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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는 마시고 있던 맥주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맞은편에 앉아 취해버린 자신의 어린 연인을 바라보았다. 현민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떨어지려하고 있었다. 하아, 애기야. 넌 왜 이렇게 어리니. 


결국 그 회사에 취직되었다며, 현민은 성규에게 전화해 술을 사달라고 했다. 자신의 남자친구가 18살의 어린 나이에 벌써 일을 하다니, 그것도 회사에서! 내 남자친구는 엄청난 능력자야! 이런 기쁜 마음에 성규는 자작곡을 만들던 것을 그만두고, 밖으로 뛰쳐나와 맥주와 치킨 한마리를 사서 현민을 기다렸다. 좀 더 비싸고 맛있는 것을 사 주고 싶지만, 젊은 뮤지션은 가난하다.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현민을 맞아주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현민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왜 그래, 회사에서 일 할 수 있다면서. 회사 사람들한테 나쁜 말 들었어? 걱정스럽게 성규가 묻자, 현민은 아무 말 없이 주저앉아 맥주만을 홀짝 홀짝 마셨다. 술만 마시면 속버리니까, 치킨도 같이 먹으라며 성규는 현민의 접시에 치킨을 담아주었다. 그러나 현민은 치킨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 맥주만을 마셨다. 그 결과 술 마신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금방 취하고 만 것이다. 취해서 이리저리 몸을 비틀던 현민이 성규에게 처음 내뱉은 말은 바로.


"나... 다음주부터 나가는 회사에에.... 내 첫사랑이 있다?"


...뭐? 당황한 성규가 되묻자, 현민은 자신의 애절한 퍼스트 러브스토리를 구구절절하게 털어놓았다. 마치 누군가 물어봐주기를 바랬던 마냥, 시간순으로 현민은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그리고 이야기 중간중간 성규를 만나기 전, 자신이 얼마나 자신이 상처를 받았으며, 괴로웠는지를 털어놓았다. 그 과정에서 현민이 첫사랑을 얼마나 사랑했는지까지 듣게 되자, 성규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기도 이전 사랑이 없는게 아니건만, 애인의 과거를 듣는다는 것은 상당히 짜증나고 괴로운 일이다. 애인이 과거의 사람을 절실히 사랑했다면 더더욱 괴롭다. 현민은 말하면서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을 뚝 흘렸다. 애기야, 울지마. 성규가 말하자, 현민은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무울론 내가... 그렇게 괴로워할때 형이 딱! 운명처럼 나타나줘서... 고맙지만... 뭐! 그랬다고!"


그냥 앞에 있으니까, 좀 놀랐다고! 그래서 좀 센치해져써! 현민은 애써 괜찮은 척 눈물을 닦아내었다. 성규는 입 안이 씁쓸하다. 오늘 현민이 돌아오면 맥주 한 캔 마시고 적당히 취한 상태에서 기분 좋게 섹스를 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과거의 짝사랑 이야기를 들었으니 전혀 할 맛이 나질 않는다. 아무 말 없이 입맛만 다시다가 슬쩍 현민을 보니, 술 취하고 울어서 그런지 몹시 졸린 듯 하다. 두 눈이 꿈뻑꿈뻑하다 스르륵 감기더니, 점점 몸이 앞으로 쏠린다. 얼씨구. 좀 있다가는 아예 식탁에 엎드려서 자겠네. 성규는 잠시 그 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몸을 일으켜 현민을 침대로 질질 끌고간다. 엄청 취한 주제에, 당기니 또 당기는대로 순순히 질질 끌려온다. 성규가 현민을 침대 위로 끌어올려 눕히자, 현민은 성규의 손을 덥석 잡는다.


".........형아....."

"응, 현민아."

".......장동민보다.........김성규가.....최고야..."


현민은 낮게 중얼거리더니 곧 잠에 빠져든다. 자신의 손가락을 아기처럼 움켜쥔 채 잠에 빠져든 현민을 바라보다가, 성규는 현민의 배 위에 조심스럽게 이불을 덮어준다. 아기를 재우듯이 현민의 배를 토닥이며, 성규는 중얼거린다. 장동민, 장동민이라...



아으으, 어지러. 현민은 불편한 기분에 잔뜩 인상을 쓰며 눈을 떴다. 뭐지, 분명 성규형 앞에서 맥주 마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왜 내가 잠을 자고 있지? ...혼자 맥주 마시다가 취한건가. 현민은 몸을 일으켜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는다. 진짜 주량 한 번 약하다. 나 어떡하지? 현민은 짜증스럽게 뒷머리를 탈탈 턴다. 그리고 침대 옆을 더듬어 성규를 찾는다. 형, 일어나 봐. 그런데 손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놀라 옆을 보니, 사람이 없다. 침대에는 현민 자신 혼자뿐이다. 성규가 없자 현민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성규 형, 성규 형?


"나 여기 있어!"


침실 밖, 작업실 쪽에서 성규의 소리가 들린다. 현민은 몸을 일으켜, 작업실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성규는 작곡 프로그램으로 노래를 듣고 있다가, 현민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빤히 바라본다. 눈도 제대로 못 뜬 현민의 팅팅부은 얼굴에, 성규는 킥 웃는다. 우리 애기 팅팅 부어서 호빵맨이 됐네?


"언제 일어났어요?"

"잔 적 없어. 밤 샜지."

".......왜 밤을 새요, 피곤하게!!"

