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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10년만에 들은 첫 소리는 나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모두 거짓을 고하고 있었다

Written by. HORROR SHOW






  삶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그 사고는 과연 우연이었을까. 비오는 날이 되면 항상 생각한다. 이건 우연이었을까? 어떤 필연의 끈이 그렇게 이끌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사고가 나던 날 밤, 엄마는 수술실에 들어간 나를 위해 신께 기도했다고 한다. 제발, 나의 딸을 살려주시라고. 나의 딸은 죄가 없다고, 죄가 있으면 그것은 어머니인 자신이니 제발 딸을 살려만 달라고. 엄마는 그렇게 밤새 빌었다고 했다. 내가 어떻게 깨어날지도 모른 채로, 그렇게 밤을 샜다고 했다.

  무용을 하고 싶다던 나의 작은 바람은 나를 으스러지게 만들었다. 그날, 그 빗길의 교통사고는 나의 청력을 가져갔다. 의사는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지금으로썬, 청력이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는 몇 번에 걸친 수술 끝에 살아나 의식을 되찾았지만, 나의 자아는 이미 잃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음악을 손으로, 발 끝으로, 온몸을 다해 표현하겠다는 나는 무너졌다. 나는 그날 나의 장례를 치뤘어야 했다.

  나는 왜 그날 너를 살리겠다고 그 도로에 뛰어들었지? 나는 왜 그날 이후 너를 다시 볼 수 없었을까? 끝없는 물음은 자학으로, 그리고 이는 나아가 궁극적인 남 탓으로 번졌다. 그래, 그날의 나에겐 죄가 없었어. 죄가 있다면 너를 잃지 않겠다는 욕망뿐이었겠지.

  물음은 끝이 없고 너는 내 옆에 없었다.




* * *




  엄마는 사고 이후 나에게 사람의 입모양을 읽는 법을 알려주셨다. 엄마는 종종 혼자 되뇌었다. 그것이 '평범하게, 전처럼 살자'고 한 걸 안 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엄마는 무조건 대학은 나와야 한다며 나를 가르치셨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어느새 엄마의 치맛바람에 휩싸여 입모양을 읽는 법과 평범하게 대화하는 법을 익혔다. 내 소리조차 들을 수 없게 망가져버린 청력이라, 나는 내 목소리의 진동으로 안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법을 배웠다. 내가 TV를 보고 이상하게 웃을 때면 엄마는 나를 때렸다. 교양 없이 웃지 말라고, 웃음 소리를 내는 것이 이상하니 그저 작게 미소만 지으라고. 그렇게 나는 엄마의 소리 없는 인형으로 10년을 살았다.

  그러다 나는 간혹, 비가 오는 날이면 소리를 느끼곤 했다. 사실 소리라고 할 것보다 내 상상이 만들어낸 환청과 비의 진동이 겹쳐 웅웅 울리는 느낌만을 받을 뿐이었다. 환청은 그 애의 목소리만 들렸다. 비오는 날이 되면, 내 감정은 깊은 협곡으로 뛰어내렸다. 너 때문에 잃은 모든 것을, 하지만 너의 목소리만 기억하는 나의 현실을. 자각은 나를 끝없는 중력에 내몰리게 했다.


  재환씨는 엄마가 소개해 준 선자리를 통해 만났다. 양가 집안 사이에선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갔다. 엄마에게 재환씨가 내 장애에 대해 아냐고 묻자, 재환씨의 집안에는 말했다고 하셨다. 엄마는 내가 재환씨와 결혼하기를 원했다. 재환씨라면 엄마가 바라는 평범한 가정을 꾸리기에 좋을 것이다. 재환씨는 구김 없고,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었으니까.



  "별씨, 오늘은 뮤지컬 어때요?"

  "......?"

  "음, 사실 이번 거래처가 공연 기획사라 무료 티켓을 두 장이나 받았거든요. 별씨랑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나는 이제서야 재환씨가 나의 장애를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재환씨의 집안은 알지라도 재환씨는 나를 모른다. 모르고 있다. 재환씨는 악의 없는 눈빛을 하고 있으니, 재환씨는 정말로 모르는 눈치다. 나는 그런 재환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말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재환씨는 차로 이동하는 내내 내가 뮤지컬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 지금이라도 괜찮으니 솔직하게 말해 달라는 둥의 말을 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청력에 장애가 있다고 말해야 한다. 나는 그저 작게 웃을 뿐이었다. 그냥 갑작스러워서 그랬다고. 괜찮다고.

  차에서 내려 공연장으로 향했다. 나는 문 너머의 공연장을 보고 아찔한 감정을 느꼈다. 아득해지는 것은 순간이었다. 저곳의 조명은 내가 받았어야 하는데. 나는 왜 사고를 당했으며, 나는 왜 이런 장애를 겪어야 하는지. 척추부터 뒷목까지 쓸어 오르는 알싸한 기분은 멈추지 않았다. 재환씨는 나를 붙잡았다.


  "별씨, 나 봐요. 괜찮아요?"


