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싸움톡

  글 내용 보기  

[징1]

평소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너와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나. 요즘 들어 술자리가 잦아졌고 아침마다 숙취에 해롱대는 너를 챙기기도 몇 번. 거듭되는 일들에 지치다가도 그저 너를 위해 했던 행동을 네가 당연시 여기는 것만 같아 조금은 지쳐요.

(그저 익숙했던지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비비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오늘은 뭘로 해장을 해줄 거냐는 말에 인상을 쓰고 너를 바라보는) 내가 식당 아줌마야? 왜 나한테 물어.

[글쓴징]

(매일같이 해주던 너와 다른 모습에 웃음 치는) 아 왜이래. 응?

[징1]

세훈아 적당히 좀. (여전히 장난스레 웃으며 옆으로 다가오는 너에 자리에서 일어나 네게서 멀어지는) 술 냄새 나니까 가까이 오지 마. 술을 그렇게 마실 거면 네 친구들이랑 살아. 그러면 자리 안 뜨고 계속 마실 수 있잖아. 안 그래?

[글쓴징]

늦게 들어온 것도 아니고 왜.
내가 무슨 술만 먹는 사람도 아닌데 무슨 말을 그렇게해.
(식탁에서 일어나 쇼파로 가 앉는)

[징1]

그럼 늦지는 않지. 열두시 전에 오거나 아예 아침에 오니까. 어제는 용케 열두시 전에 들어왔다? 양심이 있으면 네가 일주일에 몇 번 술 퍼마셨는지 생각해봐. (너를 지나쳐 물을 마시다 술에 취해 들어올 때마다 나를 안고 스킨십을 하던 네가 생각나 네 앞에 다가가서는) 그리고 술 마시면 곱게 자던가. 술 냄새 풍기면서 나는 왜 자꾸 안아? 너 때문에 또 씻어야 되잖아.

[글쓴징]

1에게
그럼 술 먹자는데 일일히 거절 할 순 없잖아. 그냥 내 사회생활인데 , 너도 친구들이랑 밥먹고 카페 가는 것 처럼 나도 애들이랑 밥 먹고 술마시는거야. 알겠어 그렇게 싫으면 해장국의 ‘해’ 자도 안 꺼낼게.
(널 쳐다보고 조곤조곤 할말을 다 하는)

[징1]

글쓴이에게
야, 말 가려가면서 해. 네가 내 친구들 만나는 거랑 비교하려면 적어도 나한테 피해는 안 가게 했어야지. 그리고 내가 지금 해장국 때문에 너한테 이러는 거 같아? 술이 아직 안 깨서 상황 파악이 안돼? 적당히 하라고 세훈아.

[글쓴징]

1에게
내가 무슨 말을 가려서 해야돼? 너한테 무슨 피해가 갔는데. 이렇게 말하는 너야 말로 말 가려서 해라. 그냥 지치면 지쳤다고 말을 하던가. 돌려 말하면서 짜증난다고 잔뜩 표현하면 어쩌라고

[징1]

글쓴이에게
그래, 지쳤어. 네가 나를 여자친구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어. 말은 안 했어도 너 술 마시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알잖아. 근데 매번 마시고 와서 잔뜩 취해서는 사랑한다고 그러고 술 깨면 해장하고 뒹굴다 친구 만나러 가잖아. 근데 내가 너한테 말 가려서 하는 배려까지 해야 돼? 아닐 텐데.

[징2]

너랑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 그런 너를 저는 꽤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5개월 전 넌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운다는 걸 알았고 그걸 알면서도 계속 만남을 유지하다 남자 팔짱을 끼고 있는 여자와 마주쳤고 그날 웃기게도 그 여자에게 네가 차였어요. 저는 네 연애사를 다 알기에 그 여자를 하고 지친 너를 옆에서 달래주며 거의 매일같이 만나 썸 아닌 썸을 타는 중이에요. 너도 제게 마음이 생겼고 오늘은 맛있는 걸 먹으러 가는 중에 그 여자와 마주쳤어요. 뻔뻔하게도 자기에게 약한 너라는 걸 안 여자가 제가 옆에 있는데도 네게 할 말이 있다며 시간을 내달라고 해요. 넌 그 여자를 보자마자 또 마음이 약해졌고 그 여자를 따라가요.