"어젯밤에 잠이 잘 안오더라구. 뭐, 덕분에 작곡도 좀 했고."


덕분이라뇨? 저요? 현민은 의아한 표정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켜보인다. 성규는 응! 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현민을 올려다보았다.


"전 사랑을 잊고 새 사랑을 시작하는, 희망찬 노래랄까."

"..............네?"

"오현민이라는 나비가, 장동민 꽃에서 김성규 꽃으로 날아오는 거에서 영감을 얻었어."


.........뭐, 뭣. 잠깐, 누구라고요??? 현민은 몹시 당황한다. 아니, 장동민 이름을 왜 성규 형이 아는거야? 왜왜왜??? 어째서?? 현민이 눈에 띄게 당황하자, 성규는 배를 움켜잡고 웃음을 터뜨린다. 성규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하자, 현민은 더욱 당황스럽다. 한참을 끅끅 대며 웃다가, 동공이 흔들리는 현민을 성규는 재미있게 바라보았다. 헐떡이던 숨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성규는 입을 연다.


"어제, 우리 애기가 취중진담 해 줬잖아."

".......저, 설마... 취해서..."

"응, 마음 아픈 짝사랑이었더라구. 고생했어."


성규의 말이 끝나자마자, 현민은 무릎을 꿇었다. 쿵, 하는 소리가 제법 큰 것으로 보아, 무릎이 꽤나 아플 것이다. 성규는 어, 안 아파?? 괜찮아??? 라며 현민을 일으켜세우려 한다. 하지만 지금 무릎이 중요한 게 아니다. 현민은 석고대죄라도 하는 양, 몸을 절하는 것처럼 수그렸다. 제발, 형, 용서해주세요!!


"과거는 과거인데, 아, 제가 정신이 나갔었나봐요!!"

"뭐, 다 잊기도 전에 같은 직장에서 만났으면. 우리 애기도 꽤나 혼란스러웠겠지. 괜찮아."

"...제, 제가 그것까지 말했단 말이에요??"

"그러면, 술취하지 않았으면 계속 숨길 거였다 그 말이야?"


성규가 짐짓 무서운 표정으로 현민을 내려다보자, 현민은 깨갱 한다. 아, 아니... 그래도 애인의 과거를 들으면 기분 나쁘잖아요... 근데, 알면서 왜 말했어. 성규의 말에 현민은 다시 한 번 몸을 수그린다. 잊어주세요!! 제가 다 잘못했어요!! 지금 사랑하는 건 성규 형 뿐인데, 정말이에요!! 바닥에 바짝 엎드려 속죄라도 하는 양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현민을 보며, 성규는 씩 웃는다. 애기야, 고개 들어. 성규의 말에 현민은 천천히 고개를 든다. 바닥에 몸을 바짝 붙이고 눈을 올려 눈치를 보는 현민이, 마치 주인 눈치를 보는 강아지 같다. 귀엽다고, 하여간. 성규는 현민의 몸을 들어올린다. 현민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성규를 빤히 바라본다. 


"형....."

"너가 마지막에 뭐라고 했게?"

"........뭐라고, 했어요...?"

"장동민보다, 김성규래. 그게 너의 진심이잖아. 난 그걸로 됐어."

"형...!"


현민은 매우 감격스러운 표정이다. 그런 현민의 입에 살짝 입을 맞댄 성규는, 현민의 눈을 빤히 바라본다. 그나저나 누가 어제 술이 취해버려서, 난 애인이랑 자지도 못했어. 벌로, 지금 한 번 어때? 성규의 개구진 말투에, 현민은 고개를 끄덕인다. 현민이 응하자마자, 성규는 현민의 어깨를 바닥으로 떠민다. 














"저거 또 왔네."


진호가 으르렁대자, 밥을 입에 밀어넣고 있던 요환이 고개를 든다. 문가를 바라보니, 현민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동민은 잠시 현민을 보더니, 어깨를 으쓱 한다. 그리고는 자신이 자르던 스테이크에 집중한다. 현민은 경쾌하게 걸어오더니, 동민의 앞에 털썩 앉는다. 아, 왜 내 옆에 앉아. 진호가 으르렁대자, 현민은 내 맘인데요. 라고 내뱉는다. 그러나 눈은 그릇만 바라보는 동민에게 향해있다.


"이따 세 시에 가기 뭐해서, 아예 형이랑 같이 점심이나 먹고 갈까 해서 와봤어요. 역시 있네요."

"까불지 말고 앉았으면 주문이나 해."


동민의 말에, 현민은 무안한 듯이 메뉴판을 집어든다. .....저도 동민이 형거, 닭고기 스테이크요! 자신과 같은 메뉴를 시키는 현민에, 동민은 고개를 들고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너 원래 오므라이스 먹었잖아. 그냥 맛있어 보여서요. 현민이 아무렇지 않은 듯 대꾸하자, 동민은 허어... 하고 입을 벌린다. 둘이 아무런 말도 이어가지 않자, 현민의 옆에 앉아있던 진호는 현민을 툭 친다.


"세 시에 어딜 가?"

"동민이 형이 안 말해 줬어요? 저 이제 동민이 형네 회사에서 디자인 부서 아르바이트 해요. 프로그램 좀 배우려고 과외 받으러 가요."

