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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날 확률 | 인스티즈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날 확률







아, 일어나기 싫다. 너무 추워. 이제 온전한 겨울이었기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더더욱 힘들었다. 요란하게 울리는 알람을 끄기 위해 휴대폰을 겨우 집어 들었다. 아 시끄러워. 아이폰 특유의 알람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텅 빈 알람 화면을 잠시보다 씻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오늘도 뭘 기대하나 싶어 저 자신이 한심했다. 헤어진 지 벌써 석 달째, 몸과 마음 모두 떠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뜨거운 여름, 3년째 접어들던 긴 연애를 끝내고 혼자서 보내는 겨울은 유난히 추운 듯하다. 그럼에도 돈을 벌어야 했기에 겨우 치약을 짜 칫솔을 입 안에 넣는다. 아, 진심 오늘만 아르바이트 쉴까. 하루 쉰다고 해서 세상이 망하는 것도 아니고 .. 아 ! 내 인생이 망하겠지.






[ 안 와? - 김태형 ]
[ 네네 갑니다 ]






신경질 적인 김태형의 문자에 답을 하고 내가 일하는 꽃집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나 같은 애가 어떻게 꽃집에서 아르바이트하겠냐 싶었지만 꽤 섬세하게 알려주는 김태형 덕분에 잘 적응 할 수 있었고 어느덧 나를 믿고 찾아오는 손님까지 생길 정도였다. 가끔 남는 꽃이 있으면 선물해 주곤 했는데 .. 아 또 생각나 버렸다. 안 하기로 했는데. 보고 싶어 한들 볼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고개를 이리저리 저으며 생각을 집어넣으려 애썼다.







“ 4분 지각. ”
“ 아 진짜 악덕 사장 ”
“ 아르바이트비 안 준다 ”
“ 죄송 ”
“ 빨리 앞치마나 해 ”
“ 네네 ”







코트를 옷걸이에 걸어두고 앞치마를 멨다. 오늘도 바쁠 내 손을 보호하기 위해 핸드크림을 바른다. 나는 유난히 핸드크림을 바르는 것에 대한 집착이 심한 편이다. 마르면 다시 바로고 또 바르고, 그렇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내 손이 사막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내 손을 좋아했던 너였다. 그래서 더 좋은 냄새가 나는 핸드크림을 찾고 그랬었지. 너 손에서 맛있는 냄새나 ? 매일 네가 나한테 하던 말이었다. 여전히 그 핸드크림을 쓰고 있다는 건 평생 비밀로 할 거지만.







“ 언제까지 청승맞은 여주인공 컨셉할꺼냐 ”
“ 아니. 나 괜찮은데. 진심.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하나도 안 괜찮아 보이시는데요 ”
“ 엥? 노란 수선화가 벌써 들어왔네 ”
“ 야 노란 수선화 꽃말이 뭐게 ”
“ 몰라 ”
“ 꽃말 외우랬잖아! ”







유난히 잔소리가 심한 김태형의 옆에만 있으면 귀가 따갑다. 알았다고요, 내일까지 공부해올게. 내 대답을 듣고 나서도 못마땅한 표정을 하고서는 꽃을 다듬는다. 오픈 시간까지 꽤 넉넉히 남았으니 느릿느릿하게 해도 되겠지.. 라는 내 생각을 읽은 것인지 내 손을 찰싹 때리는 김태형이었다. 제대로 안 하면 점심 안 사준다. 네, 열심히 할게요. 나는 밥의 노예인가 보다. 김태형은 민윤기와도 친한 사이였다. 그런 서로 잘 알고 있기에 힘들어하는 나에게 밥도 매일 사주고, 일도 조금 덜 시키고 가끔 힘듦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해주는 고마운 사람, 좋은 사장님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더는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일부로 카톡 프사도 바꾸고, 사람들이 그 애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면 일부로 피하며 행복한 척 지내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3년은 내 세상을 바꾼 시간이었기에.







