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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699l
이 글은 4년 전 (2020/2/17) 게시물이에요


열심히 써보께.. 글 쓰는걸 좋아해서

다소 우울할 수도 있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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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자1
소리
4년 전
글쓴낭자
여름 때인가. 추적추적 내리던 빗소리.
창문을 힘껏 두드리지도 못하는 게 고요한 새벽을 막 채우고 있었다.
낮게 틀어놓은 티브이 소리만큼의 소음.
그 소리를 가만히 듣던 내 옆에 여자가,
'꼭 미망인의 울음소리 같다. 난 그래서 여름에 내리는 빗소리가 참 슬퍼 '
라며 저 소음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 뒤로는 정말 그렇게 들렸다. 빗소리가 싫어질 만큼. 슬픔 여름의 소음.

4년 전
낭자2
딸기
4년 전
글쓴낭자
아무것도 먹기 싫어 큰 즐거움을 빼앗긴 느낌.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연어도 싫어. 제대로 챙겨 먹지 못 한 끼니가 괜히 나를 심술 나게 했다. 집에 올라가는 언덕길도 별거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들고 서러운지.
축 처진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집에 들어갔다.

저녁 먹었니?

안 먹겠다며 대충 손사래를 치고 방문을 쾅 닫는다. 나보다 더 나의 끼니를 걱정해주는 사람에게 매정한 말을 던지고 침대에 눕는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씻는 것도 잃어버린 채 눈물을 참아내고 있을 때 조용히 방문이 열리고 머리맡에 막 씻은 딸기 몇 개가 놓인다.
내가 아직도 딸기를 좋아하는 줄 알아
이가 시려울 정도로 차갑게 씻어진 딸기가
결국 나를 울린다.

4년 전
낭자3
냄새
4년 전
글쓴낭자
몹쓸 말을 하는 사람한텐 심한 구취가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좋은 향이 맴돌았다.
그 사람의 말은 내 귀보다 내 코를 먼저 스쳤다
그 사람의 몹쓸 말에도 향기가 난다니.
내가 앞으로 사람을 미워할 일이 있을까?
철 없이 젖어있는 내 마음이 몹쓸 말보다 먼저 내게 생채기를 내었다.

4년 전
낭자4
어부바
4년 전
글쓴낭자
나는 어디서 들은 바깥의 이야기로 너를 꼬시기 시작했다.
날이 너무 좋은 날,
별이 쏟아지는 밤이 있다는 걸 아냐며,
함께 가자는 말로 너를 이끌었다.
집 밖을 나선 적 없는 널 들춰 업고서 말이다.

네가 읽은 책, 그 속의 활자들이 아니라면
세상을 쉽게 믿지 않던 너
그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면서도
예쁘다고 말하지 않았던 게
내가 당장 너를 여기에 버려두고 내려갈까
무서워서 였다는 걸 알았다
꾹 다문 입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꾹 다문 마음은 얼마나
고름 졌을지. 숨이 막혀, 아무 말도 못 했다

4년 전
낭자6
우왕.. 쓰니 글 진짜 예쁘게 잘썼다ㅎㅎ
머릿속에 밤하늘이 싹 그려져!
잘읽었또 고마오ㅎㅎ

4년 전
낭자5
성냥
4년 전
글쓴낭자
따뜻해.

촛농이 떨어지기 전, 다급히 네게 다가가자 넌 후 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챙겨주지 않으면 가장 서럽다고 말했던 너. 걱정하지 마. 앞으로도 네 생일 케이크는 내가 챙겨줄 거야. 네가 서러운 만큼 너는 나를 사랑하고, 널 서럽게 하지 않는 것이 곧 내 마음이니까. 나는 네 생일 케이크 초에 불을 붙이는 성냥처럼 언제나 빠질 수 없는 존재로서 네 곁에 남을 거야. 낯간지러운 말을 스스럼 없이 내뱉는 나를 넌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고마워. 참 다정한 말이다. 참 다정한 존재이다. 네가 곁에 있다는 것이 어쩌면, 매번 선물을 받는 일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4년 전
낭자29
고마워
4년 전
낭자7
목욕탕
4년 전
글쓴낭자
자살하고 싶어 했던 친구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 따뜻한 물에 온몸을 녹이며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들과 일으키는 관계에 대해 얘기했다. 몸이 더워져 답답해질 때쯤, 밖으로 나와 친구의 등을 밀어주었다. 오늘의 나를 깨끗이 씻기는 일이야말로 가장 쉬운 일이자, 나를 돌보는 일. 친구의 등을 한참 밀어주면서 매일매일 네가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추운 날엔 따뜻한 탕에 몸 담그며 얘기하자, 더운 날에는 차가운 물에 세수하자. 널 일으키는 것들에 꼭 내가 있기를. 되뇌었다.
4년 전
낭자8
밤바다
4년 전
글쓴낭자
내려앉은 어둠이 바다를 숨기고
아주 검은 하늘이 파도를 치며 달려드는 것 같아
그게 무섭다고 겁먹던 사람이 있었는데
손을 꼭 붙잡고 발끝까지 밀려오는 밤바다 앞에 서있었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 빼고는 딱히 한 것도 없는데
나는 그 사람을 잃고 밤바다를 영영 볼 수 없게 되었어
나도 이제 저것이 무서워
내 이름을 먹고 그 사람의 이름을 먹다,
그 사람 전부를 다 먹은 것 같은 저 밤바다가 나도 무서워.

