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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그랬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날이면,

웃기지도 않은 우연, 혹은 필연이라도 존재하는 것처럼.


"윤기야."


그 애가 눈앞에 있었다.




열일곱의 민윤기는 음악을 좋아했다. 물론 음악은 누구나 좋아하겠다만, 윤기는 정말 음악에 깊이 몰두했다. 나중에 뭘 하고 싶니, 하고 주변 어른들이 물을 때면. 윤기는, 음악이요, 라는 대답을 목구멍 너머로 삼키고. 그냥,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대답을 회피해버리곤 했다. 열일곱의 민윤기는 음악을 정말 좋아했고. 솔직하지 못한 구석이 있었다.




윤기는 수업 외의 시간은 대부분, 이어폰을 낀 채 노랠 듣거나 책상에 납작하게 엎드린 채 가사를 적거나 했다. 제 옆에서 정호석과 김남준, 김석진이 온갖 요란을 떨어대도, 윤기는 그저 남의 일인양 음악만 들었다. 김남준이 냄비뚜껑인지 무언지 외쳐대고, 그 옆에서 김석진은 시뻘개진 얼굴로 웃어대고, 정호석이 허릴 꺾어가며 웃다가 제 필통을 떨궈도 말이다. 



"민윤기."

"귀찮아."

"끝까지 듣고나 말해라."


열일곱의 민윤기는 보통 애들과는 좀 달랐다. 축구 할 시간엔 차라리 누워있고 싶었고, 게임조차도 귀찮아서 안했다. 으레 사내아이들이 운동이나 게임, 여자 얘기로 보내는 시간을. 윤기는 죄다 노랠 듣고, 만드는데 썼다. 또래보다 얌전하고 어른스러운, 창백하고 서늘한 눈매의 남자애. 그런 윤기에게 흥미를 보이는 여자애들도 제법 많았다. 다만 민윤기 본인이 자각하지 못했을 뿐. 



연애라는 것은 윤기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감정과 시간을 타인에게 소모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의 영역이 아니었다. 음악으로 성공하는 것. 확고하게 정해진 목표와 분명하게 해야 할 일들의 목록. 연애에 있어서 윤기는 특유의 무심함으로 일관했고, 그건 관심을 떨궈내거나 미움을 사기에 적당했다. 그 또래, 민윤기에게 다가오는 애들은 윤기에게 있어선 성가신 존재였다. 별 것 아닌 일에도 울고, 서운해하고, 그러다가 또 금새 기분이 풀리고. 그리곤 또 무엇인지 화가 나서 제멋대로 거리를 좁혔다가 벌렸다가 하니까. 윤기는 그런 것들에 굉장한 피로감을 느꼈다. 성가신 건, 다 똑같다고 생각했다. 







"야, 말이 말같지 않냐?"

"......"

"성현이랑 나랑 사귀는 거 뻔히 알면서, 어?"

"여우짓 작작해라."


이건 무슨 삼류 드라마 같은 상황이지. 음악실에나 가볼까 싶어 건물 뒷편으로 돌아왔던 걸음을 멈췄다. 몇 마디만 들어도 뻔히 유추 가능한 상황에 윤기는 코웃음을 쳤다. 가만히 여기서 상황이 끝나길 기다리는 것도, 끼어들어서 말리는 것도. 그 어느 쪽도 달갑지 않은 선택지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야겠다 싶어서 다시 걸음을 뗀다. 윤기의 인기척에, 어깨를 맞대고 서있던 여자애들 셋이 흩어진다. 센터에서 쪼아대던 것은 아마, 반장 김성현의 여자친구지 싶다. 오른쪽은 모르겠고, 왼쪽은 윤기가 얼마전 대차게 읽고 씹어버린. 그래. 그리고, 구석에서 까이고 있는 쟤는. 



"야. 기은효, 아무튼 우린 분명히 말했다."

"......"

"서로 불편할 일 없게 하자."


방금까지도 실컷 불편했던 것 같은데. 윤기는 저를 흘끔거리며 지나쳐가는 꼴에 헛웃음을 지었다. 처음 듣는 이름인데, 꽤나 미움받고 다니는 모양이다. 졸지에 둘만 남은 그 어정쩡한 틈새에, 웃기지도 않게 바람이 불었다. 푹 수그린 작은 머리, 떨리고 있는 어깨. 딱 그것까지만 봤다. 분명 우는 거겠지 싶어서, 윤기는 성가신 기분에 발길을 돌렸다. 달래 줄 생각따윈 없다. 듣자하니 그런 오해 받고 있던 것 같은데, 누구 좋자고. 



"씨발."

"......."

"재수 옴붙었네."


