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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리 깊고 푸른밤 마지막 편지를 쓴다. 그렇게도 많은 편지를 쓰고도 한 번을 못부치더니 아주 오랜만에 쓰는 오늘까지도 혼잣말인듯 아닌듯한 편지를 쓰게되는 것이 조금 우습다. 저녁부터 내내 울다 멍하기를 반복했다. 원망했다가 이해했다가 자책했다가. 곳곳에 쓰였던 너의 이름을 찾느라 오래된 내 물건들을 헤집다가. 그냥 어떤 소식도 못들은 것처럼 핸드폰을 끈 채 내 눈에 안보이게 숨겨놨다가 두 번의 샤워를 끝내고 너에게 할 말을 마음 속으로 정리한 후 폰을 집어들었다. 단 한번도, 맹세코 단 한번도 자랑스럽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지금 와 돌이켜보면 그게 불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너의 감성과 우울과 완벽주의조차도 음악이 되었을 때는 항상 빛났기때문에 어쩌면 더욱 힘들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아무리 힘들더라도 더 견뎌주지그랬어 라는 참 이기적인 원망 끝에 해본다. 그러다가도 놓아달라는 너의 말을 보며 정작 너에게 위로가 되었던 순간들이 많았었나 하는 후회에 원망조차 사치다 싶다. 네가 가장 어두울 때조차 빛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 때문에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따스했지만 정작 그 긴 시간동안 너는 어땠을지 가늠이 안간다. 이제 남은 슬픔은 땅에 발붙인 사람의 몫이니 더 빛나려 애쓰지 않아도 돼. 그곳에선 어두울 때 맘껏 어둡기도 하면서 다른 따스함에 기대고도 있길. 나의 가장 예민한 나날의 모든 순간들에 함께 있어줘서 고마웠어. 내게 그 순간들이 존재하는 한 너도 나에게 영원히 함께할거야. 미안해 말이 너무 길었지 그래서 정말 하고싶은 말은.. 

김종현 당신 그동안 정말 잘해왔어 진짜 최고였어.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많았어. 어떤 형태로든 끝내 행복하길 빌어. 늘 잠 못자던 네 생각이 나서 슬픔과 안도감이 뒤섞인 이상한 눈물이 난다.  

이제는 부디 마음 편히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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