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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er 전체글 (정상)ll조회 2947l 4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알오(알파x오메가)물 입니다.







W. LIGH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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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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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ME,







SIR.











1. 




알파. 오메가. 베타. 초등학교 5학년의 나이에 배우는 성교육은 매우 단순했다. 알파와 오메가는 각자의 체취를 가지고 있어요. 친절한 말투로 호기심에 들뜬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선생님은 알파와 오메가, 베타의 성질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지만 결국 결론은 한 가지였다. 오메가로 태어난 애는 이번생은 글러먹은 셈이었다. 알파는 신체적으로 우월한 인간들이라고 했다. 우월, 이라는 단어를 자세하게 알기엔 어렸지만 그래도 그것들을 깨닫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을 굴러다니게 하는 인간들 중 반이 넘는 사람들은 알파였다. 우리가 쉬이 넘보지 못할 자리를 태어나면서 얻는 그들은 그래 때깔부터 달랐다. 그래서일까 열 두 살, 내가 꿈 꾼 건 다른 아이들처럼 가수나, 선생님, 대통령이 아닌 알파였다. 제 꿈은 알파입니다. 어린 나이에 다들 웃으면서 넘어간 그 꿈은 십 년이 지난 스물 두 살이 된 지금까지도 내가 꿈 꾸는 것이었다고. 그 누가 믿어줄려나.




"저기."




빌어먹게도 내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므로 내게 있어서 오늘은 위험한 날이었다. 본능적으로 알았다. 생리주기보다도 정확한 히트사이클 기간엔 몸이 가만히 있어도 열에 달아오른 기분이었다. 전공책을 가방에 넣을 정신도 없이 대충 끌어안으며 뛰어갔을까 눈 앞에 갑자기 들이닥친 형체로 인해 내 모든 물품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졌다. 날 가로막은 인물이 누구인지도 알아볼 새도 없이 지퍼가 반쯤 열려진 가방 안으로 물건들을 넣어댔다. 혹시라도 내 억제제를 누군가에게 들킨다면 생각만 해도 곤역이었다. 답지 않게 손까지 벌벌 떨어가며 가방으로 책을 마지막으로 넣고 나서려고 하자 또 한 번 검은색의 구두는 내 걸음을 막아섰다.




"이거, 떨어트린 거 같은데."




그의 손에 들린 건 하얀색의 알약들이 들어있는 유리병이었다. 여태껏 그 누구에게도 내가 오메가인 걸 들킨 적은 없었다. 그렇게 삼학년을 보냈는데. 앞으로 잘만 버티면 그렇게 지나갈 수 있을 듯싶었는데. 잃어버리면 안되잖아, 이거. 문득 얼굴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어떤 사람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는 나를 보고 있었고.




"체리향인가. 엄청 진하네."




나를 낳아준 부모님조차도 모르는 내 향을 간파하고 있었다. 무슨 정신으로 억제제를 받아왔는지, 집까지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내가 기억나는 건 날 가로막고 있는 검은 구두와 어딘가에서 흘러나온 진하디 진한.




"또 봐요."




너른 등과 소나무의 향이었다.






2. 




민현은 영문학과 내에서 잘 알려진 조교였다. 교수를 꿈꾸고 있지만 좀처럼 그 꿈이 이루어지는 게 쉽지만은 않은 스물 여덟의 인생을 보내고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선 그의 얼굴이 유명했고 학교 내에선 그의 이름이 더 유명했다. 황지석 작가의 외동아들 황민현. 그의 아버지를 따라서 작가를 꿈꾸는 것도 아니었음에도 학교에서 그를 알아보는 교수들은 하나같이 그의 아버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왔고 조만간 그의 글을 기대하겠노라, 말을 했다. 정작 그는 별다른 꿈도 목적도 없이 그저 하루를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인간일 뿐이었는데 말이다.




"저기."




민현이 제 특유의 성질을 알아챈 건 뒤늦은 사춘기가 찾아오고 나서부터였다. 그리고 그 때부터 그의 옆에는 여자든, 남자든 성별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들끓었다. 대부분이 오메가라는 게 함정이었지만서도. 그는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좋아했다. 아니지, 자신이 아니라 제 체향을 더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가끔씩 그와 몸을 섞는 사람들은 간간히 제 목에 얼굴을 쳐박고선 끝도 없이 자신의 냄새를 맡아대곤 했으니. 그래서 그는 세상에 나는 모든 냄새에 민감했다. 특히나 오메가의 냄새엔 더욱이. 온갖 과일의 냄새부터 꽃의 냄새까지. 조금만 다가가도 여과없이 뿜어져 나오는 그 냄새들은 달콤했다. 달큰해서 설탕에 푹 절여져 있는 듯한 오메가의 체취는 민현이 가장 좋아하는 냄새었다. 근데.




