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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박지민] Love Like Sugar 16 | 인스티즈





안녕하세요, 독스입니다.


아주 긴 시간이 흘렀네요.
마지막 글이 2016년 11월이었네요. 반겨달라 말씀드릴 면목도 염치도 없어요.

그동안 여러분들은 어떤 삶을 살고 계셨나요? 저는 조금 슬픈 현생을 살다가 돌아왔어요.

물론 변해버린 아이들의 위치만큼이나 여러분들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겠죠?



결혼을 다짐할 정도로 사랑했던 남자를 쫓아 직장과 삶터를 옮기고,

그런 그와 뜨거운 사랑을 했지만, 우리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삶을 살기로 약속하며

그를 떠나보낸 일이 있었답니다.

목숨을 맞바꿀 수 있겠다 생각했던 남자를 떠나보내는 심정은 실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더군요.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에 많은 날을 눈물과 술로 보냈어요.

덕분에 몸도 마음도 많이 망가졌지만,

못 살아낼 것 없지 않느냐는 다짐으로 제가 놓아버렸던 무언가들을 다시금 하나하나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첫 번째 놓쳤던 것이 바로 '글' 이더라고요.


소소하게나마 글을 써내렸던 때에 얼마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일상을 살고 있었는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나의 글을 읽어주는 익명의 누군가와 감정적 교류를 하며 행복을 느끼고 보람을 느끼던

순박한 삶의 이유를 갖고 있던 3년 전의 제가 참 그리웠습니다. 보고싶었구요. (물론 내 사랑들도요)

가끔 인스티즈를 들어와 볼 때마다 한두개씩 와있는 정주행 답글 쪽지들에

'아, 아직도 내가 누군가에게는 잊혀지지 않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에 얼마나 감사함을 느꼈는지 몰라요.

돌아와달란 울음섞인 댓글들을 보면서 냉큼 와버리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무턱대고 와서는 대책없이 늦은 연재만 이어나갈까 염려되어

나의 마음과 정신이 조금 더 안정되면 정돈된 글을 들고 돌아와도 늦지 않다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리 많이 돌아오고 늦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내 사랑들의 미움을 사지 않으면 좋으련만요.


글은 하고 있는 일이 고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써 나가고 있어요.

연재는 아마 매일매일은 어려울 것 같구, 2주에 한 편 정도는 올려보려는 욕심을 부리고 있습니다.

제 글을 저도 정독하면서 참 풋풋한 마음으로 글을 썼다 싶어요.

이젠 까마득히 기억도 나지 않는 대학생활도, 어찌저찌 즐겁게 써 내려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려주었던, 또 기다리고있는 내 사랑들에게 이 모든 감사를 바칠게요.


내 사랑들도 저와 같은 열렬한 사랑,

그리고 제 글속의 지민이와 같은 절절한 사랑.

한번 정도는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그려 나가는데 아주 큰 경험적 도움이 되는 것 같네요.(이꽉물)


그럼 구구절절한 변명 늘어놓았으니 글을 내놓도록 하겠습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조금씩 어투 같은 것들이 바뀌었을 수도 있어요.

조금 감안해주시며 봐주시면 더욱 감사드리겠어요.


내 사랑들, 많이 보고싶었습니다.











오존 - 언제부터
















  어젯밤 꿈엔 모처럼만에 민윤기가 모습을 비췄다. 온통 회색뿐인 꿈속의 공간은 시작도 끝도 모호했다. 걷는 곳이 어디인 지도 모르게 발이 닿는 대로 걷기만 하던 내 머리 위로 순식간에 장대 같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빗줄기를 피하던 그 순간에 민윤기는 마치 동화 속 왕자님처럼 등장했다. 빗속에서 추위에 떠는 나를 붙잡아 준 민윤기의 그 단단한 팔은 단번에 심리적 안정을 찾게 했다. 민윤기는 내 꿈에서든 현실에서든 그렇게 어둠의 흰 빛처럼 등장했다.


  올려다 본 민윤기의 얼굴은 가슴만큼이나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얼마 만에 보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던 얼굴이었다. 날 저의 품으로 끌어당기던 그가 반가워 나도 그를 웃으며 맞이했다. 늘 민윤기의 품에서 풍겨나던 달콤하고 시원한 향기가 여전히 그의 곁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꿈이라는 게 늘 그러하듯, 그리웠던 향기에 눈을 잠깐 감았다 떴을 뿐인데 웃던 민윤기의 얼굴이 울상이 되어 있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정신이 혼미해져버린 나는 민윤기의 얼굴에 서린 슬픔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다시 그 회색 공간을 내달리게 되었다. 내 앞에 서있던 민윤기는 먼지처럼 사라지고 난 뒤였다. 뒤늦게 민윤기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결코 목소리는 입 밖으로 뻗어 나오지 못했다. ‘너는 언제까지 나를 힘들게만 할래.’ 생소한 것도, 왜인지 들어 본 것도 같은 박지민의 목소리가 공간 어디에선가부터 들려왔다. 달리던 다리는 그 목소리에 갑자기 멈춰 섰다. 흐르지 않는 회색 공간은 혼자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며 으스스하고 무서웠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박지민을 찾았다. 둘러본 내 곁에서는 결코 박지민을 찾을 수 없었고 박지민이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부터는 소름이 끼칠 정도의 두려움이 날 찾아왔다. 화들짝 놀라서 깼다. 가쁜 숨을 토해내며 침대를 짚고 일어난 내 손끝은 흐린 시야만큼이나 허옇게 질려있었다.


  몰아쉬는 호흡은 고르지 못했다. 현실에서의 육신은 누워있던 자리에서 단 한 걸음도 내달리지를 못했는데 나는 장거리 달리기를 한 사람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평소보다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은 가슴 벽을 세게 쳐대고 있었다. 그 정도가 강해져 가슴께가 뻑적지근하게 아파올 때면 가슴 한 가운데를 지긋이 눌러줘야 했다. 꿈에서 들은 박지민의 목소리는 꽤 강하게 뇌리에 남아있었다. ‘너는 언제까지 나를 힘들게만 할래.’ 자꾸 맴도는 그 목소리 끝에 울음이 섞여 있던 것도 같은 착각으로 띵하게 울리는 머리를 짚었다.


  무서운 꿈은 잠에서 깨어나고 나면 허무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여태 내가 꿨던 무서운 꿈들은 깨고 나면 뭐 이런 것들로 무서워했나 싶은 것들뿐이었다. 이렇게 현실로 돌아오고 나서까지 심장이 뛰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꿈은 드물었다. 모처럼만에 느끼는 기분에 숨을 고르던 것도 순간이었지, 불현 듯 머릿속에 떠오른 박지민의 얼굴부터가 나를 좀 버겁게 만들었다.





  “기분 이상하게.”





  괜히 답답하지도 않은 티셔츠의 목 부분을 아래로 잡아 당겼다. 한 번 떠오르기 시작한 박지민의 생각은 멈출 줄을 몰랐다. 울상 짓던 민윤기의 얼굴과 겹쳐 보이는 박지민의 얼굴은 나를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다시 침대 위로 풀썩 넘어졌다. 아무 수업도 없는 오늘, 잠이나 실컷 늘어지게 잘까 했던 내 첫 계획은 완벽하게 박살이 나 있었다.


  이렇게나 이른 아침부터 나를 골골대게 만든 박지민에게선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 누워 올려다 본 이 천장 너머에서 박지민은 아직 꿈속을 헤매고 있겠지 하는 생각에 괜스레 억울해지는 것도 같았다. 시계의 시침은 이제 겨우 여섯시를 지나고 있었다. 누구 때문에 꼭두새벽부터 일어난 나는 다시 잠에도 들 수가 없는데, 누구는 두발 뻗고 편히 자고 있네― 심술궂은 생각에 입술이 삐죽 해졌지만, 단 몇 초 후엔 그게 결코 박지민의 탓은 아니겠지― 하며 한숨을 폭 내쉬었다.