예상과 달리 윤기의 뒤통수를 때리고 들어온 건. 울음소리가 아니라, 나지막하고 아주 찰진 욕설이었다. 더없이 차분하고 나긋한 목소리로 뱉어내는 욕에, 윤기는 저도 모르게 휘둥그레진 눈으로 돌아봤다. 부러질 듯 가녀린 여자애 하나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어트리면서 욕을 씹고 있었다. 윤기가 있는 것도 몰랐는지, 옆에 놓여있던 쓰레기통을 힘차게 걷어차고 주머니를 뒤적인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어."

"......어."


아무리 윤기가 여자에 관심이 없다한들, 예쁜 얼굴이란 것 정도는 확실히 알았다. 조그만 얼굴에 커다란 눈, 새하얀 피부, 긴 생머리. 쓰레기통쯤은 단번에 박살내는 성질머리와, 시원하게 뻗은 가운데 손가락. 저 여자애는, 민윤기의 친구 김석진의 이상형과 백퍼센트 일치했다. 물론 뒤에 두 갠 제외하고. 저 얼굴을 보자니 대충 오해의 서사가 끼워맞춰진다. 마주친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당황한 듯 쓰레기통을 발로 밀어 감춘다. 저도 놀랐겠지만, 더 놀란 건 윤기였는데.



"하하. 쓰레기통이, 왜 이러지."

"......"

"미안, 가던 길 가렴."


어이가 없어서. 이번엔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졌다. 바람 빠지듯 터져나온 비웃음. 새하얀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르는 게 볼 만 했다. 김석진이랑 비슷하네. 나중에 만나면 말해줘야지 싶었다. 윤기는 그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그냥 별다른 말 없이 제 갈길을 갔다. 어떤 표정일지 궁금해서, 몇 걸음 가서 고갤 돌려보았다. 이젠 쪼그려앉아 머릴 쥐어뜯고 있다. 꽤 인상 깊었다. 









"야, 너 혹시."

"엉?"

"기은효인지 뭔지, 걔 아냐."


평소의 민윤기 입에서 나올 리 없는 물음에, 정호석은 안 그래도 동그란 눈을 튀어나올 것처럼 치떴다. 옆에서 열심히 휴대폰 게임을 하던 김남준도 악, 짧은 비명과 함께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두 녀석의 얼굴이 순식간에 윤기의 앞으로 들이밀어졌다. 윤기는 얼굴을 잔뜩 구겼다. 호석이 실실 웃으면서 되묻는다. 왜, 관심 있냐. 아니, 그냥 아냐고. 윤기를 기어이 짜증내게 해놓고서야 대답이 돌아온다. 


"은효. 엄청 예쁘게 생긴 애. 걔 말하는 거지."

"어, 허옇고 눈 큰 애."

"걔 진짜 예쁘더라, 그 연예인 누구 닮았는데..."

"김성현이 들이대다 까였다더라."


아니나 다를까, 툭 건드니 튀어나오는 정보량에 윤기는 금새 성가셔졌다. 됐다. 다시 이어폰을 끼려는 윤기의 손을 호석이 찰싹 때린다. 떨궈진 이어폰은 김남준이 뺏어간다. 눈을 흘기거나 말거나, 잔뜩 신이 나서 윤기를 탈탈 털어대려고 든다. 왜, 왜, 왜 궁금한데. 뭐 있어? 뭐 있냐? 너? 아오, 시끄러. 윤기는 손바닥으로 귀를 덮고, 둘은 좋다고 윤기를 양쪽에서 못살게 군다. 한참 그렇게 난리를 치고 있으려니 김석진이 들어온다. 


"뭐야, 왜 그러고 있냐."

"아니, 글쎄요, 우리 윤기가 글쎄."

"야. 입 다물어."


인상을 팍 쓰고 일어선 윤기가 호석과 남준의 입을 냅다 때렸다. 김남준은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면서 책상에 엎드렸다. 정호석은 입을 문대면서도 계속 웃는다. 김석진은 뭔지도 모르면서 웃고 있다. 그저 누구나 반할 잘난 얼굴로, 참 사람좋게 웃고 있다. 윤기는 그냥 고갤 저었다. 왠지 김석진은 모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겨우 조용해지고서야 윤기는 다시 이어폰을 꼈다. 마룬파이브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









종종 복도를 오가며 그 희멀건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찰나의 순간. 눈이 마주치고, 서로 모른 척 스쳐갈 때. 제 옆에 서있는 김석진의 눈에 묘하게 빛이 드는 것을 보면서. 윤기는 조금 속이 답답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불편함은 기어이 학년이 바뀌고, 반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었을 때. 



"은효야, 이쪽은 내 친구. 민윤기."