"체리향인가. 엄청 진하네."




체리향은 처음이었다. 과일이란 과일은 다 알았다. 오메가의 냄새를 비교할 데라곤 과일과 꽃이 가장 근접한 경우의 수였고 그가 먹어본 과일보다 맡아서 알게 된 과일이 더 많다고 할 정도로 민현이 기억하는 향은 수도없이 많았거늘. 이상하게 말이지. 그가 체리라는 과일을 알게 된 이후로부터는 딱히 다른 과일들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현은 제 말에 있는대로 몸을 웅크리고선 학교를 벗어나는 아이의 이름을 몰랐다. 분명 영문학의 책을 들고 있는 걸 보면 학생인 게 분명했는데 책 위에 흔하게 적혀져 있는 이름도, 학번도 없었다. 




"또 봐요."




그럼에도 친근하게 말을 꺼내보였다.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보면 알겠지. 여지껏 사람들의 이름을 외우고 다니던 그가 아니었으니 이번에도 이름이나 학번보다도 더 먼저 냄새로 민현은 그녀를 알아낼 것이다. 조만간 한 번은 만나겠네. 문득 영문학과의 조교로 들어온 것을 처음으로 반가워 하던 그는 가는 길을 몇 번이고 멈춰서 돌아서기를 반복했다. 




"가는 길에 체리나 사갈까."




지금 당장 체리가 먹고 싶다는, 그러한 생각들을 하면서.






3.




나는 화장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히트사이클이 다가오는 날이면 내 몸에서 끊임없이 풍겨대는 냄새 때문에 오늘도 몇 번이나 몸을 닦아냈는지 모른다. 이런다고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었는데도. 그냥 이건 내 습관 중 하나였다. 히트사이클이 오는 날이면 난 체리를 싫어하게 되었다. 그보다 더 내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는 사람이 없듯이 오메가로 태어나기를 바란 건 더더욱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맘때쯤이면 내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오메가라는 걸 다시금 알게 되는 것 같았다. 




"아직도 씻고 있어?"




밖에서 옹성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 번 더 샤워젤을 몸에 들이붓던 나는 급하게 씻어내면서 대충 소리를 내었다. 잠깐만 기다려. 금방 가, 라는 말도 잊지 않고 덧붙이며. 매일 같이 내 자취방으로 찾아오는 옹성우 덕에 난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집이 내 집인지도 헷갈릴 지경이었다. 어쩌다 태어나보니 옹성우가 친구였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끝내 나를 따라붙어서 대학교까지 쫓아온 사람이 옹성우였다. 지금 내가 있는 오피스텔의 바로 옆 집을 구한 그는 이번 년도 봄부터 내 집안을 들락날락 거리더니. 




"이거 봐,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여름 초입부터 내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같이 공유하고 있었다. 내 팔뚝을 그러쥔 그는 잔소리인지 걱정인지 구분이 안 갈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너 또 살 부어올랐잖아. 그와 십 년도 더한 친구로 지내면서 옹성우는 내 모든 걸 알았다. 내가 모르고 지나가는 것까지 다. 억제제는 먹었어? 난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물기만 닦고 나온지라 머리카락에서 물이 떨어졌다. 아직 물기가 마르지 않은 나를 수건으로 닦이고 속옷부터, 옷까지 다 챙겨준 그는 또 여느 때처럼 내 머리카락을 말려주었다. 나는 옹성우를 좋아하지 않았다. 딱히 그에게 그런 감정이 생길 틈도 없었다. 하지만 그가 내게 해주는 챙김을 좋아했다. 내 머리카락을 통과하는 따뜻한 드라이기 바람과 함께 다정한 손길이 좋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마주친 낯선 남자 때문에 소란스러웠던 감정이 한순간 안정이 되는 기분이었다.




"소나무였던 것 같은데."

"뭐가?"

"나 아까 오다가 알파 만났어."

"알파?"




내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는 손길이 잠시간 멈칫했다. 나랑 부딪혔던 남자한테서 소나무 냄새가 나더라. 그거, 알파 냄새잖아. 그치? 몸을 돌려 옹성우에게 묻자 그는 맞다는 대답도 아니라는 부정도 해주지 않았다. 단지 어디서 만났고 누구냐는 말만 이어갈 뿐.




