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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몬스타엑스 엑소 강동원 이준혁
나나얼굴꿀잼 전체글ll조회 923l 1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지옥같은 집을 빠져나온 뒤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머니의 고향으로 올라오니 외할머니는 그저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한참을 눈물만 흘리실 뿐, 야위어버린 딸을 보고 아무 말씀도 하지 못하셨다.

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아버지란 사람이 어머니와 외가의 교류마저 완벽히 끊어버린 것이었는지 할머니는 한참이나 딸의 안부조차 듣지 못하셨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외가도 힘을 많이 잃어 그런 아버지의 만행도 제지 할 수가 없었다고. 무척이나 미안하다며 한참을 끌어안고 우는 모녀의 곁에서 나는 무척이나 어색하게 서 있었다.

다섯 살 때 이후로 한 번도 와본 적 없는 집이었지만 할머니는 그런 나에게 부디 편하게 있으라며 나 또한 한참을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어린 것이 고생이 많았구나. 장하다, 우리 여주. 너무 장해."


기묘한 기분이었다. 할머니의 물기 어린 칭찬을 들으며 끝이라고 생각한 곳에서 나는 내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꼈다.

언젠가 아버지의 영향 아래서 벗어나게 된다면 그건 그가 죽어 땅에 묻혔을 때 일거라고 생각 했는데.





'그래서 지금은 할머니 집이야?'

"응. 당분간은 여기 있으려고."

'혹시 너네 아버지가 그곳으로 온다면 우리 호텔로 다시 도망쳐도 좋아. 내가 너네 아버지는 출입 통제 시키라고 말 해놓을게.'

"말은 고마워 쉬시. 하지만 도망치지 않으려고. 멀리서나마 힘 좀 보내줘."

'...내가 옆에 있었어야 했는데.'


할머니 댁에 올라온지 며칠 뒤 쉬시와 통화하며 지금껏 있었던 일에 대해 털어놓자 그는 진심으로 아쉬워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것이 못내 귀여워 작게 웃으니 전화기 맞은 편에서도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미국에서 사귄 친구들, 동혁이란 친구는 개그코드가 잘 맞고 재민이라는 친구는 어쩐지 조금 무섭다, 는 얘기를 하며 동혁의 사촌누나와 재민이라는 친구가 사귄다는 이야기까지 들려 주었다.

비록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쉬시가 어찌나 생생하게 이야기 하는지 어느새 나도 그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돼 버렸다.


'걔네를 보고 있으면 나도 네가 보고싶어 여주. 재민이 너무 쓸떼없이 날 경계하는 느낌이란 말이야-'

"...나도 네가 보고싶어."

'뭐?'

"나도 보고싶다고 바보 쉬시. 두번 말하게 하지마."


얼결에 톡 튀어나온 내 본심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되묻는 그에게 괜히 면박을 줬다. 부끄러우니까.

내 말에 잠시 아무 말 없던 쉬시는 곧 잔잔하게 웃었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땐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기억나? "내가 가진 것들을 너와 함께 나눌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보라고."'

"아 조용히 해."

'그때 그 박력에 반했었는데. 그래서, 어때?'

"뭐가?"

'네가 이뤄놓은 것들을 나와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그 은근한 물음에 잠시 내 입술이 꾹 다물렸다.

내가, 나의 손에 쥐고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쳤던 것들을 너와 나눌 수 있겠냐고?


"...응. 이젠 그래도 될 것 같아."

'...와, 오늘 진짜로 같이 있었어야 했는데. 이거 프로포즈 맞지?'

"뭐라는거야. 너무 앞서가지 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눈에 훤해서 괜히 투덜거리자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떨어져 있게 된 지 얼마 안되는 시간이었는데 벌써 보고싶었다. 마음 같아선 당장 비행기 티켓을 끊어 날아가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 이곳에서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곧 미국에 놀러갈게. 기대하고 있어."

'진짜? 언제 올건데?'

"조만간은 아니고. 좀 나중에."

'얼른 와, 보고싶어. I am waiting for you, Honey.'

"...응."

'잘자고, 잘 일어나서 좋은 하루 보내고.'

"너도."

'Good night.'


잘 자라는 달달한 인사와 함께 끊어진 전화를 한참이나 붙들고 있었다.

나 얘 이렇게까지 좋아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괜시리 행복해서 베실베실 웃음이 나왔다.

잘 자야지. 쉬시가 말 한 것처럼.


그 날은 좋은 꿈을 꾸었다.







"아가씨, 후계자 문제에 대한 불신으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개미 주주들이 소유하고 있던 주식을 판 것이 야금야금 꽤 커져서,"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공식적인 차기 후계가 되었다는걸 기사로 알리고 공식 석상에 참석하면 주가는 다시 올라갈껍니다."

"하지만 아직 회장님의 허가가,"

"...회장님은 신경쓰지 마세요. 그 핏덩이를 데리고 뭘 할 수 있겠나요?"

"...네. 알겠습니다."


"아가씨, 화이 엔터테인먼트에서 우리 측에 대해 안좋은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 합니다."

"화이라면...청쉬엔?"


학교를 마치고 평소처럼 이런저런 업무를 보는 와중에 신경에 거슬리는 이름 하나가 들려왔다.

