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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Great Big World- Say Something






나는 총 3번 버려진셈이다. 기억도 안나는 2살때 친부모로 부터 한번 버려졌다. 그리고 13살때 버려진 친부모로부터 입양되었다. 그때 나의 생물학적 부모와 언니는 나를 무슨 생각으로 자기네들 집에 데려갔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알수가 없다. 그리고 2년후인 15살때 친부모들로 부터 두번째로 버려졌다. 그집에서 사는게 하루하루가 역겨워 파양되었을땐 그리 슬프지도 않았다. 15살때 보육원으로 다시 오게되어 수녀님은 이제 머리가 커서 다시 좋은 가정으로 가기 힘들거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해주셨다. 우리 불쌍한 에리, 아픈데 없이 지금 처럼 건강하게 주님께서 잘 보살펴주시고. 주님의 힘으로 잘 인도하여 하나님의 어린 자녀로 성장하게 해주세요. 수녀님은 그렇게 나에게 힘이 되는말을 많이 해주셨다.



6개월에 한번씩 보육원을 후원하는 단체가 봉사활동을 하러온다. 말이 봉사활동이지, 정장을 빼입은 기업 임원들이 왔다가 사진만 찍고 가는날이었다. 17살이 되던 해, 내가 백진기업의 사람을 처음 보게된것은 그날이었다. 어느때처럼 동생들과 보육원 건물 뒤에있는 화단에서 꽃을 보고있었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보육원 화단 주변을 도맡아 청소하는 일을 하고있었기 때문에 보육원 동생들과 자주 화단에 쭈그려 앉아 꽃을 보곤했다. 동생들과 열심히 화단에 물을 주던중, 갑자기 처음보는 여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안녕~ 네가 에리니?"

".....네."

"아줌마는 여기 봉사하러 온 사람이야"

"...."

"다 꼬맹이들만 있는줄알았는데, 보육시설에 이렇게 큰 아가씨가 있는지 처음알았네~"



꼬맹이 아니거든! 옆에서 어린 동생이 쏘아붙였다. 나는 깜짝놀라 그 여자에게 어색하게 웃어보이곤 대답했다. 죄송해요. 애가 아직 말하는게 서툴러서... 여자는 괜찮다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머리아픈 향수냄새가 코끝을 괴롭히고 여자의 손톱에 붙은 보석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그럼 나중에 또보자 에리야. 여자는 내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더니 건물 앞쪽으로 사라졌다.


보육원 봉사활동 행사가 있은 후,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어느때와 다름없이 공부를 하다 구석에서 아이들 빨래를 개고 있었다. 갑자기 수녀님이 다가와 나에게 말했다.


"저..에리야. 그... 저번에 봉사활동 하러 오신분들 기억나니?"

"...네?"

"아마 기억 안날꺼야~ 근데 그분들이 에리를 한번 만나보겠다고 하시네.."



주님께서 좋은 분들을 보내신거야. 우리에리 불쌍하게 혼자 있지 말라고. 수녀님은 그렇게 말씀하신후 나를 응접실로 데리고 가셨다. 나를 다시 입양한다고? 이렇게 큰 아이를? 응접실에는 저번에 봤던 여자와 어떤 남자가 앉아있었다. 여자가 입꼬리만 올리며 내 눈을 마주쳤다. 어머 에리야~ 오랜만이다. 아줌마 기억 하지? 나는 어색하게 대충 웃고는 앉아서 수녀님과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대충 들었다. 나를 입양한다는 내용의 대화였다. 아니, 대체 왜 나같이 머리가 큰 아이를 입양하는거지? 돈도 많아보이고...충분히 입양을 안해도 아이를 낳고 잘 살수있을거 처럼 보이는 부부였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그렇게 보였다.



나는 그렇게 해서 변진섭과 케이티 유에게 입양을 가게 되었다. 입양 가기 전날, 수녀님이 한시간동안 내 손을 잡고 기도해주신 따듯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주님, 우리 에리 다시 좋은분들 만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부디 주님이 이 어린양을 불쌍히 여겨 날마다 행복하고 복된 하루 만들게 해주세요.