4년 전
낭자28
글이 지금 내 상황이랑 비슷한거같아서 더 좋다ㅠㅠㅠ 고마우 :)
4년 전
낭자9
밀려오다
4년 전
글쓴낭자
버틴다고 되는 것이 아니야
지나가야 하는 것임을 아는데도
밀려오는 감정들이
자꾸 한 계절 속에 나를 오래오래 묶어둔다

4년 전
낭자10
피아노
4년 전
글쓴낭자
아주 어렸을 적부터 피아노를 쳤던 친구가 있었다. 클래식 피아노 전공. 가냘픈 친구의 손가락이 피아노 위로 현란하게 움직였다. 너 참 피아노를 좋아하는구나. 친구가 묵묵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가까운 사이가 되어, 그만큼 맞닿은 대화들을 나눴다. 어느 날 머뭇거리던 네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사실 피아노가 지겨워 ... 아주 어렸을 적부터 해왔지만.. 지겨워. 힘들어. 하기 싫어. " 때로는 울기도 했다. 그렇구나. 네가 열심히 해온 것들이 너를 울리는구나.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난 네가 피아노를 좋아하는 줄 알았어. 뭔가 미안해졌다. 생각해보면 신이 나서 얘기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네 등을 두드리며 왠지 모를 슬픔이 찾아왔다.
4년 전
낭자30
우와... 쓰니야 글 진짜 최고다 넘넘 고마워
3년 전
낭자11
파도
4년 전
글쓴낭자
그날은 엄청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이었는데. 그리고 정말 죽고 싶은 날이었어.
사람들은 수다를 떨다가도 해가 지는 바다 앞에선 정말 잠잠해지는 거 알지?
다들 무슨 생각인 걸까. 바다가 뭘 가져다주는 것도 아닌데
나는 저 끝도 없이 밀쳐대는 파도를 보면서
하나도 지루하지가 않았어

낮도 밤도 아닌 해가 지는 그 모호한 시간을
어쩌면 사랑하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살고 싶기도 했지.

나를 바다로 데려다줘서 고마워.

4년 전
낭자12
눈사람
4년 전
낭자13
소파
4년 전
낭자14
인형
4년 전
글쓴낭자
네가 나를 부둥켜안고 자는 날들이 부쩍 늘고 있어
너에게 고단한 하루들이 너무 많은 가봐.
나를 꼭 껴안은 네 손의 힘이
오늘을 애써 못 놓고 있는 것 같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파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푹 잠들어보는 건 어떨까
전처럼 곯아떨어져서 나를 침대 밖으로 내던지는 잠투정도 괜찮으니
매번 악착같이 안 살았으면 좋겠어

3년 전
낭자15
아침
4년 전
글쓴낭자
객쩍은 소리 그만해요!

휑한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저 여자의 외침이. 저 여자, 이번에 집을 나가면 돌아오지 않을 거다. 찝찝한 직감이 머리를 스쳤다. 술 한 입도 못 마시는 여자가 내가 남긴 술을 모조리 입에 털어 넣은 후,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 집에 사는 것이 지겹다면서. 소리를 질러댄다.
미안. 저 여자를 잡는 일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임을 알면서도 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낭만이며 사랑이며 여자를 잡아두기 위해 했던 약속들을 줄곧 지킨 적 없기 때문이다. 이번엔, 진짜 이번엔. 아니, 난 못 해. 다 될 것 같이 말해서 미안해. 미안 … 이건 말해도 될 것 같은데. 여자가 짐을 챙겨 문 밖으로 휘청거릴 때까지도 내 몹쓸 주둥이는 닫혀 있을 뿐이다.

성가신 매미의 울음소리가 아침을 가득 채운다. 익숙한 두통, 하지만 고통은 언제나 괴롭다. 온통 쑤셔대는 몸을 제대로 일으키지 못한 채, 겨우 왼쪽으로 돌아누웠다. 역시 여자는 돌아오지 않았구나. 고요한 적막이 말해주었다. 그래, 다른 건 몰라도 나 직감 하나는 좋은 인간이었지. 아주 끔찍하게.

