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 만남 안좋게 생각하고, 나도 겁나 조심하는 중이거든? 그런데 이사람은 되게 나보다 조심스러워 하는게 눈에 보여 그리고 일단 목소리를 50퍼 이상 보는 내게 완벽한 이상혓의 목소리야. 말하는 속도, 쓰는 단어, 억양, 음색 모든 것이 다. 처음엔 그냥 목소리가 너무 이상형이예요ㅜㅜㅜㅜ 이러면서 들이댔는데, 대화를 하다보니까 생각도 깊고, 정신도 건강하고, 멘탈도 강하고, 되게... 바른거야 사람이. 그 어플이 목소리로 대화하는 어플인데, 자기 목소리 좋은 거 아니까ㅋㅋ 시험 스트레스 대화로 풀 겸 하는거라더라고ㅋㅋ 그런데 그 시험이 맘에 걸려. 어제 한시간 반 통화하면서 서로에게 궁금한거 번갈아가며 묻기를 했는데,, 괜히 내가 떨리더라고ㅎㅎ 대화할수록 가치관이나 연애관도 비슷하고, 지적이기도 하고. 그 사람이 거진 3년?을 준비한 시험을 앞두고 있어. 그거 때문에 아침 일찍 나가서 공부하고 밤에 들어와서도 공부를 해. 그 짬내서 톡도 오고, 아침 나가기전 자기전에도 통화해. 그렇게 일주일정도 알았거든. 난 그사람 연락을 기다리긴 해. 하지만 티는 안내. 못내지. 그게 부담이 될수있고, 시험준비에 방해될수 있으니까. 그사람의 질문들은 이랬어. 좋아하는 음식이나 mbti 같은 간단한 것부터 연애가치관이 어떤지. 장거리연애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등. 특히 좋아하는 음식 얘기할때 닭볶음탕 좋아한다니까 자기 되게 잘 만든다는거야. 그렇게 말하니까 궁금하다. 한번 먹어보고 싶다. 이랬더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만들어줄게요. 이래서 난 또 혼자 괜히 설레고ㅎㅎ 뭐 아무튼, 그랬어. 내가 약간 좀 설렘에 고장난 듯이 말하면 막 재밌다는 듯이 웃으면서 아, 귀엽다. 이 누나 되게 귀엽구나. 이러고ㅠㅠ 목소리 듣고 싶었다. 너무 좋다 이랬더니 자주 통화하면 되죠. 이러길래. 그... 진짜로 전화하자고 졸라도 되요? 이랬더니 막 웃는거야. 그러더니. 매일 집 들어갈때, 아니면 집에서 공부 끝나고 자기전에 전화할게요. 이래서 내가. 진짜요? 진짜 매일? 이랬더니. 응, 매일. 이러고. 그사람이 예전에 에세이나 시 녹음한거 몇개 보내줬는데 내가 오늘 그거 들었다. 이랬더니. 벌써 제가 삶의 일부가 된것 같네요. 기분 좋다. 이러는데 거기서 또 나온다 오도방정 다떨고ㅠㅜ 연애가치관이 비슷하니까 더 마음가고 그런거 있잖아 왜. 막 공수표 날리는 말 하는 것도 아니고, 지킬수 있는 선에서 말하는 사람. 그러다가 거의 대화 끝물에 마지막 질문 때 내가 물었어. 내가 호감 드러내는거 알고있죠? 이랬더니 모르면 바보 아닐까요? 이러는거야. 그래서 내가 진짜 뜸들이다가 말했어. 계속 호감 가져도 되요? 이랬거든. 한참 고민하는거야. 내가 괜히 민망해져서 말 안해도 된다 그랬더니. 어떤 뜻으로 말한지 뜻을 모르겠어서 쉽게 말을 못했대. 그러더니 힘겹게 말을 꺼내더라고. 자기가 시험도 코앞에 있고, 사실 장거리 연애 지쳐서 좀 힘들긴 하다고. 회피가 아니라 정말 연애를 할 여건이 안된다고. 배우고싶고 하고싶은것도 많은데 지금 공부때문에 하지도 못하고 공부에 스트레스 받아서 주변사람에게 본인이 좀 예민하고 날카로워진것 같은 느낌도 든다고. 나랑 대화할 땐 더 조심하려는 것도 있대. 그래서 지금 이대로가 좋대. 내가 정리를 쉽게 한거지 이 분도 되게 횡설수설 했었어. 그렇게 딕션 좋고 논리정연하게 말하던 사람이 약간 고장난 듯이 횡설수설 하니까 그게 또 귀엽더라ㅋㅋㄱ 그래서 내가 말했지. 나는 당신 삶에 방해가 될 생각 없다. 당신이 얼마나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고, 그걸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 알기 때문에 나는 절대 지금 당장 무언가 발전을 바라고 말한게 아니다. 나도 지금이 좋거든. 알아가는 과정, 이 간질거림 같은거. 더 알아가고 알아가다보면 이 사람이 좋아졌단 확신이 들면 더 다가가고 싶어서 말한거거든. 이번 시험 잘 보고 합격하면 내년에 여의도로 온다는거야. 나는 수도권 살거든. 그럼 장거리도 아니게 되잖아. 그래서 나는 그 때까지 이사람을 천천히 알아가고 싶어. 그래서 난 너에게 호감이 있다. 를 알리고 시작하고 싶었던거고. 나보다 더 신중한 모습에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 나 호감 계속 드러내도 될까? 내가 되게 호감을 드러내기 전에 뜸을 들이는데 그때마다 이사람이 그래. 부담갖지 말고 말하라고. 괜찮다고. 나 미친듯이 들이대지 않고, 천천히 지금처럼 은근히 호감 계속 드러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