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하성운] What Does The Rabbit Say? 외전 完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외전 3

그러니까, 지훈이 놀러왔고 이왕에 온 김에 같이 밥을 먹자고 했다. 굳이 시켜먹기는 그래서 그나마 쉬운 오므라이스를 한다고 했는데 그녀가 가는 곳마다 쫄쫄 쫓아다니는 지훈이 화근이라면 화근이었다. 야채는 제가 다질게요. 오랜 자취를 하며 요리 실력이 늘었다고 하더니 그게 빈말은 아닌듯 했다. 탕탕탕. 꽤나 일정하게 야채를 다지는 폼새가 제법이었다. 너 요리 진짜 잘하는 구나? 나중에 와이프한테 예쁨 받겠다. 그래서 ㅇㅇ가 칭찬을 했는데.

쾅!

문을 닫는 소리가 거칠었다. 소리가 난 쪽은 성운의 방이었다. 그녀와 같이 사는 동안 한 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었던 성운이 문을 닫았다. 그것도 온 힘을 다해서, 세게 쾅! 하고. ㅇㅇ는 그 때부터 모든 신경과 걱정이 성운에게로 가 있었다. 밥을 먹자고 불러도 대답이 없는 성운 때문에 꽤나 예쁘게 말아서 만든 노란색의 계란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봐야만 했다. 오므라이스는 고기만 좋아한다는 그가 유일하게 고기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성운이가 좋아한다고 해서 만든 음식이었는데. 결국 그녀의 몫인 오므라이스까지 몇 입 대지 못한 채로 랩에 싸여야만 했을까.

"ㅇㅇ야."

갑자기 방에서 나온 성운이 그녀를 불렀다. 덕분에 ㅇㅇ는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었다. 왼쪽에는 성운이 나오자마자 또다시 어색하게 그녀의 어깨 위로 팔을 올리는 지훈이 있었고 오른쪽엔 성운이 있었다. 그것도 차라리 뭐가 마음에 안드는 지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정작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것도 아니야." 었다.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으면서. 질투 작전이고 뭐고 그냥 다 그만두면 좋겠다. 질투 작전을 하기도 전에 성운의 눈치만 보고 있느라 지금 자신이 숨을 쉬고 있는지조차 까먹을 뻔한 ㅇㅇ였으니까.

"같이 일하는 사람이야?"

"어?"

"쟤. 너랑 같이 일하는 사람이냐고."

정적을 깨고 성운이 말했다. 어어, 응. 나랑 같이 일하는 사람이지. 뜬금없이 그가 왜 이런 걸 묻는 거지. ㅇㅇ는 성운에게 답을 해주면서도 괜스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꼭 아까까지만 해도 한 대 때릴 기세로 인상을 쓰던 건 어디가고 무표정으로 묻는 말은 무척이나 무미건조했고. 다른 것보다 그래, 좋겠네. 라고 하는 게. 다 포기한 것마냥 꺼내는 말 같잖아. 그 순간 ㅇㅇ의 눈동자는 갈피를 잃었다. 질투 작전을 해도 그 사람이 나한테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있어야 했다. 베이스가 탄탄하지 못한 그녀, 자신과 성운 사이에 무슨 이런 유치한 짓을 한다고 밤새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는지 우습기만 했다. 번지점프에서 뛰어 내릴 때 반동으로 여러번 튕겨나가는 줄처럼 ㅇㅇ는 순식간에 오락가락 하는 제 기분을 차마 떨쳐낼 수가 없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면 잘 아시겠네."

"어? 네?"

"임자 있는 사람한테 이렇게 팔 올리시고 그러면 안되죠."

ㅇㅇ한테 남자친구 있는 거 뻔히 다 알면서. 하지만 성운은 눈치가 빨랐다. 눈치만 빠를까 몇 분을 가만히 그녀와 그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있는 지훈을 보고 난 뒤로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할 거면 좀 제대로 하지. 딱 봐도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있는 ㅇㅇ를 뒤에서 끌어안는 성운의 손이 빨랐다. "어줍잖은 질투 작전이면 그만 해." 그래도 싫은 건 싫은 거였으니까.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에 ㅇㅇ는 있는대로 몸을 둥글게 말았다. 얘는 언제부터 알았던 거야. 무슨 일을 하기도 전에 먼저 알아차린 성운이 괜히 무서워져서 겨울에 식은땀이 다 났다. 근데 이미 다 들켜버린 사람 치고는 전만 해도 쭈욱 내려갔던 ㅇㅇ의 입꼬리는 계속해서 움찔거려댔다.

