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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엑소
별들의무리 전체글ll조회 1524l 5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 동양식 호그와트가 보고 싶어서 만든 세계관 입니다. 해리포터와 유사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25화부터가 롤백 후 최신화 입니다. 혹시라도 25화를 보시지 않으신 분은 25화를 보고 와주세요.

*이번 편 루즈합니다.
* 노래가 있습니다

*세븐틴 인원수가 제일 많아서 등장하는 빈도수가 잦기 때문에 카테고리는 계속해서 세븐틴으로 설정하기로 했습니당





음양학당 (陰陽學黨)







".... 아"
"아싸! 빨리 여주님 갔다 오세요! 저는 사이다요!"
"전 오렌지 주스요!"
".... 너네 요새 들어서 지난달 때랑 나에 대한 취급이 묘하게 다르지 않냐?"
"저는 콜라요, 누나"
"...."




시험 사흘 전이었다. 이 날도 저녁을 빠르게 먹고 주술 연습실로 와서 연습하는 여주와 승관, 성연, 한솔이었다. 여주는 그날-영력 조절에 성공한 날- 이후로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승관을 괴롭히는 사고가 없어지진 않았다. 여주의 조준 실력은 꽝이었기에 아무리 영력 조절을 잘 했어도 빗나가기 일수여서 연습실 어디 한 군데가 성하지 않았다. 그래도 승관은 크게 부숴먹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승관에게 성공하기 전의 15일은 오버하자면 지옥과 같았었다.



셋은 열심히 연습하다 좀 쉬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는지 음료수 내기로 가위바위보를 했다. 마치 짠 것처럼 승관과 성연, 한솔은 보자기, 여주는 주먹. 여주가 당첨이었다. 여주가 걸리자 바로 주문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여주는 고개를 갸웃했다. 한솔은 그렇다 치고, 승관과 성연의 태도가 전에 비해 살짝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분명 한 달 전만 같았으면 '어우, 어떻게 여주님을 시킵니까! 저희 중에 아무나 가면 되죠!' 이런식의 뉘앙스로 말했을 텐데. 아, 아예 이 내기에서 여주를 제외했었을 수도 있겠다.



요새의 취급과 약 한 달 전의 취급을 비교해보니 괜시리 한 달 전의 모습이 아련해지는 여주였다. 이제 나랑 같이 다니는 게 익숙해졌다. 이거지? 그 당시만 해도 좀 부담스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가 편하긴 편했어.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이였다는 걸 안 여주는 입을 삐죽이며 자판기가 있는 1층으로 내려갔다. 아주 그냥 쫑쫑 주스 폭탄 맛을 사줄까 보다. ─ 쫑쫑 주스는 음양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음료수 회사 중 하나이다. 쫑쫑 주스 시리즈 중, '폭탄 맛'이 있는데, 회사에서 할로윈 특집으로 만든, 그러니까 재미 삼아서 만든 주스다. 맛은 최악이다. 그냥 음식물 찌꺼기 맛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음양학당은 맛있는 유명한 맛들은 다 어디 가고 '폭탄 맛'만 자판기에 구비를 해놓았다. 왜 그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계획만 세우고 실행은 하지 않는 여주였다. 폭탄 맛 음료수를 먹는 아이들이 불쌍해서.... 라기보다는 자기 돈 주고 사는데 남기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가난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지만 몸에 밴 습관이나 사고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자판기 앞에 다다르니 옆에서 튀어나온 한 남학생이 먼저 자판기를 선수 챘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던 여주는 남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어라, 자세히 보니 아는 사람 같았다. .... 전원우? 큰 키에 마른 몸. 먹을 칠해놓은 것 같은 검은 머리. 그리고 뒷모습만 봐도 원우만이 뿜어내는 분위기. 여주는 원우임을 확실했다. 하지만 아는 체는 하지 않았다. 굳이 아는 체를 해야 하나 싶었다. 안 그래도 원하지 않게 지훈처럼 하루에 한 번은 꼭 마주치는 원우인데 만날 때마다 땡땡이 데이트 신청을 해대는 덕에 진절머리가 났던 여주였다.



지난 한 달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4교시에 함께 숲 탐험을 가볼래? 늘보가 구경시켜준대. 쓸데없는 소리 할 꺼면 비켜. 점심 먹고 난 후의 땡땡이는 완벽하다는 사실 알아? 모르니까, 꺼져. 신선한 아침 공기를 들이 마실 수 있는 1교시에 땡땡이는 어때? 이 시간 대의 숲의 공기가 제일 깨끗한 느낌이 들거든. 잠만큼 신선한 건 없으니까, 꺼져.  김여주, 땡땡이 어때. 곧 꽃이 피는 음의 숲은 장관인데. 응, 꺼져.



여주에게는 무영세계와는 다른 내용을 배우는 한국사 시간에 와닿는 인물이 없어 존경하는 인물 따윈 없었는데 요새 들어서 존경심이 생기는 인물이 딱 두 명이 있다. 바로 민규와 원우. 어떻게 그렇게 꾸준하게 같은 말을 다르게 표현해서 구애를 하는지. 이 세상에서 가장 끈기 있는 인물이라고 하면 여주는 바로 민규와 원우를 떠올릴 것이다.



 자판기 앞에서 뭐마실지 고민하던 원우는 맛이 더럽게도 없다고 유명한 쫑쫑 주스 '폭탄 맛'을 선택했다. 그 장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 하는 여주였다. 며칠 전, 석민이 건네는 '폭탄 맛' 주스를 마시고 토하는 승관의 모습을 보고 정말 최악인 맛이구나라고 생각했던 여주다. 아, 마셔보지는 않았다. 복도만 나가도 석민과 같은 학생들이 많았기에 우는 모습이나 헛구역질하는 모습은 예사로 볼 수 있었다.