"...뭐라고? 고등학교 중퇴 주제에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의 진호이다. 워낙 제 실력이 좋았나보죠. 현민의 잘난 척하는 말투에, 그 표정은 곧 재수 없다는 표정으로 싹 바뀐다. 오오, 오 환자님. 대단해! 요환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현민에게 내민다. 아, 쫌. 진호가 테이블 밑으로 요환의 정강이를 걷어찬다. 요환이 낑낑대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데, 동민이 현민에게 말을 건다.


"너 타블렛은 필요한 거 같아서 중고로 하나 사 놨어. 말이 중고지, 딱 두 번 썼대. 한 번 작동시켜 보니까 부드럽게 잘 그려져. 이따 가서 확인해 봐."


무심한 듯한 동민의 말투 안에는 은근하게 챙겨주는 뉘앙스가 가득하다. 그것을 알아챈 진호는 동민을 가만히 째려본다. 아니, 저럴 거면 지 옆에서 스토커질 할 때 붙잡아놓지. 보내놓고 왜 저렇게 챙기질 못해서 안달이야?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안 된다. 한편, 현민은 동민의 말에 말을 잃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성규와 붙어있을 때는, 성규가 마치 이 세상의 중심 같았다. 평생 성규만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느껴졌다. 그런데 동민의 말 한마디에 단단히 쌓았던 현민의 벽은 녹아내렸다. 다정한 말투도 아닌데 조금이라도 챙겨주면, 나는 왜 이렇게 자꾸 흔들리는지. 현민은 줏대 없는 자기 자신이 짜증난다. 마인드 컨트롤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현민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동민의 앞에서 성규 이야기를 꺼낸다.


"참! 형네 집에 가는거, 제 남자친구한테 말했어요. 쿨한 척은 하는데, 조금 질투하는 것 같아요."

".......그럼, 애인이 다른 사람 집 가서 단둘이 있겠다는데. 세상 누가 좋다고 오케이를 하냐."

"전 좀 더 질투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절 사랑한다는 증거잖아요."


현민의 밝은 목소리에, 동민은 애꿎은 스테이크만 조각낸다. 이미 충분히 작게 잘라놓았는데, 거기서 더 작아질수가 있는건지. 힘을 주어 나이프로 지익 찢어버리자, 아예 닭고기 스테이크는 윗껍질과 고기가 분리되어 버린다. 칼로 음식을 난도질을 하는 동민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진호는 다시 한 번 현민을 툭 친다. 아, 아파요. 현민이 투덜대자, 진호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진다.


"아무도 니 연애 같은 거 안 궁금해."

"그냥 말하는 거에요. 첫 연애라 말하고 싶어서."

"그럼 화장실 가서 변기 붙잡고 말해. 우리 셋 다 안 궁금한데 왜 혼자 난리야."


진호의 날 선 말투에, 현민도 진호를 노려보기 시작한다. 항상 진호는 동민의 곁에서 동민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그걸 모를 것 같아? 당신도 나만큼이나 장동민 옆에서 원하고 있었잖아. 그런데 멍청하게 그냥 기다리고만 있었어, 뭘 하지도 않고. 그게 다지. 그런데 겁쟁이 주제에 애꿎은 나한테 짜증이야. 현민도 신경이 날카로워져, 진호를 계속 노려보고 있었다. 어어, 이거 분위기가 왜 이렇게 됐어. 요환은 가만히 밥을 먹다가,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지자 말려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입 안으로 남은 밥을 모두 쑤셔넣었다. 그리고는 둘에게 손을 휘저었다.


"...........왜요."

"말로 해요."


두 사람은 이제 말을 하지 않고 손을 마구 휘두르고 있는 요환을 노려본다. 왜 이러는 거야, 말을 해요. 진호가 불퉁하게 말하자, 요환은 자기 입을 가리킨다. 밥을 다 쑤셔넣은 탓에, 볼이 미어터지기 직전이다. 이런데 어떻게 말을 하냐구요!! 한심한 요환의 꼴에, 진호와 현민은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요환의 볼을 바라본다. 이런 분위기에, 동민은 조용히 진호를 바라본다.


"너, 이 바보 의사 양반 데리고 나가라."

".....뭐?"

"보아하니 밥도 다 드셨겠다, 나가라고."

"내가 왜 같이 나가."

"곧 결혼할 처지 아닌가? 둘이 분위기 좋아보이더만."


동민의 빈정댐에, 진호는 표정이 안 좋아진다. 항상 요환과 진호랑 셋이 밥을 먹을 때, 동민은 진호에게 매일 같이 빈정댔었다. 요환이 자신의 집에서 밥을 먹고 난 이후로는, 빈정댐의 강도가 더 강해졌다. 결혼하겠네, 아주. 애는 몇 낳아? 집들이 선물은 유모차로 되려나? 그렇게 내가 누구랑 잘 되는게 마음에 안 들면 형이 가지면 되잖아. 진호는 이를 악 물더니, 요환의 팔을 붙잡는다. 요환은 아무런 힘도 못 써보고 진호에 의해 끌려나간다. 진호의 뒷모습을 보며 현민은 으르렁댄다.


"항상 왜 나만 보면 시비인지 모르겠어요."

"밥상머리에서 어지간히 까불어야지, 너가."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현민은 억울한 듯이 동민에게 말한다. 동민은 현민의 얼굴을 잠시 바라본다. 사실은 쟤보단, 나한테 잘못하는 거지. 자꾸 너 남자친구 얘기만 들으면 내가 힘들어진단 말이야. 이런 사람한테 자꾸 염장을 지르니, 당연히 잘못이지. 그러나 동민은 그런 얘기를 할 수 없었다. 그저 종업원이 가져온 음식을 가리키며, 빨리 먹고 공부나 하러 가자고 말하는 것이. 지금 동민이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마음 속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올까봐, 온 몸이 긴장되어 동민은 밥을 먹으면서도 불편했다.


