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질문있어ㅠㅠ!

알짜힘이 0인 운동이 뾰족하게 와닿지가 않아.. 등속 직선 운동하는 물체의 알짜힘이 0인 이유는 가속도가 0이라서 그런거야? 정지상태의 물체는 작용반작용에 의해서 합력이 0이니까 그런거고ㅠㅠㅜ?

[익인1]

원래 이 부분이 더 중요함. 고난도 역학 문제에서 계산 잘하고 하는것보다
물리는 이 힘, 운동량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함.

힘의 정의부터 봐야됨. 힘이란 건 물체의 형태를 변형시키거나(짜부시키거나)
물체의 속도를 변화시키는 원인.
대신 고등학교 물리에서는 속도 변화에 관해서만 다루지.

여기서 합력과 알짜힘의 개념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됨
합력이란 건 말 그대로 합해진 힘, 즉 연산과정을 말하는 거임
더하기 빼기 곱하기 처럼 말이지

오른쪽을 5N, 왼쪽으로 3N 힘 가해지면 합력이 오른쪽 2N이잖아.
합력이란 건 그냥 여러 가지 힘을 하나로 더했다는 의미임.

알짜힘은 좀 다르지. 힘이 속도를 변화시키는 원인이니까
알짜힘은 '최종적으로' 해당 운동에서 속도 변화를 결정짓는 요인인 거임.

차이를 이해할 수 있겠지?
어차피 합력=알짜힘이긴 한데 그 자세한 내용이
"여러 방향의 서로 다른 힘들을 합한 힘(합력 = 연산방법)이
결국 그 물체의 운동 상태를 변화시킨다.(알짜힘)"이라는 거임.

[익인1]

등속직선운동이나 정지 상태나 둘이 다른 대상이 아니야.
둘 다 각각에 해당되는 힘들을 다 합하면 합력이 0일 것이고,
합력이 곧 알짜힘이니 각각의 알짜힘도 0일 것이고,
따라서 F_net = ma 니까, a=0인 거야.

참고로 위에 안 적었는데 힘이 원인이고 가속도가 결과야.
속도 변화가 없으니까 or 가속도가 0이니까 알짜힘이 없는 게 아니고
알짜힘이 없으니까 가속도가 0이고 속도 변화가 없는 거임(= 속도 일정)

물리 개념 처음 떼는 거면 이게 좀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을텐데
역학에서 뒤에 다른 내용보다도 이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내용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함

[익인2]

우와..걍 지나가던 문과생인데 물리선생님이야?

[익인1]

ㅋㅋㅋㅋㅋ 걍 물리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임... ㅠㅠ

[글쓴이]

그러면 관성의 법칙에서 "물체에 작용하는 모든 힘의 합이 0이면 정지 또는 등속 직선 운동을 한다." 라는 건 합력이 0이면 알짜힘도 0이라서 정지하거나 등속 직선 운동하는거지 정지상태이고 등속 직선 운동해서 알짜힘이 0인게 아니라는거지?

그리고 물체가 운동하는 건 그 물체의 고유한 능력인거야? 알짜힘이 변화의 요인인데 알짜힘이 없으면 등속 직선 운동을 한다고 했잖아. 나는 아무 힘도 가하지 않은 상태가 정지 상태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아무 힘도 가하지 않은 상태는 물체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 상태인거야?

[익인1]

1. 엉 그렇지. 대신 이건 누군가는 "그게 결국 동시인데 그걸 왜 구분하냐"라고 할 수도 있는 내용이긴 해.
근데 내 말은 원인과 결과(현상)를 구분지어서 생각하는 게 좋다는 거지.
"멈춰있으면 무조건 알짜힘 0. 등속직선운동이면 무조건 알짜힘 0." 이렇게 단순암기하기보다는
네가 말한대로 합력이 0이니까 알짜힘도 0이어서 정지 or 등속직선운동 하는 거지
물체의 운동상태는 원인이 아니라 우리가 관측하는 현상(결과)이니까

2. 나도 고등학교 1학년 때 물리 처음배울 무렵에는 이 개념을 헷갈렸던 거 같아.
알짜힘이 없는데도 어떻게 물체가 계속 속도를 가지고 있냐는 거지.
네가 물체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하는 것도 이 물체 자체의 부스터 같은 게 있냐? 라는 뉘앙스겠지 ㅎㅎ?

이건 무중력 상태의 우주로 끌고 나와야 이해가 편해져.
우주에서 내가 야구공을 던지면, 그 야구공에는 더 이상 어떠한 힘도 작용하지 않지.
중력도 없고, 내가 공을 미는 힘도 없는 거야.
하지만 그 공은 어느 다른 행성을 만나기 전까지는 영원히 그 속도로 날아갈 거야.

