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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손등이 따가운 느낌에, 경훈은 손등을 문지른다. 하얀 손등에 빨간 점이 남았다. 야, 괜찮냐? 친구 녀석은 담배를 피다 말고 경훈을 내려다본다. 아이씨, 담배 털다가 불똥 튀었네. 


"그러니까 조심 좀 하지 그랬냐."

"낸들 조심 안하고 싶어서 안했겠냐?"

"이제 애인도 없는 놈이, 지 몸은 지가 지키고 살아야지."


친구 녀석은 툭 내뱉고는 다시 담배만 뻑뻑 피워댄다. 경훈은 계속해서 손등을 매만지면서, 송곳니로 담배를 지근지근 씹는다. 한 달이나 지나서 괜찮을 줄 알았던 마음이, 애인이라는 단어 한 마디에 비정상적으로 윙윙 거리기 시작한다. 스스로에게 그 동안 괜찮다고 걸었던 최면은,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름과 동시에 물에 씻겨져 나가듯 사라져버렸다. 미치겠다, 김경훈.


이준석에게 이별 통보를 한 지 32일째, 빨간 반점만큼이나 준석이 남긴 자욱은 경훈에게 아프게 남았다.







첫 만남은 별 것 없었다. 작고 귀여운 남자가 버스 안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얼굴은 빨개서, 한 잔 걸치고 집에 들어가나 보지? 퇴근 버스에 몸을 싣고 창 밖을 내다보던 경훈은, 창가에 비친 준석을 발견했다. 고개를 까딱거리며 준석은 위태롭게 서 있었다.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지 않았다면, 벌써 바닥에 나동그라졌을 것이다. 와, 취해서 자는 주제에 엄청 잘 매달리고 서있네. 경훈은 대놓고 준석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순간, 버스가 급격하게 우회전을 했다. 손잡이를 붙잡은 손이, 스르륵 풀어지더니 다음 순간 경훈은 하체 쪽에 엄청난 무게가 실리는 것을 느꼈다. 손잡이를 붙잡은 채로 자던 준석이 그대로 자신의 다리 위로 넘어진 것이다. 준석은 엎드려 앉은 꼴로, 경훈의 허벅지 위에서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으으.......뭐야아........"

"이거 제 허벅진데요."

"아?"


준석은 상황 판단이 되지 않는지, 반쯤 감긴 눈으로 경훈을 올려다보았다. 마른 가지에 불이 쉽게 붙어버리듯, 준석의 발그레한 볼은 너무도 쉽게 경훈의 마음에 불을 질러 버렸다. 순식간에 심장에 불이 붙은 경훈은, 무의식적으로 준석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속삭였다. 애인 있어요?


그 다음 진도도 불이 번지듯 엄청나게 속도가 빨랐다. 경훈은 하루가 멀다하고 준석에게 전화를 걸어댔다. 처음에 준석은 이렇게 과감하게 다가오는 경훈이 부담스러워 거리를 두려했다. 그러나 거리를 두면 둘수록, 경훈은 자꾸만 다가갔다. 나 괜찮지 않아요? 나 진짜 진국인데, 한번만 나랑 밥 먹고 판단해봐요. 준석씨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면 내가 멀어질게요. 경훈의 말에 준석은 에라 모르겠다, 한번 밥이나 먹지 뭐. 라는 생각으로 저녁 식사에 나갔다. 그리고 경훈처럼, 땅! 하고 빠지게 되었다 이 말씀. 결국 그 날 밤 둘은 사귀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둘은 잘 먹고 잘 살았답니다, 끝! 이라고 이야기가 끝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현실은 둘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서로를 잘 모른 채로 급격하게 맺은 관계는, 점점 시간이 지나갈수록 흔들리고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준석에게 시간이 나면 경훈이 바빴고, 경훈에게 시간이 나면 준석이 바빴다. 게다가 준석은 생긴 것과는 딴판으로, 그다지 귀여운 성격이 아니었다. 도도하고 새침하게, 혹은 무표정으로 경훈을 나무랄때가 많았다. 난 분명 귀여운 강아지 같은 사람을 원했는데, 이건 뭐 고양이이니. 경훈은 자신의 로망에 금이 가는 것을 느꼈다. 결국 사귄지 세 달 만에, 경훈은 준석을 불러내어 말했다.