다들 주위에 석민같은 친구가 하나씩 있는 건지.... 그 모습을 봤는데 당연히 여주가 손이 갈 리가 만무했다. 물론, 그런 여주를 먹이기 위해 현우는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여러가지 방법으로 여주를 노렸지만 부장이라면 철저히 경계하는 여주는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잘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어쨌든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상상이 가는.... 아니, 상상도 안 가는 최악의 맛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원우가 신기했다. 누구한테 장난치려고 선택한 건가 싶었지만 그 생각을 하자마자 자판기 앞에서 바로 캔을 따고 꿀꺽꿀꺽 마시는 원우의 뒷모습에 여주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원우는 쉬지 않고 꿀꺽꿀꺽 마시더니 결국 원샷을 해냈다.


여주는 그 모습에 깨달음을 하나 얻었다. ....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다고 하던데. 무영 세계만 한정 짓는 건 잘못된 생각이야. 어디를 가든, 어느 세계에 있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아.




"이건 언제 먹어도 맛없네"
".... 그럼 먹지를 마. 왜 감탄하고 앉아 있어?"




모른 체하려 했지만 어이없는 원우의 말에 결국에는 말을 거는 여주였다. 여주는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목소리에는 약간의 모멸감이 섞인 것 같기도 하다. 원우는 이제야 뒤에 사람이 있다는 걸 눈치챘는지 깜짝 놀란 얼굴로 뒤를 바라보았다. 놀란 표정이라고 해봤자 눈을 평소보다 조금 더 크게 뜬 정도였다. 몸을 소스라치게 떨거나 소리를 치거나 엄마를 찾는 등-절대 승관과 석민의 모습을 묘사한 건 아니.... 맞다.- 그러지 않았다.



뒤를 돌아본 원우는 여주와 눈을 마주하고 두 눈을 몇 번 깜빡였다. 그리고 입 주위에 묻은 음료수를 손으로 닦아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그냥 쳐다만 보고 있는건지 헷갈리는 민망해져 여주는 '뭘 봐'라고 툭 내뱉었다. 사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바로 입을 여는 원우였다.




"맛없으면 왜 안 먹어야 되는데?"




생뚱맞은 질문을 해오는 원우였다. 너무 생뚱맞은 원우의 질문에 여주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맛없으면 왜 안 먹지 말아야 되냐고 묻는 질문에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 거지. 당황한 여주는 뜸 들이다 두리뭉실하게 답했다.



 

".... 굳이 먹는다면 맛있는 걸 먹는 게 좋으니까....?"




원우는 여주의 대답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음, 그렇지 맛있는 게 좋긴 좋지. 바로 수긍하는 원우였다. 여주는 원우를 평소에 유별나다고 생각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평범한 부분이라고는 없었다. 처음 만난 장소는 '음의 숲' 날짜는 '입학식 날'. 학생회가 일년 행사 중 제일 바쁘고 힘든 행상 중 탑쓰리에 들어가는 그 입학식 날,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 곳에서 학생회 임원이 땡땡이를 친다. 아예 처음부터 평범한 점이라고는 없었다.



평소의 모습을 보면 학생회 임원인 주제에 땡땡이를 즐겨하지 않나, 자주 땡땡이 치러 가는 장소가 '음의 숲'이지 않나. 더군다나 벌점이 학생회에서 제명되기 직전까지 받았지만 그 선을 넘지 않고 있질 않나.-민경이 한탄하는 소리를 들었었다.- 하여간 평범한 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엉뚱한 질문을 하는 오늘로서야, 여주는 원우를 '유별난 아이'라고 머릿 속에 못박아 버렸다.  




"근데 맛이 없는 걸 먹으면 이상한 거야?"



이건 또, 무슨 유별난 질문이람. 여주는 캐릭터성을 잃지 않는 원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뭐, 딱히 이상한 것까지야. 개인 취향이고.... 좀 별나다고는 할 수 있겠지"
"으음, 내가 별난 거구나. 그럼, 별난 것의 반대말은 뭔데"
"평범한 거겠지"
"아아.... 그러면 별난 기준은 뭐고, 평범한 기준은 뭐야?"
"....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다른 지가 별난 기준 아니야? 반대로 얼마나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지가 평범한 기준.... 아, 이걸 왜 나한테 묻고 난리야"




'별나다'라는 사전적 정의로는 '보통과 다르게 특별하거나 이상하다'라고 정의한다. 그럼 '평범하다'라는 그 반대이다. 특별한 점 없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보통'은? '보통'의 사전적 정의는 '특별하지 않고 흔히 볼 수 있음'이라고 한다. 흔히 볼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 '보통'인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그럼 많은 사람들의 기준은 무엇일까.




"아.... 내가 다른 사람보다 조금 다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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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 질문에 나름 생각해서 대답해주다 정신차린 여주는 바로 짜증을 내었다. 원우는 여주가 짜증을 내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엉뚱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했던 자기 모습이 싫었던 여주는 한숨섞인 목소리로 원우를 지나쳐 자판기에 엽전을 넣으며 흘리듯이 말했다.




"근데 넌 입맛뿐만 아니라 그냥 너 자체가 좀 별난 것 같은데"




원우는 여주의 말에 웃으면서 '.... 아, 그래?'라고 대답했다. 자판기 앞에 선 여주는 아이들이 주문했던 음료수들을 차례대로 눌렀다. 그리고 자신의 것, 캔커피 쪽으로 손을 뻗었다. 불쑥 크고 길쭉한 손이 옆에서 튀어나오더니 '폭탄 맛'을 눌러버렸다. 그 손의 주인공은 원우였고 여주는 놀란 눈으로 원우를 쳐다보았다. 너,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미쳤냐"
"마셔봐. 모르잖아. 맛없어도 잘 마실 수 있는지"
"야, 맛없는데 어떻게 잘 마시냐고"
"나는 그랬는데?"




여주는 원우에게 신경질을 냈지만 오늘따라 대꾸하기 힘든 말만 하는 건지. 여주는 입을 꾹 다물고 원우를 노려보았다. 아무리 노려봐도 원우의 그 당당한 표정을 지울 수 없었다. 결국, 여주는 원우를 노려다 보는 걸 그만두고 허리를 숙여 자판기에서 음료수들을 꺼냈다.