그 애의 손을 잡고 와서, 친구라며 서로를 소개시켜주는 김석진. 그런 김석진의 옆에서 웃고 있는 그 애. 유리에 비친, 딱딱하게 굳어있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서야. 확실해졌다. 윤기는 불편했다. 그 애를 보면서 사랑스럽다는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김석진이 불편했다. 그것도 모른다는 듯 마냥 새하얗게 웃고 있는 그 애가 불편했다. 그 둘을 보면서 같이 웃지 못하는 자신이 불편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 애는, 당연한 것처럼 김석진의 첫 번째가 됐다. 약 십이 년을 붙어다닌 민윤기에게도, 김남준에게도. 그렇게 죽이 잘 맞는 정호석에게도, 그 어떤 누구에게도 주지 않았던 첫 번째였다. 그게 싫었다. 윤기는 제가 김석진에게 이렇게나 각별한 우정을 품었나 싶었다. 종일 김석진과 붙어다니는 그 애는, 자연스럽게 김남준과 정호석의 호의도 가져갔다. 샐샐 웃으면서 그런 것들을 잘도 가져가는 게, 조금 영악하다고 생각했다. 곱게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윤기는 거리를 뒀다.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다. 김석진의 손에 이끌려 온 그 애가, 김남준과 대화를 공유하고, 정호석을 보면서 말갛게 웃고 있으면. 윤기는 그냥 이어폰을 껴버렸다. 그리고 어김없이, 마룬파이브 노래를 들었다. 최대한 높은 음량으로. 귀가 아플 정도로.









그리고 그 회피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시험공부 하자고 불러놓고, 기어이 늦는 김석진 때문이었다. 윤기는 그 애가 여기 있으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제 잘못이었다. 김석진과 김남준이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들어간 카페엔, 그 애가 턱을 괴고 앉아 있었다. 꽤 일찍 와있었는지 문제집 위로 천천히 고갤 떨구고 있다. 이대로 그냥 나갈까 하다가. 늘 은근히 제 눈치를 살피던 커다란 눈이 떠올라서, 한숨과 함께 맞은 편에 가방을 던져놓았다. 


"어, 윤기야."

"......김석진은."

"아직 안왔어......아, 많이 덥지."


분명 뚝 끊어질 대화에서, 한 마디라도 더 해보려고 붙는 목소리가 안쓰러울 정도였다. 윤기는 대충 고갤 끄덕이고 가방을 열었다. 윤기의 움직임을 따라오던 시선이, 눈이 마주치자 움찔대며 테이블 위로 떨궈진다. 윤기는 입꼬릴 비틀었다. 그 때 보니 욕도 잘 하고 성격 좀 있는 것 같던데, 왜 자신만 보면 이렇게 흠칫대는지 알 수가 없다. 윤기는 노트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일어섰다. 커피를 주문하고, 진동벨을 받고,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 바로 김석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왜 안 와."

"좀 늦을 것 같은데, 지금 광화문이라."

"거긴 왜."

"아버지가 뭣 좀 가져다달라 하셔서, 나도 당황스럽다."


됐다, 빨리 오기나 해. 윤기는 더 뭐라 할 수 없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기막힌 타이밍에 진동벨이 울렸다. 커피를 받아들고 자리로 돌아간다. 조그만 뒤통수는 집중력이 좋은 편인지, 꼼짝없이 책을 보고 있다. 마른 어깨를 파들파들대고 있는 것도 보였다. 추운지 팔짱을 끼고 떨어대다가, 윤기가 가까이 오자 다시 또 아닌 척 한다. 그래서 윤기도 못 본 척 했다. 테이블 위에 커피를 내려놓고, 윤기는 버릇대로 이어폰을 꺼냈다. 늘 하던 대로 귓가에 가져갔다가, 앞에 앉아 있는 얼굴을 보고 다시 내려놨다. 대충 감아서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노래, 들어도 되는데."

"......공부할 땐 안 들어."


거짓말이다. 별 명분도 없는 거짓말을 해놓고, 윤기는 책만 뚫어지도록 노려봤다. 어색함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드문드문 고갤 들면 그 애는 꼭, 인형처럼 움직이도 않고 있었다. 긴 속눈썹을 내리깐 채로 참 얌전히 책을 보고 있다. 문제를 푸느라 움직이는 하얀 손가락. 그리고 미약하게 떨리고 있는 어깨. 그래서 윤기는.


"야."

"......응?"

"니가 이쪽 앉아."

"......."

"춥잖아, 아니냐?"


퉁명스러운 물음에, 그 애는 고개를 끄덕인다. 윤기는 제 앞에 있던 책을 대충 앞으로 밀어놓는다. 그 애는 야무지게 책과 공책, 필통, 볼펜을 겹쳐 쌓고 자릴 옮겨온다. 바꿔 앉은 자리, 윤기의 목덜미와 등으로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날아들었다. 평소 같았음 춥다고 짜증을 냈을텐데, 이상하게 자꾸 열이 나는 것 같았다. 맞은 편에 앉은 그 애는, 다시 얌전히 책을 보다가. 윤기와 눈이 마주치자 아까와 달리 입술에 곡선을 그렸다. 애처럼 말갛게 웃는데도 어딘지, 조금 죄책감이 들게 하는 웃음이었다.