"우리 이제 그만하자."

"........지금 장난해?"

"나 장난 아니야. 우린 안 맞는거 같다."


첫 느낌만으로는 연애를 할 수가 없었다. 현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게 불타올랐고, 탁탁 튀기는 불똥에 생채기가 나는 건 경훈과 준석 모두의 마음이었다. 이대로 끌고 가면 더 나쁘게 헤어질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경훈은 미련 없이 준석을 떠나갔다. 그러나 한 달만에, 경훈은 자신이 너무 성급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 맞는 것을 준석에게 티만 내고, 싸우기만 하고. 막상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경훈은 전혀 하지 않았었다. 그저 너와 난 달라, 이것으로 혼자 서운해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 그 누가 톱니바퀴처럼 달칵, 맞겠는가. 서로가 서로에게 맞아들어가도록 깎아내야 하는 노력과 시도를 필요로 하는 것이 연애인것을. 경훈은 이 사실을 준석 없이 일주일을 꼬박 지내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그러나 이제 그것을 알아봤자, 더 이상 준석은 없었다. 툴툴대며 걱정이 섞인 말을 내뱉던 통화도, 볼을 푹 찌르면 빨개져서 와락 화를 내는 모습도, 입을 맞추면 잠시 망설이다 다문 입에 힘을 풀던 느낌도. 


그 어떤 것도, 되살려내려 해봐도 흐릿하다. 어떡하지, 준석아. 너무 아픈데. 경훈은 눈물이 흐르도록 가만 내버려두며, 손등의 상처를 가만히 바라본다. 불똥이 튀어 난 상처는, 이제 벌겋게 부어올랐다. 하얀 살갗과 대비되어 더욱 새빨갛게 보인다. 너는 이 상처처럼 점점 더 또렷해지는데, 너는 이제 볼 수 없어. 나 이러다 제정신이 아닐 것 같아. 어떡해?








"병.신."

"맞다...그래."


친구의 욕지거리에, 준석은 끄덕였다. 맞아, 그게 바로 나야. 그래서 한달째 못 잊고 이러고 있지. 술잔을 또 비워내는 준석을 보며, 친구는 혀를 끌끌 찬다.


"그렇게나 괴로우면 연락을 한 번 해봐."

"나 싫다고 간 사람이야. 왜 연락을 하냐."

"넌 너 아픈 걸 좀 드러내면 안 되냐? 뭐, 친구들이나 가족들이나 다 의지좀 하고 그래. 오늘만 해도 마찬가지야. 내가 니네 집 불시에 안 쳐들어왔으면, 혼자 진상 밉상으로 질질 울면서 이 놈 사진 끌어안고 있는 걸 누가 알았겠냐?"

"혼자 이겨내면 되지, 뭐하러."


아이고 속 터져! 친구는 혼자 청승을 떨고 있는 준석을 보며 가슴을 탁탁 친다. 그러거나 말거나, 준석은 다시 술잔에 술을 따른다. 경훈이 그렇게 떠나간 후, 준석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침대에 누워 울기만 했다. 분명 처음에 따뜻한 목소리로 다가올 때는, 경훈은 마음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을 듯한 태도로 다가왔었다. 그 사람의 뜨거움에 휩싸여, 나도 오케이한 건데. 그런데 그 이후로, 언제나 바빠서 서로 제대로 보지를 못했다. 퇴근 시간은 지그재그로 어긋나, 회사도 한 시간 반 거리. 뭐 하나 들어맞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언젠가 경훈은 계속해서 준석과 사소한 것에서 부딪혔다. 그래도 사랑으로 이겨낼 줄 알았는데, 현실은 역시 힘들더라. 