예쁘게도 생겼던 그 얼굴이 스쳐 지나가며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데요?"

"...그게...아가씨께서 어린 도련님을 시기해 도련님을 목 졸라 죽이려 하다 회장님께 들켜 사모님을 인질로 잡고 도망치신거라고..."

"..."


짜증이 물 밀듯 밀려왔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런 웃기지도 않은 얘기로 생존 신고를 한다 이거지.

이 소문을 믿는 사람은 없겠지만 흥미로운 가십거리로 한동안 저들끼리 물어 뜯기 바쁘겠지.

아예 근본도 없는 이야기가 나왔겠어? 라며. 골치가 딱딱 아파왔다.


"...최대한 빨리 기사 내요."

"뭐라고 낼까요."

"화이 엔터 후계자가 내 약혼자한테 차이고 질투나서 헛소문 퍼뜨린다고. 정신병 있다고. 적당히 선동과 날조로 버무려서 자극적이게 올리세요."

"아, 아가씨!"

"하는 짓이 딱 미친년인데, 아주 틀린 말도 아니잖아요? 그쪽에서 일 더 키우기 전에 기사 올리고 언론 통제 하세요. 전 갑니다."


그쪽이 말도 안되는 루머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려 든다면, 나도 가만히 당하고 있을 생각은 없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지.

쉬시가 있었다면 나 대신 화를 내주었을까. 아무도 모르는 지친 한숨이 새어나왔다.


예상대로 우리 측에서 낸 기사는 홍콩을 반짝 달구었다.

물론 화이 엔터에서 기사를 빠르게 내려 어마어마하게 큰 파장은 없었지만 알 사람들은 다 알만한 가십으로 남아 떠돌아다녔다.

청쉬엔은 한동안 학교도 나오지 않았고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게 더 소문을 크게 부풀린다는건 모르는건지.

사실이 아니라고 정정 기사가 났지만 사람들은 사실엔 관심이 없기에 그 기사는 딱히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조금 심했나 싶었지만 내가 그 애 때문에 받았던 조롱어린 시선을 생각하면 분이 풀리지 않았기에 그저 모른 척, 관심을 껐다.


나중에서야 쉬엔이 영국으로 도피성 유학을 떠났다는 소식이 뒤늦게 들려왔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나는 나 대로, 쉬시는 그 대로 바쁜 일상을 보내며 그것들을 공유하려 애썼다.

나는 학교 졸업반이 되었고 만 18세가 되었기에 법적인 성년이 되었다. 법적으로 성인이 되면 내가 행할 수 있는 일들과 누릴 수 있는 권리의 폭이 조금 더 넓어졌기에 나와 나를 지지하는 회사의 임원들은 이 때를 손꼽아 기다려 왔다.


쉬시 또한 곧 졸업이라서 이것 저것 신경쓸게 많다고 했다.

미국에서 계속 학교를 다닐지, 아니면 홍콩으로 돌아올지. 아무래도 내가 보기엔 미국에서의 생활이 조금 더 편해보여서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는게 더 좋지 않겠냐 물었더니,


'이곳엔 네가 없잖아...'


라는 깜찍한 대답을 해오길래.

최대한 너를 위한 결정을 내리라는 충고만 해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모두가 기다렸던 그 날이 왔다.






'Ladies and Gentlemen, we are arriving in JFK International Airport in...'


지루하고도 피곤한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JFK 공항은 한창 졸업 시즌이라 자식의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러 몰려든 부모들과 가족들로 붐볐다.

그 사이에서 내 이름이 쓰여진 피켓을 들고 해맑게도 웃으며 서 있는 쉬시는 엄청나게 이질적이었기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여주!!!"

"쉬시!"


내가 다가가기도 전에 먼저 달려와 나를 꽉 껴안는 몸이 어째 떠나기 전 보다 조금 더 자라있어서 조금 더 낯설게 다가왔다.

이제 뭔가 정말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


"보고싶었어. 진짜."

"...나도. 쉬시,"

"응?"

"키가 더 큰거야?"


그 말에 커다란 몸을 떼어내고 머쓱하게 웃는다.


"...3센티 정도?"

"그럼 이제 몇인데?"

"183. 이제 아마 더 안클꺼야."


한 손으로는 내 캐리어를 돌돌돌 끌며 다른 한 손으론 내 손을 꽉 잡은 쉬시는 나를 돌아보며 생글생글 웃었다.


"Welcome to NewYork."












=============

4개월 만입니다.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잊을만 하면 죽지도 않고 돌아오는 나꿀...~

대학교 뿌셔 교수님 뿌셔 과제 뿌셔

요즘 한국은 추위와 미세먼지 때문에 괴롭다죠...힘내세요 여러분...할쑤이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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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기다렸어요ㅠㅠㅠㅠ 이제 본격적으로 달달 시작인가요? 쉬시 대형견같아 너무 귀여워요ㅠㅠ
5년 전
독자2
세상에 작가님 오랜만이네요! 아 언제나 읽어도 쉬시는 너무 귀엽고 설레고 그냥 다 하네요ㅠㅠㅠㅠㅠ 여주 근데 사이다 최고
5년 전
독자3
작가님 글 정말 오랜만이에요💚💚💚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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