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중국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해 9년 만에 방한하면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풀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주요 문화·엔터테인먼트주들이 27일 일제히 올랐다. 한한령이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대해 중국이 내린 보복 조치다. 이후 K팝 가수들의 중국 공연이 전면 중단됐고, 중국 내 한국 영화 개봉도 거의 볼 수 없었다.
가장 기대감이 큰 곳은 중국인 멤버를 가진 걸그룹 에스파의 SM엔터테인먼트와 보이그룹 세븐틴의 하이브다. 이날 SM은 5.3% 상승하면서 9만5800원에 마감했다. 오전 한때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은 에스파의 첫 정규 앨범 ‘아마겟돈’이 발매되는 날이기도 했다.
두 명의 중국인 멤버를 보유한 세븐틴의 하이브도 이날 1.5% 오르며 20만3500원을 기록했다. 최근 하이브는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업무상 배임 혐의 등 논란으로 주가가 20만원 이하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23일부터 연속 상승 중이다. 이날 JYP엔터테인먼트(1.5%), YG엔터테인먼트(2.8%), 큐브엔터테인먼트(0.5%)도 상승했다.
영화·드라마 업계도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CJ ENM은 2.4%, 스튜디오드래곤은 2.7% 상승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인디밴드 ‘세이수미’의 베이징 공연 승인과 영화 ‘파묘’와 ‘범죄도시 4′ 등의 중국 영화제 초청 등 그 동안 닫혀 있던 문이 조금씩 열리는 듯한 분위기”라며 “한한령 해제로 중국 투어가 진행될 경우 K팝 가수의 중국 공연 매출은 연간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혜운 기자 lie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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