4년 전
낭자25
어머.. 읽다가 기분이 이상해져서 놀랬어 쓰니 글 정말 잘 쓴다
4년 전
낭자16
소복한 눈
4년 전
낭자17
시간
4년 전
글쓴낭자
나는 밤부터 정신없이 울었다. 해가 뜨고, 어두운 하늘색이 걷어질 때까지. 아침이 되어서야 눈물을 그치고 잠들었다. 하루 속에서 언제 저녁이 되어 새벽을 넘어가는지 나는 그 모호한 것을 지켜볼 새 없었다. 이미 내 일부가 되어버린 것들을 버리는 것에 온 시간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나는 누군가를 옅게 알아보지 못한다. 상대를 안아보지 않고 보내는 일을 못한다. 가벼운 통성명에도 나는 상대에게 잔뜩 기대한다. 누군가는 이것을 재능이라고 불러줬으나, 때로는 내리는 비를 온통 맞아야 하는 불행이기도 했다. 이것은 내게 버릇이다. 아주 나쁜 습관이다. 누군가를 깊이, 깊이 내 안에 들이는 일.

4년 전
낭자18
편지
4년 전
글쓴낭자
' 그래, 그랬구나. 오늘 하루도 그랬구나.
넌 아직도 지하철이 무섭구나. 난 아직도 속이 안 좋구나.
화장실 물을 안 내린 어떤 여자 때문에 나는 연거푸 헛구역질을 해대고
너는 복잡한 사람들 때문에 지하철에서 숨을 가쁘게 쉬는구나
우리는 왜 이럴까?
우리, 변할 수는 없을까?
술도 담배도 지하철도 헛구역질도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없는데 말이야…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
(실제로 썼던 편지)

4년 전
낭자19
이불
4년 전
글쓴낭자
나는야 담요.
잔뜩 젖은 너를 아무리 최선을 다해 안아도
저 극세사 이불처럼
너를 포근하고 다정하게 안아줄 수가 없지
내 틈 사이로 살짝 삐져나온 차가운 발목이
나를 얼마나 자괴감에 들게 했는지 몰라
미안해
너를 잔뜩 움츠리게 만들어서.

4년 전
낭자20
반지
4년 전
글쓴낭자
다시는 낄 일 없을 줄 알았어. 네가 나한테 차갑게 말을 하고 혼자 차를 타고 가버린 그 순간부터 말이야. 엉엉 울면서 눈물을 닦을 때도 내 손에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지. 내 손가락을 절단할 것만 같은 이 반지가 너무 무서웠어. 집이에 오자마자 집어던졌지. 방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면서 울었을 때, 네가 차갑게 내던진 말들보다 따뜻하게 던져왔던 말들이 내게 더 생채기를 냈어. 그 말은 하지 말지, 나한테 따뜻하게 말하지 말지.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지 말지. 네가 만든 내가 너무 초라해. 나는 원래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난 장난이 아닌데, 넌 나한테 장난을 친 걸까. 무수히 쏟아지는 질문들을 등지고 잠들 수가 없어서 나는 너무너무 아팠어.
3년 전
낭자21
구름
4년 전
낭자22
쓰나 너 진짜 글 잘쓴다
4년 전
낭자23
사자 (( 내가 받은 사자그림 옆에 고이 놓고싶어sz ))
4년 전
낭자24
빗물
4년 전
글쓴낭자
네가 날 연인으로 보고 싶어 할 때
넌 내 우산을 책임진다고 이야기했었다.
벌써 7번째 우산을 잃어버린 나에게
잃어버리면 또 사주겠다며 선물해준 8번째 우산.
넌 나랑 함께 있는 날이면, 내 우산을 대신 들고 다녀 주었고
묘연해질까, 내 우산의 행방에 대해 묻고는 했었다.
내 여름 쏟아지는 비를 책임져준다고 했던 사람.
나보다도 더 내가 젖는 것을 싫어했던 사람
어떻게 안 믿을 수 있었겠어.

내 여름철은 그렇게 감기 하나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많은 빗물을 8번째 우산과 막아대면서.

4년 전
글쓴낭자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다 쓸게...!! 소재에 떠오르는 글이 없어서 미뤄지지만 반드시 전부 다 달아줄거야~!
4년 전
낭자26
쓰니 너 글이 내가 봤던 글 중 최고인 것 같아
4년 전
낭자27
쓰니 글 진짜 잘 쓴다 ㅠㅠ!
4년 전
낭자26
쓰나 혹시 글쓰는 일 하니? 글이 너무 좋아서 스크랩 해두고 아직까지 보러오고 있어..종종 써주라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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