  꿈이란 내 무의식이 형상화 되는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 찝찝한 기분을 내 탓이라고는 하기 싫었던 게 사람의 욕심이었는지,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려 덮은 후에야 백분의 일 정도를 인정하게 되었다. 이불 안에서 몇 번을 꿈틀대고 나서야 잠에 들 수가 있었다. 그것도 얼마 깊게 잠들지는 못했다. 한시간정도 눈만 붙이고 일어나서는 빼꼼 이불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시계 소리조차 나지 않는 방 안은 내 이불이 바스락 대는 소리가 전부였다.





  “배고파.”





  핸드폰을 들어 민윤기에게 전화를 걸까 했지만, 시계를 보니 보나마나 전화를 받지 못할 것 같아 금방 포기했다.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체력단련이 있는 날이었으니까. 핸드폰에 쓰여 있는 날짜를 빤히 보다 만만한 박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꽤 오래 신호음이 가고 나서야 박지민은 잔뜩 잠에 취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어.’ 낮게 깔린 목소리는 그래도 기분 상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박지미인.”





  비몽사몽의 목소리를 듣고 나니 조금 미안해진 게 사실이었다. 박지민의 이름을 길게 늘여 부르니 건너편에서 박지민은 왜애― 하고 대답해줬다. 웃음이 배시시 나오면서 이불 안으로 얼굴을 쏙 집어넣었다. 배고프다고 말하면 맞아 죽을까? 걱정은 됐지만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하는 마음으로 박지민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렀다.





  “배고파.”





  아무 말이 없었다. 설마 다시 잠에 들어버린 건가 싶어 박지민의 이름을 여러 차례 불렀지만 그래도 답이 없었다. 입술을 내밀며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박지민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잠든 건 아니었구나 싶었다가 혹시 화가 난 건 아닌지 걱정이 피었다. 박지민은 또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이런, 미친.’ 하고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침이 꼴깍 넘어갔다.





  -뭐 해먹어.
  “혼자 먹기 싫어서 그렇지. 너도 밥 안 먹었지?”
  -자고 있잖아.
  “그래도 배는 고플 거 아니야.”





  말도 안 되는 이유들을 붙여가며 박지민을 구슬렸다. 어떻게 구슬려도 넘어와 줄 박지민이라는 걸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몇 번이나 한숨을 쉬어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박지민은 내게 이런 일로 화를 내지도 않을뿐더러 화를 낸 적도 없었으니까. 분명 박지민은 알았다고 하면서 나랑 함께 밥을 먹어 줄 거야. 그런 확신이 내겐 있었다. ‘야, 박지민. 밥 먹자아.’ 다시 한 번 말하는 내 말 끝에서 박지민이 기지개를 펴는 듯 으아― 하고 신음을 내는 소리도 들렸다.





  -기다려.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 끝으로 전화가 뚝 끊겼다. 뭘 기다리라는 건지 파악하기 전에 화가 났다. 뭔데 전화를 먼저 끊어! 이불을 발로 걷어차고 다리를 동동 굴렀다. 온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정확한 대답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마냥 기다리라는 거야? 황당하고 괘씸한 마음에 핸드폰을 탁 소리가 나도록 내려놓았다. 아무리 잠을 깨웠대도 그렇지, 사람을 이렇게까지 무시하는 건가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 애먼 천장을 뚫어버릴 듯 노려보았다. 나는 행여 제가 굶을까 함께 밥을 먹자 할 그런 착한 마음이었는데― 겉만 번지르르한 이유로 스스로의 잘못을 합리화 시킨 나는 그냥 박지민이 나쁜 놈이라고 결론을 짓고 있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쉽사리 오겠다고 대답을 않는 박지민에게 조금 토라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박지민, 네가 같이 안 먹어주면 나 혼자 뭐라도 먹겠다 이거야. 그대로 또 굶긴 싫었다. 꼭 박지민이 없어서 끼니를 굶었다는 기분이 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박지민이 오면 함께 요리를 해 먹자고 할 생각이었는데, 아쉬워서 속도 좀 상했다. 물론 요리야 박지민이 해주고 나는 뒤늦게 설거지나 하겠지만. 입술을 삐죽이다보니 한숨도 푹 나왔다. 전엔 부르면 척척도 나왔었는데. 언제인지 기억도 잘 안 나는 그때를 추억하면서 ‘박지민이 참 변했다.’ 싶은 걸 느끼고 있었다. 뒤늦은 사춘기가 오는 건가― 고민도 해봤지만 뱃속에서 울리는 고동소리에 더는 참지 못하고 마른 침을 삼켰다. 뭐라도 시켜 먹어야지. 부들거리는 손을 짚으며 침대에서 몸을 벌떡 일으키기가 무섭게 복도를 울리던 발자국 소리가 내 문 앞에서 멈췄다. 똑똑똑. 묻지 않아도 누군지 알 것 같은 그 문소리에 나는 으레 미소를 지으며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박지민?”





  문을 열기위해 현관문으로 뛰쳐나가던 나는 그러다 문고리를 열기 직전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기분으로 뚝 멈춰 섰다. 온몸을 휘감는 쎄 한 기분은 어쩐지 처음 느껴보는 기분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밖에서 박지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좁은 복도를 작은 기침 소리가 울렸다. 활짝 피어있던 입 꼬리가 차근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가슴이 다시 복잡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지민의 등장이 이토록 기쁜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게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인가. 뭔가를 닮은 혼자만의 생각에 속이 혼란스러웠다.


  이건 꼭 혼자 토라지고 혼자 마음이 풀리는, 꼭 짝사랑을 닮은 그런 기분이었다. 누군가를 혼자 좋아하면서 수도 없이 느껴봤던 이 기분은 내게 너무 익숙한 문제였다. 답을 알고 있었다. 그 기분의 이유와 해결의 방법을 이미 마음으로 알고 있는 나였다. 그런데 머리는 아니라고 도리질부터 쳤다. 그 괴리의 찰나를 알아차려버리고 말았다. 언젠가 느꼈던 익숙한 이 기분이 설마 내가 기억하는 그 감정은 아니겠지. 이성이 도리질 치던 그 순간 온 몸에서는 한기가 맴돌며 잠잠했던 심장 그 부근이 다시 뻐근해지기 시작했다. ‘빨리 문 열어.’ 기다리는 박지민의 목소리에 현관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는 잠깐 고민했다. 왜? 머리가 물었다. 머리가 가슴에게 물었다. 왜? 왜 그렇게 박지민을 기다렸는데? 마음은 조금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현관문을 쥔 손이 희게 물들어 가는 동안 곰곰이도 고민해야했다.


  아침부터 박지민을 기다린 이유, 그리고 박지민의 등장이 이토록 행복한 이유를.












Love Like Sugar
W. 독스



16










  박지민은 냉동 만두를 품에 안고 왔다.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박지민의 얼굴엔 졸음이 가득했다. 입을 쩍 벌리며 늘어지게 하품을 하던 박지민은 나를 밀치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침부터 사람 깨워서 한다는 첫마디가 배고프단 말이냐. 너도 너다.’ 툴툴 거리는 목소리로 들고 온 냉동 만두를 조리대 위에 턱 얹어놓은 박지민은 까치집이 앉은 뒷머리를 손으로 문질렀다. 잠이 그득한 눈을 벅벅 비비고는 또 다시 하품을 했다.





  “그렇게 싫으면 그냥 더 자지 그랬냐.”