"네가 마셔보고 만약에 잘 마시면 너랑 나랑만 있을 동안엔 너와 난 별난 게 아니라 평범한 취향이 되잖아"
".... 그건 무슨 개소리야. 아니...."








이제 두 개를 꺼낸 여주는 원우의 말에 짜증을 내며 허리를 일으켰다. 아까와는 다르게 좀 침체된 얼굴의 원우 표정이었다. 뭐야. 왜, 갑자기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한마디 더 해주려다 표정을 보고 말문이 막히는 여주였다. 사납게 생긴 애가 그런 표정을 지으면 뭐라 말 못 하겠잖아.




"그러니까, 내 말은"
"...."
"아까 얼마나 다른 사람과 다르냐가 별난 기준이 된다며"
".... 그랬지"
"여기서 이 세상에 너랑 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가정해 봐"
"...."



왜 굳이 그래야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되게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원우 덕에 여주는 말을 삼켰다. 원우는 열심히 말하고 있었다.




"그 세상에서, 만약 이 음료수를 네가 나처럼 잘 마신다면"
"잘 마신다면?"
"이 음료수는 맛없지만 잘 마실 수 있다는 게 평범한 게 되는 거라고"
"...."
"세상에 둘밖에 없는데, 그 둘의 취향이 같으니까 평범한 거지. 내가 별난 게 아니라"



여주는 자기가 원우의 말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지만은 일단 하나는 확실히 알았다. 그러니까, 별난 취급을 받기 싫다 이거잖아? 근데 그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할 이야기인지. 여주는 아무 대꾸하지 않고 다시 허리를 숙여 꺼내지 못했던 음료수 캔들을 꺼냈다.



"어찌 됐든 그건 가정이잖아. 너랑 나랑만 이 세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다 꺼내고 허리를 편 여주는 원우에게 다시 말했다. 그리고 사이다와 콜라, 오렌지 주스 캔을 원우에게 하나씩 건넸다. 원우는 그것들을 받으면서 입을 열었다.



"주위 둘러봐. 아무도 없어"
"...."
"지금 이 공간에는 너랑 나밖에 없잖아. 그러니까 네가 그걸 마시고 잘 마시면 난 별난 게...."
"아! 알았어! 그만해! 마시면 될 거 아니야"



여주는 다시 되풀이되는 원우의 말에 소리를 지르고 손에 들려있는 '폭탄 맛' 캔을 따고 캔 입구를 입으로 가져갔다. 별나다는 게 뭐 어떻다고 이 유난이야. 여주는 눈을 질끈 감고 음료수를 한 모금, 한 모금 목구멍을 속으로 넘겼다. 와, 씨발. 이게 무슨 맛이야. 



혀를 지나 목으로 내려가는 '폭탄 맛' 음료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맛이 없었다. 아니, '맛이 없었다'로만 표현되는 맛이 아니었다. 바로 욕지거리부터 나오는 맛에 여주는 질끈 감은 눈을 더욱 세게 눈을 감았다. 아까, 그걸 한 번에 원샷 한 원우가 신기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세 모금 째 넘길 때, 생각보다 잘 넘어가 여주는 질끈 감은 눈을 슬며시 떴다. 맛은 더럽게 없지만서도. 인상을 찡그리며 다 마시는 여주였다. 맛이 생각보다.... 중독성이 있었다. 왜, 주위에 보면 웬만하면 기름냄새나 페인트냄새 싫어하는 사람들 많은데 그중 좋아하는 애 한 명씩 있잖냐. 그런 느낌이었다.



입에서 캔을 떼고, 다른 한 손으로 입 주위를 쓱 닦았다. 옆에서 여주를 보고 있던 원우가 뿌듯하단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 맛 더럽게 없잖아"
"그래도 술술 넘어갔잖아"
".... 너 때문에 이상한 취향 발견했어. 기분 나빠"




여주는 주위에 있던 쓰레기통에 신경질적으로 캔을 집어넣었다. 페인트 냄새, 기름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여주여서 자신이 이런 취향이 있을지 상상도 못 했다. 여주의 말에 원우가 크게 웃었다. 여주는 원우에게 건넸던 음료수들을 다시 챙기고 원우를 빠르게 지나쳐 연습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뭐가 기분 나빠. 아무도 없는 곳에 너는 나만 있으면 평범한 취향이잖아!"




뒤에서 들려오는 원우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는 여주였다.







                                         
시험이 겨우 이틀 남은 밤이었다. 그날도 역시 여주는 시험공부를 끝내고 열시 조금 넘긴 시각에 기숙사로 향했다. 체육 실기 연습을 한 밤이라서 그런지 피곤함이 평소보다 배로 몰려왔다. 그냥 씻지도 않고 침대에 기어 들어가서 자고 싶다라고 중얼거리며 여주는 거의 반 죽은 시체처럼 기숙사로 걸어갔다.



옆에 있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고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은 아이들은 집에 가려면 한참 가야 된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학교 밖으로 다리를 옮겼다. 좀비처럼 걸어가는 아이들을 보니 여주는 자신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




"어, 안녕하세요"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6 | 인스티즈
"응, 안녕. 오늘도 늦게 들어오네"
"아, 네...."
"오, 시험공부 좀 열심히 하나 본데"
"뭐...."



