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32.
“노을 예쁘다. 호수에 비치니까 더.”
“여긴 밤이 더 예뻐.”
밤엔 별이 비치거든.
“그럼 다음엔 밤에 오자.”
태형은 로운의 시선이 저에게서 노을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태형에게 항상 다음이란 건 없었기에. 이 기분과 감정, ‘지금’이라는 것을 계속 이어갈 날들. 그런 것을 기약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태형은 처음 깨달았다. 나도. 내게도. 그런 게 있었구나.
“태태.”
“응.”
“넌 왜 나랑 다녀?”
“…….”
“난 네가 분류모자를 속인 것도 알고, 디멘터들과 싸우는 것도 봤고, 네 예전 별명들이나 보바통과 호그와트가 널 두고 싸웠다는 소문까지 들었는데.”
“…….”
“내가 싫지 않아?”
“안 싫어.”
노을이 짙어지나 싶더니 이내 호수도 짙게 물들었다. 둘은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봤다. 바람이 둘의 머리칼과 옷자락을 스쳤고, 갈대들이 사르르 몸을 부대끼며 웃는 소리가 났다. 한참동안 말이 없던 태형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촛불이야.”
위태롭게 흔들리는 촛불. 이때까지 태형의 삶은 불안정했다. 불은 폭발할 만큼 커졌다가도 꺼질 듯이 작아졌으며, 촛대보다도 크게 타올라 모든 것이 끝장날 뻔도 했다. 그러고 나면 시꺼멓게 탄 촛농이 네가 누구인지 알라며 녹아내렸다. 이는 고아원 시절부터 시작된 것이었고, 정욱을 만난 뒤로 나아진 것 같았지만 겉으로 티가 나지 않을 뿐. 태형이 배운 것은 그것을 속으로 숨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점점 검게 타올라 제 모양을 잃어가던 불이 태형을 집어삼킬 적에, 그러니까 점점 숨기는 것에 지쳐갈 때쯤 나타난 것이 로운이었다. 마구 흔들리던 내가 올곧게 타오르게 된 건 너를 만난 후부터야. 로운이 나타나고부터 불은 뜬금없이 커지거나 사그라지지 않았다. 삼킬 듯이 검게 타오르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태형은 그렇게 느꼈다. 초는 일정하게, 붉은 모습으로 타올랐다. 마치 그게 원래 제 모습인 것처럼.
“그래서 네가 안 싫어.”
“되게 심오하네.”
“…….”
“노을 예쁘다.”
“응.”
태형의 눈은 또다시 노을이 아닌 로운의 눈을 향했다. 그 안에 담긴 노을을. 로운은 한참동안 노을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을 때, 태형이 저를 보고 있었음을 알았다. 그러고 태형의 갈색 머리칼이 노을에 조금 붉게 보이는 것을 보며 웃었다. 태형은 여전히 그런 로운을 보았다.
세상 그 어느 노을보다 붉은 것을 담은 눈동자가 태형을 향했다. 그리고 태형은 생각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느껴온 감정이 무엇인진 모르겠지만 굉장히 소중하다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하기로 했다. 두 볼보다 더 붉은, 입술을 향해.
해가 지는 것보다 달이 뜨는 속도가 더 빠른 이곳의 노을은 그런 둘을 오래도록 비춰주었고 둘은 오래도록 마음을 나누었다. 온통 붉은 세상에서, 온통 붉은 것을, 온통 붉은 감정으로.
“근데 태태.”
“응.”
“아까 그거 여자의 마음 갈대 맞아.”
“늦었다. 가자.”
“응? 맞다니까 여자의 마음? 어? 야. 끝이 갈라져 있는데 어떻게 여자의 직감이냐고!”
천천히 입술을 떼어내고 눈을 마주했을 때 로운이 내뱉은 첫 마디는 병동으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 됐다. 하늘은 그제야 감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오래도록 숨겨둔 탓에 늦어진 감색은 로운과 태형이 보았던 노을만치 짙었다.
금요일. 날씨: 바람이 선선하게 붐
오늘은 태태랑 호수에 다녀왔다. 병동에서 심심해 죽어가는 나를 데리고 태태가 빗자루를 태워줬다. 오랜만의 외출이라 들떴는지 둘 다 장난을 많아 쳤다. 노을을 보다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물었다. 그렇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물어봤다. 맞다 아니다를 넘어선 대답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태태가 말한 촛불처럼 노을이 내려앉는 것을 구경하다가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병동에 대기하고 있던 폼프리 부인한테 엄청 야단맞았다. 태태는 병동 출입금지령이 떨어졌고, 나는 외출금지령이 떨어졌다.
안녕하세요 육일삼입니다 29화부터 흥미로워진다고는 했지만 아직도 간보고 빠지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 랄랄라...
그래도 이번 화에는 굉장한 게 있으니까요! 없는 것 같지만 잘 보면 있으니까요!
상세히 서술하기에는 감정선 표현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썼는데 응? 방금 뭐가 지나간 거지? 싶기도 하네요 어쨌거나 있긴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늘 나름대로 떡밥이 꽤 풀렸는데 티가 날지 모르겠어요,, 맨날 이 소리 하지
암호닉 |
다람이덕 김석진잘생김 자몽해 몽9 우주 낑깡 빙구 잠만보 파냥 감귤 뮵 민덩방아 뇸 하루 방람둥이 어덕맹덕 미드나잇 뽀이뽀이 오징어만듀 말랑 노츄껌뜌 5959 뽐슈 샛별0309 푸른하늘 스리 반투명 더 퀸 썬코 둘셋 레브 랄라 쑤기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