"지훈아. 이제 그만 가는 게 좋을 거 같아."

"네? 우리 아직 본전도 못 뽑았는데요?"

"본전은 무슨 놈의 본전이야."

곱게 집에나 가서 자라. 어느샌가 성운에게조차 무시를 당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지훈이 이 이상한 기시감에 두어번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ㅇㅇ의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말을 꺼냈다. 우리 질투 작전은 어쩌구요.

"…검사님?"

"무슨 말을 하는데 얼굴을 들이밀고 난리야."

"…하하. 미안해, 지훈아. 내일 내가 말해줄게."

물론 그보다 더 빨리 그녀를 제 뒤로 숨겨버리는 성운 덕에 그마저도 대화가 전달되지 못한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었다. ㅇㅇ는 자신이 어디로 도망을 가는 것도 아닌데 그녀를 잡고선 놓아주지 않는 성운의 뒤에서 어색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제 막 반항기에 들어선 사춘기 청소년 같았다. 지금의 성운이. 그는 말을 한마디라도 할려치면 아주 가시가 잔뜩 돋은 고슴도치마냥 굴었다. 질투 작전을 하자는 지훈의 말에 동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걱정 반, 혹시나 하는 마음 반으로 나름 기대도 했었다. 성운이 제가 다른 사람과 있는 걸 질투하고 그런 자신에게 마음을 알려주는 것. 그러면 그녀는 당장에라도 그에게 입이라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건 뭐, 시작도 하기 전에 꽤나 잘못 틀어진 출발선이었다. 박지훈을 믿느니 지나가는 똥개를 믿는 게 더 나았을거야.

"잠깐만 내가 바래다줄게!"

성운이 먼저 ㅇㅇ의 팔을 붙잡았다. 팔을 붙잡던 손은 그녀의 손으로 이어졌고. 지훈을 배웅해주기 위해 일어섰던 ㅇㅇ도 그 자리에서 멈춰있었다.

"나 지훈이 배웅해주고 올게."

"응."

"…인사만 해주고 온다니까?"

뱉는 말이랑 행동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가."

잡고 있는 손이나 놔주고 그런 말을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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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Does The Rabbit Say?

W.LIGHTER

과연 성운이 질투를 했는가.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차마 대놓고 너 질투해? 라고 물어보자니 이건 너무 속 보이는 것 같고. 솔직히 수십번, 수백번 고민을 해도 성운이 질투를 했으면 했다. 자신이 다른 사람과 있는 걸 싫어하고 그녀, 자신을 좋아해줬으면 했다. ㅇㅇ는 성운이 다른 여자와 있다는 생각만 해도 속이 뒤집힐 것 같았는데 그가 자신과 같은 마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ㅇㅇ가 바라는 건 이게 전부였다. 성운이가 자신을 좋아해주었으면 하는 바램.

"성운아, 나 나갔다 올게."

그럼에도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든 배고픔을 잊지 않는 것처럼 자신은 일을 해야 했다. 정장 마이 위에 덧입을 코트를 대충 팔에 걸치고선 성운의 방문 틈새로 고개를 빼곰 내밀자 불쑥 문이 활짝 열렸다.

"일 가?"

"어? 으응."

갑자기 열린 문에 ㅇㅇ가 예기치 않게도 성운의 품에 안긴 꼴이 되었다. 저를 내려다 보는 눈 밑이 살짝 붉은 것이 잠을 자지 못한 것 같았다. 대충 다리에 힘을 주고선 일어서려고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의 품에서 한 뼘도 움직이질 못했다. 잠도 못 잔 사람이 이렇게 힘이 셀 수가 있나. 뜬금없이 제게 안겨진 게 불편하지도 않는지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손에 힘을 준 성운은 한동안 별 말도 없이 그녀의 얼굴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눈 싸움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서야 도무지 아침부터 성운이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다. 되려 ㅇㅇ가 시선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돌릴 정도였으니.

"너, 잠. 잠, 잘 못 잤나봐."

"응."