그 이후로 한 시간이 되도록 침묵 뿐이었다. 바로 말하자면, 둘만 침묵했다. 카운터에 있던 알바생 둘이서 누가 번호를 딸 지 투닥대는 것도 들렸고, 건너 테이블에서 일부러 들으라는 듯 예쁘네 마네 하는 것도 들렸다. 기은효는 들리지 않는 건지, 못 들은 척 하는 건지. 여전히 차분한 얼굴로 공부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괜히 손해보는 기분에, 윤기는 제 예민한 청각을 저주했다. 애써 집중하는 척 하면서 노트 위에 들리는 노래 가사나 받아 적었다. 그러고 있으려니 곧 익숙한 전주가 흘러나와 윤기는 볼펜을 내려놓았다.



Beauty queen of only eighteen.

She had some trouble with herself.



"She will be loved."

"......응?"

"지금 나오는 노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야.



저도 모르게 웅얼댄 제목에, 동그랗게 뜬 눈이 곧장 이쪽을 향했다. 윤기는 손가락을 들어, 어딘지도 모를 허공을 가리키면서 대답했다. 귓등이 빠르게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머쓱해져서 다시 눈을 내리까는데, 작은 웃음소리가 날아들었다. 그 애는 그게 웃긴 얘기도 아닌데, 새하얗게 웃으면서 윤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카페에 와서 앉은 지 약 한 시간 반 만에, 처음으로 대화 다운 대화였다. 예쁘게 웃고 있는 입술이 열리고, 나긋한 목소리로 그 애는 말했다.



마룬파이브.

좋아하나봐.








좋아하나봐.





굉장히 낯선 표정을 한 김석진은 그렇게 말했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붙어다니던 친구놈이 제 앞에서 누굴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얀 알파카 인형을 안고 와선 처음 말을 걸었던 유딩 김석진이, 앞머리 한 올까지 깔끔하게 넘겨올린 얄미운 초딩 김석진이, 저를 꼬드겨 피시방에 와놓곤 과외 선생에게 다시 잡혀가던 중딩 김석진이, 재수 없을만큼 부정의 여지 없이 근사하게 자란 김석진이. 


그런 표정도 지을 줄 알다는 걸. 윤기는 그 날 처음 알았다. 


"야, 뭘 그렇게 쳐다봐. 민망하게."

"아니. 신기해서."

"신기할 것까지 있냐."

"그럼, 아직도 길 다니면 김석진 죽여버린다는 여자애들이 백만 명인데."




개소리 하지 말라고, 김석진은 또 웃어댔다. 김석진은 누구에게나 잘 웃어주고, 누구에게나 친절했다. 그건 그저 적이 아닌 사람, 필요가 있는 사람을 향한 김석진의 아주 작은 성의일 뿐인데.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참 저들 좋을 대로 오해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그랬다. 특히 여자애들이 그랬다. 그저 호의를 주기에 적당히 보상하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에겐 친절하게 대하고, 다만 가만히 제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여자애들은 김석진 때문에 늘 울고 만다. 일정한 선만 넘지 않으면 김석진은 한없이 관대하지만, 그 선을 넘으려 드는 사람에겐 너무도 차가웠다. 


애초에 김석진은 민윤기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아니, 민윤기에게조차 연 적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런 김석진이.


"나, 정말 은효 좋아해."

"...그러시든지."

"무섭다."

"뭐?"


"무서워."


그 땐 알지 못했다. 뭐가 무섭다는 건지. 그저 누군가를 좋아해보는 감정이 처음이라, 두근대는 게 처음이라 그런 줄 알았다. 혹은 거절이 무섭고, 소문이 무섭다는 소릴 줄 알았다. 희미하게 웃는 얼굴로, 그렇게. 무섭다고 말하는 김석진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았더라면. 윤기는 정말 크게 후회했다. 










윤기는 늘 입버릇처럼, 남 일에 신경쓰지 않고 싶다고 한다. 정말 그러고 싶어서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그 소망과 다르게 윤기는 참 본의 아니게 남의 일에 얽히는 경우가 있었다. 이것도 마찬가지였다.



"기은효."


온 세상이 활활 타는 것 같은 노을 아래서, 그 애는 난간에 몸을 널다시피 기대고 있었다.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에서, 담배가 그 가련한 몸을 태우고 있었다. 하얗게 너울거리는 연기 사이로 그 애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그 눈이 초승달처럼 휘었다. 멍한 정신을 붙들고 기가 차다는 듯 웃어보았다. 말하지 마, 하는 입술 사이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어쩔까 하다가, 한 쪽 이어폰을 빼고 가까이 다가갔다. 이번에도 똑같은 노랠 듣고 있었는데 말이다.