"인문관에서 나오다가 넘어져서 그 남자가 내 억제제 주워줬거든."

"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이 묻는 말을 난 알았다. 응. 내가 오메가인 거 다 아는 것 같아. 차마 내 체취까지 알고 있다고는 말을 하지 못했다. 사실 이만한 얘기를 옹성우에게 해본 적도 별로 없었다. 나는 오메가였고 알파를 두려워했다. 알파가 뱉는 한 줌의 냄새에 난 가뿐히 병신이 되었다. 그래서 피하고 다닐 수 있다면 피할 수 있는 게 좋았는데 열다섯이 지나고 나서 내 주변에 남자는 물론 여자까지 하나씩 사라졌다. 자세하게 말하면 알파가 사라졌다. 그것도 옹성우 때문에.




"웬만하면 마주치지 마."

"응."

"마주쳐서 좋을 거 없으니까."

"응."




옹성우는 과도하게 나를 애워쌌다. 사춘기가 시작되고 내 오메가의 형질이 발현되기 전까진 그래도 나름 형제처럼 지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 난 오메가였음에도 나름 평탄한 삶을 살아왔다. 옹성우가 만들어준 틀 안에서 내게 있어 알파는 옹성우, 이 놈 하나 뿐이었다. 




"머리 다 말랐다."




생글하니 웃는 옹성우의 눈은 웃지 않았다. 내가 괜한 말을 꺼냈나. 신기하게도 그는 제 자신도 알파였으면서 알파들을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애초에 그에게 수도 없이 달라붙는 오메가와 여자들이 있었음에도 그가 딱히 연애를 한다거나 사람을 만난다는 말을 듣지 못한 걸 보면. 그는 알파 뿐만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 싫은 것 같았다. 




'나는 오메가도, 알파도 다 싫어.'




처음 성질이 발현되고 나서 혼자 방 안에 숨죽여서 울던 나를 찾아온 건 옹성우였다. 오메가인 나를 보러 알파인 그가 왔었다. 그 때를 기점으로 나와 달리 어깨도, 키도, 손도 커지고 있는 그를 보면서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더라. 가끔은 알파인 옹성우를 부러워했다. 부러워하다가 자신은 함부로 제 체취를 풍기지 않을 거라고 맹세 아닌 맹세를 하고 있는 옹성우에게 고마웠고.




'너, 엄청 작다.'




허벅지의 반을 가리고 마는 널널한 그의 티셔츠를 입은 나를 보는 그에게 일순간 다른 감정을 느꼈던 것도 같았다. 내가 작은 게 아니라 네가 큰 거겠지. 아무렇지 않게 대꾸를 했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티셔츠의 끄트머리를 잡고 있는 손에는 땀이 났다. 열여덟의 나이에, 내 친구가 나와는 다르다는 걸 알았을 무렵. 그는 내 체향을 알았고 난 옹성우에게서 나는 머스크의 향을 맡았다.




"걱정하지 마."




무슨 걱정이라고 말을 하지 않았지만 단순간에 눈치로 파악을 할 수 있었다. 애초에 걱정을 한다면 그건 그가 아니라 내가 해야할 지도 모르는 판국에 난 어느새 내 손을 잡고 있는 그에게 꽤나 바보같은 말을 꺼냈다. 내 말에 곧장 낮게 웃는 웃음소리가, 좋았다.






4.




성우에게 딸이 생긴다면 그건 ㅇㅇ와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었다. 딱히 결혼을 하고 싶지도,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그에겐 그녀가 아이같았고 꼭 챙겨줘야만 될 것 같았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인 그녀에게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계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성우가 알파라는 걸 알고 그녀가 오메가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 그녀는 그와 많이 달라졌다. 점점 손과 발이 커져가는 자신과 다르게 그녀의 손은 제 한 손에 다 잡히고도 남았다. 그녀를 가끔씩 안게 되면 자신보다 훨씬 작은 몸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와 엇비슷했던 키가 점점 커져서 한 뼘 내지 두 뼘 가까이 차이가 나게 되었을까.




'너, 엄청 작다.'