  괜히 싫은 소리를 해대는 박지민이 아니꼬워서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내 표정을 따라하던 박지민은 아직 덜 풀린 뒷목을 연신 주물러 댔다. ‘네가 깨웠잖아. 근데 안 온다고 그랬으면 또 난리 칠 거 뻔하고.’ 내 행동 루틴을 외우고 있는 듯 한 박지민의 말투에 피식 웃음이 났다. 와중에 기특하게도 뭘 먹을까 고민하다 꺼내온 냉동만두가 귀여워서 좀 툴툴 거리는 목소리도 봐주기로 했다. 박지민이 서있는 곳으로 걸어가 팔을 걷어붙였다. 꼭 요리를 하려는 모양새인 나를 굳이 의자를 꺼내 친절히 앉혀준 건 어쩌면 소방 안전을 위한 박지민의 유능한 대처였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냄비를 찾아 꺼내든 박지민은 그 안으로 물을 받았다. 냄비에 물이라고는 라면을 끓일 때 말곤 받아본 적 없는 나는 박지민이 하는 행동들을 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고 있었다. ‘뭐 하게?’ 묻는 내 쪽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박지민은 ‘만둣국.’ 하고 대답을 해줬다. 그 투박한 손으로 꽤 요리를 잘 해냈다. 가스레인지 위로 냄비를 얹은 박지민은 나를 지그시 응시하고 있었다. 눈을 자꾸만 비벼대더니 눈 아래 뺨 위로 속눈썹 한 가닥이 떨어져있었다.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손을 뻗으며 다가갔다. 내게서 눈을 떼지 않은 박지민의 코앞으로 가 그 묻은 속눈썹을 떼어내 준 후에야, 나를 보는 박지민의 눈과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었다. 쉽사리 손을 내릴 수가 없었다. 나와 마주친 그 눈이 나를 너무 애틋하게도 바라보고 있어서, 그리고 줄곧 그런 눈으로 나를 봤던 박지민을 갑작스레 알아버려서 입을 다문 채 박지민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박지민은 그런 내 손을 잡아 내렸다.





  “팔 아파.”





  제 팔이 아픈 것도 아니면서. 입술을 삐죽했다. 박지민은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천천히 등을 돌렸다. 냉동 만두의 포장지를 찢고 찬장을 열어 간장과 굵은 소금을 꺼내 조리대로 올렸다. 엄마가 챙겨준 조미료들은 사실 박지민이 아니면 잘 사용을 안했다. 제 용도에 맞게 꺼내어진 조미료로 국의 간을 맞춘 박지민은 제 손가락에 묻은 간장을 쪽 하고 빨았다. ‘싱겁게 할 거야. 싱거운 게 건강에 좋대.’ 그 말엔 대꾸도 않았다.


  나름 분주하게 움직이는 박지민의 등이 보였다. 후줄근한 티셔츠 안에서 자잘하게 움직이는 등근육들이 느껴졌다. 참 듬직한 느낌을 주는 박지민의 등이었다. 그다지 크지 않은 체구임에도 단단함이 있었다. 저 등으로 나를 들어 업고 내 가방을 대신 메어주고, 나를 대신해서 참 착한 일도 많이 해줬다. 나머지 재료들과 냉동 만두를 쏟아 넣는 박지민을 보다가 마른기침을 한 번 했다. 그게 내 나름의 어색함을 무마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처럼 박지민은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봤다. ‘냉장고에서 다진 마늘 좀.’ 그리고 하는 부탁은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풀어낼 수 있는 좋은 답안이었다.


  ‘금방 체육대회래.’ 박지민을 시작으로 대화의 물고리가 터졌다. 주제는 곧 다가오는 춘계 체육대회였다. 행사의 특성상 여자보다는 남자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행사인지라, 박지민도 그에 대해 조금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했다. ‘너도 참여하게?’ 묻는 내 말에 박지민은 살짝 웃어주며 ‘싫어도 주자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고 대답했다. 반박할 수 없는 답이었다.





  “종목은 뭐있는데?”
  “정확히는 몰라도 이인삼각, 이어달리기, 농구, 축구. 뭐 이런 것들 아닐까. 체육대회가 다 거기서 거기지.”
  “너 농구 잘하니까 선수로 뛰어도 되겠다.”
  “내가 뛴다고 해서 선수 시켜준대? 잘하는 사람들 선발 하겠지.”





  ‘다리와 점수를 맞바꿀 정도로 너는 열정이 대단하니까.’ 말에 박지민은 피식 웃었다. 민윤기와 부딪혀 넘어지던 고등학교 시절의 박지민이 지금의 박지민의 모습위로 오버랩 되다 사라졌다. 그때보다 젖살도 빠지고 키도 조금 더 큰 모습의 박지민은 확실히 어른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너는 그때 내 기분 모를 걸.’ 냄비 안의 국물을 휘휘 저으며 고개를 젓는 박지민의 얼굴엔 읽기 힘든 감정들밖에 없었다. 점점 꿈같아지는 박지민을 계속 보고 있다가는 멀미가 날 것 같아서 눈을 여러 차례 깜박였다. 그러다 그냥 고개를 숙이며 걸음을 옮겼다. ‘김치 먹을 거지.’ 다시 꿈 아닌 일상 같은 대화로 돌려놓기 위한 내 물음에 박지민도 별 말 없이 ‘응.’ 하고 대답을 해 주었다. 그게 참 다행이었다. 박지민은 내 말엔 항상 ‘응.’이라고 대답을 해줬다.


  박지민은 완성 된 만둣국을 국그릇에 보기 좋게 담았다. 몇 개 안되는 밑반찬들을 꺼내 놓고 수저와 젓가락을 놓고 있던 나는 박지민이 내어오는 만둣국에 우와 소리를 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박지민이 해준 요리를 몇 번 먹어 본 적이 있는 터라 더욱 그랬다. 박지민이 해 줬던 요리들이 하나같이 다 맛있었기 때문인지 이번 만둣국도 기대치가 높았다. 의자에 앉는 나를 보며 따라 앉은 박지민은 ‘떡도 넣었으면 더 맛있었을 텐데.’ 하며 아쉽다는 듯 말했지만 이미 아무 말도 들리지가 않았다. 수저로 살짝 맛본 국물 맛이 참 일품이었다.





  “와, 진짜 맛있다. 나한테 시집와, 박지민.”
  “시집은 여자가 가는 거잖아, 바보야.”
  “아니, 그러니까 시집오라고. 나는 요리 못하는데 너는 잘하니까 네가 시집 와. 내가 장가 들어줄게.”
  “별소리야.”





  박지민이 코웃음을 흥 치며 국물을 후루룩 삼켰다. 제가 끓였지만 제법 맛이 있었는지 눈썹을 치켜뜨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봐, 맛있지. 물음에 ‘나쁘지 않네.’ 하고 대답한 박지민은 빙그레 웃었다. 휘어지는 눈매가 보기 좋은 얼굴을 만들고 있었다. 민윤기도 웃는 게 참 예쁜데, 갑자기 머릿속에 그득 차들은 그 얼굴에 수저질을 잠깐 멈췄다.


  나는 최근 그리운 마음이 언제나 바른 마음만으로 표현되지 않는 다는 걸 깨달았다. 보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어째서 짜증으로 밖에 표현 되지 않는 건지, 나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과정에 서있었다. 복잡해진 얼굴을 읽은 박지민이 ‘왜’ 하고 물어왔다. 왜? 그러게, 나 왜 이렇게 복잡하지. 박지민의 물음에 입술을 앙 하고 다물어버렸다.





  “맛없어?”





  고개를 저었다. 녀석이 해준 음식은 전처럼 맛있었다. 다만 민윤기의 생각에 목이 메었을 뿐. 입술을 꾹 늘리는 내 얼굴을 쳐다보던 박지민은 생각이 정리되면 말 하라는 듯 다시 수저를 들기 시작했다. 마주 앉은 박지민이 후루룩 대는 소리가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장거리 연애 하면서 안 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양보, 이해, 인내.”
  “하기 어려운 것들 밖에 없네.”
  “그렇지.”





  내 눈치를 슬쩍 보는 박지민은 왠지 내 답답함을 읽은 모양이었다. ‘힘드냐, 민윤기 못 보는 게.’ 묻는 목소리에 한숨이 가득해서 차마 대답은 못했다. 애인 없는 친구 앞에서 예의는 아닌 것 같아 그런 문제 아니라고 변명은 했지만, 영 속내를 다 읽힌 기분이었다. 입안이 까끌했다.


  도리어 열심히 만둣국을 퍼먹었다. 짭짤한 국물이 입 안에 가득 퍼지면서 가슴께가 뜨거워졌다. 속이 차는 기분에 만두 두세 개를 남겨놓고 수저를 내려뒀다. ‘어제 민윤기랑 영상 통화하는데, 자꾸만 짜증이 났어.’ 내 말에 박지민도 수저를 놓고 내 눈을 지그시 바라봤다. 마음이 조금 안정되는 것 같았다.