스타티스03









변백현과 이사장실에서 그 일이 있고, 사귀게 된 후로 일상에서 두드러지게 달라진점은 없었다. 여전히 나는 학교생활하기에 바빴고 변백현도 여전히 회사일로 바빴다. 몇가지 달라진점이 있다면 가끔씩 변백현이 기분 좋을때마다 하는 포옹의 횟수가 늘어난 것. 그리고 변백현에 대한 내 감정의 빽빽한 밀도.



완전한 가을이 되었다. 모의고사가 끝난 후 체육대회가 얼마 남지 않아 반 아이들은 체육대회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쉬는시간에 샤프를 굴리며 풀리지않는 문제를 뚫어져라 쳐다보던중 지예가 다가왔다. 야. 김에리, 애들 반티 정한다는데 봄? 아니. 뭘로했는데? 글쎄~ 지예가 입을 가리고 킥킥대며 말끝을 흐렸다.


"아, 빨리말해. 뭘로했다는데? 근데 애들이 벌써 다 정했대?"

"엉. 그,왜 있잖아. 호피무늬에다 뒤에 등번호 있는거. 그걸로 한대."


지예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뭐? 나는 눈을 땡그랗게 뜨고 지예를 쳐다보았다. 언제정한건데? 벌써 주문도 했대? 응. 너 저번에 머리아프다고 점심시간에 보건실에 누워있던날. 그때 애들이 주문했어. 나는 지예의 말을 듣고 반사적으로 변백현부터 떠오른다. 반에서 반티는 뭐 맞췄냐며 벌써부터 엄청 궁금해 하던데. 비밀이라고 끝까지 밀어붙여도 체육대회때 나 보겠지. 아님 준면쌤한테 물어보거나. 이건 한 두달치 놀릴감이다. 망했네..체육대회때 이사장도 오나? 매년 하는건데. 변백현은 내 반티 볼려고 오겠지. 진짜 창피하다.


" 종례때까지 12000원 반장한테 내래."

"...진짜 내기 싫다. 돈아까워."



나는 지예에게 볼멘소리로 투덜댔다. 청소시간에 반장한테 12000원을 내었고, 종례시간이 되었다. 담임이 체육대회 연습도 중요하지만 곧 시험기간이니 중간고사 공부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내용의 종례를 하였다. 종례가 다 끝나 집으로 가던중 반장이 말했다. 금요일이 체육대회니까 이틀만2시간씩 남아서 연습하자!

아뭐야, 지네들끼리만 말 맞추면 다야? 학원가야 하는데.. 지예가 말했다. 그래도.. 다른반도 다 연습 하던데, 우리도 남아서 연습해야지. 겨우 이틀인데. 아니 그래도, 최소한 하기전에 미리 애들한테 얘기했어야 되는거 아냐? 지예가 투덜대며 내 팔에 팔짱을 끼며 교실로 나갔다.




-



"그래서.. 이제 학교끝나고 2시간씩 연습하다 와. 집오면 너랑 비슷한 시간대에 올껄? 한 6시나 7시?"

"..반티는?"


어, 반티? 그거 올해는 안한데! 일년에 한번 입는다고 돈아까워서... 당황한 나머지 나는 변백현에게 나도모르게 거짓말을 해버렸다. 차마 호피무늬에 등번호가 있는 옷을 입는다고는 입밖으로 나오지가 않았다. 변백현은 내 밥숟가락에 반찬을 올려주며 대답했다. 아쉽네, 고등학교때는 그런게 추억인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미쳤어, 김에리. 정신나간거야? 변백현이 준면쌤한테 물어보면 어떡할려고 그런 거짓말을해? 차라리 아직 뭐할지 상의한다고 할껄.. 변백현이 올려준 반찬을 씹으며 이런저런 생각이 났다.


"배켠! 체육대회때 올꺼야?"