"기분 좀 나아진다 했는데, 그렇지도 않네."

"걸리지나 마라."


그 애는 이 퉁명스러운 말이 뭐가 웃긴지, 또 버릇처럼 유약하게 웃었다. 그리고 윤기는, 입 밖으로 질문 하나를 뱉었다. 두고두고 후회할 질문이었다.


"김석진은 알아?"


"......아니."

"하긴."


붉은 노을 때문에 정신이 아득해서, 그 애의 표정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다만 그 커다란 눈이 노을 속에서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던 것만 기억했다. 그거면 됐지. 손을 한 번 흔들고 발길을 돌렸다. 계단을 내려가는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노을이 머리 위로 쏟아질 것 같아서 그랬다. 일 층까지 내려와서 숨을 몰아쉬며 올려다본 하늘은. 시뻘겋게 끽끽대며 자신을 비웃고 있었다. 










그렇게 신경 쓰이는 거면,

좋아하는거잖아.



드라마 속, 주인공의 친구가 일침을 놓는다. 윤기는 감흥없는 얼굴로 화면을 쳐다보고 있다. 옆에서 윤기의 형이 어깰 툭 건드리며 끼어든다. 야, 니가 왠일로 드라마를 다 보냐. 윤기는 대충 고갤 저었다. 그냥, 어쩌다 본 거야. 그렇게 말하고 리모콘을 형에게 넘긴 뒤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로 다이빙 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손을 더듬거려, 휴대폰을 집었다.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틀었다. 아주 크게 틀었다. 귀가 아프고. 머리가 아플 정도로.



He was always there to help her.

She always belonged to someone else.


윤기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기능이, 제게 존재하는지 조차 의심스러웠다.










학교에도 안 나오고 정신 나간 것처럼 구는 김석진에게, 스스로가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노력하고 있었다. 그 잘난 우정 때문은 아니었다. 애초에 김석진과의 우정은 이렇게 살가운 속성이 아니었으니까. 서로 죽지나 않고 살아있으면 친구인, 그런 우정이었다. 그렇다면 왜 자긴 계속 이 성가신 일에 관여하고 있는 것일까. 윤기를 괴롭게 만드는 고민이었다. 



분명 김석진 때문은 아니다. 그러면, 쟤 때문일까. 지독하게 쏟아지는 괴롭힘을, 아무 저항없이 받아내고 있는 그 애는. 처음 봤던 그 날에서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았다. 아니, 딱 하나 있었다. 그 애는 더 이상 그 날처럼 욕을 하지도, 쓰레기통을 걷어차며 성질을 내지도 않았다. 그저 그 커다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로, 어딘지도 모를 곳을 쳐다보면서 울음을 참아내고 있었을 뿐이다. 윤기는 그게 정말, 너무, 지독하게 싫었다. 차라리 그 날처럼 욕을 하고 화를 내지 싶었다.



"왜 화 안 내?"

"......"

"차라리 그 때처럼 하지 그러냐."

"......"

"욕도 좀 하고, 뭐든 좀 때려 부수고."


윤기의 말에 그 애는, 마른 어깨를 살짝 들썩이면서 웃었다. 반면 그 기운 빠진 웃음에 윤기는 미간을 구겼다. 그 날처럼, 녹이 슬어 삐걱거리는 난간에 기대서 그 애는 마냥 웃고만 있었다. 윤기는 이번엔 그 옆으로 다가가 자릴 잡고 앉았다.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하얗고 가느다란 연기가, 둘 사이에 장막처럼 피어올랐다. 한참 후에 그 애는 입을 열었다.


"다 기억하고 있었네."

"워낙 인상 깊었어야 말이지."

"모른 척 해줄 거면, 끝까지 해주지. 너무하다."

"여기까지 참아준 것도 고마운 줄 알아라."


다른 애들 앞에서도, 그렇게 가운데 손가락 내밀고 쓰레기통 걷어차봐라. 정호석은 거의 울 걸. 야, 김석진 앞에서 한 번 그래봐라. 아, 근데 그 새끼 싸이코라서 더 좋아할 수도 있겠다. 평소답지 않게 말을 늘어놓는 윤기를 보면서, 그 애는 또 힘없는 웃음을 흘려냈다. 미끄러지듯 주저앉아서, 윤기에게로 손을 뻗는다. 제게 뻗어진 가느다란 손가락을 쳐다보다가, 윤기는 입꼬릴 비틀어 웃었다. 담배 한 개비를 꺼내 건네주면서. 갚아라. 



"윤기야, 그때 혹시."

