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웅 누나 완전 서태웅 여자 버전일 것 같음...
얼굴도 얼굴이지만 성격이나 하는 짓이 그냥 다 서태웅임
뭔가 조금 더 과묵하고... 어른스러운 서태웅 같은 느낌
그래서 처음에 정대만도 서태웅 누나라고 하면서 온 닝 보고
좀 꺼려함...서태웅이 두 명 있는 것만 같고 그럼
근데 이제 자주 마주치다 보니까 서태웅이랑 다른 점이 눈에 들어옴
자기보다 한 두 뼘은 더 작은 신장이라거나, 다정한 면이라거나,
마냥 말랑한 살이라거나, 서태웅보다 훨씬 더 선이 고운 느낌의 얼굴이라거나 등등.
그렇게 하나 하나 의식하기 시작하니까 이제는
닝만 오면 불편해서 땀 뻘뻘 흘리고 동공 막 떨리고
애꿎은 목덜미만 긁적이는 19세 연하남 정대만......
근데 이제 닝은 정대만한테 관심 있어서 일부러 더
동생 보러 온다는 핑계로 자주 농구부에 들락날락 했던 거였으면...
덩치만 컸지 아직 애인거 아니까 적어도 졸업은 하고 잡아먹으려고
했는데 아니 얘가 어느 순간부터 자기만 보면 막 피함.
눈이라도 마주치면 화들짝 놀라서 슬금 슬금 멀어지고
말 걸면 막 헛‘소리 하고 이럼.
왜 저러는지 약간 알 것 같기도 한데 그게
확신은 아니라 결국엔 답답함에 대놓고 물어보는 닝.
농구부 연습 끝나고 서태웅이랑 같이 간 척 하고
몰래 숨어 있다가 정대만만 남았을 때 튀어나옴.
오늘도 무사히 넘어갔구나...싶어서 안도의 한숨 쉬며
농구공 정리하던 정대만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서 몰아붙이는
닝 때문에 놀라서 뒷걸음질 침.
“정대만.”
“......”
“대만아, 내가 말 하고 있잖아. 나 봐야지.”
여전히 뒷걸음질 치는 정대만. 누가 보면 자기가 너 위협하는 줄
알겠다며 닝이 픽 웃음...그런데 웃는게 웃는게 아니겠지.
뻣뻣한 목 겨우 겨우 돌려서 눈 맞추니 닝이 사뭇 가라앉은 채로 말함.
”내가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되니?“
”아, 어...”
“다름이 아니라 너가 날 피하는 것 같아서. 왜 그런지 답해줄 수 있을까?”
정대만 입 꾹 다물겠지.
너만 보면 막 몸에 열이 오르고 뼈 마디 마디에 힘이 들어가서 피하지 않고서야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는 걸 어떻게 말함. 자길 변태로 볼 게 당연함.
누가 봐도 사랑인데 자기만 모르는 정대만.
어쨌거나, 정대만이 계속 답답하게 구니까 딱히 참을성 같은거 안 키우는 서씨 가문 장녀 닝 돌직구 날려버림.
“너 혹시 나 좋아하니?”
축 쳐진 정대만의 어깨가 움찔거리고...잠깐의 정적 후에 고개 퍼뜩 든 정대만이 다급하게 입 벌림.
”아니! 아니, 그...좋아하는게 아닌-“
그리고 부정하려는 순간 닝이랑 눈 마주치겠지...ㅋㅋㅋㅋ
정신 멍해져서 주절주절 나불댐
”아닌...게 아닌 것 같은데 그게.......“
”그렇구나.“
”어......“
정신 나간 정대만 보고 슬쩍 웃어주는 닝. 덩치 큰 연하남이 꼬깃 꼬깃 구겨져서 저러는게 너무 귀엽고 취향저격이라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림. 그거 보고 순식간에 얼굴 확 달아오르는 정대만은 당연한 클리셰...자기 손 꼼지락거리면서 닝 눈치 보는데 닝이 갑자기 성큼 성큼 가까이 걸어왔으면 좋겠다.
정대만 더 이상 물러날 곳 없어서 벽에 등 탁 부딪히는데 그때 닝이 제 시야보다 위에 있는 정대만 올려다보며 말함.
”나도 좋아하는 게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받은 고백은 고대로 돌려주는 닝. 서씨 가문 특유의 무표정으로 그런 소리 하니까 정대만은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감. 정신 아득해져서 눈 팽글팽글 돌아가려는데 또다시 질문이 날아들어 옴.
“부정의 부정은 긍정 아닌가? 그런데 왜 또 피하고 그래.“
“...방금 운동 했으니까.”
땀 냄새 날까 봐....멋쩍은 듯이 목 큼큼 가다듬으며 하는 소리에 연하의 맛을 제대로 알아버린 닝 미칠 지경임. 이걸 어쩌지. 마냥 바보인 줄로만 알았는데 은근 요망한 연하였음. 그렇게 결국엔 닝이 못 참고 정대만 볼에 뽀뽀함. 그러면 정대만 놀란 가슴 부여잡으며 주르륵 주저앉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