"음, 글쎄? 회사 일 빨리 끝내면 갈게."

"...."


왜, 꼭 왔으면 좋겠구나? 우리에리 잘뛰는거 보라고. 변백현이 또다시 내 밥위에 반찬을 올려주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 나때문에 바쁜데 안와도 돼! 나는 괜히 변백현이 반티를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렇게 대답했다. 망했다. 김에리.. 지금이라도 반티 호피무늬로 입는다고 말할까? 아니 미쳤어! 그건 거의 두달치 놀림감이야. 변백현이 금요일에 안올수도 있잖아? 들켜도 그냥 말하기 창피해서 그랬다고 하면 웃으면서 넘어가 줄꺼야. 변백현하고 살면서 무언가를 숨겨본적이 별로 없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는구나..



다음날부터 우리반은 종례후 2시간씩 남아서 연습을 하였다. 사실 말이 거창한 연습이지 계주를 뛰는 아이들만 바통 주고받는 연습을 하고 나머지는 가끔 공으로 피구나 축구를 한다던가, 거의 절반도 넘게 운동장 그늘에 앉아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체육대회날 내가 출전하는 종목은 피구. 다른애들은 계주나 줄다리기, 또 남자애들은 축구도 하는데 운동신경이 별로 없는 나는 피구만 하기로 하였다.


얘들아, 우리 이제 내일 모레면 체육대횐데, 연습 진짜 조금이라도 더 하자. 응? 체육부장이 그늘에 앉아있는 아이들을 보며 말했다. 아~ 진짜. 학원가야 하는데. 그래도 내일만 연습하면 되니까 한다. 아이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투덜대고 있을때, 나는 중앙현관에서 나오는 준면쌤이 보였다. 준면쌤이 나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며 운동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내쪽으로 왔다.


"쌤! 지금 퇴근해?"

"어,에리야. 애들이랑 체육대회 연습하니?"


준면쌤이 웃으며 물어보았다. 응. 오늘하고 내일 이틀밖에 안한대. 옆에있는 반 아이들도 준면쌤에게 아는척을 했다. 쌤! 쌤도 선생님들 계주 뛰세요? 아니, 난 안뛰어. 쌤! 저희 반티 뭐했는지 아세요? 야! 말하지말라니까! 아 왜 말하지 말라는건데? 쌤! 저희반 응원하셔야 돼요! 알았죠? 아이들이 준면쌤을 보고 자기네들끼리 신나게 떠들었다. 나는 나뭇가지를 주워 바닥에 쪼그리고 모래바닥에 장난을 쳤다. 쌤이 실소를 터뜨리며 반 아이들에게 대꾸하였다. 왜 너희반만 응원하라해,응? 아 그거야 당연히 조카있는 반 응원하셔야죠! 그치 에리야! 친하지도 않은 남자애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깜짝놀라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응 그치. 진짜 친조카도 아닌데 준면쌤이 어이없어 하는게 느껴진다. 쌤 미안.. 쌤이 내 표정을 보더니 호탕하게 웃으며 쭈그려 앉아있는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야, 조카! 체육대회날에 백현이 온대냐?"

"...몰라? 아마 회사 일 다끝나면 올거같은데.. 늦게올수도있대."

"안왔으면 좋겠지?"


헐, 어떻게 알았어..?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준면쌤에게 물어보았다. 변백현이 반티 진짜 안하는건지 물어보던데. 준면쌤이 대답했다.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대답했어? 반티 입는다고 했지뭐.. 근데 왜 그렇게 거짓말쳤어? 아니.. 반티가 호피무늬라는데 창피해서 어떻게 말해.


"뭐야, 진짜 웃기다. 호피무늬? 야 나 교사하면서 반티 이상한거 엄청많이봤어. 그게 뭐가 창피해."