기숙사에 다다르자 기숙사 장과 마주친 여주였다. '화(火)' 기숙사 장은 삼학년 '윤정한'이었다. 신수는 꽃사슴이었다. 그냥 사슴도 아니고 '꽃사슴.' 처음 정한의 신수를 들었을 때, 여주는 왜 꽃사슴이 발현됐는지 이해가 한 번에 갔다. 그냥 정한은 꽃사슴처럼 생겼다. 올망올망하고 큰 눈에 예쁜 비주얼을 가지고 있는 정한과 꽃사슴은 굉장히 매치가 잘 됐다. 오죽, 잘 어울리면 퇴마와 전혀 상관없는 다른 학교에서도 '음양학당 꽃사슴선배'라고 유명할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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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공부도 좀 쉬어가면서 해. 너무 열심히 해서 저번에 퇴실 한 번 당했었잖아"
"아, 그땐.... 죄송했습니다"




여주가 요새 들어오는 시간이 기숙사 장의 인원 점검 시간이랑 맞아서 그런지 남학생 기숙사 점검이 끝난 정한과 여주는 자주 마주쳤다. 그리고 정한과 마주칠 때마다 '수(水)' 기숙사 장이 옆에 꼭 붙어 있었다. .... 꼭 붙어있는 건 아니고 조금 떨어진 상태로....? '수' 기숙사 장은 삼학년 '홍지수'이다. 신수는 정한과 마찬가지로 꽃사슴이었다. 또한 여주도 마찬가지로 납득이 됐다. 왜, 지수의 신수가 꽃사슴인지.



꽃사슴들은 꽃사슴끼리 노나보네. 석민과 퇴실 당했던 그날도 대출대 자리에서 지수와 함께 앉아있던 정한을 본 여주였다. 여주는 가볍게 둘에게 목례를 하고 여자 기숙사로 들어갔다. 정한이 여자 기숙사 인원 점검하러 들어올 줄 알고 빨리 방에 들어가기 위해 발을 빠르게 놀렸는데 뒤를 쳐다보니 지수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는 정한이었다.



저 방향은 수 기숙사인데. 데려다주는건가. .... 둘이 사이가 진짜 좋네. 볼때마다 붙어있네. 여주는 빠르게 걷던 걸음을 다시 보통 속도로 바꿔서 기숙사로 들어갔다.




"그 정도로 퇴실은 솔직히 오버 아니냐"
"무슨 소리야. 그 정도는 고성방가 수준이었는데"
"유치하게 여주가 화 속성이라서 그런 거야? 와, 진짜 치사하다. 치사해"
"난 우리 속성 이학년도 같이 퇴실시켰다. 착각하지 마. 내가 너같이 사람이 그렇게 쪼잔하지 않거든"
"쪼잔? 내가 언제...."
"아, 그리고 김여주는 실질적으로 '토'속성이지. 어따대고 '화'속성이래"
"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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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안 붙어? 시간 안 재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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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진짜 이 개같은 규칙...."

  



-

(노래를 재생하셨다면 멈추시고 다시 봐주세요! 분위기가 맞지 않답니다)





기숙사 방 문을 여니 깜깜한 방이 여주를 맞이했고 여주는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방에 빛이 환하게 비추었고 방 한가운데에 오늘도 정좌(양반다리)로 앉아있는 순영이 있었다. 깜짝 놀란 여주는 '며칠 동안 왜 그러는 거야. 방에 있으면 불을 켜고 있으라고, 왜 꺼놓고 있어'라고 말하며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



은우가 오질 않은 걸 보니 은우는 아직도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여주는 옷을 갈아입고 씻을 새도 없이 책상에 자리해 앉았다. 여주가 방에 들어오고 옷을 갈아입을 때 동안 순영은 그 자세를 흩트리지 않았다. 여주는 책상에 앉아 숨을 크게 들이 내쉬었다. 공부할 준비를 하는 거다. 도서관에서 끝내지 못했던 공부 페이지를 펼쳤다.




"김여주"




펜을 들고 공부하려는 순간, 순영이 여주를 불렀다. 왜. 여주는 시선을 책에 다 박은 채, 순영에게 대꾸했다. 실로 오랜만에 하는 순영과의 대화였다. 요괴 소동이 있던 날, 그날 이후로 대화를 한 기억이 없었다. 꽤 오랜만에 하는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여주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찌들어 있었다. 순영과 여주, 둘 다 서로 등을 지고 서로를 보지 않고 있었다.



"우리 얼굴 마주한 지 꽤 오래 됐지 않아?"
".... 내가 요새 바빠"
"시험기간이라서?"
"잘 아네"
"아, 그래. 무영인이었던 너는 좀 힘들겠네. 아예 새로운 과목을 배워서"
"응"
"재이가 일학년일 때는 무슨 과목을 배웠더라. 지금이랑 같나?"
"내가 어떻게 알겠어"




피곤해 죽겠는 순간에도 공부하러 책을 꺼내들었는데 계속 말을 걸어오는 순영이 슬슬 귀찮아져 대충 대답하는 여주였다. 글자를 훑는 두 눈은 느리게 감겼다 떠졌다. 졸림이 가득해 보였다. 




"일학년 교육과정은 신수학도 배운다던데. 너, 그 시간에 잤냐"
"쓸데없는 말 할 거면 소환 풀어도 되냐"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6 | 인스티즈
"...."



이제 두 개를 꺼낸 여주는 원우의 말에 짜증을 내며 허리를 일으켰다. 아까와는 다르게 좀 침체된 얼굴의 원우 표정이었다. 뭐야. 왜, 갑자기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한마디 더 해주려다 표정을 보고 말문이 막히는 여주였다. 사납게 생긴 애가 그런 표정을 지으면 뭐라 말 못 하겠잖아.




"그러니까, 내 말은"
"...."
"아까 얼마나 다른 사람과 다르냐가 별난 기준이 된다며"
".... 그랬지"
"여기서 이 세상에 너랑 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가정해 봐"
"...."



왜 굳이 그래야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되게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원우 덕에 여주는 말을 삼켰다. 원우는 열심히 말하고 있었다.




"그 세상에서, 만약 이 음료수를 네가 나처럼 잘 마신다면"
"잘 마신다면?"
"이 음료수는 맛없지만 잘 마실 수 있다는 게 평범한 게 되는 거라고"
"...."
"세상에 둘밖에 없는데, 그 둘의 취향이 같으니까 평범한 거지. 내가 별난 게 아니라"



여주는 자기가 원우의 말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지만은 일단 하나는 확실히 알았다. 그러니까, 별난 취급을 받기 싫다 이거잖아? 근데 그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할 이야기인지. 여주는 아무 대꾸하지 않고 다시 허리를 숙여 꺼내지 못했던 음료수 캔들을 꺼냈다.