하지만 장소를 옮겨봐도, 동민은 계속해서 불편했다.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자신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다루는지 빤히 보는 현민이었다. 조금이라도 몸이 닿을까봐, 동민은 온 몸에 힘을 주고 앉아있었다. 아, 이러다 담 걸리겠네. 동민은 한 번 니가 해 봐. 라며 자리를 벗어났다. 자기 옆에서 멀어지는 동민을 바라보다가, 현민은 한숨을 쉬었다. 옆에 앉아서 스킨십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그 동안 만져대고 빨아대던 게 익숙해서 그런가. 집중하려 해 봐도, 신경은 자꾸 옆에서 움직이며 말을 하는 동민에게 쏠렸다. 이러면 안 되지, 나는 이제 남자친구가 있다고!! 현민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더니, 타블렛을 꾹 쥔다. 집중하자, 오현민, 집중해!! 그런데 집중을 잘 못해서 그런가. 그림은 수월하게 그려지는데, 채색 툴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아씨, 어디 있어.."

".....이거?"


아 깜짝이야. 어느새 다시 온건지, 동민은 모니터로 가리킨다. 아, 네. 감사해요. 현민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꾹 누르고 할 일에 집중한다. 동민은 가져온 음료 하나를 현민의 앞에 내려놓는다. 너 집중 하나도 안 하는 거 같아서 가져왔다. 먹고 정신차려. 동민의 말에 현민은 어, 어 네!! 라고 더듬거리며 바로 타블렛을 놓는다. 음료수 뚜껑을 열고 한 입 마시는데, 급하게 마셔서 그런지 한 방울이 현민의 목선을 타고 들어간다. 동민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현민의 목을 닦는다. 뜨겁고 부드러운 촉감에 동민은 익숙했던 열망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현민도 마찬가지였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상태에서, 현민은 동민의 손길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둘은 눈을 마주치고 몇 초간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러다 현민이 음료수를 내려놓고 다가오자, 동민은 눈을 감았다. 예전과 같은 패턴으로 입을 열고, 혀가 얽히고, 고개를 튼다. 곧 동민이 현민의 목으로 고개를 가져가자, 현민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동민의 중심에 가져간다.


"하.....하아......"

"아흐, 혀엉. 아아........."


목을 애무하는 것만으로도 현민의 것은 아플 정도로 바짝 서있다. 현민의 가벼운 손길에, 동민의 것도 바짝 서기 시작했다. 곧 동민은 입을 떼고 현민의 윗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현민은 귀찮다는 듯이 옷을 급하게 벗어던지더니, 동민의 바지 버클을 급하게 벗겨낸다. 곧 드러난 동민의 것이 현민의 입으로 들어가자, 동민은 한숨을 쉬며 현민의 입 안을 느꼈다. 역시나 같은 패턴이었다. 입으로 먼저 넣어 적당히 세운 다음, 혀를 내어 뿌리부터 훑어올린다. 곧 거칠게 입으로 추삽질을 하면, 동민은 입술을 깨물고 신음을 참다가 현민을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는 한 손으론 현민의 것을 애무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현민의 뒤를 부드럽게 풀기 시작했다. 현민이 다리가 풀리자, 동민은 가볍게 책상에 현민을 앉혔다. 동민이 준비해 둔 디자인 기획 도안이 담긴 종이들은 바닥으로 아무렇게나 뿌려졌다. 그러나 둘은 신경쓸 겨를이 없다.


"하으.....네, 그렇게.... 아응."

"알아, 이렇게잖아."


동민이 긴 손가락으로 안을 헤집자, 현민은 동민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는다. 그리고는 동민의 귀를 가볍게 깨문다. 항상 귓바퀴를 쓸어내리듯 가볍게 깨물다가, 점점 귀 안으로 혀로 건들면 동민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삽입을 시도했다. 오늘도 현민이 귀 안쪽을 핥자, 동민은 참을 수 없다는 듯 현민의 바지를 벗기더니 던져버린다. 곧 속옷이 현민의 오른쪽 발목에 달랑달랑 매달리고, 동민은 그렇게 현민의 안으로 들어섰다. 이젠 두 번 다시 느껴볼 수 없을 느낌이었는데, 강하게 끼워맞추어지는 느낌에 동민과 현민 모두 등줄기가 짜릿하다.


"아아아!!!"

"하아, 하아....."


동민이 허릿짓을 시작하자, 현민은 동민을 강하게 껴안는다. 허릿짓에 속도가 붙을수록, 현민은 책상을 더욱 강하게 붙잡았다. 책상 다리는 격하게 흔들렸고, 삐걱거리는 소리는 현민의 신음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동민은 잠시 자신의 코앞에서 입을 벌리고 신음하는 현민을 바라보다가, 빨아들이듯 현민의 입을 탐했다. 동민이 박는대로, 현민의 입에서는 신음이 터져나왔다. 


"아, 응, 하, 아윽, 아앙!!"

"하아, 현민아, 으, 하아, 아아...."