"...변백현한테 말하는건 좀 창피하단 말야"


준면쌤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창피한것도 많네. 그럼 쌤 갈게. 어, 쌤 잘가. 쌤! 안녕히가세요~ 저희반 응원 꼭 해주셔야 해요? 그래, 열심히들 하고. 준면쌤이 가고 삼사십분 뒤 반애들도 흙먼지를 털고 갈 준비를 하였다. 나도 운동장 벤츠에 있는 책가방을 들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으로 갔다.



드디어 체육대회날이 되었다. 교실로 올라가니 교탁에 반티가 담겨있는 박스가 보였다. 내 등번호는 56. 변백현의 생일이다. 혹시나 변백현이 거짓말을 쳤다고 삐질 상황을 대비해서 등번호를 변백현의 생일로 하였다. 5월 6일. 변백현이 단상에서 이거 봤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며 나는 화장실로 가 반티로 갈아입었다. 2반! 개회식 한다고 빨리 운동장으로 가서 줄서있으래!체육부장이 애들에게 빨리 교실에서 나가라고 말했고 나는 지예와 함께 신발을 갈아신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운동장에 나가자마자 무의식적으로 단상위를 보았다. 그리고 매의 눈으로 단상 위를 스캔하였다. 변백현이 있는지 없는지. 변백현은 보이지 않았다. 단상 위에는 머리가 새하얗게 센 교장이 개회식 연설을 하고있었다. 여러분들이 하나되는 마음으로. 학우들과의 좋은 추억 어쩌구 저쩌구. 오전에는 남자아이들 축구경기가 있고 줄다리기를 한다. 나는 오전에 나가는 종목이 없어 단상이 잘 보이는 곳에 지예와 자리를 잡았다. 에리야, 우리 땅따먹기 할래? 땅따먹기? 응. 이렇게 하는거야. 잘봐. 지예는 운동장 모래를 손으로 한가득 잡아 모래성을 쌓은후 우뚝 솟아있는 가운데에 나뭇가지 한개를 꼽았다. 그리곤 내게 말했다. 잘봐, 이걸 이렇게 하고 이 나뭇가지가 쓰러지지않게 모래를 한줌씩 잡아오는거지.



지예와 모래로 장난을 치던중 습관적으로 단상쪽을 바라봤지만 변백현은 보이지 않았다. 점심먹고 오후쯤에 오려나? 축구시합이 끝났다는 소리가 들리고 얼마 안있다가 줄다리기가 끝났다는 소리가 들렸다. 시도때도 없이 단상을 쳐다봤지만 변백현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회사일이 많이 바쁜가보다.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에 가 밥을 먹고오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들렸다. 모래를 털고 일어나 식당으로 가려는데 준면쌤이 갑자기 나를 불렀다.


"에리야! 오늘 점심 뭐나오는지 알아?"

"뭐나오는데?"

"카레."

"....."

"먹기싫지, 보건실로 와. 윤비서님이 너 도시락 갖다주셨다."


윤비서님이 왜? 몰라~ 변백현이 너 또 카레나오면 안먹으니까 보냈겠지. 나는 준면쌤의 말을 듣고 보건실로 갔다. 쌤! 도시락 어딨어? 냉장고에. 냉장고를 열어보니 플라스틱 도시락통 두개가 있었다. 야~변백현이 내껏도 싸줬네~ 빨리먹자 에리야. 준면쌤이 플라스틱 도시락 뚜껑을 열고 나무젓가락을 뜯으며 말했다. 통에 담긴 메뉴는 연어 아보카도롤. 아보카도는 맛없으니까 빼서 먹어야지. 나는 연어롤을 젓가락으로 집어 한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아 맛있다. 변백현이 보내줘서 더 맛있는거같다.