  “보고 싶은 마음이 칭얼대기나 짜증으로 밖에 표현이 안 돼. 문제야.”
  “문제를 알면 문제가 아니지.”
  “고쳐지지가 않으니까 문제지. 매번은 윤기가 그냥 받아줬는데, 어제는 피곤했는지 짜증내더라. 그랬더니 또 싸웠어. 반복 되겠지?”
  “입학하고 보름이나 지났으니, 못 본지 한 달 정도 되어가겠네. 보고 싶기도 하겠다.”
  “또 보고 싶다는 소리도 내가 더 많이 해. 서운하게.”
  “나 앉혀놓고 사랑싸움 들어 달라 하려고 배고프다고 한 거지, 너.”





  박지민은 의자에서 일어나 내 그릇과 제 그릇을 싱크대 안으로 넣었다. ‘반찬 뚜껑 덮고, 숟가락 젓가락 가져와.’ 박지민의 명령 같은 말에 수동적으로 움직였다. 내 모습을 줄곧 지켜보던 박지민은 조금 긴 한숨과 함께 물을 틀고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박지민의 옆에 가만 서있으면서 느낀 건, 박지민과 민윤기의 키나 덩치가 비슷하다는 거였다. 민윤기랑 나란히 서있으면 딱 이런 느낌인데. 그런 생각이 불쑥 들었다.


  박지민은 고등학생 때보다 확실히 살이 빠져있었다. ‘너 점점 살 빠지는 것 같아.’ 내 말에 박지민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말했지만, 분위기라든지 풍기는 아우라가 조금 어른스러워져 있었다. 민윤기는 체육교육과에 들어갔는데, 박지민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겠지― 생각이 들어 잠깐 박지민의 팔뚝을 어루 만져봤다. 박지민이 나를 내려다보는 게 느껴졌다. 기대보다는 조금 마른 듯 했던 팔뚝이었지만 자잘한 근육들이 자리하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여자와는 다른 남자이긴 한가보구나. 입술을 앙 다물다 나를 내려다보는 박지민과 눈을 맞추려 고개를 들었다.





  “나는 살찌는데, 너는 왜 살이 빠져. 혼자 뭐 다이어트 하냐.”
  “너도 살 안 쪘고, 나도 살 안 빠졌어. 왜 그래, 아련한 표정은 또 뭐야.”
  “윤기도 살 많이 빠졌을까. 거기서 더 빠지면 마음 아플 것 같아.”
  “나를 대상으로 걔를 그리워하지 말아 줄래. 기분이 썩 좋지가 않아서.”





장난 같은 목소리긴 했지만 눈빛은 그러지를 못했다. 알았어. 대답하고는 반찬들을 냉장고 안으로 정리했다. 언뜻 창밖으로 보이는 날씨가 풋 봄 날씨를 띄우고 있어 나도 모르게 ‘오늘 같은 날은 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같은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공강 맞춰서 서울 올라가던지.”
  “멀어.”
  “물리적 거리가 핑계가 되기 시작하면 장거리 연애는 답이 없다.”
  “그래도 너무 멀잖아.”
  “멀지. 근데 거리를 이길 만큼 네가 걔를 보고 싶어 했으면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지.”





  말문이 막혔다. 괜히 말싸움에서 진 것 같아 노려보니 박지민은 대수롭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고는 현관으로 향했다. 가게? 묻는 말에 박지민은 슬리퍼 안으로 발을 끼워 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강이잖아. 더 잘 거야.”





  너도 더 자. 그렇게 현관문을 열고 방을 나선 박지민은 복도는 쌀쌀하다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간다. 외마디 인사와 함께 현관문이 닫혔다. 삐삐삐. 문이 닫힘을 알리는 알람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방안을 울렸다.





  “……….”





  허전해. 그 잠깐 사이 머물다간 박지민이 없어지자 느껴지는 감정은 ‘허전해’였다. 전의 고등학생 시절에 집에 가며 안녕했던 그때와는 정말 다른 느낌이었다.


  허전하고 쓸쓸하다. …계속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미친.”





  쉽게 해서는 안 될 생각. 얼른 머리를 털어버리고 침대로 몸을 던지듯 뉘였다. 생각이 많아지려 할 땐 역시 잠에 들어버리는 것 말곤 방책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머리맡에서 울려대는 진동소리에 눈을 떴다.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는 가늠이 잘 되지 않았지만 방 안으로 푸르스름함이 깔린 것을 보니 저녁쯤 된 것 같았다. 손을 더듬거리며 핸드폰을 찾았다. 눈이 부셔 화면은 확인 못하고 얼른 핸드폰을 귀로 가져다댔다.





  -여보세요.
  “응.”
  -잤어?
  “응.”
  -공강인 거 아는데 왜 하루 종일 연락 안 되나 했더니, 잔거였구나.





  민윤기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몇 시야? 갈라지는 목소리로 물었다. ‘여섯시.’ 꽤 오래도 잤다 싶어 이불 안에서 기지개를 쭉 폈다.





  -밥은?





  걱정이 묻어나는 다정한 목소리였다. 아까 박지민이 해줘서 먹었어. 생각 없이 한 대답에 민윤기는 쳇, 하고 소리 냈다.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상체를 일으키고 고개를 빙그르르 돌렸다. ‘한 집에서 밥도 사이좋게 나눠먹는 사이야?’ 어쩐지 질투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민윤기의 목소리에 푸흐흐 웃으며 ‘내가 혼자 먹기 싫어서 부른 거지, 민윤기 대타로.’ 하고 대답하자 민윤기는 더 심통이 난 목소리로 ‘그런 대타 맡겨놓고 온 적 없는데 말이지.’ 하고 말했다.


  어두운 방 안으로 떨어지는 빛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뭐해?’ 묻는 민윤기의 목소리에 잠깐 눈을 감았다 떴다. ‘그냥, 일어나서 앉았어.’ 살짝 통화가 지루하다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발을 감췄다. 전화 너머의 민윤기가 긴 숨을 내쉬는 게 느껴졌다. 통화를 스피커폰으로 바꾸고 밀린 메신저를 확인했다. 민윤기에게서 온 메시지가 잔뜩 이었고,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그의 기분은 초조함이나 지루함 따위가 전부였다. ‘오늘 뭐했어?’ 그래서 물었다. ‘체육대회 선수 선발전 있었다고 말했었는데, 기억 안 나지?’ 민윤기의 대답에 눈알을 또르르 굴리며 기억을 더듬었지만 역시 생각이 안나는 게 사실이었다. 민망하게 응― 하고 대답하니 민윤기는 혀를 짧게 차고는 ‘관심이 줄었네.’ 라고 싫은 소리를 했다.





  “보고 싶어.”
  -이례적으로 하는 말 같이 들리는 건 기분 탓인가.
  “정말이야. 보고 싶어.”
  -나도.





  대답하는 그 목소리에서 잠깐 서운함도 묻어났던 것 같다. 왠지 보고 싶다고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자꾸만 귀찮아지는 연락과 지루한 듯 한 통화에 문득 연인간의 권태로움을 느끼지 못한 건 아니었기에. 역시 정호석 말대로 눈에서 멀어지면 연인간의 사이가 뒤틀리는 건가. 입술을 다부지게 깨물었다가 괜히 보고 싶다고 했다. 짐짓 뭔가를 아는 것 같은 민윤기의 목소리였지만, 나도 모르는 척 했고 그 역시도 모르는 척 했다. 그래서 그도 보고 싶다고 대답해줬다. 나처럼 괜히 말해야 할 것 같아 해주는 대답인 것처럼도 느껴졌다.





  -끊어야겠다. 애들이랑 저녁 같이 먹을 것 같아.
  “알았어, 맛있게 먹어.”
  -너도 밥 굶지 말고. 다음에 봐서 살 빠져 있으면 혼낼 거야.
  “그런 건 걱정 안 해도 돼.”
  -사랑해.





  잠깐 멈칫 하게 되었다. 사랑해. 민윤기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 돌았다. 사람이 참 간사하고 치사해. 그렇게 네가 갖고 싶고, 참 간절하게도 너를 원했었는데. 익숙함이 뭐라고 지금 이렇게 너의 사랑한단 말에 가슴이 간지럽지가 않은지. 괜히 슬퍼졌다. 민윤기가 들을 수 없게 조금 숨을 내쉬었다. 대답을 해줘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나도 사랑해.”