"어찌 됐든 그건 가정이잖아. 너랑 나랑만 이 세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다 꺼내고 허리를 편 여주는 원우에게 다시 말했다. 그리고 사이다와 콜라, 오렌지 주스 캔을 원우에게 하나씩 건넸다. 원우는 그것들을 받으면서 입을 열었다.



"주위 둘러봐. 아무도 없어"
"...."
"지금 이 공간에는 너랑 나밖에 없잖아. 그러니까 네가 그걸 마시고 잘 마시면 난 별난 게...."
"아! 알았어! 그만해! 마시면 될 거 아니야"



여주는 다시 되풀이되는 원우의 말에 소리를 지르고 손에 들려있는 '폭탄 맛' 캔을 따고 캔 입구를 입으로 가져갔다. 별나다는 게 뭐 어떻다고 이 유난이야. 여주는 눈을 질끈 감고 음료수를 한 모금, 한 모금 목구멍을 속으로 넘겼다. 와, 씨발. 이게 무슨 맛이야. 



혀를 지나 목으로 내려가는 '폭탄 맛' 음료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맛이 없었다. 아니, '맛이 없었다'로만 표현되는 맛이 아니었다. 바로 욕지거리부터 나오는 맛에 여주는 질끈 감은 눈을 더욱 세게 눈을 감았다. 아까, 그걸 한 번에 원샷 한 원우가 신기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세 모금 째 넘길 때, 생각보다 잘 넘어가 여주는 질끈 감은 눈을 슬며시 떴다. 맛은 더럽게 없지만서도. 인상을 찡그리며 다 마시는 여주였다. 맛이 생각보다.... 중독성이 있었다. 왜, 주위에 보면 웬만하면 기름냄새나 페인트냄새 싫어하는 사람들 많은데 그중 좋아하는 애 한 명씩 있잖냐. 그런 느낌이었다.



입에서 캔을 떼고, 다른 한 손으로 입 주위를 쓱 닦았다. 옆에서 여주를 보고 있던 원우가 뿌듯하단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 맛 더럽게 없잖아"
"그래도 술술 넘어갔잖아"
".... 너 때문에 이상한 취향 발견했어. 기분 나빠"




여주는 주위에 있던 쓰레기통에 신경질적으로 캔을 집어넣었다. 페인트 냄새, 기름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여주여서 자신이 이런 취향이 있을지 상상도 못 했다. 여주의 말에 원우가 크게 웃었다. 여주는 원우에게 건넸던 음료수들을 다시 챙기고 원우를 빠르게 지나쳐 연습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뭐가 기분 나빠. 아무도 없는 곳에 너는 나만 있으면 평범한 취향이잖아!"




뒤에서 들려오는 원우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는 여주였다.







                                         
시험이 겨우 이틀 남은 밤이었다. 그날도 역시 여주는 시험공부를 끝내고 열시 조금 넘긴 시각에 기숙사로 향했다. 체육 실기 연습을 한 밤이라서 그런지 피곤함이 평소보다 배로 몰려왔다. 그냥 씻지도 않고 침대에 기어 들어가서 자고 싶다라고 중얼거리며 여주는 거의 반 죽은 시체처럼 기숙사로 걸어갔다.



옆에 있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고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은 아이들은 집에 가려면 한참 가야 된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학교 밖으로 다리를 옮겼다. 좀비처럼 걸어가는 아이들을 보니 여주는 자신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




"어, 안녕하세요"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6 | 인스티즈
"응, 안녕. 오늘도 늦게 들어오네"
"아, 네...."
"오, 시험공부 좀 열심히 하나 본데"
"뭐...."



기숙사에 다다르자 기숙사 장과 마주친 여주였다. '화(火)' 기숙사 장은 삼학년 '윤정한'이었다. 신수는 꽃사슴이었다. 그냥 사슴도 아니고 '꽃사슴.' 처음 정한의 신수를 들었을 때, 여주는 왜 꽃사슴이 발현됐는지 이해가 한 번에 갔다. 그냥 정한은 꽃사슴처럼 생겼다. 올망올망하고 큰 눈에 예쁜 비주얼을 가지고 있는 정한과 꽃사슴은 굉장히 매치가 잘 됐다. 오죽, 잘 어울리면 퇴마와 전혀 상관없는 다른 학교에서도 '음양학당 꽃사슴선배'라고 유명할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6 | 인스티즈
"시험공부도 좀 쉬어가면서 해. 너무 열심히 해서 저번에 퇴실 한 번 당했었잖아"
"아, 그땐.... 죄송했습니다"




여주가 요새 들어오는 시간이 기숙사 장의 인원 점검 시간이랑 맞아서 그런지 남학생 기숙사 점검이 끝난 정한과 여주는 자주 마주쳤다. 그리고 정한과 마주칠 때마다 '수(水)' 기숙사 장이 옆에 꼭 붙어 있었다. .... 꼭 붙어있는 건 아니고 조금 떨어진 상태로....? '수' 기숙사 장은 삼학년 '홍지수'이다. 신수는 정한과 마찬가지로 꽃사슴이었다. 또한 여주도 마찬가지로 납득이 됐다. 왜, 지수의 신수가 꽃사슴인지.



꽃사슴들은 꽃사슴끼리 노나보네. 석민과 퇴실 당했던 그날도 대출대 자리에서 지수와 함께 앉아있던 정한을 본 여주였다. 여주는 가볍게 둘에게 목례를 하고 여자 기숙사로 들어갔다. 정한이 여자 기숙사 인원 점검하러 들어올 줄 알고 빨리 방에 들어가기 위해 발을 빠르게 놀렸는데 뒤를 쳐다보니 지수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는 정한이었다.



저 방향은 수 기숙사인데. 데려다주는건가. .... 둘이 사이가 진짜 좋네. 볼때마다 붙어있네. 여주는 빠르게 걷던 걸음을 다시 보통 속도로 바꿔서 기숙사로 들어갔다.




