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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하 

1 


 


 

지독한 더위였다. 핸드폰에는 몇 시간 걸러 한번 꼴로 폭염주의보 안내 메시지가 커다란 경보음과 함께 도착하곤 했다. 또, 한 번 울릴 때면 소리가 어찌나 갑작스럽고 큰지. 청천벽력도 그런 청천벽력이 없다. 특히나 이렇게 조용한 버스 안에서는 더욱. 그런 저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핸드폰을 꺼내 메시지 닫기를 눌렀다. 내게 경고라도 하는 양 삐이이- 울려대던 핸드폰이 잠잠해지자, 가라앉는 먼지의 소리라도 들릴 것 마냥 숨막히는 고요함이 버스를 채운다. 괜스레 민망함과 어색함이 온몸에 감돌아 핸드폰을 두어번 정도 켰다, 껐다, 하고 있을 즈음. 

 


 

'삐이이-' 


 

가라앉고 있던 공기의 흐름이 다시 한번, 예고없이 찾아온 요란한 소리에 맞춰 크게 널뛰었다. 움찔 몸을 떨며 고개만 슬쩍 뒤로 돌려 보니, 아뿔사. 괜히 봤다. 뒤쪽, 대각선에 앉아 있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갑작스런 눈맞춤에 당황해 고개를 돌릴 타이밍도 놓쳐 버린 채로 계속해서 남자를 바라 보고 있자니 남자는 황당하게도, 입가에 맑은 웃음을 띄우며 내게 자신의 핸드폰을 슬쩍 올려 보인다. 들려올려진 핸드폰을 한번, 그걸 든 채 해맑은 남자를 한번. 번갈아 쳐다보았다.  


 

'삐이이-' 


 

소리는 여전히 경고음 마냥 요란스럽게 울려대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훅 끼쳐오는 여름 더위에 잠시간 정신이 아득해졌다. 뭐든 녹여 버릴 것만 같은 더위다. 등뒤에서 버스 떠나는 소리가 들릴 때가 되서야 난 녹기 직전인 몸을 이끌고 걷기 시작했다. 경사져 군데마다 계단이 있는 달동네는 마치 나무 대신 집으로 이루어진 작은 산처럼 보였다. 그러나 슬프게도 나무 대신 심겨진 집이란 것은 햇빛을 가리기엔 영 소질이 없다. 머리 위, 바로 직선으로 꽂히는 햇빛만 봐도 그렇다. 


 

"더워 죽겠다. "
"죽으면 안 돼죠. " 


 

급하게 삼킨다고 삼켰지만, 채 다 삼켜지지 못 한 비명이 신음이 되어 입술 사이를 비집고 작게 튀어나왔다. 어깨 너머로 불쑥 튀어나온 그의 얼굴과 그의 목소리가 날 놀라게 만들었다. 그리고 놀람은 곧 분노로 변질되고 만다. 


 

"뭐하는 거예요, 지금. "
"아, 미안해요. 많이 놀랐어요?"
"안 놀라게 생겼어요?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얼굴부터 들이밀고 말을 거는데, "
"응? 우리 아까 전에 버스에서 알게 된 사이잖아요. " 


 

이 무슨 황당무개한 소리란 말인가. 이 사람은 눈만 마주친 사람조차 아는 사람 취급을 하는 건가? 그런 거라면 이 사람은 세상에서 아는 사람이 가장 많은 사람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될 것이다. 그런 기록도 취급해 준다면. 몰려오는 어이없음에 말조차 잘 나오지 않아 입술을 몇 번 뻐끔거리다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대답할 가치가 없는 말엔 대답할 필요도 없지. 


 

"아니에요?"
"..."
"아니었나 봐... 근데 나 여기 오늘 처음 와 봐요. "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네. 


 

"여기 되게 높다. 그쵸?"
"..."
"맨날 여길 오르는 거예요? 힘들겠다. "
"..."
"이 동네 유일하게 나무 있는 집이 어딘 줄 알아요?"
 


