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원래 술자리 가고 애들이랑 어울려서 놀고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짝남 보려고 맨날 좋아하지도 않는 술자리 가고 당구장 가고 PC방 가고 그랫다
오늘 애들끼리 술 마시는데 짝남이 어떤 언니를 데리고 왔어
나는 짝남이 키 크고 힙한 누나 스타일 좋아한다고 해서 일부러 스타일도 바꿨는데
그 언니는 힙한 스타일도 아니고 키도 작고 애교도 많고 귀여웠어
맞은 편에 앉아서 짝남이랑 나랑 평소처럼 장난치고 그러니까
또 기분 좀 업 됐었어 진짜 그냥 아는 누나일 수도 있는 거잖아
근데 그 언니가 어색하게 있으니까 계속 신경써주고 어깨 감싸주고 술 못 마시게 하고
지는 평소에 쌍욕 박고 상스럽게 말하면서
언니 앞에서는 애들한테 욕 쓰지 말라고 말리는 거 진짜 웃김 ㅋㅋ
그러다가 그 언니한테 괜찮아? 그만 갈까? 라고 하는게 내 귀에 들리더라
주변이 시끄러웠는데 그냥 그 소리가 내 귓가에 너무 정확히 들렸어
그리고 그 언니랑 시선을 마주하는 그 눈빛이 나한테는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눈빛이어서 부러웠어
둘이 빠진다길래 나도 오늘은 여기서 빠진다고 하고 아까 셋이 나오는데
짝남이 나한테 오늘따라 왜 이렇게 텐션이 낮냐고 묻더라
그런 건 뭣하러 신경 쓰냐고 묻고 싶었다 정말
그리고 지하철 역에서 헤어지는데 그 언니가 너무 예쁘게 웃으면서 잘 가요 해주는데
차라리 짝남 전 애인들처럼 나쁜 스타일의 사람들이었으면 대놓고 싫어하기라도 했을텐데 ㅋㅋ
그 언니는 진짜 착하고 귀엽고 순수해보이고
내 짝남은 지 맘에 안 들면 쌍욕 박는 그런 앤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안 어울린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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