"그 정도로 퇴실은 솔직히 오버 아니냐"
"무슨 소리야. 그 정도는 고성방가 수준이었는데"
"유치하게 여주가 화 속성이라서 그런 거야? 와, 진짜 치사하다. 치사해"
"난 우리 속성 이학년도 같이 퇴실시켰다. 착각하지 마. 내가 너같이 사람이 그렇게 쪼잔하지 않거든"
"쪼잔? 내가 언제...."
"아, 그리고 김여주는 실질적으로 '토'속성이지. 어따대고 '화'속성이래"
"저, 씨...."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6 | 인스티즈

"빨리 안 붙어? 시간 안 재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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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진짜 이 개같은 규칙...."

  



-

(노래를 재생하셨다면 멈추시고 다시 봐주세요! 분위기가 맞지 않답니다)





기숙사 방 문을 여니 깜깜한 방이 여주를 맞이했고 여주는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방에 빛이 환하게 비추었고 방 한가운데에 오늘도 정좌(양반다리)로 앉아있는 순영이 있었다. 깜짝 놀란 여주는 '며칠 동안 왜 그러는 거야. 방에 있으면 불을 켜고 있으라고, 왜 꺼놓고 있어'라고 말하며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



은우가 오질 않은 걸 보니 은우는 아직도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여주는 옷을 갈아입고 씻을 새도 없이 책상에 자리해 앉았다. 여주가 방에 들어오고 옷을 갈아입을 때 동안 순영은 그 자세를 흩트리지 않았다. 여주는 책상에 앉아 숨을 크게 들이 내쉬었다. 공부할 준비를 하는 거다. 도서관에서 끝내지 못했던 공부 페이지를 펼쳤다.




"김여주"




펜을 들고 공부하려는 순간, 순영이 여주를 불렀다. 왜. 여주는 시선을 책에 다 박은 채, 순영에게 대꾸했다. 실로 오랜만에 하는 순영과의 대화였다. 요괴 소동이 있던 날, 그날 이후로 대화를 한 기억이 없었다. 꽤 오랜만에 하는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여주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찌들어 있었다. 순영과 여주, 둘 다 서로 등을 지고 서로를 보지 않고 있었다.



"우리 얼굴 마주한 지 꽤 오래 됐지 않아?"
".... 내가 요새 바빠"
"시험기간이라서?"
"잘 아네"
"아, 그래. 무영인이었던 너는 좀 힘들겠네. 아예 새로운 과목을 배워서"
"응"
"재이가 일학년일 때는 무슨 과목을 배웠더라. 지금이랑 같나?"
"내가 어떻게 알겠어"




피곤해 죽겠는 순간에도 공부하러 책을 꺼내들었는데 계속 말을 걸어오는 순영이 슬슬 귀찮아져 대충 대답하는 여주였다. 글자를 훑는 두 눈은 느리게 감겼다 떠졌다. 졸림이 가득해 보였다. 




"일학년 교육과정은 신수학도 배운다던데. 너, 그 시간에 잤냐"
"쓸데없는 말 할 거면 소환 풀어도 되냐"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6 | 인스티즈
"...."



이제 두 개를 꺼낸 여주는 원우의 말에 짜증을 내며 허리를 일으켰다. 아까와는 다르게 좀 침체된 얼굴의 원우 표정이었다. 뭐야. 왜, 갑자기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한마디 더 해주려다 표정을 보고 말문이 막히는 여주였다. 사납게 생긴 애가 그런 표정을 지으면 뭐라 말 못 하겠잖아.




"그러니까, 내 말은"
"...."
"아까 얼마나 다른 사람과 다르냐가 별난 기준이 된다며"
".... 그랬지"
"여기서 이 세상에 너랑 나밖에 남지 않았다고 가정해 봐"
"...."



왜 굳이 그래야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되게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원우 덕에 여주는 말을 삼켰다. 원우는 열심히 말하고 있었다.




"그 세상에서, 만약 이 음료수를 네가 나처럼 잘 마신다면"
"잘 마신다면?"
"이 음료수는 맛없지만 잘 마실 수 있다는 게 평범한 게 되는 거라고"
"...."
"세상에 둘밖에 없는데, 그 둘의 취향이 같으니까 평범한 거지. 내가 별난 게 아니라"



여주는 자기가 원우의 말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지만은 일단 하나는 확실히 알았다. 그러니까, 별난 취급을 받기 싫다 이거잖아? 근데 그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할 이야기인지. 여주는 아무 대꾸하지 않고 다시 허리를 숙여 꺼내지 못했던 음료수 캔들을 꺼냈다.



"어찌 됐든 그건 가정이잖아. 너랑 나랑만 이 세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다 꺼내고 허리를 편 여주는 원우에게 다시 말했다. 그리고 사이다와 콜라, 오렌지 주스 캔을 원우에게 하나씩 건넸다. 원우는 그것들을 받으면서 입을 열었다.



"주위 둘러봐. 아무도 없어"
"...."
"지금 이 공간에는 너랑 나밖에 없잖아. 그러니까 네가 그걸 마시고 잘 마시면 난 별난 게...."
"아! 알았어! 그만해! 마시면 될 거 아니야"



여주는 다시 되풀이되는 원우의 말에 소리를 지르고 손에 들려있는 '폭탄 맛' 캔을 따고 캔 입구를 입으로 가져갔다. 별나다는 게 뭐 어떻다고 이 유난이야. 여주는 눈을 질끈 감고 음료수를 한 모금, 한 모금 목구멍을 속으로 넘겼다. 와, 씨발. 이게 무슨 맛이야. 



