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amor fati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2019년 01.01일
“야야, 잔 빈사람 누구냐! 빨리 채우고 잔 들어!”
새해 첫날을, 서른 살 첫 날을 이렇게 시끄럽게 보낼 줄 상상 못했다.
이미 취기가 올라온건지 잔뜩 신이 난 석진이가 건배를 외친다.
이 조합 또한 저 김석진이 만들었지. 그나저나 누가 알았겠냐. 이 조합이 10년 동안 계속 만날줄.
그래도 이상한 고집 가진 나한테는 지금 얘네가 없었으면 누구보다 외로운 30대를 시작했을거다.
“그나저나 이나야, 너 아직도 혼자냐.”
김석진 이 자식이랑 술 마실 때 옆에 앉으면 안되는 이유. 오늘은 왜 안하나 했다.
“이 오빠는 아직도 별로냐~?”
얘는 취할 때마다 이런다. 잘생긴건 알아가지고 지도 혼자인 주제에 왜 매번 나를 걸고 난린지.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운명의 상대를 기다리는데 여기서 널 만나면 그동안의 내 인생이 너무 슬플거 같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해봤냐?”
그럼 난 또 장난스럽게 이렇게 말하겠지.
옆에 있던 혜윤이는 석진이를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김석진 너는 지치지도 않냐. 매번 술 마실때마다 그 소리야. 근데 이나야, 너 이번 동창회는 나올거야?”
동창회.
실은 궁금하다. 그 아이가 뭘 하고 지낼지. 해외 디자인부서로 취업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혹시라도 가면 우연히 너의 얼굴을 볼 수 있지는 않을까.
“왜, 이번에도 안나오게? 전정국 걔 때문이야? 걔 해외에 있어서 오지도 못해. 그리고 걔 있으면 뭐 어때서? 네가 고백을 해서 차이길 했냐, 너네가 cc하다 헤어지길 했냐?”
“뭐래, 그런거 아니거든요?”
혜윤이랑 석진이를 지금까지 만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거다.
얘네들은 누구보다 날 잘 알고 있다. 바보같이 운명의 사랑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 날 이해해주고,
그런 나에게도 한 때는 남몰래 속앓이 하던 첫사랑의 상대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고있다.
물론 그 상대가 전정국이라는 사실도.
우리 과에서는, 아니 조금의 과장을 덧붙여서 우리 학교에서는 전정국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거다.
#01
amor fati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2019년 01.01일
“야야, 잔 빈사람 누구냐! 빨리 채우고 잔 들어!”
새해 첫날을, 서른 살 첫 날을 이렇게 시끄럽게 보낼 줄 상상 못했다.
이미 취기가 올라온건지 잔뜩 신이 난 석진이가 건배를 외친다.
이 조합 또한 저 김석진이 만들었지. 그나저나 누가 알았겠냐. 이 조합이 10년 동안 계속 만날줄.
그래도 이상한 고집 가진 나한테는 지금 얘네가 없었으면 누구보다 외로운 30대를 시작했을거다.
“그나저나 이나야, 너 아직도 혼자냐.”
김석진 이 자식이랑 술 마실 때 옆에 앉으면 안되는 이유. 오늘은 왜 안하나 했다.
“이 오빠는 아직도 별로냐~?”
얘는 취할 때마다 이런다. 잘생긴건 알아가지고 지도 혼자인 주제에 왜 매번 나를 걸고 난린지.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운명의 상대를 기다리는데 여기서 널 만나면 그동안의 내 인생이 너무 슬플거 같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해봤냐?”
그럼 난 또 장난스럽게 이렇게 말하겠지.
옆에 있던 혜윤이는 석진이를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김석진 너는 지치지도 않냐. 매번 술 마실때마다 그 소리야. 근데 이나야, 너 이번 동창회는 나올거야?”
동창회.
실은 궁금하다. 그 아이가 뭘 하고 지낼지. 해외 디자인부서로 취업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혹시라도 가면 우연히 너의 얼굴을 볼 수 있지는 않을까.
“왜, 이번에도 안나오게? 전정국 걔 때문이야? 걔 해외에 있어서 오지도 못해. 그리고 걔 있으면 뭐 어때서? 네가 고백을 해서 차이길 했냐, 너네가 cc하다 헤어지길 했냐?”
“뭐래, 그런거 아니거든요?”
혜윤이랑 석진이를 지금까지 만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거다.
얘네들은 누구보다 날 잘 알고 있다. 바보같이 운명의 사랑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 날 이해해주고,
그런 나에게도 한 때는 남몰래 속앓이 하던 첫사랑의 상대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고있다.
물론 그 상대가 전정국이라는 사실도.
우리 과에서는, 아니 조금의 과장을 덧붙여서 우리 학교에서는 전정국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거다.
#01
amor fati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2019년 01.01일
“야야, 잔 빈사람 누구냐! 빨리 채우고 잔 들어!”
새해 첫날을, 서른 살 첫 날을 이렇게 시끄럽게 보낼 줄 상상 못했다.
이미 취기가 올라온건지 잔뜩 신이 난 석진이가 건배를 외친다.
이 조합 또한 저 김석진이 만들었지. 그나저나 누가 알았겠냐. 이 조합이 10년 동안 계속 만날줄.
그래도 이상한 고집 가진 나한테는 지금 얘네가 없었으면 누구보다 외로운 30대를 시작했을거다.
“그나저나 이나야, 너 아직도 혼자냐.”
김석진 이 자식이랑 술 마실 때 옆에 앉으면 안되는 이유. 오늘은 왜 안하나 했다.
“이 오빠는 아직도 별로냐~?”
얘는 취할 때마다 이런다. 잘생긴건 알아가지고 지도 혼자인 주제에 왜 매번 나를 걸고 난린지.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운명의 상대를 기다리는데 여기서 널 만나면 그동안의 내 인생이 너무 슬플거 같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해봤냐?”
그럼 난 또 장난스럽게 이렇게 말하겠지.
옆에 있던 혜윤이는 석진이를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김석진 너는 지치지도 않냐. 매번 술 마실때마다 그 소리야. 근데 이나야, 너 이번 동창회는 나올거야?”
동창회.
실은 궁금하다. 그 아이가 뭘 하고 지낼지. 해외 디자인부서로 취업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혹시라도 가면 우연히 너의 얼굴을 볼 수 있지는 않을까.
“왜, 이번에도 안나오게? 전정국 걔 때문이야? 걔 해외에 있어서 오지도 못해. 그리고 걔 있으면 뭐 어때서? 네가 고백을 해서 차이길 했냐, 너네가 cc하다 헤어지길 했냐?”
“뭐래, 그런거 아니거든요?”
혜윤이랑 석진이를 지금까지 만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거다.
얘네들은 누구보다 날 잘 알고 있다. 바보같이 운명의 사랑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 날 이해해주고,
그런 나에게도 한 때는 남몰래 속앓이 하던 첫사랑의 상대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고있다.
물론 그 상대가 전정국이라는 사실도.
우리 과에서는, 아니 조금의 과장을 덧붙여서 우리 학교에서는 전정국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거다.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무언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상을 쓰면서 모니터를 보다가 고개를 든 너였다.
그 눈 마주침이 너와 나의 처음이었다.
오늘도 재밌게 봐주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