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_3] 내가 좋아하는 건 황민현이었는데 자꾸 강동호가 거슬릴 때
그 날을 계기로 나는 민현을
정말, 정말, 정말 진심으로 더 예뻐하기 시작했음
얼굴도 예쁜데
마음도 예쁘고,
하는 행동은 더 예쁘구나, 싶었음
집에 한 번 같이 간 뒤로는 가끔씩 퇴근길도 같이했고
집 앞에서 순대국에 소주 한 잔도 나눠먹다 헤어지기도 하면서
민현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기 시작했음
아주 어떤 순간에, 가끔,
그 날 마음 언저리에 묘한 기분이 들게했던
“대리님 예쁘게 먹으시네요”
뭐 이런 말을 밥 먹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훅, 던지면
마음이 살짝 간질간질 이상하긴 했지만
4살이나 차이나는 애 앞에서 내가 참 주책이다;;; 하면서 넘김.
그리고 뭣보다
정수기 물통을 갈 때라던지
사보 인쇄물 박스를 옮겨야 할 때 등등!!!
남자 동기들만 득실대는 이 곳에서
맨날 형제니 어쩌니 남자 취급이나 당하며
너무 당연하게 혼자서 해 오던 일을 하고 있을 때,
"대리님, 도와드릴까요?"
이렇게 나서서 도와줄게 없는지 묻는 모습은…
정말…
말 그대로 천사였음ㅠㅠㅠㅠㅠㅠ
(이런 대접 처음이야………☆★)
게다가 민현이 이렇게 내 일에 나서기 시작한 후로
"대리님 제가 할게요"
그동안은 내가 정수기 물통을 들고 낑낑대든 말든
망부석처럼 혼자 할 일 하던 강동호가!
그런 강동호가 내 옆에 와서 말도 걸고,
일 시킬 건 없는지, 정말 내 막내답게 일을 하기 시작했다는거임.
물론,
"아니예요!!! 둘 다 하던 일 해요!!!"
익숙치 않은 상황이라
대접을 해 줘도^^
거절하는게 일상다반사였음
그래도 최근들어서는 동호씨(;;;)와도 좀 가까워진 것 같아서
다행이다 싶기도 했고
아주 쪼오오~~~금 마음이 편해지고 있었음
그래서 난 이 아이들에게 커리어우먼인,
멋진 선배로 쭉 남을 줄로만 알았음.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
.
.
악몽같은 그 날은 내 친구의 생일이었음
앞자리 3…을 맞이하는^^ 생일을 화려하게 보내보고자^^
우리는 핫 하다는 클럽을 방문하기로 함
그래서 그날 나는 최~대~한~
오피스룩같지만 클럽에서도 놀 수 있을 옷으로 골라입고 출근했었음
“저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주말 잘보내세요~!”
^0^~
해맑게 웃으며
그 누구보다 빠르게 퇴근했던 그 날
나와 친구는 만나자마자 무슨 한이라도 맺힌 사람들처럼
소주를 들이붓기 시작했음
셀카도 거의 뭐 한 100장쯤 열심히 찍어줬음
그리고 어느정도 취기가 올랐을 때
우리는 클럽으로 발걸음을 움직임
세상에 찌들어 흥이란걸 잊고 살았던 우리는
그 날 그간의 스트레스를 미친 사람들처럼 뿜어내고 있었음
누가 와서 말을 걸든 말든,
너는 말을 거시오~ 우리는 지금 춤을 추느라 바쁘오~
뭐 그런 지경이었음
근데 어느샌가부터 쎄~~~한 기분이 들면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지는거임
그래서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려봤지만
별 다른게 없었음
뭐지…술을 너무 마셨나…하고 생각하는 순간,
내 앞에서 씨익- 웃고 있는
강동호가 나타남.
???!!!!!!!!!!!!
“이름 대리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현실적으로 군대 후 취업 나이를 고려해
글 내용 속 동호와 민현의 나이는 26살로 생각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