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관리기금’ 사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종로구의 ‘BTS 광화문광장 공연 대비 인파 안전관리 대책’ 문서에 따르면, 행사 전날부터 인근 노숙 대기 관리를 위해 전문 용역 인력 22명과 직원 5명이 배치됐다. 그런데 종로구는 이 용역 인력 고용 예산 600만원의 출처를 ‘시 재난관리기금 교부 예정’이라고 적었다. 재난관리기금은 지자체가 재난 사전 예방과 사후 복구를 위해 법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의무 기금이다. 민간기업 행사로 발생하는 인파 관리에 시민들의 재난비상금을 끌어다 쓴 셈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시 재난관리기금 외에) 해당 행사를 위해 종로구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는 않았다. 다만 공연 관련 안내 현수막 제작을 위해 구비 95만7000원이 집행됐다. 직원 인건비는 별도 산출이 어려운 구조다. 시 재난관리기금의 경우 올해 상반기 인파 관리 관련 교부 신청을 한 것이고, 아직 확정된 금액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구 역시 관련 비용에 구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했다. 중구청은 안전대책 관련 근무수당 1600만원, 용역비 1400만원으로 총 3000만원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이 중 용역비는 구청의 재난관리기금에서 사용됐다.
BTS 컴백 공연은 행사 전부터 잡음이 일었다. 광화문 인근 31개 건물을 전면 폐쇄하고, 공연 일주일 전부터 일대 집회와 시위를 차단하는 등 대대적 통제가 이루어졌다. 공연 당일에도 경찰이 광화문광장을 콘서트장 내부처럼 폐쇄적으로 관리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통제 탓에 관객도 예상만큼 모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시민 불편을 담보로 공공인프라를 내주었지만, 넷플릭스에 송출 권한을 줬기에 유료 구독자에게만 시청권이 부여됐다.
그럼에도 ‘관’의 지원은 전방위적이었다. 1월15일 서울시 관광정책과는 광화문광장사업과에 광화문광장 사용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며 “BTS·넷플릭스의 글로벌 영향력을 감안할 때, 서울 도시 브랜드 제고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행사 지원 및 활용 필요”하다고 썼다. 공문에 공연이 무료로 진행된다는 점은 적었지만, 넷플릭스가 송출 권한을 가져간다는 내용은 빠져 있었다. 이 외에도 공연 전 서울시는 KT 광화문 지점에 광케이블 설치, 지하철 통제, 따릉이 철수 등 협조 요청 공문 총 12건을 관련 기관에 발송했다.
서울특별시를 포함해 행정안전부, 국가유산청,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 명칭’ 사용을 허가하기도 했다. 다만 행정안전부와 국가유산청,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행사에 예산을 직접 투입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 해 50조원 이상인 서울시 예산에 비해 공연 관리 비용 1억3000만원이 그리 큰돈은 아닐 수도 있다. 서울시 홍보와 안전사고 방지라는 비용 투입 목적 역시 타당한 면이 있다. 그런데 각론을 둘러싼 비판과 반박은 오히려 근본적 질문을 잊게 만든다. 이 행사는 반드시 그 광장에서 열려야 했을까.
민간이 주최하고 사기업이 수익을 가져가는 공연을 지자체가 이 정도로 전폭 지원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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