  이따 연락할게- 하는 민윤기의 말을 끝으로 통화는 끊겼다. 기분이 씁쓸했다. 통화 화면이 꺼진 핸드폰은 배경화면을 환하게 띄우고 있었다. 불과 몇 달 전, 함께 기차여행을 떠났을 때 찍었던 우리의 사진이었다. 너도 나도 이렇게나 행복한 얼굴인데, 왜 그 기억이 아련하게 그리운 걸까. 습관처럼 들어간 메신저엔 박지민에게서 온 메시지도 있었다.





  [나 전정국이랑 겜방 왔어. 저녁 챙겨 먹어. 04:32 오후]





  민윤기와 같은 걱정을 해주는 또 한 명의 사람. 핸드폰을 물끄러미 보다 도로 침대 위로 드러누웠다. 아득히 잠에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또 한 번 끼쳐들었다.












*











 시계를 한번 쳐다보고는 신발을 신었다. 수업시간까지는 넉넉잡아 이십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얼추 맞겠다싶어 귀에 이어폰을 꽂고 걷기 시작했다. 머리위로 떨어지는 햇빛이 꽤나 따뜻해지고 있었다. 삼월 중순의 태양은 아직 완연한 봄을 데려오지는 못했지만 무거운 외투는 덜어줬다. 보나마나 박지민은 먼저 나갔겠지 싶어 전화도 안 해봤다. 언젠가부터 깨워주지도 않고 먼저 학교를 가버리기 시작한 박지민 탓에 알람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능력을 이십년 만에 터득했다. 어딘가 외롭지만 그래도 홀가분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이어폰을 타고 흘러나오는 노래도 따라 흥얼거렸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은 것 같아서.


  민윤기는 이번 주부터 조금 더 본격적으로 바빠진다고 했다. 참여해야 하는 훈련들과 수업 외의 체력단련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체교과라고는 하지만 전공 공부 외에도 끊임없이 해야 하는 운동들을 민윤기는 꽤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었다. 운동가기 전 사진이라며 제 모습을 찍어 보낸 사진을 보며 꽤 빙긋 웃었다. 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던 게 이 때문이었던가 싶기도 했다.


  사진을 보고 웃는데 그 위로 전정국의 이름이 떴다. 전정국은 한 학기동안 일학년 과대표 일을 맡아서 하기로 했다. 이 녀석에게서 웬 전화지 싶어 얼른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으니 소란스러운 주변의 소음과 함께 전정국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어디고.’ 그리고는 전정국의 이해하기 힘든 대사에 이어폰 위로 손을 가져다 대어 눌렀다.





  -니 오늘 한시 반까지 오라는 단톡 못 봤나.
  “어?”
  -어제 단톡 했다이가. 오늘 단과대 장기자랑 선수 뽑는다 캤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러고 보니 어제 잠에 들기 전에 동기 단톡방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워낙에 사람이 많아 한마디씩만 해도 시끄럽게 알람이 울려대기에 알람을 꺼버렸던 게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새로 올라오는 채팅들도 읽지 않고 나왔던 것 같은데. 아뿔싸, 그 말이 그 말이었나. 걸음이 뚝하고 멈춰버렸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선수들 다 뽑았어?”
  -뽑았지. 니도 있다.
  “나?”
  -당연하지. 제비뽑기도 안한 사람이 무슨 수로 선수를 피해 가는데.
  “와.”
  -암튼 수업은 늦지말고 온나. 기다리는 놈 하나 똥줄탄디. 끊는다이.





  전화는 끊어졌는데 걸음은 뗄 수가 없었다. 내가 무슨 장기자랑이야. 현실을 믿기가 힘들어 핸드폰만 쥐고 서있었다. 기분 좋게 따라 흥얼거리던 노래가 통화가 끊김과 동시에 다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지금 기분으로서는 그 음악이 눈치 없게만 느껴졌다. 민윤기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힘들다. 날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 꽃피면 꽃놀이 가자.’ 글자들은 그저 문자로만 다가왔다. 장기자랑, 장기자랑― 그 막막함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었다.





  [나 단과대 행사… 장기자랑한다.]
  [너가? 무슨 장기자랑을 해.]





  나도 모르겠어, 윤기야.












*











  다수의 의견에 의해서 장기자랑으로는 춤을 추기로 했다. 연습의 대부분은 수업 외의 남는 시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끝나는 시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어김없이 춤 연습을 하고 잘 돌아가지 않는 어깨를 주무르면서 과방을 나섰다. 같은 표정의 몇몇 동기 여자애들도 하나같이 하기 싫은 얼굴들이었다.





  “난 내가 대학까지 와서 춤을 추게 될 줄은 몰랐어.”
  “나도.”
  “이러려고 대학 왔나 싶다.”
  “이번만 하면 되겠지. 두 번은 없겠지.”
  “진짜 다음에 또 걸리면 살풀이 춤 춰야 돼.”





  비슷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었던 건지 이야기를 나누는 얼굴들에서 하나둘씩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 이 기회에 좋은 친구들 알아 두는 거지 뭐,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더니 마음은 훨씬 더 가벼워졌다. 어느새 어두컴컴해진 하늘을 보면서 크게 숨을 들이켰다. 기숙사로 들어갈 친구들은 무리지어 들어가고 나와 다른 여자애만 남게 됐다.





  “나는 집에서 통학이라 엄마가 오시기로 했는데. 너는?”
  “여기 정문만 내려가면 바로 자취방이라 금방이야.”
  “혼자가기 무서울 텐데, 정문 내려가는 길 너무 어둡잖아. 엄마 차로 거기까지만 데려다 줄까?”
  “아냐, 괜찮아. 금방 가니까.”
  “그래도……. 어, 저기 박지민 아니야? 저기?”





  그 애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단과대 건물 입구에 박지민이 서있었다. 박지민도 우리를 본 건지 이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너 데리러 온 거 아니야? 말소리에 에이 설마 하면서도 박지민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같은 빌라 산다고 했지?’ 고개를 끄덕이니 옆에 여자애는 맞네 맞아― 하며 박수를 짝 쳤다.





  “그럼 지민이한테 너 맡기고 나는 안심하며 간다? 엄마가 기다리셔서.”
  “아, 어. 조심히 들어가.”
  “너도!”





주차장 쪽으로 달려가는 여자애의 뒤를 보다 어느새 내 옆까지 와서 서있는 박지민에게로 눈을 돌렸다. 박지민은 편한 옷차림이었다. 뭐야? 물으니 박지민은 ‘뭐긴 뭐야.’ 하고는 먼저 앞서서 걷기 시작했다. 뒤늦게 따라 발을 떼니 내 쪽으로 한 번 더 눈길을 주는 박지민에게 같은 질문을 다시 했다.





  “진짜 뭐야?”
  “아, 뭐긴 뭐야.”
  “뭔데.”
  “너 기다렸지. 야, 너 어머니 전화 안 받았지. 어머니한테서 전화 왔었어.”





  그렇게 확인한 부재중전화로 엄마의 번호가 찍혀있었다. 연습할 때 왔나보네. 중얼거리는 내 머리꼭지를 내려다보던 박지민은 후드티 주머니로 손을 쏙 넣었다.





  “타지에 딸 보내놓고 어머니 마음이 편하시겠냐. 전화 못 받았으면 보는 즉시 재깍재깍 전화 바로 드려. 걱정하시더라. 무슨 일 있나 하고.”
  “장기자랑 연습 한다고 말 했어.”
  “그래도 이렇게 늦게까지 하리라고는 생각 못하시겠지. 저녁은?”
  “대충.”
  “가자. 너 오면 같이 먹으려고 버티고 있었어, 배고파.”