준석도 사실은 알고 있었다. 이렇게 다가가면 저렇게 어긋나 당황해하는 경훈을. 자꾸만 만나지 못해, 한숨으로 끝내는 통화에 상처가 나 버린 서로의 마음을. 행복보단 생채기만 가득한 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그 끝을 알 수 없었던 준석이었다. 그래서 경훈이 까페에 자신을 혼자 남겨두고 돌아설 때, 잡지 못했다. 그 때, 실은 이제 내가 좀 더 맞춰주겠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너무 늦게 그 말을 하려 했었나보다, 너가 도망가는 걸 보니. 준석은 그렇게 마음을 잠궈버렸던 것이다. 그리고는 혼자서 이별의 아픔을 감당했다.


"그렇게 혼자 앓으면 누가 상이라도 준대?"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좋을게 뭐가 있어. 드러내봤자, 내 아픔을 완전하게 공감할 수 없을텐데."

"누가 이해시키고 설득하래? 기대라고."

"아픔을 전이시키는 것 보단, 차라리 묵혀서 썩혀버리는 게 나아. 굳이 세상에 드러내서 다른 사람들한테 동정의 눈빛 같은 거 받기도 싫고."


준석의 말에 친구는 짜증 반 안타까움 반이 섞인 표정이다. 그래그래, 너 잘났다, 이새꺄. 친구의 못마땅한 반응에도, 준석은 말없이 술만 마신다.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할 마음이면,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게 낫다. 그렇게 까만 재가 된 마음을 감싸고, 준석은 아픔에 입술을 깨문다.










술이 더 들어가면, 취하자마자 준석 생각에 눈물이 날 것 같아 경훈은 그대로 회식 자리를 나와버렸다. 더 늦기 전에 집에나 가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경훈은 비척비척 큰 거리로 걸어나간다. 택시나 잡아서 타고 가야지. 마침 빈 차라는 불빛을 내뱉는 택시를 보자마자, 경훈은 크게 두 팔을 휘두른다. 택시 아저씨이!! 여기요!! 택시는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급속도로 달려오더니 경훈의 앞에 덜컥 섰다.


"후...아저씨, 상암 MBC 쪽으로 가 주실래요?"

"아이고 술냄새야, 회식 있으셨나봐요."


예 좀... 기사의 말에 경훈은 멋쩍게 웃는다. 곧 택시는 내달리기 시작했다. 아직 9시밖에 안 됐는데, 거리에는 벌써 교통량이 많지 않다. 벌써 다 빠진건가. 집에 빨리가겠네. 경훈은 그렇게 생각하며 택시 좌석에 등을 기대어 창밖을 바라본다. 경훈 회사 근처의 거리가 보인다. 밤이 되면 조명이 은은하게 켜져, 밤에 걸을 때 분위기가 아주 좋다. 그 때문에 준석은 먼저 일이 끝나면 버스를 타고 이 곳으로 왔었다. 손 잡고 저기 걸으면서 이런저런 얘기했었는데. 준석의 생각을 하자마자 벌써 경훈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차올랐다. 아, 어떡하지. 곧 나 통곡할 것 같은데. 이별택시라는 노래에서는 어떻게 했더라. 기사 아저씨한테 미안하다고 했었나? 나도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애써 눈물을 참으며, 경훈은 준석과의 기억을 저 편으로 억누른다. ........준석, 이준석. ..........이준석?


경훈은 눈물 때문에 내가 헛것을 보는 건가 싶어 눈을 비빈다. 그러나 창 밖에 서 있는 건, 어두운 긴 코트를 입은 채 느리게 걷고 있는 준석이었다. 멍한 표정으로 천천히 걷고 있는게, 마치 준석의 귀신을 보는 것 같다. 어, 잠깐. 준석이 왜 여기있지. 경훈은 창 밖의 준석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믿기지가 않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여기 대체 왜? 그런데 택시는 앞으로 내달린다. 도로가 텅텅 비었으니, 기사는 신나게 악셀을 밟아 속도를 낸다. 자, 잠깐만요. 아저씨. 내려주세요.


"예?"

"저 여기서 내려주세요."

"아니, 이 사람이 장난하나. 탄 지 얼마나 됐다고..."

"두 배로 드릴테니까 내려줘요!!!"