보건실에서 음식냄새 나겠네~ 점심을 다 먹은 후 준면쌤이 보건실 창문을 열고 나는 비닐봉지에 대충 플라스틱 통과 젓가락을 구겨넣었다. 오후에는 계주와 피구를 하고 폐회식을 한 뒤 집에 일찍 간다. 아마 체육대회라고 학생들이 피곤해할것을 염두하고 집에 일찍 보내는것 같다. 나는 보건실에서 나와 또다시 단상을 보았다. 이번에는 변백현이 보인다. 변백현은 사람좋게 웃으면서 교장과 교감에게 악수를 하고 있었다. 몇개월만에 학교에서 보는 변백현은 또 다른 느낌인것 같았다. 단상에서 바라보는 변백현. 머리가 새하얗게 세고 다 벗겨진 늙은 교장과 교감 사이에, 변백현은 나와 동시대를 살아간다고 믿을수 없을만큼 생생하고 반짝였다. 좀 더 잘생겨보이는거 같기도 하고. 이제는.. 남자친구니까.





2반 피구 선수들! 이 앞으로 모이세요! 어느새 계주가 끝난 후 피구를 하는 학생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지예와 함께 피구라인이 그려진 쪽으로 갔다. 운동장 한쪽에는 흰색 분필가루로 피구경기 라인이 그려져 있었다. 나름 비장한 각오로 피구시합을 하려는데, 갑자기 변백현이 나를 보고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졌다. 호피무늬 반티만이 아니라, 등번호가 변백현의 생일이라는 점도 부끄러움을 가중시키는데 한몫을 했다. 변백현이 얼마나 자기가 좋았으면 등번호를 자기 생일로 하냐고 놀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거같았다.



삑하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고 대충 아이들이 많이 몰리는 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피하고 있었다. 야! 그쪽으로 패스해! 빠르게 휙휙 날라가는 공을 피하던 중 공이 내 어깨를 쎄게 치고 지나갔고 나는 공의 충격을 이기지 못해 넘어져서 팔꿈치가 쓸려 피가 났다.


"야, 에리야. 괜찮아? 너 팔꿈치에서 피나!"

"피구 신경쓰지 말고 빨리 보건실 가!"

"미친. 야, 피 많이 나는데? 공 존나 쎄게 던졌나봐. 넘어질정도면."



"빨리 보건실 가자."


준면쌤이 어느새 피구경기장 쪽으로 와 빨리 보건실을 가자고 했다. 쌤, 저 보건실 다녀올게요. 나는 심판을 하는 선생님에게 말하곤 보건실로 갔다. 쌤, 이거 피 많이 나는데.. 괜찮으니까 소독하고 약 바르면 나아.


보건실로 갔더니 변백현이 있었다. 나는 팔이 쓰라리는 느낌에 변백현을 보고 몇분 뒤에 지금 내가 호피무늬가 그려져있는 반티를 입고있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반티입고 하필 다쳐서 변백현을 마주치냐.. 진짜 창피하다. 변백현은 시선을 못마주치고 눈을 아래로 내리 까는날 보더니 피식 웃고는 보건실 소파에 앉혔다. 그리고는 준면쌤이 내 팔을 보더니 솜에 소독약을 적셔 상처부위를 소독하였다. 아 쓰라려.. 준면쌤이 찡그린 내 얼굴을 보더니 말했다. 아프지? 그리고는 변백현에게 쏘아붙였다.


"표정좀 풀지? 누가보면 니가 쓰라린줄 알겠다."

"소독할때 안 아픈 소독약은 없어? 소독약 그냥 들이 부으면 안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준면쌤이 어이없어 하는게 느껴졌다. 쌤이 면봉에 약을 짜서 바르고 밴드도 붙여주었다. 팔이 접히는 팔꿈치 근처에 상처가 나서 당분간은 좀 불편할것 같았다. 나는 팔에 밴드가 다 붙여진걸 보고 나서야 지금 내가 반티를 입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한번 떠올랐다. 창피해 죽을거같다. 준면쌤이 말했다. 에리야, 쌤 다친애 있나 다시 운동장 나가봐야 하니까 여기서 백현이랑 좀 쉬고있어. 응? ...그래! 준면쌤은 그렇게 보건실을 나갔다. 가지마..변백현이랑 나만 두고 가지말라고!!! 라고 속으로 계속 쌤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는 소파에 앉아 변백현을 올려다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회사일때문에 바쁘다면서 왔네."