  아까 그 친구의 말대로 정문으로 내려가는 길은 매우 어둡고 컴컴했다. 늦은 시간이기도 했지만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지, 멀리 정문에 달린 주황 등을 빼고는 불빛이 없었다. 으스스한 기분에 조금 더 박지민에게로 붙었다. 박지민은 덤덤한 얼굴이었다. 매번 이 시간에 끝나냐― 그리고는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내려가려고 했다면 무섭기도 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있다가 정문을 지나치면서 민윤기에게 오래 연락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핸드폰을 꺼내 뒤적였다. 딱히 와있는 메시지는 없었지만, 내가 답하지 못한 메시지는 있었다. 나 장기자랑 연습 이제 끝났어― 답장을 보내고 다시 주머니로 핸드폰을 넣었다. 꽤 늦은 시간이라 민윤기는 자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일도 아침 일찍부터 체력단련을 나가야 할 테니까.


  나는 자연스럽게 박지민의 자취방으로 들어왔다. 침대위로 걸터앉는 나를 보고 박지민은 냄비에 올려놓은 음식을 데웠다. ‘아까 먹다 남은 부대찌갠데. 너도 먹을 거지.’ 고개를 끄덕였다. 박지민의 방은 항상 정돈되어 있었다. 어지럽혀진 내 방과는 사뭇 상반되는 분위기였다. 매일 청소해? 물으니 박지민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어떻게 항상 깨끗해? 또 물으니 ‘기본적으로 정리하면서 사는 거지.’ 라며 나를 기본도 안 되는 놈으로 만들어 놨다.





  “와서 앉아. 국 끓는다.”





  식탁 앞으로 가서 앉았다. 내 앞으로 밥을 놓아준 박지민은 한손엔 냄비 받침을 한손엔 냄비를 들고 와서 앉았다. 먹다 남은 부대찌개라고 말은 했지만, 모양은 거의 새것의 모습이었다.





  “잘 먹겠습니다.”





  춤 연습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다. 끼니를 챙긴다고는 하지만, 귀찮아서 매번 챙겨먹기는 무리였다. 박지민도 내 얼굴을 흘끔 보더니 ‘살빠졌냐?’ 하고 물었다. 조금. 대답했더니 박지민은 안 그래도 못생겼는데 더 못생겨졌다며 고개를 저었다. 부대찌개는 평타 이상으로 맛있었다. 시킨 거냐고 했더니 직접 만들었단다. 역시 박지민 요리는 인정이라면서 고개를 주억댔다. 박지민은 별 말 없이 밥 만 먹었다. 진짜 배가 고팠던 모양인지 밥을 한 그릇 더 떠다 먹었다.


  수저를 내려놓고 물을 마셨다. 이제야 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대로 씻고 누우면 깊이 잘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 먹은 박지민도 수저를 내려놓으며 컵에 물을 따랐다. 조르륵 물 떨어지는 소리가 그치자 박지민이 내 이름을 나긋하게 불렀다.





  “민윤기랑 연락 잘 하고 있냐.”





  대답을 하기가 어려웠다. 확실에 전에 비해 연락하는 시간이나 빈도가 줄어 든 것은 사실이었다. 좀 전에 보냈던 내 메시지에도 아직 답이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전에 정호석이 했던 말처럼 몸이 멀어지니 마음이 멀어져 버린 걸까, 아니면 서로 지쳐버린 걸까. 얇은 실을 붙잡고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더니 박지민은 ‘왜.’ 하고 되물었다. 이유가 있을까. 너무 자연스럽게 소홀해졌는데.





  “글쎄.”
  “아직 삼월인데, 벌써 이러면 어떡해.”
  “나도 몰라. 연락 하고 있어.”





  박지민이 내게 이런 걸 묻는 이유가 궁금했다. ‘왜.’ 이번엔 내가 물었다. 박지민은 ‘그냥.’ 하고 쉽게 대답했지만 그게 진짜 이유가 아닌 것 같았다. 눈을 맞추니 박지민도 피하지 않았다. 끔벅끔벅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뜨는 나를 보면서 박지민은 ‘전보다 네가 핸드폰을 보는 횟수가 줄어 든 것 같아서, 헤어졌나 하고.’ 하고 말했다.


  어쩌면 그렇게 보여질 수도 있겠다―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정상적이지는 않다고도 생각했다.  내가 민윤기를 귀찮아하고 있었던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말이 없는 나를 보며 박지민은 ‘괜한 걸 물어봤네.’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기들을 정리하는 그 등을 보고 있다가 나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깊은 생각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일단 몸이 피곤했기에, 어서 씻고 몸을 눕히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나는 방으로 내려갈게. 현관으로 나가며 말했다. 박지민은 굳이 나를 따라 나오지는 않았다.





  “잘 자.”
  “너도.”





  짧은 인사를 주고받았다. 문을 열고나오니 복도에 센서등이 켜졌다. 움직이지 않으면 곧 불이 꺼지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금방 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주머니 안에서 짧게 진동이 울렸지만, 나는 핸드폰을 확인하지도 않았다.


  그냥, 기분이 엉망이었다.












*











  장기자랑은 순식간에 끝났다. 그간 연습한 시간들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삽시간에 끝나버렸다. 무대 위에서 내려다보는 군중 속에 박지민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였다. 옆에서 비웃음을 걸친 채 무대를 찍어대던 전정국과는 전혀 상반되게, 박지민은 표정이 없었다.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떨리던 기분은 박지민의 그 고요한 눈동자를 보고서 진정이 되었다.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정신이 없는 내게 박지민은 조금의 미소를 지어주며 ‘준비 열심히 했네.’ 하고 칭찬을 건넸다.


  단과대 행사가 마친지 얼마나 되었다고 엠티를 가게 되었다. 엠티의 꽃은 바다라던 학생회장 오빠의 말에 장소는 동해바다로 정해졌다. 타지에서 온 학생들은 예쁜 바다라며 술렁였고, 부산에서 살던 학생들은 무슨 바다냐며 술렁였음에도 학생회장은 개의치 않고 동해바다가 보이는 펜션을 엠티 숙소로 잡았다. 도착한 애들 모두 짐가방을 한쪽 구석으로 밀어놓고 펜션 주차장으로 모였다. 짝피구에서 승리하는 최후의 조에게는 양주를 상품으로 주겠다는 학생회장의 말에 말이다.


  나는 전정국이랑 짝이 되었다. 전정국은 제 옷을 잡기 좋게 말아 내 손에 쥐어주며 절대 떨어지지만 말라고 당부했다. 전정국은 박지민 못지않게 운동신경이 좋았다. 내 쪽으로 던져지는 모든 공을 쳐내고 재빠르게 상대 조를 맞춰나갔다. 박지민은 상대 조였다. 박지민도 제 등 뒤의 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전정국이 던진 공을 쳐내지 못하고 떨어졌다. 나랑 전정국은 최후의 짝이 되었다. 덕분에 우리 조는 양주를 상품으로 받게 되었다.





  “정국이 덕분에 양주도 먹고 좋네!”
  “아, 행님. 저 아이면 누가 양주 타옵니까.”





  엠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술자리였다. 짝피구가 끝나기가 무섭게 술판이 벌어졌다. 소박하게 차릴 수 있는 안주들을 방 가운데에 몰아놓고 조원들이 둘러앉았다. 술을 몇 잔 받아먹으니 취기가 올라 전정국이 선배들 기분에 맞춰 술자리를 이끌어가는 모습만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조원들과도 섞이기 시작했다. 박지민은 어느새 내 옆옆 자리에 앉아서 술을 받아먹고 있었다. 내 술잔은 비워지지 않아 종이컵이 눅눅해져 있었다. 느리게 눈을 깜박이니 박지민이 내 술잔을 가져가 마셨다. 너 취했지? 날 가리키며 묻기에 기운 없이 고개만 끄덕 했다.





  “알아서 술 안 먹고 있었어. 또 필름 나갈까봐.”





