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경희, 당신 감사했습니다
혼자 있어보니
둘이 있을 때의 행복을
소름끼치도록 그립습니다
매일 보면서 매일 만나면서
감사 한 줄 몰랐고
행복 한 줄도 몰랐었는데
혼자 있는 허전함이
이리도 추울 줄 몰랐습니다
당신 팔장을 끼면
가슴이 따뜻했었는데
보폭을 맞춰주며 걸었던
당신의 어깨가 그립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당신
보내드리는 것이 아니였습니다
후회합니다
혼자 있어 보니
당신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둘이 있을때
소중하게 감사함을
몰랐던 제가 밉습니다
이젠 어절 수 없는 이별이
나에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마음이 더 어른스러워 졌습니다
사랑은 함부로 다루는 것이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함께 있을 때 더 많이 존중하며
존경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어디에 계시든 건강하세요
당신 감사했습니다

이정하, 내 작고 초라한 사랑 이야기
사랑이란 꼭 가까이 다가가서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보고
마주 앉아 차를 마셔야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는 말 못 할 겁니다
숲 속 길을 둘이 걸으며
도란도란 정겹게 대화를 나누는 것만이
사랑의 전부는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더욱 도타운 사랑이 있습니다
서로 만나기는 어려워도 매일 만난 것 처럼
그대를 가슴에 안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으나
그 떨어져 있는 거리가
아무 문제가 아닌 사람이 있습니다
만나지 못해도 가까이 있지 못해도
내가 그대를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까닭은
그대의 몸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의 마음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늘 그대의 마음이
나와 함께 있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문주, 슬프지만 그래도 너는
견딜 수 없이 길었던 밤의 고독
하룻밤의 외로움으로 끝날 것 같지 않는 그리움
그래서 너는 내 영원한 기다림이다
영원히 결합 할 수 없는 물과 기름처럼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는 낯과 밤처럼
너는 주변에서 맴도는 마음으로 있다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가난한 사람
그래서 나는 너에게서 아무것도 바랄 수 없는가
그래서 이대로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너를 알아버린 이 세상이 원망스럽구나
너를 사랑해버린 마음이 원망스럽구나
그래서 견디기 힘든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너는 내 마음의 편안한 보금자리
그러나 너는 어떤 순간에도 떨어 낼 수 없는
그래서 너는 나의 영원한 기다림이다
그래서 너는 내 마음의 가장 편안한 잠자리다
그래서 너는 허기진 내 배의 푸짐한 식탁이다
그래서 나는 너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정유찬, 혼자 걷는 길
그냥 가면 금방인 길을
느리게 돌아서 가며
이름 모를 나무와 풀과 꽃들에게
말을 걸었다
편안하냐고
살만하냐고
또
나보다 행복하냐고
잎이 나고 지는 나무야
홀로 서서 외롭지는 않니?
밟혀도 또 자라나는 풀잎아
억울하진 않니?
피면 시드는 꽃들아
세월이 너무 짧아 속상하지는 않아?
그 자리에 있는 너희는
그래도 나름의 자태로 어울려
세상을 곱게 물들이는데
난 오늘
돌아가는 길을 따라
긴 그림자만 밟고 있어
세상과 멀게
혼자 걷고 있어

김낙필,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사연마저 없는 이가 있을까
저마다 가슴속에 사연 하나씩은 심고 살겠지
때로는 울 수 없어서 가슴만 젖고
때로는 숨고싶어 가슴만 태우는
그런 속앓이 하나쯤 가슴 한켠에 품고 살겠지
산다는 게 녹녹치 않아
쉽게 쉽게 살 수도 없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허망해서 애탈때가 한두번 아닐테지
그렇게 살다보면 세월은 어느새 서리내리고
문득 어느날
'회심곡'이 맘에 와 닿는날
그날은 저무는 저녁놀조차
예사롭지가 않을꺼야
살다살다 그렇게 혼자 지쳐서
술 한잔 놓고 넋두리만 웅얼거릴 때
사연들은 더 깊이 깊이 속으로만 숨고
살면서 사연없이 사는 이가 누구 있을려구
누구든 저마다 말못할 사연 하나쯤
깊은 속에 묻어두고 웅웅거리며
그렇게들 아마 살고 있을꺼야
어디 나만 그렇겠어
다들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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