현민은 동민이 자신을 부르자, 쾌감이 더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아, 형, 너무 좋아, 더 불러줘. 현민은 정신을 차릴수가 없어, 팔을 더 넓게 벌려 책상을 꽉 잡는다. 그러자 자신이 열어놓았던 음료수가 책상 아래로 떨어진다. 곧 달달한 냄새와 함께 음료수는 책상 밑에서 강을 이룬다. 하지만 둘은 멈추기는 커녕, 더욱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민은 현민의 다리를 자신의 어깨에 얹더니, 공중으로 현민을 들어올렸다. 현민의 몸이 아래로 쏠리면서, 동민의 것은 더 깊숙하게 현민의 몸 안으로 들어왔다. 그 쾌감에 현민은 동민의 팔을 쥐어뜯을듯이 강하게 잡았다. 동민은 현민의 허리를 두 손으로 잡더니 강하게 아래로 찍어누르기 시작했다.


"아앙, 동민이 형, 아아!! 더 세게, 하아, 아앙!!!"

"흐으, 하아, 현민아, 아아!!!"


둘의 신음은 점점 소리가 커졌다. 동시에, 교접한 부분에서도 찌걱대는 소리가 커졌다. 그렇게 교성과 끈적이는 소리는, 떨어진 음료수가 바닥에 굳어버릴 때까지 그치지 않고 이어졌다.












"......하아....."


경훈은 준석의 몸 속에서 자신의 것을 빼낸다. 곧 준석은 침대 위로 풀썩. 쓰러진다.


이 둘은 그 날 이후, 하루에 두 번씩 몸을 섞었다. 처음에 준석이 경훈을 범하듯 섹스를 한 것은, 단순히 경훈이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것에 대한 좌절과 그에 따른 분노였다. 그런데 둘이 몸을 섞은 다음날, 이번에는 경훈이 준석 위에 올라타 준석을 범했다. 자신을 버린 연인에 대한 배신감에서 오는 분노는, 아무도 자신을 원하지 않을 거라는 자괴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자신의 것을 받아들인 준석에 대한 애착으로 변했다. 준석은 자신의 안으로 거칠게 밀고 들어오면서, 엄마를 찾듯 자신을 우는 소리로 찾는 경훈의 신음 소리를 들었다.


"으윽, 흐윽, 준석아, 으윽."


이런 경훈이 너무 안쓰러워, 준석은 경훈을 거절하기는 커녕 가볍게 입을 맞추어주었다. 굳이 우는 소리를 내지 않아도, 경훈을 사랑하는 준석은 받아들였을테지만. 그런데 그 날부터 경훈은 바에서 딱히 남자를 건지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준석에게 입을 맞추어왔다. 그리고는 준석을 눕히고는 끈적하게 허리를 돌려댔다. 준석은 경훈과 섹스를 하면서도 대체 이건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자신이 바랬던 상황은 연인인데, 경훈은 준석에게 푹 빠져있기 보다는 플랜B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거 뭐야, 완전 섹파잖아? 준석은 허망한 생각이 들어 침대에 앉아 콘돔을 빼내는 경훈을 바라보았다. 


"야."

"어엉?"

"....우리 벌써 섹스 10번 했어."

"....와 세상에, 벌써 그렇게 됐나? 하긴 그렇지, 너랑 하게 되면서 산 콘돔만 3개째니....악!!!"


경훈이 순진한 목소리로 손가락을 하나씩 접자, 준석은 더는 봐 줄 수 없다는 듯 경훈의 등짝을 세게 내리쳤다. 아악!! 왜 때려어!!! 경훈은 벌떡 일어나 억울한 듯 준석에게 소리쳤다. 너가 억울해? 너가???? 준석은 씨이, 하고 경훈을 노려본다. 곧 준석의 눈에는 물이 차오른다. 경훈은 아 왜때려!! 라며 억울한 표정이다가, 준석이 울기 시작하자 멍해진다. 어.......어 왜울어!! 나, 나 뭐 잘못한 거야?? 경훈이 걱정하기 시작하자, 준석은 아예 통곡을 하기 시작한다.


"왜, 왜 그래...!! 너, 너무 아프게 했어??"

".....씨이, 너 미워!!!"


진짜 싫어, 이 금사빠야!! 쓰레기 금사빠야!!! 왜 나한테만 금사빠가 아닌건데!! 준석은 이불이고 베개고 경훈을 향해 집어던진다. 아야!! 아... ........뭐? 경훈은 이불을 뒤집어쓰다가, 준석의 말에 멈칫 한다. 뭐라고? 경훈이 되묻자, 준석은 뚝뚝 울면서 말한다.


"나는, 나는 별로야? 그래서 나는 이렇게 너랑 많이 자는데, 넌 나한테 조금도 마음이 안 생겨?"

"..........준석아?"

"근데 왜 자꾸 나랑 자? 이거 희망고문 아니냐? 아니면 내가 그렇게 쉬운 사람 같아?"


준석의 말에 경훈은 잠시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 .........어, 그러니까 지금 너가 하는 말은.... 그게... 경훈이 어버버거리자, 준석은 소리를 버럭 지른다.


"그래, 나 너 좋아한다!!"


준석의 말에 경훈은 그대로 굳는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항상 붙어다녀서 친구로만 생각했던 준석이, 자신의 곁에서 계속 다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니. 너무나 의외여서, 경훈은 눈을 크게 뜨고 준석을 바라본다. 경훈의 눈에서 의외라서 놀랐다는 마음을 읽자, 준석은 더욱 비참해졌다. 그래, 내가 조금이라도 괜찮은 사람이면 쟤가 몇 번 자고 나를 꼬시려고 했겠지. 그냥 섹스용으로 냅뒀겠어. 이런 생각이 들자, 준석의 마음 속에는 그동안 억눌러왔던 자기비하가 다시 퍼지기 시작했다. 내가 별로라는 걸 이런 방법으로도 깨닫는구나. 내 인생은 왜 이러냐. 