  재환씨는 나를 잠시 공연장 밖 벤치에 앉히고 어디선가 물을 사왔다. 재환씨는 내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며 집에 가자고 말했지만, 나는 그렇게 피하고 싶지 않았다. 나를 염려하는 재환씨의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재환씨를 붙잡고 괜찮다고 공연장을 들어갔다. 그냥 갑자기 비가 내려서 그렇다고 했다. 딱히 댈 핑계가 없었으니.


  "그러고 보니 비가 많이 내리네요. 별씨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데, 걱정되게......."


  재환씨는 다정한 말로 나를 위로했다. 나는 그의 다정하고 세심한 성격에 새삼 감탄했다.

  그리고 이 공연이 끝나면 재환씨에게 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 * *




  조명이 꺼지고 장막이 걷혔다. 그 중앙에서 홀로 핀조명을 받고 있는 남자.


[VIXX] 우리는 모두 거짓을 고하고 있었다 (Rain+verse) | 인스티즈


  그가 노래했다.


  소리가 들렸다.


  온전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도 날 알아봤다.


  그는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첫 곡을 마쳤다.




* * *




  10년만에 들린 소리였다. 10년만에, 내 소리도 듣지 못하는 내가 그의 소리를 들었다. 온전한 그의 목소리만이 들렸다. 감격에 겨워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찾았어, 너를. 나의 인생을 이렇게 만든 너를 내가 찾았어. 그리고 나는 너의 온전한 소리까지 들려. 이게 무슨 엿같은 운명이지?

  1부가 끝나고, 나는 재환씨에게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내 집이 아닌 당신의 집에서 나는 할 말이 있다고. 재환씨는 공연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나와 함께 나왔다. 먼저 주차장으로 내려가 있겠다고 하는 재환씨를 뒤로 하고 뒷계단 쪽으로 가려는 순간, 팔이 붙잡혔다. 나를 이끄는 힘은 나를 계단에 가두기에 충분했고, 나는 저항할 생각도 없었다. 이건 분명히 그일테니.


  "너 여기가 어디라고 와?"


  그의 목소리는 열여덟의 그와 같이 미성이었다.


  "내가 오면 안 돼?"

  "그걸 말이라고 해?"


  내가 누구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는데. 그는 내가 해야 할 말을 읊조렸다. 그는 익숙하게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나는 그가 물었던 담배를 저 계단 바닥으로 집어 던졌다. 나는 그에게 다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는데? 너, 내가 너 구하려다 인생 망가진 건 기억도 못하는 거야? 나는 다 잃었어. 너는 온전히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네가 뭘 잃었는데? 나는 그날 이후로 비만 오면 미친놈이 돼서 너만 찾는데. 내가 온전히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을 것 같아? 자그마치 10년동안 나는 비오는 날이 되면, 아무것도 못 했어. 네가 알아? 그리고 네가 나를 구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가 널 구하려다 휘말렸지."


  기가 찼다. 나는 어금니에 힘을 주어 심호흡했다. 그리고 그에게,


  "넌 여전히 쓰레기네."


  영원히 나를 잊지 못하게 했다.


  아마 나는 그의 생에 그의 뺨을 때린 유일한 사람이겠지.











-


레인버스: 평소에는 소리를 듣는 것에 이상이 없으나, 비가 오는 날에는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 제 목소리와 소울메이트의 목소리만 들린다.

별빛의 정혼자 재환 X 사고로 청력을 잃은 채 살아가는, 비오는 날 택운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는 별빛 X 그 사고 이후, 비가 오는 날 별빛의 소리만 들을 수 있는 택운


+


혹시 레인버스로 글을 써도 되는지, 안되는지 여부를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찾아봤지만 창작자 분이 어떤 분인지 알 수 없어 이렇게 써도 될 지 모르겠네요...

음, 그보다 누구라도 보셨으면 좋겠네요...

다시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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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38.165
이게 얼마 만에 보는 작가님 필명이랍니까. 이따금 작가님이 작가님 글이 생각이 났어요. 이렇게 다시 뵈어 반갑습니다. 이렇게 한 번씩이라도 작가님 글 만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의 분위기도 좋고 캐릭터도 좋고 처음 들어보는 레인버스도 새로워서 좋고... 그중에 왜인지 제목이 정말 좋아요. 글 읽기 전에도, 읽고 난 후에도 몇 번씩 작게 읊조리게 되는 제목이에요. 다정하고 착한 재환이도 재환이지만 별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완곡을 한 택운이가 계속 눈앞에 아른거려요. 제가 별이었으면 곡이 끝나기까지 과연 자리를 뜨지 않을 수 있었을까 싶어요. 작가님, 다시 뵈어 또 좋았어요. :)
5년 전
호러쇼
우와... 전에도 봤던 비회원님이신가요...?! 아무도 안 볼 줄 알았던 글에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ㅠ 너무 감격에 겨워서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ㅠㅠ 저는 아직 프로젝트가 끝난 상태가 아니라 자주 오진 못하겠지만 이따금 찾아와서 글을 남길게요.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Ps. 제목은 아실 수도 있겠지만 브금의 제목에서 따왔어요! 하진 님의 we all lie라는 곡입니다 :)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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