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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너의 모습


W. 반타나


두 번째 모습

내가 모르는 너
안경?


stay with me?
.
.
.




다리를 다치고, 너에게 한 걸음 다가가려고 했던 나는 너에 대하여 너무 무지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현재 교재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그리고 누구와 절친한 사이인지, 또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등 기초적인 것 조차 나는 알지 못한다. 그저 너는 수업 전 10분 강의실에 와서 너를 보기 위해 20분 전에 오는 나에게 인사를 먼저 해주는 사람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그리고 그 날 다리에는 길게 상처가 났다. 깊게 패이지는 않아서 꿰매지는 않았지만,
흉이 질 것 같은 딱 그 정도의 상처가




오늘은 너와의 겹치는 수업이 없는 날이다. 같은 과이지만 각자의 시간표는 다른 법이니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은 늘 정해져 있다. 전공수업이 들어있는 날 근데 또 그 전공 수업이 오전인 날 오전이 아니면 너와의 인사를 나눌 시간이 없기에
너의 포근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은 일주일에 딱 이틀 뿐이었다. 그 사실을 안 이후로는 일주일이 왜 5일인지, 주말은 왜 끼어 있는지 날짜에 불만이 많이 생겼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말을 사랑했는데 말이야.
수업을 듣기위해 정국이와 만나 강의실로 들어섰고, 
전 수업 교수님께서 20분 정도 일찍 수업을 끝내 주셔서 잠깐의 틈이 생겼다.
점심을 먹은 뒤라서 그런지 배는 부르고 날은 좋은 게 잠이 솔솔 오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 내가 사랑한 너의 모습_ 두번 째 모습 | 인스티즈

“오늘따라 힘이 없다?”
“..그래? 아닌데..”
“아닌게 아니구만 뭘”
“졸려서 그런가..잠와”
“그럼 좀 자둬 교수님 풀강 각인데”
“..그럼 교수님 오시면 깨워줘”
“그래 잘 자라”
“...”
정국이의 잘 자라는 말에 팔로 너무도 공허한 나를 껴안아 엎드렸다.
너가 없는 하루는 이렇게나 공허한데 너는 무얼하고 있는지,
학교는 왔는지, 오는 길에 벚꽃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는지
그 꽃잎들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농담에 목숨 걸고 잡은 나를 아는지
너무나도 궁금해 
그런 생각들을 하릴없이 하다가 눈을 감았고, 그렇게 감은 눈 뒤로 보이는 까만 밤하늘을 걷기 시작했다.
빛 한점 없는 까만 밤 하늘을 혼자서 걸었다.













<정국시점>
수업을 일찍 마친 탓에 약간의 틈이 생겼고, 요새 무슨 걱정이 있는지 고민을 한보따리 안고 있는 듯한 여주의 모습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안 그래도 덜렁거리는 애가 정처 없는 눈으로 갑자기 뛰어다니고, 수업시간에 졸지도 않던 애가 졸기 시작했고, 
수업시간 전에는 무조건 지난 시간 내용을 복습해야한다는 애가 갑자기 잠이 온다며 잠을 잔다고 하질 않나, 이상한 점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그래도 지금은 또 무슨 좋은 꿈을 꾸는지 입 꼬리가 올라가 있는 게
퍽 보기에 좋았다.
‘무슨 꿈을 그렇게 달게 꾸냐’
여주는 들리지 않을 혼잣말을 중얼 거려 본다.
이 말을 뱉는 나의 마음이 너에게 닿기에는 너무 멀어 닿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쭈 뭐가 그렇게 좋은데’
뱉어본다
그래도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 내가 사랑한 너의 모습_ 두번 째 모습 | 인스티즈

미소를 가득히 띠우고는 말한다.
잘자라 이놈아.
좀 더 여주가 봄 햇빛에 가려져 단 꿈을 꾸라며 큰 손으로 막아준다.
밝으면 깰 것 같길래











<원 시점>





꿈을 꾸었다 
나는 벚꽃잎을 잡으려 안간힘을 썼고, 너는 그 모습을 바라본다.
그 이상한 모습을 또 다른 내가 지켜보고 있다. 
이 마음은 뭘까
분명 너가 서있고 내가 있는데 이 공간의 이질감이 피부로 느껴졌다.
그 때 나는 꽃잎을 잡았고,
너에게 달려가 안긴다.
“내가 잡았어!!”
그럼 너는 웃으며 나를 안아주며 포근한 목소리로 말한다.

“예쁘다”
그럼 또 나는 웃으며 말한다. 
“너 주려고, 태형아”
“응?”
“이 꽃잎이 너 같잖아 꼭”
“...”
“분홍빛이고, 여리고, 따뜻한게”
“...”
“너 같아 정말”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 내가 사랑한 너의 모습_ 두번 째 모습 | 인스티즈

크흐흫
기분좋은 웃음, 그리고 기분 좋은 발걸음
이 공기의 이질감따위는 너의 웃음으로 사라진지 오래.




푸흐흐
웃음이 나온다 
거짓말 하지마 김여주
그 꽃잎 주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 때문이잖아
그럼에도 저 태형이의 너른 품에서 웃고 있는 네가 부럽다 여주야
이뤄질 수 없는 꿈은 참 달다는 것을 또 느낀다.
너무 달아 아리다. 꿈이
너가 
 



“아! 죄송합니다!”
그렇게 수업시간 직전에 정국이는 나를 깨웠고 수업을 듣고는 할 일이 있다며 바쁘게 걸음을 옮겨 사라졌다.
같이 공부하러 도서관 가기로 했으면서
그리고 나는 혼자서 도서관에 혼자 왔고, 자리를 잡으러 들어가는 길에 
학교 어플로 남은 도서관에 자리를 잡기 위하여 앞을 보지 못하고 
누군가와 크게 부딪혀 뒤로 넘어졌다.

“으..엉치야..”
“저..괜찮으세요.?
그리고
“..어?”

[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 내가 사랑한 너의 모습_ 두번 째 모습 | 인스티즈

“..어..안녕”
내게 손을 내밀어 주는 너가 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안경을 벗고 있는
“안경은?”
속마음
“괜찮..어? 안경?”
“응, 너 안경은”
“아..오늘 안경태가 고장나서..”
“그렇구나..”
반칙이야
“저..괜찮아? 많이 아플 것 같은데..”
“아파, 많이”
“..어? 어떡해..보건실 갈래? 데려다 줄게..”
“응 갈래 같이 가줘”
“그래. 일단 일어나야지”
하며 웃는다.
그리고 
“너 참 예쁘다”
“..어?..어?”
내 속마음이 흩날린다. 저 꽃잎들처럼 정처없이
“예쁘다고 눈이”
내말에 당황했는지 너의 귀 끝이 붉은 빛을 띤다.
“아..고마워..”
“근데”
“..?”
어떡해 정말, 갸우뚱 기운 너의 고개마저 참 사랑스러워
“안경은 벗지마”
“..왜..?”
“예쁜 거는 누가 가져간데”
“..?”
“혹시 몰라 내가 가져갈지”
“그게..무슨..”
“그러니까 벗지마, 알겠지? 안 벗겠다고 해, 어?”
“.아..엉..”
그렇게 보건실 가는 길 내내 벚꽃은 떨어지고 내 마음은 휘날린다.
실은 손바닥 살짝 까진 것 말고는 아픈 거 없어 
너와 있는 이 시간이 나에겐 소중해서 아끼고 싶어
이건 비밀
.
.
.
벗지마,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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