경훈이 고함치자, 기사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인도 쪽으로 차를 댄다. 경훈은 표시된 요금을 바라본다. 뭐야, 3800원이구만. 경훈은 지갑에서 그대로 만원을 빼어 기사에게 건넨다. 잔돈 필요 없어요!! 그렇게 외치며 경훈은 차 밖으로 몸을 던지듯 내린다. 택시 기사의 투덜거림과 함께 택시가 사라지는 소리가 들리지만, 경훈은 이런 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저 작은 뒷모습만 멍하게 바라보며 서 있다. 준석은 비척비척거리며 둘이 걸었던 조명 밑을 천천히 걷고 있었다. 한 달 새에 어찌나 살이 빠졌는지, 몸에 꼭 맞던 코트는 이제 준석이 쏙 들어간 모양새가 되어있었다. 왜 저렇게 살이 빠졌어. 통통해서 귀여웠는데. 경훈은 정신없이 작고 마른 뒷모습을 향해 뛰어갔다.


오랜만이다. 이렇게 걷는 것도. 맨날 여기 걸을 때는 손잡고 걸었는데, 혼자 걸으니까 느낌이 또 다르네. 준석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발짝 한발짝 걷고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누가 엄청나게 내달리는 소리가 들렸다. 미처 뒤를 돌 새도 없이, 뒤에서 누군가 준석을 덮친다. 강하게 안겨오는 사람에게서 두 가지 냄새가 풍겼다. 하나는 술 냄새, 다른 하나는 익숙한 그 냄새. 준석은 그 냄새에 굳어 자신을 안은 팔을 떼어낼 생각도 못하고 강하게 안겨 서 있었다. 잠시 그렇게 안겨있자, 그렇게 듣고 싶었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왜 왔어.


"........걷고 싶어서."

"집도 멀면서, 집 근처나 걷지."

"........여기가, 걷고 싶었어."


준석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안 되는데, 오랜만에 나타난 주제에 추한 모습 보이기 싫은데. 그러나 닦을새도 없이, 준석의 얼굴에서는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똑, 하고 눈물은 경훈의 손등에 떨어졌다. 그런데 하필 떨어진 부분이 불똥에 다친 부위였다. 아야!! 경훈은 순간 팔을 급하게 폴며 자신의 손등을 감쌌다. 준석은 깜짝 놀라며 경훈의 품에서 벗어났다. 몸을 돌리자, 경훈은 손등을 부여잡고 있다. 


"왜, 어디 다쳤어?"

".........나 여기, 저번에 담배피다가 불똥에 튀어서...."

"....너 아직도 담배 피워? 내가 너 담배 끊으랬지. 안 그래도 가격 올라서 그 난리인데, 너 넓은 데로 이사가려면 담뱃값 줄이고 돈 모아야지!"

"여전하네."


쏘아대는거. 경훈은 자신의 손을 붙잡은 채 씨익 웃는다. 준석은 눈물을 매달고 잔소리를 쏘아대다가 아차, 싶어서 입을 다문다. 경훈은 한 달만에 보는 준석의 얼굴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다가 핼쑥해진 얼굴을 보자, 마음이 다시 쿡쿡 쑤시기 시작했다. 내가, 그렇게나 통통하고 귀여웠던 사람을 이렇게 초췌하게 만들었구나 싶어서. 경훈은 준석에게 다가서며 두 손으로 살며시 준석의 얼굴을 감싼다. 원래 이렇게 감싸면 통통한 볼살이 들어찼는데, 지금은 손과 얼굴 사이에 공간이 제법 남는다. 그 사이에 얼마나 빠진거야, 싶어 경훈은 속상해진다.


"준석아, 나 할말 있어."

"..................."

"저기, 나....."

"나, 나 먼저 할래."


준석은 다급하게 경훈의 말을 막아선다. 우리 다시 만나자, 라며 미안하다고 하려던 경훈은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왜 그러지, 내가 사과하는 것도 듣기 싫은가...? 그럼 어떡하지? 경훈은 준석의 눈을 들여다보며 불안감에 휩싸인다. 준석은 잠시 눈을 굴리더니, 경훈을 올려다본다.


