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꼭 쓰고 싶다고 했던 곡이 Radiohead의 'Creep'이었어요. 90년대 명곡이기도 하고, 가사가 작품 정서와 잘 맞았거든요. 저작권료가 만만치 않지만, 감독님도 이 곡이 가진 아우라는 스코어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공감해주셨어요. 오프닝에서 채니가 양파를 탕탕 썰 때 제가 꼭 부탁했던 건 'Creep' 기타 리프 박자에 맞추는 부분이었죠
‘원더풀스’의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업무는 필자가 운영하는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이 진행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크립’을 작품에 삽입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 협의를 거쳐야 했을 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사실 이 곡은 2019년 JTBC ‘슈퍼밴드’의 커버 음원 발매 당시에도 클리어런스를 진행해 본 경험이 있어, 저작자 정보나 협의 루트 자체는 비교적 익숙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경연을 통해 아일(I'll), 홍진호, 김형우, 하현상이 원곡의 멜로디와 화성, 가사를 바탕으로 새롭게 연주하고 노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즉 원곡의 저작권만 해결하면 되었을 뿐, 라디오헤드의 원반 음원(마스터권)을 사용하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번 ‘원더풀스’에서는 은채니(박은빈)가 재생한 CD플레이어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기억하는 바로 그 라디오헤드의 연주와 목소리가 흘러나와야 했습니다. 따라서 곡 자체에 대한 저작권과 함께 해당 녹음물에 대한 권리, ‘저작인접권(마스터권)’까지 권리 협의 및 사용 승인을 취득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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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스’에서 ‘크립’을 사용하기 위해서도 이처럼 마스터권을 보유한 실제 권리자를 수소문해야 했습니다. 권리 소유주를 확인한 뒤에는 작품의 성격과 장면의 맥락을 설명하고, 어떤 순간에 어떤 방식으로 곡이 노출되는지, 왜 반드시 이 음악이어야만 하는지를 정리해 전달하며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여러 차례의 논의와 수개월에 걸친 검토, 그리고 최종 계약 체결로 이어지는 천신만고 끝에 비로소 ‘크립’은 ‘원더풀스’의 첫 장면을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진짜 어렵게 어렵게 공들여서 삽입된 곡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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