"뭐."

"혹시 싶어서 말하는 건데, 나 걔 남친 뺏은 적 없어."

"뜬금없네."

"그 때 왠지, 그것도 들었을 것 같아서."

"관심 없네요."

"그럼 다행이고."


그냥, 하도 미움받고 다니니까. 이거라도 말해야겠다 싶었어. 너까지 날 미워하면, 좀 많이 슬플 것 같거든. 그렇게 말해버리고, 그 애는 가만히 담배만 피웠다. 하늘로 흩어지는 연기를 쳐다보다가, 윤기는 자신이 피우던 담배는 바닥에 비벼 꺼버렸다. 그리고 한결같이 냉소적인 어투로 말했다.


"보나마나 뭐. 그쪽에서 멋대로 오해하고 지 혼자 썸탔겠지."

"김성현?"

"아니야?"

"...글쎄, 그냥. 친절하게 대해주길래 웃어줬는데."


"애새끼들이 꼭 그러더라. 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믹싱에 시그니처 사운드까지 다 얹어."


뭉개진 꽁초를 손가락으로 튕겨 던져버렸다. 그와 동시에 풉, 하고 처음 듣는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정말 웃겼는지, 두 눈에 눈물까지 고여서는 답지않게 크게 웃었다. 정작 말을 꺼낸 윤기는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코드가 좀 특이한 편인지, 한참을 그렇게 웃다가 겨우 숨을 고르면서 윤기를 쳐다본다. 커다란 눈에 웃음기가 가득 한 게, 처음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꽤 보기 좋다고 생각했다. 


"고마워, 윤기야."

"뭐가."

"그냥, 다."


"그러시든가."



그리고, 그게 마지막 웃는 얼굴일 줄 알았으면.

좀만 더 옆에 있을 걸 그랬다고. 윤기는 그런 생각도 했다.











그 애를 볼 때마다 속에서 은근하게 무게를 더해가는 거슬림이. 그 뭔지 모를 감정이 동정 비슷한 거라면 그만둬야 한다. 


그 애가 매일 누구 때문에 울고, 누구 때문에 메말라가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귀찮다고 하는 주제에 꽤 많이도 알고 있으니까. 본의든, 아니든. 김석진이 어떤 눈으로 그 앨 보고 있는지, 김태형이 왜 미련하게 그러고 있는지. 왜, 그 애가 여지껏 그러고 있는지. 윤기는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답을 건넬 수 없는 건, 정작 자신의 생각은 모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들은 아주 희미한 윤곽만을 가진 채 허공을 떠돌면서, 민윤기의 신경을 매일 건드려대고 있다.  



사람 미워하는 게, 참 쉬운가봐.

다 그렇게 쉬워서 좋겠다.



I don't mind spending everyday. 

Out on your corner in the pouring rain.











여자애들이 우는 건 성가셨다.

달래줘도, 그냥 내버려둬도. 뭘 해도 나쁜 놈이 되는 것 같으니까.



"석진이를 좋아하면 안 돼."


그 애는 그렇게 말하고, 마른 몸을 잔뜩 웅크렸다. 지친 것 같았다. 저 애가 가진 불운의 서사는, 정말 클리셰도 이런 클리셰가 없다 싶을 정도니까. 시궁창 같은 불행 위에 떨궈진 불운한 열아홉살 여자애. 가진 건 예쁘장한 얼굴과, 어줍잖은 선량함, 강한 척 하지만 끝까지 독해빠지지 못한 성격. 그래, 끝까지 매정하지 못한 게 항상 문제다. 이도저도 아닌, 어줍잖은 마음이 늘 문제다. 



"좋아하면 안 돼. 뭘 바라는 것도 안 돼. 그럴 수 없어."


그 때, 그냥 못 본 척 하고 지나갈걸. 피해 갈 기회는 충분히 많았다. 김석진의 손을 잡고 온 그 때의 인사를 모른 척 할 걸. 그 때 그 카페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와버릴걸. 어줍잖은 친절 따위 베풀지 말 걸. 그 애와 눈을 마주치지 말 걸. 그런 노래따위, 못 들은 척 해버릴걸. 어중간한 마음으로, 그러지 말 걸.



"감당 할 수 없을 거야."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메워지지 않는 그 애와의 간극 위에서. 나는 결국 한 발짝도 내딛지 못했다. 겁이 났을까. 늘 그렇듯 성가셔서 그랬을까. 날 쳐다보는 그 눈이 목을 조이는 것 같았다. 입 안에서 혀가 꼭 남의 것인듯, 모래덩어리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 애는, 늘 나를 불편하게 하던 그 커다란 눈은. 나에게서 김석진을 찾고 있었다. 힘겹게 숨을 삼키던 그 애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고갤 떨구며 소리내어 울었을 때. 난 어떻게 했던가.