  박지민은 차라리 자리를 비켜 있으라고 했다. 다행이 학과 분위기가 술을 먹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미 나가떨어져 자고 있는 언니들도 있었고, 술을 못하는 사람들도 불편함 없이 술자리에 모여 담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나는 자꾸 얼굴이 뜨거워져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내가 일어난 자리로 금세 누가 와서 앉았다. 나는 발코니 문을 열고 나갔다. 발코니엔 잠깐 앉아있을 수 있는 철제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밤에 보는 동해바다는 예뻤다. 지독하게 까만 것 같기도 하고 파란 것 같기도 했다.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아직 열두시가 지나가지 않은 시간이었다. 배경화면으로 보이는 민윤기와 함께 했던 기차여행이 떠올랐다. 그때도 우리 동해바다를 갔었는데. 그때는 진짜 행복했고 두근거렸는데. 가슴에 손을 얹었다. 미동을 느낄 수도 없을 만큼 심장은 고요했다. 두근거림이 연애의 전부일까. 그게 없다면 연애는 끝이 난 걸까. 손을 떨구었다. 변함없는 동해바다를 보고 있는 나만 달라져있는 걸까.


  쏴아아아― 파도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나와 민윤기의 관계에 대한 자문도 끊임이 없었다. 나처럼 민윤기도 고민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확실히 예전을 생각해보면 그때만큼 설렌다거나 하는 등의 감정은 사라져 있었다. 민윤기를 2년이나 봤기 때문일까. 어쩌면 내가 그에게 그만큼이나 많이 익숙해져버린 탓은 아닐까 생각도 했다. 핸드폰을 들어 민윤기의 번호를 눌렀다. 단축번호 보다도 더 손이 익은 번호였다. 신호음은 감정이 없었다. 건조한 음의 나열 끝에 잠에 취한 민윤기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윤기야, 나 술 마셨어.”
  -어, 엠티라고 그랬지.
  “너 걱정 안 시키려고 잘 버티고 앉아있어. 지금은 밖에 나와 있어. 동해바다 보니까 갑자기 생각나서 전화했어.”
  -잘했어. 예쁘다, 우리 탄소.





  민윤기는 나에게 예쁘다는 말을 참 잘 해줬었는데. 민윤기가 꼬집었던 볼을 만져도 봤지만 그때의 그 감촉은 기억이 나지를 않았다. ‘윤기야, 우리 얼마나 못 봤지?’ 물으니 아직 잠긴 목소리가 어― 하고 생각하는 소리를 냈다. ‘한 달은 넘었지. 두 달 되어가는 거 같은데.’ 그렇게나 시간이 지났었나. 내가 말이 없자 민윤기도 말이 없어졌다. 전화 너머로 민윤기가 고르게 숨을 쉬는 소리만 들려왔다.





  “내일은 아침에 무슨 체력 단련해?”
  -수영.
  “힘들겠다.”
  -그건 괜찮아. 너 못 보는 게 더 힘들지.





  민윤기의 다정한 말에도 웃음이 새어나오지가 않았다. 입술을 꾹 늘어뜨렸다. 발코니 문을 열고 박지민이 나왔다. 그의 인기척에 살짝 고개를 돌리고는 표정을 감췄다. ‘알았어, 잘 자. 내일 일어나서 연락할게.’ 민윤기는 우웅― 하고 소리를 냈다.





  -먼저 잘게. 사랑해.
  “…….”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민윤기의 사랑해라는 말에 느끼는 감정이 무뎌진 건지, 아니면 옆의 박지민이 신경 쓰여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심호흡을 한번 했다. 박지민은 발코니 난간에 기대서서 바다를 보고 있었다.





  “나도 사랑해.”
  -응, 끊을게.





  핸드폰을 주머니로 넣었다. 내 쪽에서 박지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박지민의 머리카락이 나풀대고만 있었다. 내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꽂아 넘기며 다리를 접어 끌어안았다. 바닷바람을 쐬고 있자니 삼월이래도 추웠다.





  “헤어진 거 아니었네.”
  “응, 아니야.”
  “사랑한다고 말도 하는 거면 사이 좋아 보이는데 표정이 왜 그래.”





  내 얼굴을 보고 있지도 않으면서 표정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코웃음을 쳤더니 박지민은 천천히 나를 돌아봤다. 어딘지 모르게 박지민의 얼굴이 슬퍼보였다. 건물 그림자에 얼굴이 그늘 져서 그런가. 아니면 내가 아직 취기가 오른 상태라 그런가. 눈을 여러 차례 깜박였다. 내 웅크린 모습을 찬찬히 보던 박지민은 난간에서 떨어져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잠깐 방안의 왁자지껄한 소음이 문틈으로 새어나왔다.





  “술 그만 먹어. 추워 보이니까 들어가서 자.”
  “…….”
  “이 방 너무 시끄러우면 우리 방 가서 자든지.”





  박지민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박지민이 떠난 자리를 파도소리가 메꾸었다. 찰싹이는 소리를 들으면서 눈을 감았다. 미미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취기가 조금 깰까. 그러고 나면 박지민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무릎으로 얼굴을 묻었다.


  이렇게 내일이 되면 박지민의 그 슬픈 눈을 이해할 수 있을까.
















  글을 쓰는 제게 원동력이 되어 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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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늘 우연찮게 찾아와

석연찮게 나를 지나갔고,


이름없는 단막극의 시연처럼

지나친 후에야 그런 줄 깨달았다.

 

 

 

 

 



* 마지막 글(15화)에 달린 암호닉들은 추가를 못했습니다ㅠㅠ 혹시 암호닉 빠지신 분들은 재빠르게 답글 달아주셔요!


* 갑자기 덜컥 올라온 16화를 읽으신 내사랑들, 이야기의 전개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게 당연한 섭리입니다.

어서 정주행을 하러 달려 가..주세..요.....(찔림)

 

* 이제 슬슬 여름이 다가와요. 아직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니 가벼운 가디건이나 남방셔츠 챙겨 다녀요

내 사랑들 아프다는 소리 들으면, 제 마음이 어떻겠어요.

 

* 사실 용기와 으쓱함을 얻으려고 독방에서 제 글 검색 몇 번 했었는데

제가 돌아오면 댓글로 광광 울겠다던 탄소들, 저 기다리고 있어요. 우리 함께 울어요.

눈물은 제가 닦아줄게요.

 

* 새초롬한 새벽에 글 던져두고 두근대는 기분으로 잠에 들겠죠.

오늘 밤 꿈엔 누가 나오려나요? 내 사랑들이랑 마주앉아 그간에 잘 지냈냐는 안부를 묻고 싶은데요.

 

*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쪽) 오타나 탈자는 애교로(찡긋) 댓글로 알려주시면 더욱 좋아요

 

작가님이라는 호칭보다는 독스님이라는 호칭이 더 좋아요(쪽)

 

* 암호닉 신청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연재된 글의 가장 마지막글에 해주세요.

