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는 평생을 종갓집 맏며느리로 살면서 1년에 몇백대의 제사를 손수 음식 하시고 손님들맞이하고 그렇게 사셨거든.. 몇해 전 암투병 하시면서도 돌아가시기 직전가지 제삿상 올리셨어 그랬는데 엄마가 돌아가시자마자 제사를 다 없애자더라?ㅎㅎㅎㅎ 자기 인생의 3분의 2를 제삿상 정성스레 올린 분이 자기 제삿밥은 못먹어 먹는거지...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랑도 오빠랑도 거의 안보고 살고있는데..우리엄마 너무 불쌍한거야...사실 난 제사 같은거 정말 쓰잘데기 없다고 생각하거든...그랬는데.. 엄마가 너무너무 안쓰러워서 그냥 엄마 기일에는 엄마가 좋아 하시던 음식들 차려놓고 엄마가 있을때 처럼 주절주절 속으로 엄마한테 말하고 한단 말야... 엄마는 팥빙수를 너무 좋아하셨었어 팥잔뜩넣구 미숫가루 뿌리구 어떤 좋은날엔 인절미나 찹쌀떡까지 구비되어있으면 얼기설기 잘라서 넣고...밥대신 팥빙수 라고 하시던 분이라.. 내가 혼자 제삿상을 차리기도 그렇고..사실 맘이 중요한거라 생각해서 걍 팥빙수랑 엄마가 달달한거 좋아하셔서 브라우니랑 올리려구..빙수 맛있던 까페에 예약을 했어 근데 좀 늦었을까봐 걱정하는 사장님 문자가 왔길래 안심시켜드리려 tmi남발했는데...
문자받고 한참 울면서 빙수 먹었다... 어떻게 끝맺어야하지;ㅁ; 그리고 이건 엄마 차려드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