"미안해."

"......"


"미안하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












이제 3월인데, 그런데도 지독하게 추웠다. 참 끔찍스러운 한 해가 되겠다고, 윤기는 그렇게 생각했다. 간혹 만나는 사람들은 윤기에게 무슨 걱정 있냐고. 뭐가 그렇게 슬프냐고 묻곤 했다. 딱히 슬픈 건 아닌데. 그냥 다 그러고 사는 거겠지. 윤기는 그저 조용히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굳게 닫힌, 아니. 어쩌면 열려있는 것일 수도 있는 문. 그 문을 앞에 두고 윤기는 한참 서있었다. 내가 뭘 어쩌겠다고. 정신 차려라, 민윤기. 겨우 골목을 돌아 나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입에 문 채 한 손으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어, 호석아. 나와. 그냥, 얼굴 좀 보자고.




"오늘 무슨 날이냐."

"뭐래."

"니가 어쩐 일로 부르나 싶어서."



세 잔도 안 마신 주제에, 가게에 있는 술은 저 혼자 다 주워먹은 얼굴의 정호석이다. 윤기는 가볍게 혀를 차고 눈앞에 있는 파전을 찢었다. 그냥, 나도 사람인데 답답하고 그런 거 있잖아. 한숨 같은 그 말에, 호석이 풀린 눈을 하고는 말한다. 사람이었구나. 곧장 날을 세운 윤기의 손이 이마를 강타한다. 



"김석진은 뭐한대?"

"연락 안 해. 뭐, 개강했으니까 학교 다니겠지."

"햐, 좋겠다. 연대라니."


난 재수해서 이대 갈 건데. 그럼 김석진이랑 미팅하겠다. 실없는 농담을 하고 정호석은 낄낄 웃는다. 어이가 없어서 따라 웃는 윤기의 어깨 위로 손 하나가 얹어진다. 고갤 틀어올리니 멀끔한 차림의 김남준이 서있다. 코트를 벗어놓고 의자를 끌어다 앉는다. 바깥의 추위를 몰고 들어온 김남준은 수저를 찾다가, 또 무릎으로 테이블을 거하게 들이받았다.



"빼입고 어디 갔다왔어?"

"친척 모임 끌려갔다가, 겨우 도망나왔다."

"지하철 타고 왔냐?"

"아니, 바로 오는 버스 있더라고."


아, 나 방금 오다가 기은효 봤다.



오뎅탕을 뒤적거리던 윤기의 숟가락이 아무렇게나 떨궈졌다. 윤기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디서. 남준은 당황한 듯 눈을 굴리다가 대답한다. 삼 번 출구 앞에서 마주쳤어. 아직 근처겠지. 그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윤기는 목도리를 집어들고 곧장 밖으로 뛰쳐나갔다. 남준과 호석은 의아한 얼굴을 하고는 윤기가 사라진 자리만 쳐다봤다. 호석은 얼떨떨하니 커다랗게 치뜬 눈으로 소맥을 말고, 남준은 고갤 절레절레 저었다.




"하, 씨...어딨어, 어디..."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달리는 윤기에게로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신경질적으로 두리번대다가, 지하철역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곧장 카드를 찍고 개찰구 안으로 달려가봤지만, 지하철은 이미 떠난 뒤였다. 이젠 또 역 앞 카페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을 뒤로 하고 카페 안을 살폈다. 없다. 혹시나 싶어서 2층까지 달려 올라갔지만 허탕이었다. 한껏 굳어진 얼굴을 하고 곧장 밖으로 나왔다. 심장이 뻐근할 정도로 숨이 찼다. 목구멍으로 왈칵 비릿한 것이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애써 그것들을 무시하며 달리다가, 문득 뭔가 얻어맞은 것 마냥 정신이 돌아왔다. 허망하게 멈춰버렸다. 가쁜 숨을 몰아쉬고, 신경질적으로 머릴 헝클어트렸다. 미쳤냐. 민윤기.



민윤기, 이 미친 새끼야.

뭘 어쩌려고.


걜 붙잡아서, 무슨 말을 하겠다고.

미안하다고 하려고?


무슨 말을 하겠다는 거야, 걔한테.



"그만해, 병신아."



윤기는 숙였던 허리를 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차들이 정신없이 도로를 오가고,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찾는 것은 없었다. 

아무 것도, 없었다. 




Look for the girl with the broken smile.

Ask her if she wants to stay awhile.



