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백전백승 할수 있다는 가위바위보로 허세를 떨면서 같이 놀았을때 계속 내게 져서 전전긍긍하는 너에게 난 비결을 알려주고 이제 비법을 알았으니 더이상 너랑은 겨루지 않겠다 했을때 당신은 그랬잖아 그럼 내가 네 말을 잊어버릴때까지 기다렸다가 불시에 자기에게 가위바위보 하자고 하라고 말해달라고 당신이 그 말을 할때 하필 가로등 불빛이 우리를 감쌌고 달이 크게 높게 떴고 사람은 별로 없었고 바람은 딱 좋은 느낌이였고 무엇보다 당신의 목소리가 유난히 간드러지게 들려서 내가 착각을 한 것일수도 있어 그 순간 나는 너와 몇십년 뒤에 흰 머리를 넘기며 눈이 침침해져 네가 보를 냈는지 가위를 냈는지 구분도 안가서 실눈을 뜨고 당신의 손가락을 뚫어져라 보고는 내가 이겼네 니가 이겼네 하고 말씨름하는 한 노부부를 상상했어 너무 큰 꿈을 꿔버린 걸까 그냥 그렇다고 하기에는 뭐하니 역시 그 말을 내뱉었던 당신의 목소리가 유난히 눈물나도록 아름다워서 그런거라고 해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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