-
(너와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는데 맞은편에서 익숙한 모습의 여자가 걸어오고 눈을 여러 번 깜빡이는데 네 전 여자친구라 꽤 놀라는 저인데 이내 그 여자가 네게 인사를 하며 옆에 있는 저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네게 할 말이 있다는 말을 하자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는) 허, 오세훈 뭐 해. 가자.

[징3]

/나 28 너 29/우린 정략결혼을 했어요. 난 네게 마음이 있지만, 넌 지금도 사귀고 있는 애인도 있어 나에게 눈길 조차 주질 않아요. 부모님들 앞에선 사이좋은 부부인 척을 했고, 빨리 손주를 보고 싶은 마음에 저를 따로 불러 약도 챙겨주시기도 하고 이런저런 정성을 많이 들이는 편이에요. 네가 그걸 알고 마음에도 없는 관계를 맺어요. 그렇게 관계를 자주 갖고 감기기운이 있어 병원에 갔는데 임신이 됐대요. 부모님들은 원했지만 그 사람은 나를 싫어하고 애인도 있는데 애가 태어나면 사랑받지 못 할거 같아 혼자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낙태 상담을 갔어요. 진료가 끝나고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너에게 어디냐고 문자가 왔어요. 그 병원은 너랑 친한 친구가 하는 병원이라 그 의사가 너에게 다 말을 했어요 근데 너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은 상태라 감기 때문에 왔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너는 다 아는 상황이에요.

/

병원인 거 어떻게 아셨어요?
그냥 감기 기운 있어서
잠깐 들렸어요

[징4]

너나 27/너랑 나는 사내연애하는 중이고, 얼마 전에 네 직속 후배가 들어왔어요. 나랑도 안면이 있는 그 후배는 너와 만나기 한참 전 내 첫사랑 선배를 뺏어간 여우 같은 애였고, 내 주변을 맴돌며 항상 내 신경을 건들건 애였어요. 좋지 않은 기억이지만 나이도 어느 정도 먹었고 내가 직속 선배도 아니어서 네가 어련히 잘 하겠다 싶어 그냥 모른척했는데 그 후배한테 뭘 들었는지 대뜸 그 후배가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보나 마나 내가 괴롭혔을 거라는 둥 장난을 치는 네 모습에 열받아 데이트 중에 네게 연락하지 말라 하고 집으로 왔어요. 그리고 계속 내게 전화를 거는 네 연락을 다 안 받은 상황.

그만 전화해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

[글쓴징]

아니 왜 그러는데
그렇게 그냥 가버리면 어떡해
말이라도 해서 풀든가 해야지

[징4]

걔
니 후배한테 물어봐
나는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징5]

둘 다 24. 연인. 일교차가 심할 때쯤이면 한 번은 감기에 걸리는 나. 이번에도 역시 감기 몸살에 걸려 며칠 고생을 했는데 과제가 많아 힘들다는 네 말이 떠올라 일부러 네게 말을 하지 않았어요. 몸이 괜찮아지고, 과제가 끝났다는 네 말에 곧장 널 보러 갔는데 너와 이야기를 나누다 저도 모르게 아팠던 걸 얘기하게 됐어요. 그에 넌 크게 서운함을 느끼게 됐고, 난 그런 널 이해하지만 네가 저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나도 서운함을 느껴요. 사실 이 전에도 내가 몇 번 말을 안 한 적이 있어 넌 더 서운하고 화가 난 상황이에요.

(네 과제 이야기를 어느 정도 나누곤 제게 과제를 다 했냐며 묻는 네 말에 저도 모르게 아파서 다 못 했다는 말을 하다 놀란 눈을 하고 네 눈치를 보는데 굳은 표정으로 서운함을 표현하며 딱딱한 투로 말을 하는 너에 미안함과 동시에 저도 서운한 기분이 들어 입을 꾹 닫고 너를 바라보는)

[글쓴징]

왜. 그렇게 쳐다봐.
그러면 뭐 감기라도 뚝 떨어진대?

[글쓴징]

-

[징6]

느으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