 







그렇게 술자리로 돌아가, 윤기는 술을 정말 많이도 마셨다. 호석과 남준은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았다. 아니, 묻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저런 얘길 주고 받는 둘 사이에서, 윤기는 계속 빈 잔에 술을 채웠다. 풀린 눈을 하고 혼자 소주 네 병을 비웠을 때. 그런 윤기에게 남준이 물었다. 도대체 왜 그러냐고. 윤기는 남준의 어깨 너머, 창문 밖을 가만히 바라봤다. 수도 없이 지나다니는 불빛들 사이에 윤기가 찾는 것은 없었다. 윤기는 취기가 묻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글쎄, 왜 그럴까."

"......."

"죄책감인가."

"민윤기, 취했어."


"진짜 모르겠네."



그대로 윤기는 테이블 위에 엎드렸다.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또 그 노래가 들렸다. 지독하다. 헛웃음을 터뜨리면서 눈을 감았다. 마룬파이브, 좋아하나봐. 언제였는지 이젠 기억도 희미한 그 때, 그 애의 목소리가 귓가의 신기루 같았다. 윤기는 그 목소리를 붙잡으려고, 컴컴한 어둠 속을 걸었다. 호석과 남준이 주고받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 





I know that goodbye means nothing at all.

Comes back and begs me to catch her every time she falls.




집까지 들여보내준다는 남준에게, 기어이 괜찮다고 손을 흔들어보이고 윤기는 돌아섰다. 비틀거리면서 걷는다. 저를 부르는 남준의 목소리에, 그냥 뒤를 돌아 괜찮은 척 웃어보이고 걸음을 옮겼다. 가로등이 드문드문 켜진 골목을 걷다가, 윤기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이어폰을 끼고, 그 날처럼. 걷다보면 그 때 그 순간이 잡힐 것 같아서. 계속 걸었다.




Please don't try so hard to say good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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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he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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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 오늘은 외전을 들고 왔어요...! 다른 건 몰라도 윤기 얘기는 꼭 풀어놓고 싶어서, 비루하게나마 한 편 올려봅니다. 갈증을 쓰면서 가장 애정이 갔던 인물입니다. 무심해보이지만 인간적이고, 관여하고 싶지 않지만 결국 그 관계에 손을 뻗고 후회하는 윤기를 쓰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 최대한 빨리 2부 스토리 정리해서 돌아도록 하겠습니다! 취미가 글쓰는 것 뿐인 인간이라, 아마 2부 시작 전에 다른 글도 하나 들고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ㅎ;

5년 전
비회원11.59
여기가제무덤입니다 자까님
5년 전
비회원11.59
진짜전이번편을 레전드로땅땅ㅇㅈ합니다 ㅎㅏ미뉸기 너무멋있고설레고 귀엽고 분위기다햇어여✨✨✨ 노래도넘좋구 가사가궁금해서 찾아보고왓는데 눈물펑펑이에효
5년 전
prophecy
감사합니다 :) 이 외전을 쓰는데 노래가 절반 이상 역할을 했네요...! 좀 더 낮은 톤의 노래를 찾아봤지만 가사가 어울리는 노랠 찾는 게 힘들더라구요...ㅎㅎ; 댓글 감사하구 즐거운 주말 보내세용
5년 전
독자1
새드엔딩을 세상에서 젤루 무서워하는 사람이라 이 글이 너무 문체가 좋고 취향인데도 읽기가 무섭네요 ㅠㅠㅠㅠ 어흐.. 2부 시작하면 1부 삭제하신다는 댓글 보고 갈등이 되지만......ㅠㅠㅠㅠㅠㅠㅠㅠ 어쨌든 응원해요 작가님..!!
5년 전
prophecy
안녕하세요!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 새드엔딩을 무서워하신다니 ㅠ_ㅠ 현재 1부로써는 엔딩이라기도 애매하구 새드인듯 새드아닌???느낌...이지만유...마냥 읽어달라고 말씀드리기도 참 어렵습니다...부끄럽기도 하고 ^/////^ 문체가 좋다고 칭찬해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네요! 다시 한 번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구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5년 전
비회원82.164
어마ㅜ이제읽었는데ㅜ 윤기ㅠㅠㅜ 살짝눈치는챘는데.... 세세한 감정에 따라 잘 읽었습니다♥
5년 전
prophecy
감사합니다 :) 본편에선 윤기를 아리송한, 아닌 듯 하지만 눈치 챌 것 같은 그런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알아주셔서 기쁩니다 T^T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5년 전
독자2
안녕하세요 작가님! 독방에서 추천해주길래 정주행 하고 왔어요ㅠㅠ! 이런 띵작을 모르고 있었다니.. 제 자신한테 딱밤 몇 대 때리고 싶어지네요 이제라도 알아서 넘 다행이에요ㅜㅜ 앞으로 작가님 글은 꼭 읽게 될 거 같네요!💜
5년 전
prophecy
감사합니다 ㅠ_ㅠ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이렇게 감동적인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슬럼프로 이 글을 이어가야하는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렇게 좋은 얘기 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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