신청 방법은 따로 없어요. 구분하기 쉽게 [네모괄호] 안에 그냥 던지고 도망가시면 쫓아가서 뽀뽀해드립니다. 지구 끝까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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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독스님 현실인가 일단 선댓 ㅠㅠ
4년 전
독자2
알림창 보고 깜짝 놀라서 바로 달려 왔는데 진짜 눈물나요... 이렇게 돌아와 주셔서,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워서, 독스님 그간의 소식들과 다정한 말들에 눈물나고 시간이 언제 이렇게 빨리 흘렀을까 싶어서 눈물나기도 하고 이번 화 내용도 편안하고 담담한데 슬프네요 제가 고등학교 때 럽라이크슈가를 처음 봤었는데 정말 너무 좋아하고 아꼈거든요 독방에서 열심히 추천도 하고 ㅋㅋㅋㅋㅋ 매일 설레하면서 읽고 또 읽고 했었는데 이렇게 어른이 되어서 16화를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고 ㅠㅠ 그때의 제 모습과 그때의 기억들이 떠올라서 아련하고 찡하고 그래요 많은 게 달라졌지만 그때의 저도 오늘의 저도 독스님 덕분에 기쁘다는 건 여전해요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도 그대로고요 정말 고단했을 수많은 날들을 견뎌 주셔서 고마워요 많이 보고 싶었고, 제가 받은 위로와 기쁨만큼 독스님도 언제나 편안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더 걸린대도 좋으니 천천히 오래 봐요 우리❣️ 저는 빠른 시일내에 정주행을 완벽히 마치고 설레는 마음 가득 안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너무너무 감사하고 환영해요 다정한 꿈 꾸세요 사랑합니다! [마음]
4년 전
독스
독방에서 열심히 추천해주던 사랑인가요? 기다려주는 마음이 얼마나 고맙고 안타까웠는지 몰라요. 제가 너무 늦게 돌아왔어요. 그래도 잊지 않고 기억해주어서 너무 고마워요. 내 사랑 마음님의 지난 청춘과 새로운 청춘을 함께 했군요. 본의 아니게 매우 기쁩니다. 내 사랑도 이제 술 한잔의 여유와 설렘과 슬픔을 이해해버리는 나이가 되었네요. 마음님의 나이엔 아마 술 한잔에 많은 행복과 즐거움이 담겨있겠죠? 매우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의 지난 날까지 챙겨줄 정도로 성장한 내 사랑을 곁에 두면서 미지근하게 우리 계속 보아야겠어요. 긴 댓글 너무 고맙고, 기다렸단 말 해주어서 너무 고마워요. 내 사랑, 너무 반갑습니다.
4년 전
독자3
ㅇㅏ니세상에독스님
4년 전
독자4
독스님 제가 지금 아침이라 너무 시간이 촉박해서ㅠㅠㅠ 댓글 수정 꼭 할게요!! 덕분에 아침 너무 기분 좋게 시작합니다ㅜㅜ 16화도 빨리 읽고 싶어요ㅠㅠ [쿠마몬]
4년 전
독스
댓글 수정 안해두 되요. 충분히 저 반가워하는 내 사랑의 기쁨이 눈에 읽힙니다. 쿠마몬님, 다시 보게 되어 너무 반갑습니다.
4년 전
독자5
헐 독스님 실화입니까 이 글 언제 나오나 항상 기다렸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너무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추천받고 읽은 글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정주행하다가 멈춰서 너무너무 아쉬웠는데 진짜 이건 다시한번 더 정주행을 해야겠어요 정말 와줘서 고마워요ㅠㅠ [몬지]
4년 전
독스
느릴 일은 있어도, 이제 멈출 일은 없을거에요. 내사랑 기다리게 해서 너무 미안해요.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4년 전
독자6
헐 독스님 헐... ㅠㅠㅠㅠㅠ
4년 전
독스
울지 말고 반겨주세요. 내 사랑 우는 모습 보면 내가 얼마나 가슴아파?
4년 전
독자7
재연재라니ㅠㅠㅠㅠㅠ 1화부터 다시 달려봅니다ㅜㅜㅜㅜㅜㅜㅜㅠ
4년 전
독스
1화부터 달리고 다시 와 줄거죠?
4년 전
독자18
당연하죠💜 bgm도 너무 좋아해서 생각날때마다 들어와서 정주행도 했었어요ㅠㅠㅠㅠ 돌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ㅠㅠ
4년 전
독자8
미리보기로만 읽었는데도 윤기 너무너무 설레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쭉 정주행해야겠어요
4년 전
독스
쭉 정주행 하고 본 화도 읽어 주었죠? 내사랑 너무 고마워요.
4년 전
독자9
진짜 실환가 ㅠ ㅠ 저 얼마전에 알림받고 너무 놀래서... 다음주에 기말고사 끝나는데 그때 다시 글 정독하고 댓글 달게요 돌아와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힘든 현생이었지만 성장의계기가 되신거같아서 잘 모르지만 심심한 위안과 토닥임 해드리고 싶어요 💜
4년 전
독스
내가 내사랑을 놀래켰군요. 놀래킨건 미안하지만 분명 반가웠으리라 기대할게요. 기말고사 아쉽지 않게만 치르고 오세요. 내사랑 너무 애쓰고 힘들어 할 필요는 없어요. 돌아와서 웃는 얼굴로 우리 다시 이야기 나누어요.
4년 전
비회원233.143
어머나 독스님 사랑합니다,,,♡
4년 전
독스
저두 많이 사랑해요, 내 사랑.
4년 전
독자10
헐 제가 이 글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ㅠㅠ 작가님 다시 돌아와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작가님 힘들었던 만큼 앞으로는 더 행복한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4년 전
독스
위로의 말 고마워요. 기다려주는 내 사랑이 있어서 돌아올 수 있었어요. 고맙다는 인사는 제가 하고 싶은걸요?
4년 전
독자11
와 독스님[추억]입니다ㅜㅠ
세상에 키알 잘못 울린줄 알았어요ㅠㅠ럽라슈 진짜 너무 오래기다려왔는데ㅜㅜㅜ정말 감사합니다ㅜㅜㅜㅜㅜㅜㅜㅜ아 세상에ㅜㅜㅜ너무 좋아요ㅜㅠㅠㅜ

4년 전
독스
내 사랑 추억님,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앞으로 이런 오랜 기다림은 없을 거에요. 꼭 럽라슈 완결 낼 것을 약속 할게요.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4년 전
독자12
아세상에 와 할 와 세상에.... 말도안돼 알림창 보고 눈을 비볐어요
4년 전
독스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랍니다. 짠, 제가 돌아왔어요. 내 사랑,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4년 전
독자19
ㅠㅠㅠㅠ독스님 저 진짜 독방에서 럽랔슈 노래를 부르고 다녔었는데,, 살면서 수많은 책과 글잡을 읽었지만 러브 라이크 슈가가 최고였어요ㅠㅠ 재밌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고 그냥,, 그냥 한 글자 한 글자 너무 소중하고 아끼는 글이었는데 이렇게 돌아와주셔서 감사해요ㅜㅜ 진짜 마음같아서는 정주행하고 주접도 떨고 싶은데 재수생이라(파워 tmi,,,) 읽을 시간이 없어서,,ㅠㅠㅠㅠㅠㅠㅠ 날이 추워질 때쯤 꼭 돌아와서 읽고 감상문도 남길테니 그때까진 꼭 계셔주세요!! 물론 언제 떠나든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게요💕💕 독스님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진짜 정말 많이 사랑해요ㅜ_ㅜ
4년 전
독자13
헐헐헐 헐 진짜 헐 대박 헐 작가님 헐.....
4년 전
독스
ㅋㅋㅋ이런 반응은 너무 귀엽네요. 많이 놀랬나요? 그렇다면 제 서프라이즈 이벤트가 먹힌 것 같네요(찡긋)
4년 전
독자14
독스님 안녕하세요 이번 편 뜬 거 보고 새롭게 1화부터 정주행했습니다!! 돌아와주셔서 감사해요 :)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슙체리]
4년 전
독스
새로운 내 사랑이군요!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내 사랑의 입맛에 제 글이 달짝지근하게 들어 맞았어야 했을 텐데요. 어때요? 맛은 있었나요? 다음 화에서도 또 보아요 우리.
4년 전
비회원18.27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잘오셨어요 작가님 너무나도 보고싶었어요,,,,
4년 전
독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내 사랑이 반겨주니 천군만마를 얻은 듯 든든하네요.
4년 전
독자15
[예찬] 으로 신청할게여 암호닉 와 저 진짜 세시간동안 정주행 하고 왔는데 필체에 취향 저격 필력에 취향 저격 소재에 취향 저격 진짜 그냥 제 심장 남아나지않아요,,,,, 정말,,,,,,. 초면에 죄송하지만 정말 사랑합니다 진짜 일년이 걸리든 이년이 걸리든 완결만 내주세여,, 언제든지 기다리겠습니다 💜
4년 전
독스
탕탕탕, 제가 내 사랑 예찬님에게 저격총을 쏴버렸나 보네요. 과찬 정말 감사합니다. 럽라슈도 이제 중반부를 내달리고 있으니 조금 더 힘을 내어서 완결을 낼 게요. 오랜 기간이 걸리지 않으면 더 좋으련만요. 새로이 찾아주어서 정말 반가워요. 내 사랑, 다음 화에서도 또 보았으면 좋겠어요.
4년 전
독자16
[ㄱㅎㅅ]로 신청합니다! 와 작가님 대박입니다 정주행했는데 너무 좋아요ㅠ
4년 전
독스
내 사랑, 만나서 반가워요. 정주행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꾸준히 보아요.
4년 전
독자17
독스님,,,다시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ㅜㅜㅜ
4년 전
독스
제 글 기다려줘서 저도 고마워요. 내 사랑이 있는 한, 느려도 글을 멈추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약속 해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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