그는 괜스레 목이 마르는 기분을 느꼈다. 우산 없이 둘이서 비를 맞고 온 날, 그의 집에서. 그의 옷을 주고. 그걸 입은 그녀를 보는 건 정말이지. 알파였음에도 성욕이란 성욕은 다 바닥에 떨어진 건 아닐까 했던 고민을 단번에 고쳐주었다. 성우에게 불쑥 체리향이 다가왔던 그 날. 그는 제가 해왔던 것들이 전부 부질 없는 짓은 아니라는 것에 감사해했다. 그녀 옆에 알파가 있는 건 상상이 되질 않았다. 아니.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




누구에게 꺼내는 지 모를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성우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억제제를 먹었음에도 또 한 번 훅, 하고 끼쳐오는 체리의 향기에 그는 보이지 않게 인상을 썼다. 오메가인 그녀와 함께 있으면서 성우가 가장 많이 배운 건 인내심이었다. 참고 참고, 또 참았다. 그녀에게 다른 알파들이 다가오는 걸 막기 위해서. 그녀 옆에 있는 알파는 자신 하나면 충분하다는 괴이한 만족감을 얻기 위해.




"걱정 안 해."




제게 다가오는 작은 몸을 품에 넣고 싶었다. 종알종알 쉴 새 없이 말하는 붉은 입술을 단숨에 집어 삼키고 싶었다. 그녀에게 차마 말하지 못할 비밀을 목울대로 넘긴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녀의 곁에 있을 것이다. 그녀가 말하는 알파가 누구이던지 간에 얼마 안가서 그녀의 주변에서 사라질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렇게.






6.




적어도 민현을 마주하기 전엔 말이다.




"ㅇㅇㅇ 학생 맞죠?"




네? ㅇㅇ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성우는 그러한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성우는 갑자기 제 앞에 나타난 민현에게 있는대로 적의를 표시했다. 보지 않아도 물어보지 않아도 알았다. 제 앞에 서 있는 놈은 알파다. 심지어 성우 자신과 같은 성질의 우성 알파. 등굣길에 느닷없이 알파들 사이에 끼어버린 ㅇㅇ는 눈동자를 조용히 도록도록 굴려댔다. 당황스러운 얼굴을 숨기지 못한 ㅇㅇ를 본 민현은 그걸 보고 기분 좋게 웃었다. 세상에나 당황하는 게 이렇게 귀여울 수도 있구나. 처음엔 민현의 느긋한 성격대로 천천히 ㅇㅇ를 알아차릴 요량이었다. 허나 ㅇㅇ는 아직 히트사이클 기간이 끝나지 않았고 고작해봐야 억제제 몇 알을 주워 먹은 게 전부였다. 교내 카페에서 커피를 사고 나오기가 무섭게 코 끝으로 다가온 체리향에 그의 발걸음은 오늘따라 유난히 경쾌했다.




"안녕하세요. 조교님."

"아, 그옹성우라고 했나?"




민현이 세상사에 관심이 없을 뿐이지 학교 내에서 ㅇㅇ는 꽤나 유명한 모양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보다 그녀의 옆에 있는 옹성우라는 이 남자로 인해서. 오죽하면 옹성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하면 먼저 ㅇㅇㅇ를 찾아라, 라고 알려질 정도였으니 그 둘 사이를 눈길로 가늠하고 있던 민현은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떴다. 그가 부른 건 ㅇㅇ였음에도 대답하는 장본인이 성우라는 사실이 퍽이나 마음에 들지 않은 민현이 보내는, 작은 신호였다.




"오늘은 그냥 안 나오는 편이 좋았을텐데."

"네?"

"괜히 알파한테 걸려서 잡아 먹히는 것도 썩 좋진 않잖아요."




그쵸? 민현이 뱉은 말이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부채가 되었다. 다분히 의도적인 들쑤심. 그걸 모를 성우가 아니었다. 성우는 제 뒤로 ㅇㅇ를 끌어 당기고선 있는대로 제 체취를 풀어댔다. 아직 오전이라 그런지 한적하기만 한 교내 건물이 순식간에 머스크 향으로 둘러싸여지기 시작했다. 말 한 번 좆같이 하네, 시발. 원체 조용한 성격이었던 성우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나왔다. 좀처럼 그의 체취를 알기가 어려울 정도인 성우가 온 곳곳에 제 체향을 풍긴다는 건. 어쩌면 제 것을 뺏길 지도 모른다는 그의 본능이 먼저 나선걸지도 모르겠다.




"이러다가 내가 아니라 ㅇㅇ씨가 먼저 쓰러지겠는데."