후에 상대성이론 공부하면서 관성좌표계라는 걸 배운다면
정지 상태와 등속 직선 운동이 사실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속도가 일정하게 5, 4, 3, 2, 1, -1, -2, -3, -4, -5 ... 면 등속직선운동이고
속도가 일정하게 0이라면 그냥 정지 상태인 거야.

[익인1]

심지어는 네가 정지상태라고 생각했던 물체도
사실 지구가 운동하고 있으니까 우주인 관점에서는 등속직선운동일 수 있지
(아주 짧은 구간만 보면 직선 운동으로 보이므로)

계속 다른 개념 끌고와서 미안한데
상대성이론 배우면 정지상태와 등속직선운동은 비슷하다는 거 알게 될 거야

다른 얘기가 좀 길었네. 하여튼 네 질문은 그런거지.
어떻게 힘을 안 주는데 물체가 계속 움직일 수가 있나?
물체 자체가 자기만의 부스터 같은, 일종의 능력이 있으니까 속도가 유지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알짜힘이 0이면 가속도는 무조건 0이다!
우리 실생활에서는 마찰력도 있고, 공기저항도 있으니까
자동차가 속력을 유지하려면 연료를 계속 소비해야 하지만

마찰력과 같은 비보존력이 없는 우주공간이나
혹은 아주아주아주아주 미끄러운 아이스링크 같은 곳을 생각해보면
별도의 힘이 없어도 물체의 속도가 유지된다는 걸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참고로 현실의 아이스링크에서도 결국 멈추는 이유는
칼날과 물 사이의 마찰력 + 얼음이 막아서는 수직항력 + 공기저항이 있기 때문임

+ 할 일 없어서 좀 길게 썼다 ㅎ.. 나 이상한 사람 아니야..

[글쓴이]

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곀ㅋㅋㅋ물리에 진심이구나.. 진심 가득해서 이해하는데 큰 도움됐어!!
근데 혹시 문제풀 때 팁 구할 수 있을까ㅠㅠㅜ? 이 **놈들을 어떻게 30분 안에 풀지..? 그리고 뭔가 파고들다보니까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가볍게할 때보다 풀이가 더 엉망진창 오래걸리는 느낌이야... 단순하고 직관적이지가 않아ㅠ 난 좀 걸리는 문제들이 4번 문항인거보면 현타오진다...ㅎ

[익인1]

글쓴이에게
ㅋㅋㅋㅋ 내가 쓴 댓글들 다시 훑어보면 무슨 방구석에서 물리만 하는 괴짜 아저씨가 쓴거 같아...
나 이런 사람 아닌데... ㅋㅋㅋㅋ

하여튼 이 댓글에 대한 답변은 ㅎㅎ... 그냥 무조건 많이 풀어보는 수밖에 없다.입니다.
나도 똑같은 고민을 했지. 인강쌤은 저렇게 간단하게 F=ma 하나만으로 풀어내는데
나는 왜 이렇게 복잡하게 그래프까지 그려가면서 풀고있지..? 심지어 왜 답도 틀리지..?

이런 고민 많이 했는데, 해결책은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그 문제를 다각도로 풀 수 있어야 돼.
같은 역학문제를 힘으로도 풀 수 있어야 하고, 에너지로도 풀 수 있어야 하고
가속도 정의로만 풀 수도 있어야 하고 등등...

당연히 처음에는 어렵지.
대신 이렇게 한 문제를 여러 관점에서 풀어보려고 노력하다보면 나중에는 어떤 유형을 봤을 때,
"아 이 문제는 힘과 시간에 대한 정보가 많으니까 충격량으로 풀면 간단하겠구나" 라고 떠올릴 수 있음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냐...
항상 모든 문제를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간단하게 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문제를 다양하게, 여러 관점을 동원해서 풀어보려고 노력을 해야한다.
그러다보면 나중에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저절로 떠오를 거야

ㅎㅎ.. 내 옛날 보는 거 같아서 공감되넹
해설강의든, 해설지 보든 문제 하나를 진짜 간단하게, 간략하게 풀어내는데
그것도 다 그 사람들이 여러 방식으로 풀 수 있는데
그 중 제일 간단한 거 골라서 해설해놓은 거니까 너무 자신과 비교하지는 말아.
대신 해설을 보면서, "아 이 문제는 이 정보를 이렇게 이용할 수 있었구나"를 공부하면 충분함

[글쓴이]

1에게
우어어ㅠㅠㅠㅠㅠㅠ고마워요 방구석 괴짜 아저씨 ㅋㅋㅋㅋㅋㅋㅋㅋ괴짜같지만 엄청 멋있어 열심히할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