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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왕자 최승철
너는 무남독녀의 재상의 딸이야. 너를 무척이나 아끼시는 아버지 덕에
어릴적부터 너는 왕궁 문턱을 제 집 드나들듯 다녔어.
그래서인지 너는 왕의 두 아들과 함께 자라다시피 컸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니가 왕의 아들 중 하나와 결혼을 할것이라고 수군수군댔지.
"어디 가?"
"태자전하를 뵈러요."
"넌 늘 형만 찾는구나."
너를 졸졸 따라오는 둘째왕자는 씁쓸하게 너의 뒷모습만 쫓았어.
하지만 너는 그런 둘째왕자를 매번 무시하고 태자전하를 뵈러갔지.
왜냐면 너는 왕비가 되고싶었거든.
너는 아버지를 꼬드겨 첫째왕자와의 결혼을 부추겼어.
그런데 일이 꼬이기 시작한건 첫째왕자가 너봉과의 결혼을 거세게 반대했어.
그는 일반 평민 여자를 사랑했거든.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야"
너는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웠는데 승철이가 찾아왔어.
"너 형을 정말로 좋아하는 것도 아니잖아.."
승철이는 그런 니가 안타까웠는지 머리를 매만졌고
너는 그런 다정한 승철이의 손을 뿌리쳤음
"넌 안돼."
"..."
"넌 왕이 될 수 없잖아."
너는 아무말도 못하는 승철이를 뒤로하고 돌아누웠어.
"..."
승철이가 한참이나 너를 내려다 보는 것을 느끼면서도 너는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았어.
얼마뒤 국왕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었고
첫째왕자가 왕위를 물려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야.
그리고 몇일이 지나지 않아 너는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
궁전체와 도시전체는 시끄러웠고
그 소리는 너의 집안에서도 나고 있었고
비명소리는 너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어.
"..."
너는 너무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어.
너의 방문이 열리고 한 무리의 기사들이 쏟아져 들어왔고
그 선두에는 승철이가 있었어.
붉은 옷처럼 보일만큼 피를 적신채 승철이가 아무말없이 손짓하자
옆에있던 기사는 왕관을 건네줘
조금 전까지 그의 형의 머리 위에 올려져 있던 왕관이야.
"이리와."
너는 발길이 안 떨어져 얼어붙어있자 기사 두명이 너의 앞에와
너를 끌고 가다시피 승철이의 앞에 너봉을 세워.
승철이는 너의 머리 위에 왕관을 씌워줘.
너는 너무 무섭고 두렵고 느껴지는 왕관의 무게감에 벌벌 떨어서
승철이와 눈 조차 마주치지 못해.
"어때"
너는 너에게 말을 거는 승철이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어.
그저 너의 머리 위에 올려져 있는 왕관에게 짓눌려
승철이의 앞에서 그저 벌벌 떨뿐이지.
"왕의 여자가 된 기분은?"
살짝 미소를 머금고 너의 턱을 들어올리며 말하는 승철이에게서
죽음의 냄새가 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