 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천천히 달게 오겠습니다. 좋은 밤 그리고 예쁜 꿈 꾸세요.

+ 오타 및 맞춤법, 띄어쓰기는 천천히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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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좋아라 ㅠㅠㅠㅠㅠ 요즘 시험깐이라 스트레스받았는데 뭔가 이런 글보니까 정화 .....
6년 전
독자2
와......진짜 여주 같은 사랑해보고 싶어요.....여주가 시점 마지막 쪽에 한말이 너무 좋았어요 뭔가 진짜 한 사람을 저렇게 온전하게 사랑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몽글몽글하고 설렜어요ㅜㅠㅠㅠㅠㅠㅠㅜ재환이도 부끄러워서 그렇지 여주를 사랑하는게 잘 느껴진거 같아요!ㅜㅜㅜㅜㅜㅠ진짜 둘이 귀엽고 달달하게 오래 갈 것 같은 글이에요ㅠㅠㅠㅠㅠㅠㅜㅜ
6년 전
독자3
하 작가님 진짜 너무 좋아여ㅠㅠㅠㅠ 저 정말 작가님 기다렸어요!!!! 진짜 째니랑 여주 서로 귀여워하는거 무슨 일이죠 진짜 힐링되는 글이네요 최고에요 다음에는 꼭 암호닉받았으면 좋겠네요 또 기다릴게요 작가님!
6년 전
독자4
작가님 ㅠㅠㅠㅠ기다렸어요 재환이랑 여주 둘다 너무 귀엽고 잘어울려요 둘이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당 너무 좋아요 글..!
6년 전
독자5
작가님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 진짜 글 너무 잘 쓰세요!! 재환이 너무 귀여워서 읽는내내 계속 웃고 있었어요 다음편도도 기다릴께용
6년 전
독자6
작가님...진짜 저 이렇게 글 읽는 내내 귀엽고 대리연애 하는 느낌이에요ㅠㅠ 이렇게 순수하고 귀여운 사랑은 어디가서 하면 될까요ㅠㅠ 작가님 글로 힐링하고 갑니다😍
6년 전
독자7
시험기간이라 오랜만에 인티 들어왔다가 힐링하고 갑니다 ,, 예상치못한 글잡이라 행복 ㅠ_ㅠ 사랑해요 자까님❣️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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