"왜 못자고 그래."

뭐라도 말을 해야할 것 같아서 꺼낸 말이었다. 평소라면 ㅇㅇ, 자신이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서 눈을 떴을 성운이었다. 같이 아침도 먹고 그녀를 배웅해주었던 그였는데 어제 지훈이 오고 나서 그가 많이 달라졌다. 달라진 게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적 그의 침대에서 같이 자고 일어나는 생활패턴을 고수했지만서도. 괜스레 걱정이 되어 붉게 물든 그의 눈가를 어루만지자 문득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는 손길이 느껴졌다.

"나 요즘 계속 잠 못 자."

"어?"

"마음 놓고선 편히 자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

네가 내 방에서 같이 잔 이후로 없던 불면증도 생길 것 같아. 불현듯 꺼낸 말에 ㅇㅇ는 그에게 잡힌 손목을 빼는 것도 잊어버렸다. 눈썹이 일렁거리는 것도, 미간 사이로 다시금 주름이 생기는 것도, 그가 습관적으로 입술 안쪽의 여린 살을 깨무는 것도 모두 그가 마음에 안든다는 걸 나타내는 것 같은데. 왜 때문인지 ㅇㅇ는. 그리고 성운은 지금 있는 자리에서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질 않았다.

"나 때문에 잠을 못 자?"

"어."

"…왜?"

굳이 왜 물어봤는 지는 그녀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그냥,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마른세수를 하면서 한숨을 내쉰 성운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가득했는데. 자신 때문에 잠을 못 잔다는 사람 앞에서 구태여 이유를 물어보는 것도 참 별나다는 것도 잘 아는데. 여러번 입술을 달싹이는 그의 행동이, 자꾸만 안겨 있는 그의 품에서 격하게 움직여대는 심장 박동의 소리가 낯설지가 않아서. 이유를 물었다. 왜 나 때문에 잠을 못 자? 그녀가 성운의 팔꿈치를 붙잡았을 때, 이미 공은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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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터입니다 ☆

울 독짜님들 그동안 잘 계셨지요? 감기 안 걸리구 다니엘 생일 축하하면서 잘 있었지요~~?

너무 너무 오랜만에 와서 성운이 외전 세 편으로 막을 내렸네요ㅠㅠㅠㅠㅠㅠ사실 이게 써놓고선 두 번 정도 날라가고 다시 시원하게 쓰느라 돌고 돌아서 겨울에 끝이 났어요

진짜 이젠 외전까지 딱 끝났다! 하니까 괜히 섭섭하고 약간 울컥하네요 사실 완결편까지 완벽하게 복구가 되어 돌아온다면 더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으니까....

차후에라도 제가 완결편을 다시 올리게 되고 가끄음 늑대 다니엘과 토끼 성우니가 그리워진다면 에필로그 아닌 에필로그를 들고 올 수도 있어요 주의하세욬ㅋㅋㅋㅋㅋㅋ

아마 여기서 나온 토끼 성운이 캐릭터는 조만간 제 이상형이 될 거예요. 저는 그걸 잘 알고 이씁니다...ㅎ

솔직히 성운이 편은 여기서 끊을 게 아니었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애들답게 달달한 썰도 풀어보고 싶고 연인끼리 꽁냥꽁냥도 보여주고 싶은데

외전은 딱 세 편으로 끊내자가 제 신념이기도 하고 짧아서 더 아쉽고 궁금할 때쯤 끊는 것도 나쁘지 않지....않나요....?(아니라면 죄송해요;;;;;

아 맞다 그리고 차기작에 관한 건 저 스스로도 오랜 생각을 하고 있긴 한데 잘 모르겠어요

요즘 워너원 글잡이 너무 리젠이 안되고 있기도 하고 읽어주시는 분들도 현생 때문인지 많이 떠나셔서 아마 제가 글을 가지고 온다면 봐주실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고오...........ㅠㅠㅠ

무튼 점점 날씨가 추워지는 요즘, 우리 워너원과 독자님들 모두 행복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당

P.S 12월 10일 다니엘 태어나줘서 너무 너무 고맙고 사랑해!!!!!!!

🎄이제 18년도도 얼마 안 남았는데 우리 이쁜이들 미리메리크리스마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아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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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엘이가올려준생일영상안본사람있음나오라고그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