“ 나 오늘 밤에 약속 있다 ”
“ 혼자 마감하라고여? ”
“ 어 ”
“ 악덕 사장 ”
“ 뭐? ”
“ 아뇨 ”







아, 고생하게 생겼네. 꽃들을 제자리에 꽂으며 중얼거렸다. 내 말을 들은 것인지 째려보는 김태형의 눈길을 피하며 계산대에 섰다. 몇 달 전부터 꽃말 공부에 집착하는 김태형 덕에 틈틈이 공부하기 위해 산 꽃말 책이 책상에 놓여 있었다. 민망하게도 너무 깨끗한 상태였지만. 첫 장부터 찬찬히 펴보는데 아까 김태형이 물은 노란 수선화가 떠올라 페이지를 찾아 펼쳤다. 노란 수선화, 사랑에 답하여. 몇 달전 헤어진 사람 눈물 나게 만드는 꽃말이네 짜증 나게. 바로 책을 덮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내가 조금만 참았더라면, 덜 감정적이었더라면 안 헤어질 수 있었을까? 울고 불며 변했다면서 소리치지 않고서 대화로 잘 풀었더라면 지금도 이어나갈 수 있었을까? 글쎄, 서로의 마음이 너무 변한 상태였기에 답을 찾을 순 없었다. 민윤기는 작업실을 좋아했다. 자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듯해 그곳에서 평생 살 수도 있다고 할 정도로, 그런 민윤기를 나는 좋아했다. 민윤기의 작업실에서 서로 좋아하는 영화도 번갈아 보고 작은 공간에 같이 누워 담요 한 장을 덮고 잠을 자기도 하고 소곤소곤 밤새 이야기도 나누었었지. 그래,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 우습게도, 변해버린 건 내 쪽이었다. 꿈을 더 위하는 듯한 민윤기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애처럼 굴기 시작했기에, 날 사랑해주던 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 많이도 울었다. 그런 내 모습에 민윤기도 지쳤겠지. 어쩌면 우리의 헤어짐은 예정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 나 간다, 마감 잘하고 내일 맛있는 거 사줄게. ”
“ 무슨 날 돼지로 아냐? ”
“ 그럼 취소? ”
“ 꿀꿀 ”
“ 아 빨리 가기나 해 ”
“ 야 ”
“ 왜 ”
“ 민윤기 음악 그만뒀대 ”







무심한 듯 코트를 걸치다 말고 툭 내뱉는 소리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뭐..? 민윤기 그 미친놈이 .. 말이 나오지 않을 만큼 충격을 받은 나는 그대로 나가버리는 김태형의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문득, 헤어진 당일이 떠올랐다.







“ 헤어지자 ”
“ 야 ”
“ 네가 좋아하는 음악 실컷 할 수 있게 사라져 준다는데 왜 !! ”
“ 그만해 .. 좀 .. 좀 !! ”
“ 너나 그만해 민윤기 ”
“ 김여주 .. ”
“ 둘 다 잡으려는 거,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야? ”







날카로운 내 말에 민윤기는 한참을 나를 응시한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눈으로. 뭐 나는 이미 펑펑 울고 있었지만.







“ 내가 너 없이 어떻게 음악을 해 ”







끝끝내 말문을 뗀 민윤기는 그대로 눈물을 뚝뚝 흘리고 그런 민윤기의 모습이 보기 싫어 고개를 돌린다.







“ 이럴 거였으면 평소에 내 연락이라도 잘 받아 줬어야지 ”
“ 내가 미안해 .. 응? ”
“ 너무 외로워, 윤기야 나 너무 외로워 응? ”







둘이인데도, 혼자 같아. 내 말에 더는 잡지 못하고 놓아주는 민윤기의 팔이 힘없이 떨어지고 나는 그대로 돌아서서 걸어갔다. 바보같이 잡아 줄거란 기대를 놓지 않고서. 우습게도 그날 이후로 서로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3년이란 시간이 모조리 사라진 것 같아 울기도 많이 울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꽤 덤덤해졌고 퉁퉁 부은 내 눈이 익숙했던 김태형은 이제야 사람 얼굴 같다며 나를 놀려댔었다. 그랬던 민윤기가, 음악을 그만뒀다. ‘ 내가 너 없이 어떻게 음악을 해 ’ 민윤기의 말이 떠오르며 심장이 빠르게 뛴다. 진짜, 미친놈. 어떻게 네가 음악을 그만둬.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는데 휴대폰에서 알림 음이 울린다.







[ XX술집 - 김태형]







김태형이었다. 나는 재빨리 마감하고 김태형이 알려준 술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제 말에 불안해할 나를 알고 있었겠지. 정말 좋은 사장님이란 걸 다시 한 번 더 느끼며 택시를 잡았다. 택시 안에서 손톱을 뜯었다. 3달 만에 너를 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긴장되는 일이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아 고개를 이리저리 흔든다. 울면 안 돼. 강하게 나가자. 그냥, 음악 어..? 다시 하라고 말하고 어.. 그렇게 나오자. 내가 생각해도 우스운 변명이었다. 김여주 너 그냥 민윤기가 보고 싶은 거잖아. 어.. 맞아. 잔돈도 받지 않은 채 택시에 내려 술집으로 향했다. 들어가자마자 민윤기를 찾으려 고개를 돌리는데 창가 쪽에 혼자 앉아있는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순간 세상이 멈춘 듯한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은 너무나 조용해 금방이라도 모든 게 내려앉을 것 같았다. 쉽게 떼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 그쪽으로 향했다. 그런 나를 한순간도 빠짐없이 쳐다보는 남자, 민윤기였다.