혀를 지나 목으로 내려가는 '폭탄 맛' 음료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맛이 없었다. 아니, '맛이 없었다'로만 표현되는 맛이 아니었다. 바로 욕지거리부터 나오는 맛에 여주는 질끈 감은 눈을 더욱 세게 눈을 감았다. 아까, 그걸 한 번에 원샷 한 원우가 신기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세 모금 째 넘길 때, 생각보다 잘 넘어가 여주는 질끈 감은 눈을 슬며시 떴다. 맛은 더럽게 없지만서도. 인상을 찡그리며 다 마시는 여주였다. 맛이 생각보다.... 중독성이 있었다. 왜, 주위에 보면 웬만하면 기름냄새나 페인트냄새 싫어하는 사람들 많은데 그중 좋아하는 애 한 명씩 있잖냐. 그런 느낌이었다.



입에서 캔을 떼고, 다른 한 손으로 입 주위를 쓱 닦았다. 옆에서 여주를 보고 있던 원우가 뿌듯하단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 맛 더럽게 없잖아"
"그래도 술술 넘어갔잖아"
".... 너 때문에 이상한 취향 발견했어. 기분 나빠"




여주는 주위에 있던 쓰레기통에 신경질적으로 캔을 집어넣었다. 페인트 냄새, 기름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여주여서 자신이 이런 취향이 있을지 상상도 못 했다. 여주의 말에 원우가 크게 웃었다. 여주는 원우에게 건넸던 음료수들을 다시 챙기고 원우를 빠르게 지나쳐 연습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뭐가 기분 나빠. 아무도 없는 곳에 너는 나만 있으면 평범한 취향이잖아!"




뒤에서 들려오는 원우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는 여주였다.







                                         
시험이 겨우 이틀 남은 밤이었다. 그날도 역시 여주는 시험공부를 끝내고 열시 조금 넘긴 시각에 기숙사로 향했다. 체육 실기 연습을 한 밤이라서 그런지 피곤함이 평소보다 배로 몰려왔다. 그냥 씻지도 않고 침대에 기어 들어가서 자고 싶다라고 중얼거리며 여주는 거의 반 죽은 시체처럼 기숙사로 걸어갔다.



옆에 있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고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은 아이들은 집에 가려면 한참 가야 된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학교 밖으로 다리를 옮겼다. 좀비처럼 걸어가는 아이들을 보니 여주는 자신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




"어, 안녕하세요"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6 | 인스티즈
"응, 안녕. 오늘도 늦게 들어오네"
"아, 네...."
"오, 시험공부 좀 열심히 하나 본데"
"뭐...."



기숙사에 다다르자 기숙사 장과 마주친 여주였다. '화(火)' 기숙사 장은 삼학년 '윤정한'이었다. 신수는 꽃사슴이었다. 그냥 사슴도 아니고 '꽃사슴.' 처음 정한의 신수를 들었을 때, 여주는 왜 꽃사슴이 발현됐는지 이해가 한 번에 갔다. 그냥 정한은 꽃사슴처럼 생겼다. 올망올망하고 큰 눈에 예쁜 비주얼을 가지고 있는 정한과 꽃사슴은 굉장히 매치가 잘 됐다. 오죽, 잘 어울리면 퇴마와 전혀 상관없는 다른 학교에서도 '음양학당 꽃사슴선배'라고 유명할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6 | 인스티즈
"시험공부도 좀 쉬어가면서 해. 너무 열심히 해서 저번에 퇴실 한 번 당했었잖아"
"아, 그땐.... 죄송했습니다"




여주가 요새 들어오는 시간이 기숙사 장의 인원 점검 시간이랑 맞아서 그런지 남학생 기숙사 점검이 끝난 정한과 여주는 자주 마주쳤다. 그리고 정한과 마주칠 때마다 '수(水)' 기숙사 장이 옆에 꼭 붙어 있었다. .... 꼭 붙어있는 건 아니고 조금 떨어진 상태로....? '수' 기숙사 장은 삼학년 '홍지수'이다. 신수는 정한과 마찬가지로 꽃사슴이었다. 또한 여주도 마찬가지로 납득이 됐다. 왜, 지수의 신수가 꽃사슴인지.



꽃사슴들은 꽃사슴끼리 노나보네. 석민과 퇴실 당했던 그날도 대출대 자리에서 지수와 함께 앉아있던 정한을 본 여주였다. 여주는 가볍게 둘에게 목례를 하고 여자 기숙사로 들어갔다. 정한이 여자 기숙사 인원 점검하러 들어올 줄 알고 빨리 방에 들어가기 위해 발을 빠르게 놀렸는데 뒤를 쳐다보니 지수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는 정한이었다.



저 방향은 수 기숙사인데. 데려다주는건가. .... 둘이 사이가 진짜 좋네. 볼때마다 붙어있네. 여주는 빠르게 걷던 걸음을 다시 보통 속도로 바꿔서 기숙사로 들어갔다.




"그 정도로 퇴실은 솔직히 오버 아니냐"
"무슨 소리야. 그 정도는 고성방가 수준이었는데"
"유치하게 여주가 화 속성이라서 그런 거야? 와, 진짜 치사하다. 치사해"
"난 우리 속성 이학년도 같이 퇴실시켰다. 착각하지 마. 내가 너같이 사람이 그렇게 쪼잔하지 않거든"
"쪼잔? 내가 언제...."
"아, 그리고 김여주는 실질적으로 '토'속성이지. 어따대고 '화'속성이래"
"저, 씨...."




[PLEDIS/플레디스] 음양학당(陰陽學黨) 26 | 인스티즈

"빨리 안 붙어? 시간 안 재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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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진짜 이 개같은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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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재생하셨다면 멈추시고 다시 봐주세요! 분위기가 맞지 않답니다)





기숙사 방 문을 여니 깜깜한 방이 여주를 맞이했고 여주는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방에 빛이 환하게 비추었고 방 한가운데에 오늘도 정좌(양반다리)로 앉아있는 순영이 있었다. 깜짝 놀란 여주는 '며칠 동안 왜 그러는 거야. 방에 있으면 불을 켜고 있으라고, 왜 꺼놓고 있어'라고 말하며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



은우가 오질 않은 걸 보니 은우는 아직도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여주는 옷을 갈아입고 씻을 새도 없이 책상에 자리해 앉았다. 여주가 방에 들어오고 옷을 갈아입을 때 동안 순영은 그 자세를 흩트리지 않았다. 여주는 책상에 앉아 숨을 크게 들이 내쉬었다. 공부할 준비를 하는 거다. 도서관에서 끝내지 못했던 공부 페이지를 펼쳤다.