 

탁. 내 걸음이 멈추자 뒤에서도 걸음이 멈췄다. 내 뒤의 남자는 내가 사는 곳을 찾고 있었다. 왜지. 왜일까. 왜 그곳을 찾고 있는 거야. 손이 잘게 떨렸다. 뒤의 남자는 지금 내 손을 보고 있을까. 내 떨림을 보고 있을까. 내 두려움을, 보고 있을까. 


 

"..."
"너, 누군데 그 집을 찾아. 네가 왜. " 


 

주먹을 쥐어 손의 떨림을 감추고선 뒤로 돌아 남자와 시선을 마주했다. 남자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움찔하며 뒤로 발을 한 걸음 물리다 휘청였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남자의 팔을 잡았다. 곧장 떼긴 했지만. 마주치고 있는 맑은 눈동자 속에 묘한 눈빛이 스몄다. 그것 또한 곧장 사라지긴 했지만.  


 

"거기 사는 사람한테 줄 게 있어서요. "
"줄 게 뭔데. " 


 

남자는 내 말에 한동안 그저 날 쳐다 보기만 했다. 머리 위에선 여름의 무법자가 뜨겁게 괴롭혔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한 줄기의 땀방울이 속눈썹에 걸렸다. 걸리적거리는 느낌에 눈을 한 번 거칠게 비볐다. 잠시 감겼던 눈을 떠 다시금 남자를 바라보니 참 웃기게도 그 남자는 글쎄, 아까 버스에서 내게 보였던 그 해맑은 웃음을 입가에 띄우고 있었다. 경계하고 있는 사람 힘빠지게. 그렇게, 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복숭아. "
"뭐?" 


 

되물으며 찡그려진 내 미간은 본체만체, 남자는 자신의 등에 매고 있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뜬금없이 검정봉다리를 내게 들이밀었다. 뭐든 뜬금없이 행해지는 이 남자의 행동에 혼란이 와 도저히 제대로 된 사고방식이 되질 않았다. 여기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지? 저 검정봉지를 받아 들어도 되긴 하는 건가? 시간이 늘어지기 시작했다. 남자는 시간의 늘어짐 끝에 서서 혼란 속에 방치된 날 인내심 있게 지켜봐 주었다. 그러다 이내 더위에 지쳤는지 시간이 모자란 건지 성큼. 한 걸음 내게 다가섬으로 늘어진 시간의 테이프를 빨리 감기 시작한다. 


 

"손. " 


 

주먹을 꾹 쥐고 있던 손을 서서히 펴 그에게 내밀었다. 그는 검정봉다리를 내 손에 턱하니 올린다. 봉지는 쓸데없이 컸다. 안에 든 것이 겨우, 하나였으므로. 살짝 쥐어 보자 동그랗고 단단한 무언가가 느껴진다. 정말 말 그대로 복숭아인 건가? 당황스럽고, 이상했다. 어째 표정에서 내 감정이 드러났는지 남자는 내 얼굴을 살펴 보다 작게 소리를 내어 웃는다. 


 

"박지민. "
"...뭐? "
"내 이름. 넌 안 알려 줘?"
"알려 줘야 해?" 


 

남자는 잠시 고민하는 듯 손으로 얼굴을 긁적였다. 그러다 이내 한 마디 툭 내뱉고선 힘겹게 올라왔던 그 길을 되돌아 걸어 내려간다.  


 

"아니. 생각해 보니까 몰라도 되겠다. " 


 

정말 날 찾은 이유가 이것을 주기 위함이었는지 한치의 미련도 없는 발걸음이었다. 이걸 왜? 눈만 돌려 봉지 안을 살짝 들여다 보았다. 하얗고, 분홍빛이 감도는 탐스런 복숭아 한 알이 날 마주한다. 닮은 것이 있었다. 눈을 돌려 어느새 저만치 밑에 내려가고 있는 남자의 고동색 뒷통수를 봤다. 그 밑으로 뻗은 하얀 목덜미가 더위로 인해 연분홍빛으로 달아올라 있었다.  



 


 

그나저나, 이거... 


 

"덜 익었잖아. " 


 


 

- 



 


 

 

일단 올리고 봅니다. 

 

  

나중엔 2 들고 올게요! 

[방탄소년단/박지민] 염하 1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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