"헤어질 때, 못했던 말인데..."

"..........응?"

"...........나 앞으로는, 너가 원하는 모습에 맞춰갈게. 마음에도 없는 틱틱대는 말 줄이고..."

".............."

"일 일찍 끝나면 여기 다시 오려고 노력도 하고.........그럴테니까."

"................"

"나랑, 다시 시작하자."


그러면 안 돼? 떨리는 목소리에, 준석의 두 눈에서는 다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항상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고, 거울을 보며 속으로만 연습했던 말이다. 입 밖으로 내어 말해본 적이 없어, 목소리는 듣기 싫도록 떨리고 소리조차 작았다. 그러나 분명, 준석은 처음으로 내뱉었다. 세상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처음으로 당사자에게 내뱉은 것이다. 경훈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준석을 바라본다. 나, 내가 그렇게 너 버리고 가 버렸는데 원망 안 했어? 경훈의 질문에 준석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고개를 젓자 경훈의 손에는 준석의 눈물이 묻는다.


"응? 그러면 안 돼?"

"...........어, 안 돼."

"왜??"


순간 골려주고 싶어서 한 말인데, 준석의 눈에서 또 물이 떨어진다. 이러다 여기서 사람 울리겠네 싶어진 경훈은 씨익 웃었다.


"그런 말 사과해야 하는 사람이 해야지. 왜 잘못도 안 한 사람이 하고 있어."

"............응?"

"내가 생각을 잘못했어. 미안해, 준석아. 나랑 다시 사귀어줘."

"........으으."

"내가 더 잘할게. 나랑 다시 한 번 시작하자."

"으으으....."


경훈의 말에, 준석은 우는 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이제는 참지 않으려는 듯, 서서 뚝뚝 눈물을 흘린다. 아이고 누가 울렸어, 우리 애기. 누가 슬프게 했어?? 경훈이 어르듯이 이야기하자, 준석은 아예 으아앙 하고 통곡을 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많이 참았지, 좀 울어. 경훈은 그런 준석을 껴안고 토닥인다. 준석을 와락 껴안는데, 손등이 아직도 따끔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손등을 보자, 불똥으로 난 상처 위에 준석의 눈물이 덮여있다. 이제 약을 만났으니 곧 나을거야, 이런 상처 같은 건. 그렇게 생각하며 경훈은 가만히 준석의 머리에 가볍게 뽀뽀를 한다.





비화

1. 불똥 - 경훈에게 남은 상처. 신체적 상처로는 불똥이 튀어 난 상처이지만, 경훈은 이 상처를 준석을 떠나보내고 생긴 마음의 상처와 동일시함

2.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 - 준석이 말하지 못했던 말. 경훈과 끝이 날 때 미처 말하지 못했으며, 헤어지고 나서도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끙끙 앓던 혼자만의 비하인드.



...11시가 넘어서 수정을 못하겠다!! 독자갓들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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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
헐 좋아좋아ㅠㅠㅠㅠㅠㅠ 의미도 좋고 아련터지고 짱이다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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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2
와...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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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3
미안하긴요!!!!! 금손작가니뮤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하 너갓 사랑한다 글 진짜 좋음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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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4
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련하고 달달하고 찌석이 다해먹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제도 너무 잘 녹여냈다 ♥ 어떻게 이걸 한시간만에 쓰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멋져 사랑해요 금손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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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5
헐너무좋아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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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6
넘나 좋은거시당..... 으윽 발린다발려ㅠㅠㅠ 너무좋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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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7
어헝헝 너무 좋다 갓아ㅠㅠㅠㅠ진짜 찌석ㅠㅠㅠ아련달달해ㅠㅠㅠㅠ너갓 사랑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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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8
헐 이건 엄청난 금글... 발려서 죽겠다ㅠㅠㅠㅠㅠㅠ 딱히 길지도 않은데 둘의 감정을 잘 나타낸거 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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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9
아이고 찌석 아이고 찌석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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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0
gjf.......... 완전 잘 썼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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