".......진짜?"

".................."

"아, 아니. 대체, 언제, 왜?"

".......좋은데 꼭 이유가 있어야 되냐????"


준석은 이제 경훈의 옷가지를 주워 집어던졌다. 다 가져가, 다 가져가고 여기서 당장 나가!!! 준석이 갑자기 자신을 문으로 떠밀자, 경훈은 상당히 당황했다. 아니, 저기, 나 아직 속옷도 못 입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준석은 현관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는 경훈의 옷, 양말, 신발까지 문 밖으로 다 던져버린다. 자신의 속옷을 꼭 붙잡고 있던 경훈조차도 문 밖으로 떠밀어 버린다. 주, 준석아...!! 다급하게 자신을 부르는 경훈을 잠시 노려보더니, 준석은 문을 닫아버렸다.
















곧 도착해요. 현민의 메세지에 성규는 바로 건물 1층으로 뛰어내려갔다. 현민은 오늘 하루 거의 연락이 되지 않았다. 처음엔 그래, 프로그램을 배우는 거니까. 잘 배우고 있어서 핸드폰을 못 보는 거겠지. 라고 생각하며 성규도 자신이 할 일에 몰두했었다. 그러나 저녁 8시가 넘자, 성규는 불안한 마음에 다리만 달달 떨어댔다. 연락도 없고, 대체 장동민이라는 사람 집에서 뭘 하는 건지. 아무런 일도 없을거야, 라고 중얼거리지만 핸드폰만 바라보며 입술을 물어뜯었다. 9시가 되자, 이제서야 출발한다는 현민의 메세지가 왔다. 그런데 30분도 채 안돼서 도착한다는 것이다. 원래 한 시간 정도 걸리는데? 상당히 빨리 오네, 라며 성규는 1층 문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에서 오는 건지 지하철 역에서 오는 건지 물어보기 위해 현민에게 전화를 걸 양으로 핸드폰을 켰다. 그런데 미처 전화를 걸기도 전에, 저 쪽에서 차 하나가 이쪽을 향해 느리게 다가왔다. 그리고 조수석에서 내리는 건.... 현민이?


"내일은 그냥 세 시에 갈게요."

"........그래. 수고했어."


현민이 운전석에 앉은 사람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이자, 차는 곧 골목을 내달려 사라진다.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좋은 차에서 현민이 내리자 성규는 얼떨떨하다. 이래서 일찍 온 건가. 현민은 사라져가는 차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자신을 마중나온 성규를 발견한다. 형!! 현민은 성규를 향해 달려왔다. 성규는 잠시 현민을 무표정하게 내려다보았다.


"연락도 없고, 게다가 저 사람. 장동민 아냐? 너 태워준거야?"

"....나 오늘 수고했다고, 피곤할까봐 그냥 태워주신거에요. 연락은... 내가 도구나 프로그램 다루는 거 배우느라고 할 수가 없었어요."

"그냥? 저 사람, 너가 예전에 좋아했었다는 거 뻔히 안다며. 그런데 그냥 태워줘?"


성규의 날선 말투에, 현민은 잠시 멈칫한다. 성규는 몹시 굳은 표정이다. 잠시 성규를 바라보더니, 현민은 배시시 웃으면서 성규의 허리를 감싸안는다.


"뭐하는 거야. 나와, 나 화났어."

"우리 자기가, 나 질투도 해주는구나. 헤헤헤 - "

"뭘 잘했다고 웃어, 내일도 보내야해서 짜증나는구만."

"잘못했어요... 대신 내일 점심 맛있는거 만들어주고 갈게. 화 풀어주세요, 응??"


현민은 말꼬리를 늘리며 성규의 품으로 파고든다. 혀엉아아 - 결국 성규의 표정은 무너졌고, 입꼬리를 올리는 성규를 보며 현민은 미소를 짓는다. 헤헤, 질투다, 헤헤. 해맑은 현민을 보면서, 성규는 현민의 볼을 꾸욱 꼬집는다. 아야!


"알았어. 대신 이거 하나는 약속해."

"뭘?"

"한 시간마다 한 번씩 카톡해. 오늘 6시간이나 연락 없어서, 내가 얼마나 속탔는 줄 알아?"

"아, 그건 진짜 미안........ 오케이! 꼭 지킬게요!"


그럼 약속해. 성규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현민을 고개를 끄덕인다. 고개 말고 약속해! 성규가 투정을 부리자, 현민은 바로 새끼손가락을 건다. 여기요, 약속!! 하여간, 못 당하겠다니까. 성규는 현민의 허리를 끌어안고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키 차이가 많이 나지도 않건만, 성규는 현민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 미소를 지은 입가가, 죄책감으로 구겨져 가만히 입술을 물어뜯는 것을. 찰나의 시간에 변해버린 표정을 보지 못한채, 성규는 현민을 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었다.
















진호는 입고 있던 후리스의 지퍼를 더욱 세게 끌어올렸다. 벌써 겨울이라도 됐다는 건지, 밤바람은 차갑게 진호를 휘감는다. 진호가 추워한다는 것을 느끼고 요환은 진호의 손을 잡는다. 차가운데, 안으로 들어갈까요? 요환의 제안에 진호는 고개를 세차게 내젓는다.


