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10시에 집에 오는데 어떤 아저씨가 따라 붙어서 밥먹었어?
자꾸 물어보길래 저 아시냐고 왜 나한테 말거냐고 그러고 엄청 침착하게 받아치고
꺾어서 우리집쪽 골목쪽으로 올라오면서 따라오는지 아닌지 보고싶은데
고개도 못돌리고 눈 마주치면 겁먹은것도 들키고 계속 따라올거같아서
뒤도 못돌고 혼자 성큼성큼 걸어올라오다가 따라오는지 모르니까
우리집 들키기 싫어서 집 지나서 편의점에 좀 있다 집에 들어왔는데
집 올라온 순간 긴장 풀려서 아빠한테 말했거든
심장이 벌렁거리고 손이 막 덜덜 떨려하면서
썰 푸는데
밥 먹었다 그러지 , 아저씨가 뭔 상관이냐고 그러지 , 너한테 밥사주고 싶었나보다 좋겠다 야~
이러는거야 아 진짜 지금도 눈물나네
내가 왜 그런식으로 말 하냐고 화내는거 오빠가 듣고 나와서
무슨일이냐고 물어보는데 상황파악 못하고 또
남자가 밥사준다고 쫓아왔대~
이러는거야
세상에서 제일 내 편인 남자가 아빠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귀갓길에 위험할 뻔한 일을 방금 당하고 들어온 딸한테 좋겠다느니
그런 소리 하는게 너무 충격적이고 배신당한 기분이라
진짜 장난치냐고 내가 어디가서 성폭행 당하고 와도
좋겠다 그럴거냐고 소리치니까
되려 화를 내는거야
니가 늦게 다니니까 그런거 아니냐고
그런 일 당하기 싫으면 나가질 말라고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고
서로 소리지르고 오빠랑 엄마가 아빠한테 내가 왜 화났는지
설명해주는데도 이해를 못하고 그만 말하라며 말도 끊고
방에 들어가버렸어
사람일은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당한사람 마음을
백프로 공감 못한다는거 너무 잘 아는데
아무리 당사자가 아니라도 자기 딸한테 어떻게 저렇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걸까
우리동네가 구시가지라 아파트도 없고 조선족 엄청 많고
거의 다 주택이야
여기 3년동안 살면서 길 지나가다 할아버지가 손뻗어서 몸 만지고 간적도
두번이나 있고 또 그렇게 대놓고 성추행 하는것도 본적도 있음
집 주변 상가에서 성폭행 미수사건 일어난것도
뉴스에 나온적도 있어 그만큼 치안이 별로 안좋은데
아빠까지 저렇게 말하니까
아닌거알면서도 그 말에 화가 나면서도
진짜 내가 밤 늦게 돌아다녀서 그런건가
좀 더 펑퍼짐한 옷입었으면 이런일들 안 당했을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들어서 괴로워
아빠도 내가 알던 아빠가 아닌거같아
오늘 밖에 나갔다 왔는데 아저씨들이 지나갈때마다
신경 곤두서서 피해다니고 움츠리게 되더라
내가 왜 이렇게 괴로워야 되지
왜 10시에 집에 오면 안되는거야
내가 입고 싶은 옷도 맘대로 입으면 안되는건가
이게 내탓인건가
내 탓이라고 말하는 아빠가 소름끼치게 싫다
너무 울어서 쌍커풀 풀릴거같아....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