"김여주"




펜을 들고 공부하려는 순간, 순영이 여주를 불렀다. 왜. 여주는 시선을 책에 다 박은 채, 순영에게 대꾸했다. 실로 오랜만에 하는 순영과의 대화였다. 요괴 소동이 있던 날, 그날 이후로 대화를 한 기억이 없었다. 꽤 오랜만에 하는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여주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찌들어 있었다. 순영과 여주, 둘 다 서로 등을 지고 서로를 보지 않고 있었다.



"우리 얼굴 마주한 지 꽤 오래 됐지 않아?"
".... 내가 요새 바빠"
"시험기간이라서?"
"잘 아네"
"아, 그래. 무영인이었던 너는 좀 힘들겠네. 아예 새로운 과목을 배워서"
"응"
"재이가 일학년일 때는 무슨 과목을 배웠더라. 지금이랑 같나?"
"내가 어떻게 알겠어"




피곤해 죽겠는 순간에도 공부하러 책을 꺼내들었는데 계속 말을 걸어오는 순영이 슬슬 귀찮아져 대충 대답하는 여주였다. 글자를 훑는 두 눈은 느리게 감겼다 떠졌다. 졸림이 가득해 보였다. 




"일학년 교육과정은 신수학도 배운다던데. 너, 그 시간에 잤냐"
"쓸데없는 말 할 거면 소환 풀어도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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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이면 신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좀 좋겠다"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순영은 사라졌다. 찜찜한 기분에 다시 소환해서 물어볼까 싶었지만 귀찮은 여주는 다시 책상에 있는 책에 집중했다.

그렇게 시험 당일이 되었다.

〈sub>〈/sub>〈sup>〈/sup>





- 다음 편에 계속






+ 현생에 치이다 보니 이제야 올리게 되네요...ㅠㅠㅠ 죄송합니다 ㅠㅠ

+ 신알신이 다 취소 되었단 거 지난 주에 알았어요...ㅎㄷㄷ.... 슬프다....ㅠ

+ 9월 넘어가면서 부터 오기 힘들 것 같아ㅏ요...ㅠㅠㅠㅠ

+ 지수랑 정한이의 관계는?!?!?!? (뚜둥)


+인물정리(이제.... 끝이 보인다....) / 언제 한 번 속성이랑 신수 정리해서 올려드릴게용

1학년 - 부승관, 배성연, 박시연, 최한솔

2학년 - 김여주, 전원우, 김민경, 정은우, 이지훈, 강예빈, 이석민, 강경원, 김민규, 주결경, 문준휘, 서명호

3학년 - 황민현, 김종현, 강동호, 최승철, 곽영민, 최민기, 임나영, 홍지수, 윤정한new!




[암호닉]

에밀 롕 3536 젠부 딸기빵 0846 마릴린 요플레 서랑감자 딩동 랭 체리콘 뿌랑둥이 리아 밍 도달도달 뱃살공주 0916

21화부터 암호닉을 신청해주셨던 분들은 다시 신청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ㅠㅠ! (신청하고 찾아.... 오지.... 않으시면 쵸큼... 슬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을 오래오래 볼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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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아 넘 오랜만이에요 기다렸어요ㅠㅠㅠㅠ 수녕이 왜 무섭게... ㅠㅠㅠ 9월에 오기 힘드시다니 ㅠㅠ
5년 전
독자2
정말 반가워요ㅠㅠㅠ작가님 수고하셨어요 순영이 무슨 말일까요..!! 궁금하네요 암호닉 신ㅎ청할게요 [래번클로] 신청하겠슴미다;-)
5년 전
독자3
와...작가니뮤ㅠㅠ이르케 궁금하게 하시고....헝헝 그래도 기다릴 수 이써여 근데 9월....벌써부터 슬프고 그러네요..?
5년 전
독자4
롕이에욧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주...언제오나요....ㅜㅠㅠㅠㅠㅠㅠㅠ순영이가 뭐 할 말이 있었던 걸까요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5
0846이에요 기다리기 넘나 궁금하네여ㅜㅜㅜㅜ 신수학공부 하라는거보면 순영이가 그렇게 있는거에 무언가 있는걸까요?
5년 전
독자6
작가님 마릴린 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 다음편이 너무나 궁금해지는데 기다릴수 있을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 작가님 금손 덕분에 행복합니다
5년 전
비회원50.169
서랑입니다 세상에 신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라니... 순영이가 지금 상태가 안 좋은 걸까요 여주가 놓치고 있는 게 있어서 ?! 걱정되네요 ㅠㅠㅠ
5년 전
독자7
작가님 안녕하세요 밍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전원웈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넘나 웃긴것....ㅋㅋㅋㅋ와중에 여주 휘말린것도 넘나 귀여워요!ㅋㅋㅋㅋㅋㅋ 근데 지수랑 정한이의 규칙은 뭔가요..?꽃사슴끼리 뭔가 있눈 건가여..?둘 다 꽃사슴 넘나 잘어울리는것..ㅜㅜ
근데 순영이의 마지막 말은 무슨 의미인지..뭔가 여주가 요즘 순영이를 너무 소홀히 대하는 것 같기도 하고..ㅠㅜㅠㅠㅠㅠ무슨일 생기면 안되는데ㅠㅜㅠ

5년 전
독자8
요플레입니다ㅜㅜㅜㅜ 순영이 무슨일이에요ㅠㅠㅠㅠㅠ 여주가 너무 소홀했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이렇게 걱정을 시키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9
순영이 무슨일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0
원우랑 얘기할때 기 빨리는 느낌 ㅋㅋㅋㅋㅋㅋ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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