성우는 민현의 말이 들렸음에도 한 번 풀린 제 체향을 어찌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ㅇㅇ를 누가보면 예전부터 알았던 사이마냥 친숙하게 부르는 이름이 개 같았다. 나름의 인간관계에 대한 철학을 세우고 지낸 성우는 제 삶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람과 개로 구분하곤 했다. 개 같은 인간을 구분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한 번은 ㅇㅇ에게 찝쩍대던 베타의 남고생이 개새끼였고. 고백을 받았다며 신나서 돌아온 그녀에게 제 체향을 가득 묻힌 과대 새끼가 개새끼였다. 그리고 지금 그에겐 민현이 그가 구분지은 세 번째의 개새끼였다. 나름 괜찮게 생각한 조교가 개새끼일 줄이야. 그녀의 손목을 감싸 쥔 성우가 보이지 않게 작게 떨고 있었다. 




"괜찮아?"

"하, 진짜."




그걸 모를 그녀가 아니었다. ㅇㅇ는 손을 풀어 성우의 손가락 사이로 제 손가락을 얽혔다. 그 때일까. 건물엔 소나무의 푸른 냄새가 그 사이를 파고 들어갔다. 이미 충분히 성우의 체향으로 서있기도 버거운 그녀는 갑자기 다가온 또다른 알파의 향으로 인해 머리가 어지러웠다. 몸이 제 뜻대로 움직이지 않은 듯했다. 아랫배가 저릿했다. 단자에서부터 올라오는 열은 조만간 그녀를 잠식해버릴 것처럼 굴었다. 이대로 정신을 놓게 된다면 그대로 둘 중 아무나라도 붙잡고 두 다리를 비벼댈지도 모른다. ㅇㅇ는 죽어도 그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있는대로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상기된 피로 인해 ㅇㅇ의 입술이 붉게 물들고, 두 눈에 눈물이 그렁히 맺혔다. 성우야. 우리 가자.




"제발, 그냥 가자. 응?"




이건 사정이었다. 부탁이고 구걸이었다. 이대로 이른 아침부터 학교에서 오메가라는 걸 알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성우는 ㅇㅇ의 손바닥을 힘있게 맞잡았다. 마음 같아선 제 앞에 있는 민현을 당장에라도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그는 남은 한 손으로 ㅇㅇ의 눈물을 닦는 것 외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대로 그녀를 이끌고선 지금의 자리에서 피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의 손을 붙잡고 제 이름을 부르는 ㅇㅇ만으로 이미 충분했다. 꼭 그, 자신이 구원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는 눈동자가 퍽이나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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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참다 못해 정지해제권을 사버린 라이터입니다


맘터가 먹고 싶었으나 우리 독자님들을 위해서 마지막 비상금을 깼어여.....ㅎㅎㅎ 많이들 기다리셨나요? 저를 잊으신 건 아니겠지요...? 


시간이 왜 이리 빨리 가는지 모르겠네요...뭐 한 것도 없는데 벚꽃이 피었더라구요...?

요즘 근황이라 하면 저는 일 복이 터져가지고 일에 치여 살고 있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글들이 많이 있는데 항상 집에 오면 쓰러지듯 잠만 자고 또 일가고 하니까 한 주, 한 주가 금방 가요ㅠㅠ

진짜 주말에도 일하러 가고 근 몇 주를 4시간도 못 자고 나가는 것 가타여8^8 진짜 눈도 충열되고 사람 행색이 아닙니다. 흐흐규ㅠㅠㅠ


이 와주엥 욕심은 많아가지구....그냥 이 글은 차기작 구상하다가 제 입맛대로 꼴려서(?) 쓴 글이에요

뭐 별다른 특집은 아니고 95즈 글 하나 96즈 글 하나 이렇게 하나씩 써보고 싶어서 다음에는 96즈 글이 올라갈 것 같습니당 후기는 다 모아서 한꺼번에 하는걸로!