오늘은 진호와 요환 둘 다 야근이 있는 날이다. 자신이 야근을 하는데, 웬일로 동민에게 연락이 없자 진호는 시무룩해졌다. 야근하는 날 집에 바로 들어가 본 적 없는데. 이대로 들어가긴 아쉬워 진호가 바로 요환에게 연락을 한 것이었다. 우리 커피 한 잔 마시고 들어가자고. 그렇게 둘은 진호네 집 근처 까페의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대체 이렇게 추운 날에 왜 야외에서 마시는지 요환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첫 눈이 오기 전까지는 암묵적으로 동민과 항상 이 자리에서 커피를 마신 진호는, 아직은 야외에서 마셔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다 진호씨 감기걸려요."

"라떼가 따뜻해서 괜찮아요. 버릇이 들었기도 하고."

"버릇? 무슨 버릇이요?"

"맨날 동민이 형이랑 야근하고 나면 이 자리에서 커피 한 잔 마셨었거든요. 아무리 날이 추워도 따뜻하게 입었음 입었지, 첫 눈 오기 전까지는 절대 안으로 안 들어 갔어요. 하여간 그 사람, 고집도 그런 고집이..."

"진호씨."


요환의 낮은 목소리에, 이야기를 이어가려던 진호는 입을 다문다. 요환은 잔을 내려놓더니, 진지한 눈빛으로 진호를 바라본다. 항상 순한 미소만 짓고 있던 요환이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어딘가 기가 눌리는 진호였다. 네? 진호가 대답하자, 요환은 한숨을 내쉰다.


"진호씨는 왜 이렇게 동민씨한테 벗어나지를 못해요."

"그게 무슨 ... 무슨 말이에요."

"진호씨 처음 봤을때부터 동민씨한테 붙어있었어요. 처음엔 그냥 친한 친구구나, 하고 넘겼죠. 그런데 진호씨가 동민씨를 바라보는 눈빛이나, 평소 이야기 하는 것에서 알아차릴 수 있었어요. 진호씨가 동민씨를 어떻게 보는지."


왜 난 계속 주변 사람들한테 들키는가. 진호는 속상해졌다. 항상 접자, 접자 라고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며 동민을 대하는데. 대체 왜 주변 사람들은 다 진호의 마음을 읽어버리는지. 그 정도로 주체가 안 된다, 이건가. 진호가 한숨을 푹 쉬자, 요환은 진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사실 저, 모르는 척 했어요. 오늘 낮에 점심 때 진호씨가 현민이한테 화낼때도, 사실 나도 기분 나빴는데 말렸다구요."

"요환씨가요? 왜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 때문에 화내고 있는데, 기분 나쁘죠."


아. 그렇구나. 진호는 동민을 위해 화가 났었다. 그런데 요환은 그걸 파악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진호가 동민에게 감정이 있는 것을 알아버려서, 요환도 나름 화가 난 것이다. 그래도 용케 화난 티를 안 내고 잘 중재해주려 애썼네. 진호는 고마우면서 미안해진다.


"그랬구나...."

"....이제는, 동민씨한테 신경 꺼요."

".................."

"이만하면 천천히 다가간거 맞죠? 나 이제 고백할래요. 나 도저히 못 참겠어."


요환은 진호의 손을 강하게 잡는다. 진호는 잠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더니, 눈을 들어올려 요환을 바라본다. 설마? 진호의 눈빛에 요환은 고개를 끄덕인다.


"나 진호씨 진짜 많이 좋아해요. 나랑 사귀어 줄래요?"


결국에 들어버렸다. 진호는 아무 말 없이 요환의 눈만 응시했다. 문득 후리스 안쪽에서 열이 나오는 것을 느낀다. 이제, 조금은 덥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솔로 주제에 세 커플이나 쓰려니

참 외롭다....

참 외롭다....

참외....

참외다.....

나는 참외다....


