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먼저 KT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 이후 소수 주주로 밀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당초 티빙에 대한 투자가 단순 수익을 위한 재무적 투자가 아닌 그룹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전략과 맞물린 전략적 투자였던 만큼 KT는 합병 이후 쪼그라든 지분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밀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KT가 국내 IPTV 1위 사업자로서 양사 통합 시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있다. KT는 IPTV 사업에서 최근 매분기 가입자와 매출이 순증하며 실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코드커팅이 아무리 대세라지만 티빙과 웨이브 합병으로 공룡 OTT가 정식 탄생하면 그만큼 KT의 IPTV 가입자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KT의 대국적 결단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넷플릭스가 연간 25조원대의 대규모 콘텐츠 투자를 집행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규모의 경제'로 대형 토종 OTT로 K-콘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법인이 갖게 될 대규모 MAU를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에서 높은 협상력을 갖게 되면 양질의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절감되는 마케팅 비용 또한 콘텐츠 제작에 투입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조영신 동국대 영상대학원 대우교수는 "기업의 단기적인 이해관계를 생각하면 KT가 합병 동의를 하지 않는 것을 탓할 순 없다"면서도 "그러나 KT의 반대로 합병이 최종 무산된다면, 이는 단순히 '거대 토종 OTT'의 탄생이 좌절되는 것을 넘어 국내 영상 산업이 넷플릭스 이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 처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T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 자사의 이익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는 대승적 결단을 촉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재 티빙은 CJ ENM 계열사의 콘텐츠를, 웨이브는 K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등을 합친 방송 시청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사실상 국내 방송사 콘텐츠 대부분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볼 수 있어 구독자 유인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7월 발표한 'OTT 요금제 형태 다변화에 따른 이용 현황 및 이용자 인식'에 따르면 티빙을 이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국내 20~50대 OTT 이용자 601명의 41.4%가 '티빙이 웨이브와 합병하면 티빙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KT는 최근 돌연 디즈니플러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IPTV인 지니TV에서 글로벌 OTT 콘텐츠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디즈니플러스 스탠더스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KT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대해서는 국내 유료방송 전반에 대한 파급력을 비롯해 KT그룹과 티빙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티빙 주주로서 주주가치 제고에 유리한 방향인지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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