"응. 안왔으면 우리 에리 반티입은것도 못볼뻔했어."

"......"

"뭐야, 치타야 표범이야. 에리는 토낀데 토끼주제에 치타옷 입고있으면 반칙 아니야?"



누가 토끼가 이런옷입으래. 하며 변백현이 덧붙였다. 그러더니 보건실 소파에 앉아있는 내 옆으로 와 앉더니 내 볼을 만지작거렸다. 흐지므으.... 나는 변백현이 볼을 만지던말건 얼굴이 찌부가되어 변백현을 노려보았다. 변백현이 내 얼굴을 보더니 말했다. 김에리, 너때문에 회사에 일도 다 못보고왔는데 그렇게 째려볼꺼야? 나는 변백현의 그말에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어 째려보던 시선을 좀 누그려트렸다. 변백현은 항상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들게하는 재주가 있었다. 지금처럼. 항상 변백현이 먼저 놀리고 내가 삐져도, 내가 사과할수 밖에 없게 만드는 변백현만의 그런 무언가가 있었다. 변백현은 그런 내 눈을 보고는 픽 웃으며 말했다.



"치타가 이렇게 귀여우면 잡아 먹히는거 아닌가?"

"...숨길려고는 안했는데 이거 너무 창피해서.."

"등번호는, 학교에서 좋아하는 사람 생일로 하래?"


변백현은 그렇게 말하고는 소파에 앉아있는 내 어깨를 붙잡고 넘어뜨려 옆으로 눕게했다. 그리고 그 옆에 변백현도 나를 보고 누웠다. 보기좋게 칼날처럼 다려진 변백현의 수트가 구름처럼 일그러졌다. 누가 오면 어떡해! 나는 깜짝놀라 변백현에게 눈을 크게뜨고 노리쳤다. 누가오면, 커텐치고 침대로 갈까? 변백현은 자기가 말해놓고도 민망했는지 내 코를 툭 치고 해맑게 웃었다.그리고는 내 팔을 몇번 쓰다듬더니 말했다. 이거 흉지면 어떡해, 응? 나는 변백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창피해져 아무런 말도 나오지않았다. 토끼 김에리. 열려진 창문 틈새에서 폐회식을 하는지 애국가와 시원한 가을바람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내 팔을 만지는 변백현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가 창문틈으로 오는 햇볕을 만나 새하얗게 빛이 났다.
























암호닉&작가의 말

암호닉: [주토]


늦게 들고와서 죄송합니다. ㅠ.ㅠ 혹시 맞춤법 틀리거나 해주셔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사랑하는 독자님들!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 댓글에 점만 남겨놔도 진짜 큰 힘이 돼요 ㅋㅋㅋ! 그니까 댓글 꼭 남겨주세요. 아셧죠..저 글 오래 쓸꺼니까 우리 끝까지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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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엉ㅠㅠ 백현이 소스윗.... 넘 간질간질 설레서 다 죽은 연애세포가 깨어나는 느낌이에요 ʘ̥_ʘ
•••답글
마크론
독자님☺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재밌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뻐요..
•••
독자2
진짜 다음화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어여.. 오늘도 백현이 너무 설렌다ㅠㅠ
•••답글
마크론
ㅋㅋㅋ다음화 열심히 쓰고있어요! 다음화가 오래 걸리더라도 끝까지 기다려주세요😄
•••
독자3
꺄 작가님 주토 왔습니당~~~ 오늘도 설레는 백현씨 ㅜㅜ 히죽 웃으면서 글 봣어여 다음화도 기대할게요 !!!
•••답글
마크론
주토님!오늘도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ㅠ 재밌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뻐요😄
•••
독자4
나 왜 지금 왔죠ㅠㅠ? 넘 재미써요❤️
•••답글
마크론
ㅋㅋㅋ지금이라도 보셨으면 됐죠💕
•••
독자5
너무 좋아요ㅠㅠㅠ
•••답글
마크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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