그래도 일요일이니까 달려야지. 참외갓은 두 주먹을 불끈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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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
아 이런 전개 겁나 좋아요. 이건 옳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여기서 임이 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 다 알면서도 기다려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정다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규 너무 불쌍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지만 계속 불쌍했으면 좋겠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겁나 발린다 진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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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2
으아아아앙아ㅏㅏ 선댓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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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7
선댓남겨놓고 이제야 제대로 다읽고 감상평 이제쓴다ㅠㅠ 아 드디어 임이 고백했네ㅠㅠㅠㅠ 임 진짜 매력터지는거같아 웃는얼굴 막 상상돼 콩 설레겠다.. 임콩 행쇼하세여!!! 찌석은 눈치없는 찌 때매 석이 속터지네ㅠㅠㅠㅠ울디망 ㅠㅠㅠㅠ 이제 색다르게 진전하면 좋겠다.. 근데 임콩 찌석 사귀면 장이 뭐라고할까 그것도 궁금ㅋㅋㅋㅋㅋㅋㅋ 현민이 성규를 두고 장이랑 ㅠㅠ... 물론 보는 우리는 좋지만(ㅇㅅㅁ) 규현민 걱정된다 서로 상처받을까봐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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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3
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쓰니야 진짜 사랑해 ㅠㅠㅠㅠㅠ 진짜 재밌어 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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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4
첨부 사진맞아 나도 솔로인 주제에 3커플의 염장을 보고있으니 참 외롭지만.. 하지만 행복해ㅠㅠ 난 연애 안해도 되니까 3커플 모두 나 대신 행복하란말이야ㅠㅠㅠ 더 행복하라고ㅠㅠㅠ 고난과 역경은 얼른 이겨내라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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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5
무려 세커플 ㅎㅎ 얼른 고난의 시간이 끝나고 다들 행복해졌음 좋겠다. 역시 참외인 나갓은 이 글을 보며 외로움을 이겨봐야지 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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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6
임 고백에 마음이 따땃해지려다 역시 참 외로운 나갓을 깨닫고 짜게 식었다..... 그래도 괜찮아!! 여긴 대리만족을 위해 있는 곳이쟈느? 쓰니갓이 금글들 올려줘서 난 행복해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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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7
나도 솔로지만 너갓 매일 이렇게 일인일연재해주면 학생인 내가 너무... 좋아요 좋아!!! 너갓은 정말... 갓갓갓!이야ㅎㅎㅎㅎ장오는 어떻게 되나요!! 너무 궁금합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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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8
ㅠㅠㅠ너갓덕분에내가 진짜산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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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9
으앙ㅠㅠ 기다렸다ㅠㅠㅠ 현미니 여우가 된 건가 왠지 레드.. 레드...가넷 마자 지금의 현민이가 레드가넷에서 맘 먹고 꼬시려고 한다면 1화의 장처럼 몰릴 것 같다 으으ㅠㅠ 왠지 성규가 불쌍하지만... 장오도 행복해져 보자 우엥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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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0
진짜 고마워 갓아ㅠㅠㅠ 분량 겁나많아서 어디서부터 남겨야할지 모르겠지만 생각나는거부터 쓸게

오현민 나빠ㅠㅠㅠㅠ 성규 불쌍해ㅠㅠ 성규입장에서보면 진짜 애타겠다.. 오현민 나쁨ㅠㅠㅠㅠㅠ 남친도있으면서 첫사랑이랑 잠을자고말이야ㅠㅠ 완전 바람이잖아ㅠㅠ 근데 나쁘게만은 볼수가없다ㅠㅠㅠㅠ 사실 장동민이 가장나쁘다ㅠㅠㅠㅠㅠ 애데리고뭐하는거야ㅠㅠ 아예 데려가던가ㅠㅠㅠ 미련을 주지말던가ㅠㅠ 그리고 김경훈도 나쁨ㅠㅠㅠㅠ 그게뭐야ㅠㅠㅠ 섹파도아니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임콩 잘돼서 다행이다ㅠㅠㅠ 진짜 뒷내용 궁금함ㅠㅠㅠ 둘이 얼마나 이쁘게사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현민이는 진짜 생각할수록 나쁜캐다... 주인공 버프때문에 불쌍해보이는거지 내 관점에서는 나빠ㅠㅠㅠㅠㅠㅠ 아 혹시 쓰니갓 마음 상한거 아니지...? 그냥 내 생각은 이렇다고 한건데 생각해보니까 쓰니갓 맘상했을수도 있겠네... 그런 의도는 진짜 아니었어ㅠㅠ 그냥 드라마보면서 욕하는 아줌마같다고 생각해줘ㅠㅠㅠㅠ 현민이 싫어하지 않아ㅠㅠㅠㅠ 얼른빨리 규현민/장오 의 늪에서 현민이가 마음 정하길ㅠㅠㅠㅠㅠ 찌석도 빨리 해결되길ㅠㅠㅠㅠ 오늘도 좋은글 고마워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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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1
혼란.. 장도좋고 규도좋고... 혼란스러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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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2
아이고ㅠㅠ 장오도 찌석도 한숨나오는 상황이구나ㅠㅠㅠ 극심한 찌통을 그나마 임콩으로 이겨내뮤ㅠㅠㅠㅠ 이것드라 상처주지말고 얼른 좀 행복해져라!! 쓰니야 너는 더럽..♡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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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3
장오 본능대로 행동하는거...성규한텐 미안하고 나쁜건데 어쩔수없이 응원하게되네. 간만이라 둘이 화끈하게 후후...경훈이는 방황 그만하고 옆에 준석이한테 정착 좀 해라ㅠㅠㅠㅠ 임 참 맘에 드는게 사람 좋을것같이 웃다가도 되게 어른남자같을듯한!(리아 빙의)
쓰니야 덕분에 일요일의 마무리가 좋다 헤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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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4
바로 전 편까지만 해도 장오를 밀었는데... 김성규 너란 남자 겁나 벤츠남.. 으윽 임 겁나 발린다발려ㅠㅠㅍㅍㅍ 사랑해사랑해ㅠㅠㅠㅠㅠㅠ 찌석 서깅이 왜이렇게 슬프지..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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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5
월요일을 행복하게 맞이할수 있게 되었다 너갓 항상 내가 사랑한다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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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6
아니근데 성규현민 왤케발리냐...입덕함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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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8
글구 쓰니야 궁금한게 있는데 현민이는 자기가 어쩌다가 머리다쳤는지 모르지? 글구 장오 다시만나기까진 시간이 얼마나 흐른거야?? 사람들 나이는?? 궁금한게 많당 ㅎㅅ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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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갓
어헣.....글솜씨가 부족크해서 이런일이...ㅠㅅㅠ 글사이사이에 힌트를 넣는다고넣었는뎈ㅋㅋㅋㅋ미안...★일단 현민이는 6주정도입원했는데 입원의이유는 아직 모름!! 장29 찌석콩28 오18 임 30대중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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