“ 얼굴 많이 상했네 ”
“ 너도 ”







내 말에 너도, 라며 짧게 대답하며 살짝 웃는 민윤기였다. 내 말처럼 민윤기는 전체적으로 살이 많이 빠져 힘이 없어 보였고 틈틈히 보이는 살에는 파스가 가득 붙여져있었다.민윤기가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보여주는 듯 한 상처들. 물론 나도 그런 모양새겠지. 또다시 정적이 우릴 감싸고 나는 무어라 말해야 할지 고민하다. 잘 지냈냐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아, 김태형은 어쩌자고 이렇게 .. 아니 나는 어쩌자고 여길 온걸까







“ 너무 잔인한거 아니냐 "
" 어? "
" 하나도 안 잘지냈어 "







앞에 놓인 빈 잔에다 술을 부으며 입을 떼는 민윤기였다.







“ 음악 그만뒀다며 ”
“ 어 ”
“ 왜? ”
“ 니가 없으니까 ”
“ 장난해 지금? ”
“ 뭐가 ”







작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꼬박 밤을 새워서라도 곡을 완성하는 네 모습이 아직도 선명한데 나 때문에 음악을 그만둔다고?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








“ 내가 뭐라고 음악을 그만두는 건데 ”
“ .. ”
“ 왜 .. 왜 .. 사람 마음 아프게 ”
“ 지금 니 모습이 더 마음 아파 ”
“ .. ”
“ 그리고 넌 나한테 너무 커, 그런 너 없이 내가 뭘 해 ”








덤덤하게 말하려 노력하지만 떨리는 민윤기의 목소리가 더 슬프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미쳤다고 손가락질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여자는 제 무릎을 손으로 누르며 펑펑 울고 있고 그런 여자를 보며 남자는 하염없이 술잔만 비우고 있으니, 청승도 그런 청승이 없었다. 결국, 나는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손바닥으로 계속해서 눈물을 닦아내지만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보고 싶었던 민윤기를 봤는데, 행복하기는커녕 나 때문에 모든 게 무너진 모습이 아프기만 하다. 작업하며 행복해하던, 내게 노래를 들려주며 뿌듯해하던 민윤기의 얼굴이 자꾸 아른거려서 죽을 것만 같았다. 드라마처럼 술집에서 달려나와 나를 잡는 민윤기도, 나를 찾는 연락도 없었다. 내 가방 구석에 넣어 두었던 있는 노란 수선화를 쓰레기통에 가득 욱여넣었다. 술집에 들어갔을 때부터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이 사랑에 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그저 이대로 서로 그리워하다 한참을 아프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서로의 잔상을 마주하겠지. 시간이 약이라는 미신 따위를 믿으며.









-






안녕하세요 허석입니다 !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호

그 애 연재에 앞서 며칠 전에 써두었던 빙의글로 먼저 찾아뵙게 되었어요 !

추후에 윤기 버전으로 한번 더 연재할 예정이지만 단편인 글입니다 !!!!!!!!

조금더 현실적인 연인의 모습을 나타내려고 노력했는데 어떠신가요 ? 재밌게 읽으셨다면 다행임미다 ㅠㅠ

조만간 지민 빙의글 그 애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읽어주신 모든 분들 고마워요 :)

날이 점점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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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0.241
왜때문에 댓글이 없죠..? 작가님 너무 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 윤기버전 기다리겠습니다♥️♥️
5년 전
허 석
감사합니다 독자님 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
작가님 진짜 잘 읽고 가요 너무 마음이 절절해지는 것 같아요ㅜㅜ!
5년 전
허 석
그렇게 느끼셨다면 다행이에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
5년 전
비회원74.195
아 미쳣꾼뇨 대박아닙니까
5년 전
허 석
히엑 감사합니다 ♡
5년 전
독자2
너무 맘아파요ㅠㅠ...둘이 다시 잘풀었으면 좋겠는데 헝헝
5년 전
허 석
퓨ㅠㅠㅠㅠ 사랑이란게 ,, 그런거져 ,, 또륵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5년 전
독자3
할 진짜 노래 딱끝나사 ㅠㅠㅠㅠㅠ아 다시만나줘 ....
5년 전
허 석
노래 선곡 고민했는데 잘 맞던가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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