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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쓸 생각 없던 썰이라 그냥 급전개) 어차피 기억도 못 할텐데. 그날 공원 벤치에서 만났던 동민은 술에 취해 있었음. 자기 고민과 힘든 일을 털어놓고 자신의 고민도 말해보라던 동민은 경훈이 처음 보는 사람이었음. 평범한 사람. 아무 조건없이 나한테 말을 건네 주는 사람이었으니까. 그 일이 있은 후 자신의 회사가 후원하는 드라마라 아버지가 떠밀어 회식 자리에 갔던 경훈은 다시 동민을 마주하게 되고 동민은 자신을 기억하지 못 함. 그럼 그렇지... 씁쓸하게 웃으며 형식적인 전화번호 교환을 한 뒤 경훈은 술 몇 잔 마시고 회식 자리를 나옴. 그리고 회사에서 쉬고 있는데 아버지가 들어옴. 어, 아버지 여긴 무슨 일... 네가 지금 제정신인 거냐? ...아버지... 다짜고짜 자신의 뺨을 때리는 아버지의 행동에 경훈을 할 말을 잃음. 그저 뺨을 붙잡고 눈물 그렁그렁한 채로 아버지를 보고 있음. 네가 마약을 해? 그 딴따라질 한다고 후계자 자리 망치는 것도 모자라서, 네 놈이 미쳤다고 마약을 해! ...아버지. 난 할 수 있는 거 다 했다. 네 놈한테 돈을 안 대줬어, 뭘 못 해줬어! 회사 명성에, 그리고 네 아비 얼굴에까지 먹칠하지 말아라. ...아버지가 할 수 있는 걸 다 해주셨다고요? ...... 뭘 해주셨나요, 대체? 제가 노래 부르고 싶다고 할 때 그딴 근본없는 딴따라질 한다고 말해주신 거요? 평범한 애들하고 놀고 싶다고 할 때 그 애들 어머니한테 다신 나타나지 말라고 돈 쥐어주신 거요? 그게 다 저를 위한 거였나요? 아, 전 몰랐네요, 아버지. 김경훈. 아버지. 저 많은 거 안 바랬어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다. 형, 누나들, 친척들 경멸 받으면서 사는 거 말고, 경영 수업 받느라 학창 시절에 제대로 된 친구 한명 못 사귀는 거 말고, 그냥, 그냥 좀 평범하게 살고 싶다... 오죽했으면 담배, 마약에까지 손을 댔는지... 모르시겠어요? ...대꾸 할 필요도 없다. 아버지!!! 김경훈!!! ...... 넌 유일한 아들이다. 이 회사의 유일한 후계자야. 회사 주식은 한 시간, 1초마다도 왔다갔다하고 이 회사의 몰락을 노리는 사람은 많아. 네 되지도 않는 찡찡거림 받아줄 여유, 난 없다. 네가 그런 삶을 못 살았다는 걸 핑계 삼지 마. 이유도 대지 마. 넌 지금 있는 위치에서 해야할 일을 해. ...... 그렇지 못한 건 네 핑계일 뿐이야. 그렇게 아버지가 나가고 경훈은 미친 사람처럼 물건을 다 집어던짐. 아버지와 자신이 있는 액자도 집어던지면서 유리 파편이 튀어 얼굴에 상처가 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금고를 열어 마약을 꺼내 먹음. 그리고 의자에 앉아있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전화번호부를 뒤지기 시작함. [장동민] 그리고 장동민을 호텔로 부름. 어, 저기... 들어와요.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그냥... 술 한잔 하자고요. ...... 뭐해요? 마셔요. 마약에 취한 경훈은 특유의 분위기를 내며 다리를 꼬고 와인잔을 듦. 장은 이상하다는 걸 느꼈는지 자꾸 쭈뼛쭈뼛 와인잔에 손을 안 가져감. 신인 배우라고 했죠? 신생 기획사. 아, 네... 저랑 계약 맺을래요? 네? 계약 맺자고요, 계약. 이를테면 스폰서? 경훈이 마약을 탄 와인잔을 입으로 가져가 한모금 마심. 동민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계속 의아한 표정을 짓자 경훈은 와인잔을 내려놓고 앉아있는 장 뒤로 가서 목을 안고 귓속말을 함. 에이, 뭘 모르겠다는 듯이 그래요... 다 알면서. 무, 무슨... 이 바닥 알면서 자꾸 순수한 척하지 말죠? 이 드라마 들어온 거면 적어도 빽 있을 거 아니야. 살살해줄게. 걱정하지 마요. 경훈이 장 침대로 끌고 가서 눕히고 옷을 천천히 벗기는데 장이 경훈이 밀치고 뺨 때림. 경훈이 허, 하면서 동민을 쳐다보는데 지금 제정신이에요? -네가 지금 제정신인 거냐? 순간 아버지의 모습과 오버랩 됨. 경훈은 그때부터 이성을 잃기 시작하고 자신의 밑에서 엉망진창이 된 꼴로 심하게 반항하던 동민의 모습이 떠올라 도망치듯 호텔을 빠져나옴. 하지만 뻣뻣하게 구는 동민을 보면 자꾸 아버지가 생각나 더 무너뜨리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동민에 대한 마음이 커지면서 죄책감을 갖길 반복함. 그렇게 경훈과 동민의 사이는 엇갈린 채로 시작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