아무튼 아프지 말고 예쁜 봄 맘껏 즐기고 가끔 가다가 우리원이랑 제 생각도 해주세여**^^**

다음엔 좀 더 건강한 모습으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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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



#민현아_많이_사랑해

#사랑받을_자격_왕밤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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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안녕하세요!
5년 전
독자2
우와 알파오메가물은 첨인데 재미있네요ㅠㅠㅠ 우리원 우리 워너원 글 정말 오랜만에 보는데 더더더 재미있고ㅠㅠㅠ 작가님 너무 반갑고 저희 오래 봤으면 좋겠어요!
5년 전
Lighter
안녕하세요 우리 독자님!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워너원 글로 자주 찾아뵙도록 할게요 우리 오래갑시답!!!!
5년 전
독자3
헉 세상에 뿜뿜이입니다...보는데 제가 막 무섭고 놀래거 당황하고 다해먹네요 허허 번외는 제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5년 전
Lighter
우리 뿜뿜이님 이게 정말 얼마만이에요ㅠㅠㅠㅠㅠㅠ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번외는 우리 독자님 속에서 마구마구 이어지기를 바랄게요ㅎㅎ 정말 오랜만인데 어김없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구 예쁜 꿈 꾸면서 굿밤 보내용!
5년 전
독자4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 엉엉 제가 알오물 사랑하는 거 어떻게 아시구 .... 넘넘 좋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5년 전
Lighter
알오물은 처음 써보는 장르였는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더 좋은 글로 또 만나용
5년 전
독자5
우와 작가님 필력 무엇,... 우와아아
5년 전
Lighter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년 전
비회원7.169
작가님 완전 오랜만이에요 ㅜㅜㅜㅜ 글로 다시 찾아와주셔서 정말감사해요 이번글도 정말 ... 너무 좋습니다 혹시 이번 글 배경음악 제목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 너무 좋아서 플레이리스트에 얼른 넣고싶네요 ㅜㅜ
5년 전
Lighter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브금은 William Bolton-Nowhere 입니당 답글을 빨리 달아드리고 싶었는데 비회원 댓글이 이제야 확인이 가능한 바람에ㅠㅠㅠㅠ
다음에는 더 좋은 글로 독자님 찾아올게용❤️💕

5년 전
독자6
아진짜ㅠㅜㅠㅠㅠ제 취향저격 탕탕탕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 들로만 쓰시는지...제 맘 아시져?! 항상 좋은 글 감사해요:)

5년 전
Lighter
그럼요 우리 독자님 마음 잘 알고 있지여~~ 제 글이 우리 독자님 취향 저격하는 글들이라서 너무 다행이고 기쁘네옄ㅋㅋㅋㅋ댓글 감사해요 앞으로도 좋은 글로 찾아올게요 또 만나요!!
5년 전
비회원14.250
악 민현이는 악한 것도 잘 어울리네요 민현이라 그런가 성우도 넘 아련하구ㅜㅜㅜㅜ
5년 전
Lighter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개안즈는 뭐든지 다 잘 어울리죠ㅠㅠㅠ 덕분에 글 쓰는 맛이 샘 솟습니다!!
5년 전
독자7
작가님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잘 읽구 갑니당!
5년 전
Lighter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8
원래 댓 잘 안 다는데 자꾸 생각나서 달아요... 알오물은 처음 봤는데 재밌네요ㅠㅠ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해져요ㅠㅠ 다음에도 또 뵀으면 좋겠어요!
5년 전
Lighter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자꾸 생각이 났다니ㅠㅠㅠㅠㅠ괜히 뿌듯해지네욬ㅋㅋㅋㅋㅋㅋ다음에 또 다시 만나요!!
5년 전
독자9
우아 ㅠㅠ 몰입도가 짱이에요 스크롤 아껴가며 읽었어요 ㅋㅋㅋㅋ 1편이길 바랐다가 단편인것같아서 절망 ㅠ 갑자기 작가님 머릿속에 다음 에피소드들이 막 떠올라버려서 도저히 글을 쓸 수밖에 없어졌으면 좋겟어요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5년 전
독자10
아이고 선생님,,, 그래서 다음 장면은 언제 들고 와 주시는 건가요,,,,,, 제가 성우보다 먼저 주글것 같슴니다,,,.,,
5년 전
독자11
작가님.. 저 대체 이거 왜 이제 봤는지... ㅠㅠㅠㅠ 보면서 이마 삼백번은 때린거 같아요..ㅠㅠㅠㅠ 혹시 브금 제목 알 수 있을까요..?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
4년 전
독자12
작가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ㅠㅠ 어디 계시든 건강하시길 바라요ㅠㅠㅠㅠㅠ 꼭 다음편 신알신이 울리길 기다립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13
작가님 저는 이 글을 왜 이제 봤을까요 하하 알파 옹성우 황민현은 언제나 옳습니다.... 소나무향, 머스크향은 또 얼마나 찰떡이게요.... 후편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이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작가님 체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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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이런 하이틴 드라마 보고싶어서 쓰는 글6 07.03 00:30
이준혁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5 1억 07.0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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