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은 훌륭한 배우다. 커리어도, 연기력도, 대중성도 이미 증명된 인물이다. 문제는 배우가 아니라 작품의 성취, 경쟁의 맥락, 축제의 의미다.
평단도, 관객도, 흥행도 미지근했던 작품이 최우수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남우주연상을 싹쓸이했다.
반면 2억 저예산의 놀라움을 만든 연상호 감독의 ‘얼굴’은 무관, 올해 최고 흥행작 ‘좀비딸’은 관객상 하나, 60대 여성 킬러라는 특수한 서사를 빛낸 ‘파과’ 역시 빈손이다. ‘하얼빈’은 현빈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이날 최고의 투샷은 말할 것도 없이 스타 부부 배우 현빈·손예진이었다. 레드카펫부터 시상식까지 ‘그림’은 완벽했다. 인기상 동반 수상만 해도 영화 같은 장면이었다.
그러나 가장 유력했던 박정민(‘얼굴’), 이병헌(‘어쩔수가없다’)을 제치고 현빈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어 (상대적으로) 분량도 존재감도 적었던 손예진이 여우주연상으로 호명되며 장내 공기가 달라졌다. 예쁘고 로맨틱했고 화제성은 최고였지만, 모두가 박수칠 만한 명예였는지는 다른 이야기다.
한 배우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듯, 하지만 단호했다. “작품 성과나 당위성이 아쉬운 상황에서 이런 큰 상이 가면 잡음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워요. 수상자 본인에게도 부담이죠.”
결정적으로, 무대 위 배우들의 말이 그 아쉬움을 더 키웠다.
손예진은 “20대, 너무 힘들었던 시절 ‘청룡 신인상’이 버틸 힘이 됐다”고 회상했고, 김도연·박지현 등은 “상 욕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받고 나니 더 열심히 하고 싶어졌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들의 소감에서 상은 누군가에겐 경력의 한 줄이 아니라, 인생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계속 가보라고 등을 떠미는 힘, 그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영화제가 정작 그 기준을 스스로 희미하게 만든 것. 이토록 무거운 의미를 가진 ‘상’을, 정작 가장 가볍게 쓰고 만 셈이다.
결국 거장의 이름은 영화를 구하지 못했고, 관객은 속지 않았다.
그리고 상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진심으로 흘린 그 눈물 앞에서, 올해 청룡의 선택은 정말 ‘어쩔수가없었는지’ 되묻고 싶다.
추신, 의도된 손예진·현빈의 투샷…‘한 탕 장사’ 잘 하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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